북한과 미국의 관계에서 긴장과 대화의 틀을 유지해온 제네바 기본합의가 21일로 체결 8주년을 맞았지만 북한의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 시인 파문으로 기로에 서게 됐다. 제네바 기본합의는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아 왔던 평안북도 영변 실험용 원자로 등 북한의 핵관련 시설을 동결하고 이에 대한 대가로 미국 등 국제사회가 100만㎾ 경수로 2기와 중유 등을 제공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EU) 등 관련국에서는 핵개발 프로그램 추진이 사실이라면 이는 기본합의에 어긋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하지만 제네바
1993년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선언으로 시작된 핵위기 상황과 핵개발 계획 시인으로 비롯된 2002년 북핵위기는 북한의 핵의혹에서 시작된다는 점에서 닮은 꼴이다. 북한이 핵을 보유하려는 시도 자체가 국제사회의 핵 비확산 노력에 도전하는 것일뿐 아니라 동북아시아에서 핵보유 경쟁을 유도할 수도 있기 때문에 국제사회는 이 문제를 위기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에 따라 1993년과 2002년 북한의 핵문제는 미국과 일본 등 우방뿐 아니라 국제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여기에다 두 차례 핵 위기가 북한의 NPT 탈퇴 선언과 핵
핵전쟁 위기를 넘기면서 한반도 평화의 주춧돌 역할을 해 온 제네바 핵 합의는 어떻게 될까? 일단 남북한과 미국 등 이해 당사국은 물론 일본과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들 모두 이번 북핵 파문을 대화로 또는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원칙을 거듭 천명하고 있어 일단 '파국'으로 귀결될 것 같지는 않다. 미국이 제네바합의 의무 사항인 매년 중유 50만t 공급과 한국과 일본의 자금으로 추진되는 경수로 건설 공사가 중단될 수도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 미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제네바 합의 파기'를 선언하지 않은 이상 지켜볼 필요가 있다.
1994년 10월 21일 북한과 미국 사이에 제네바 합의가 체결된지 8년을 맞아 북한 핵 관련한 일지를 연도별로 정리한다. ▲74.9 = 북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가입 ▲77.9 = IAEA와 연구용 원자로 안전조치협정 체결 ▲90.11.16 = 주유엔 北대사, 주한미군 핵과 동시사찰시 IAEA사찰 수락 ▲91.21.31 = 남북한 한반도비핵화 공동선언 채택 ▲92.1.30 = 북-IAEA 전면안전조치협정에 서명 ▲92.5.4 = 북, 최초보고서 IAEA에 제출(핵연료에서 90g플루토늄 재처리 신고) ▲92.5.23~6.5
북한 평양방송은 21일 제네바 기본합의문은 북한과 미국이 세계에 선포한 공동의 약속임을 강조하며 미국에 대해 제네바합의를 성실히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방송은 이날 한 방송물에서 "미국은 합의문이 채택된지 8년이 되는 오늘까지 아직까지 출발선에서 맴돌고 있다"면서 "지금 조(북)미 기본합의문은 그 핵심 사항인 경수로 제공이 대폭 늦어짐으로써 파기되느냐 마느냐 하는 심각한 갈림길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방송은 또 "조미기본합의문을 유지하는데서 긴급하게 나서는 것은 미국의 경수로제공 지연으로 인한 우리 공화국의 전력손실 보상 문제"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지난 99년 북한이 핵 개발을 추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백히 인지할 수 있었다고 20일 밝혔다. 라이스 보좌관이 CNN의 시사 대담 프로그램 `레이트 에디션'에 출연해 "단편적인 정보는 그 이전부터 있었지만 99년에 이르러서는 북한이 적극적으로 핵 개발을 추구하고 있다는 사실이 명백해졌다"고 말했다. 라이스 보좌관은 이어 "올해 여름에는 북한이 핵을 개발중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라이스 보좌관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악의 축'을 이루는 국가 가운데 하나로 지목하는 등
장선섭(張瑄燮) 경수로 기획단장은 "(경수로사업이) 한반도 평화유지에 기여해왔다" 며 "중단없이 계속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바란다"고 21일 밝혔다. 장단장은 이날 기자와 만나 "26일 멕시코에서 열릴 APEC 정상회담에서 (경수로사업 등에 대해)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일.EU 등 이사국 정부간 여러 채널을 통해 협의가 이뤄지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그는 "원자로 기계설비 부문은 국내 창원과 일본, 미국 등에서 나눠 진행중인데 40-50% 진척됐다" 며 "전체적으로 보면 공정이 24% 정도 진
북한이 이달 초 방북한 제임스 켈리 미국 대통령 특사에게 핵개발 프로그램을 시인한 것은 안이한 정세판단 때문일 수도 있다는 주장 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외교관 출신 탈북자들은 북한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방북이 성사되자 북미관계도 머지않아 긍정적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자체판단에 따라 북미관계 개선을 위한 `벼랑끝 전술'의 일환으로 핵개발 프로그램 시인이라는 강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외교관 출신 탈북자들은 "북한 외교가에서는 미국의 허락없이 북일관계가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을 상식으로 여기고 있
대한민국재향군인회(회장 이상훈)는 북한의 핵 개발 추진 시인과 관련, 22일 오후 2시 서울 잠실 향군회관에서 회원과 시민 1천여명이 규탄대회를 열고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화형식을 갖는다고 21일 밝혔다. 향군은 이날 행사에서 북한 핵개발 폐기와 정부의 대북지원 중단을 촉구하고 월말까지 13개 도청 소재지와 광역시별로 규탄대회를 이어가기로 했다./연합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이 20일 워싱턴 DC의 폭스TV 스튜디오에서 이라크와 북한을 주제로 한 뉴스 프로그램에 출연, 미국 행정부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워싱턴=AP연합제네바 합의의 존폐 여부에 대한 미국 행정부의 현 단계에서의 공식 입장은 ‘북한이 무효화됐다(nullified)고 말한다’는 것이다. 스스로 ‘파기’라고 말한 것은 아직 없다.콜린 파월(Powell) 국무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Rice) 국가안보보좌관은 20일 일요 시사 TV 프로그램들에 잇달아 출연, 제네바 합의를 ‘정치적 합의’로 규정하면서 이 점을 분명히 했
켈리 특사 방북(10.3-5) 당시 북한 핵 개발계획 시인으로 지난 94년 10월 체결된 제네바 북미 기본합의가 `파기' 위기에 놓이게 됐다. 미국측은 북한의 핵 개발이 기본합의를 위반한 것이라며 기본합의 파기를 거론하고 있다. 그렇지만 북한은 21일 오후 3시 현재까지도 핵 개발계획 시인 문제에 대해 아무런 입장표명도 않고 있다. 북한은 그동안 제네바 기본합의문괴 관련, 외무성 대변인이나 노동신문 등 언론 매체를 통해 미국이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난하며 `미국이 파기하겠다면 북한도 독자적인 길을 갈 것'이라는 입장을
조지 W 부시(Bush) 미국 대통령은 북한과 이라크를 대량살상무기 개발로 세계를 위협하는 ‘악의 축’ 국가로 지목했다. 미국은 그러나 핵개발 사실을 부인한 이라크에 대해서는 군사공격을 통한 무력 해결을, 이를 시인한 북한에 대해서는 협상을 통한 평화적 해결을 추구한다. 이 차이가 지금 미국내에서 열띤 쟁점이 되고 있다.◆“북한이 이라크보다 덜 위험”부시 행정부는 유엔결의안 이행을 거부하고 핵무기 개발 포기 의사가 전혀 없는 이라크가 전력(前歷)이나 적대적 의도면에서 북한보다 더 위험하다고 본다. 폴 울포위츠 (Wolfowitz)
북한의 핵개발 문제가 불거지면서 미국의 제네바 합의 파기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평양방송이 21일 미국의 성실한 제네바 합의 이행을 촉구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북한이 핵개발 계획 시인 이후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가운데 이날 평양방송의 합의이행 촉구는 제네바 합의 8주년을 맞아 보인 통상적인 반응으로 이해되지만 북핵문제가 불거진 이후 제네바 합의에 대한 북측의 첫 언급이라는 점에서는 주목할 만 하다. 이 방송은 "미국은 합의문이 채택된지 8년이 되는 오늘까지 아직까지 출발선에서 맴돌고 있다"면서 "지금 기
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 일본 외상은 21일 평양의 핵무기개발을 포함한 안보 현안의 진전이 없다면 이달말로 재개 예정인 일북 수교교섭에서 진전을 이루지 못할 것으로 말했다고 일본 외무성 관리들이 전했다. 가와구치 외상은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차관보와의 도쿄 회담에서 이렇게 밝혔다고 관리들은 밝혔다. 한편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총리는 관저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한국및 미국과 대북 경수로 문제를 협의할 것"이라고 밝혀 일본이 북한의 핵개발계획 시인 후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가 추진중인 경수로 건설사업의 자금지원을 계
북한의 핵개발 계획 시인으로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한 북한 전문가가 지난 99년에 제기한 한반도 핵 위기 시나리오가 뒤늦게 주목을 받고 있다. 로버트 매닝 미국 외교협회(CFR) 한반도 정책 특별반 간사는 정책계간지 '윌슨 쿼터리' 99년 여름호에 "북한의 수수께끼(The Enigma of The North)"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다음은 매닝의 기고문을 요약한 것이다. /연합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은 20일 미국이 북한의 핵개발계획 시인과 관련, 새로운 경제 제재를 부과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파월 장관은 미 ABC 방송과 회견에서 이처럼 밝혔으나 북한이 가하는 위협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전달하고 폐핵연료 재처리로 미북 핵합의를 위반할 경우 매우 심가한 상황을 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파월 장관은 또 북한은 미국이 위기방지책으로 경제원조를 하지 않을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워싱턴 교도=연합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20일 백악관에서 CBS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Face the Nation)’ 프로그램과의 인터뷰를 준비하고 있다. 라이스는 이날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1999년에 이르러서는 북한이 적극적으로 핵 개발을 추구하고 있다는 사실이 명백해졌다”고 말했다./워싱턴=AP연합미국내에서 핵개발을 시인한 북한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를 둘러싸고 강온론이 본격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일본의 아사히(朝日) 신문은 ‘북한이 이라크보다 위험하다’는 ‘북한 위협론’이 미 정계에 급부상하고 있다고도 보도했다.미
북한이 왜 비밀 핵개발 프로그램을 돌연 시인했는지에 관해 뉴욕 타임스는 21일 미국내 북한 전문가들의 세 가지 시각을 소개했다. 즉, 경제난으로 궁지에 몰린 북한이 미국의 포용(engagement)을 노린 실용적 판단에서 그랬다는 것 시인할 것은 과감하게 시인한다는 김정일의 새로운 리더십 과시 미국과의 전면적인 관계 정상화를 꾀하는 협상용 등이 그것이다.타임스는 “북한은 악화되는 경제난 속에서 중국마저 최근 북한이 신의주 특구 장관으로 임명한 양빈(楊斌)을 체포하는 등 유례없이 취약한 순간을 맞아 ‘자백(自白) 외교’를 하는 것으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5명의 주요 대통령선거 후보간 북한 핵문제를 다루기 위한 6자회담이 23일 열린다고 청와대 박선숙(朴仙淑) 대변인이 21일 밝혔다.박 대변인은 이날 “김 대통령과 이회창(李會昌)·노무현(盧武鉉)·정몽준(鄭夢準)·권영길(權永吉)·이한동(李漢東) 예비 후보가 23일 오전 청와대에서 회동, 북한 핵문제 등 정국 현안에 대해 의견을 조율키로 합의가 이뤄졌다”면서 “회담은 10시30분에 시작, 오찬 전까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6자회담에서는 평양에서 8차 남북장관급 회담을 마치고 22일 돌아오는 정세현(丁世鉉)
지난 94년 체결된 북.미 기본합의가 파기될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 완전 파기를 막기 위해선 합의문을 수정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기본합의문 수정론은 지난 99년 가을께 일부 외신에서 제기된 뒤 지난해 3월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기본합의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발언하면서 한동안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지난 99년 10월 30일 미국은 북.미 핵협상에서 △우라늄 농축시설 보유금지 △핵무기 설계 및 제조 금지 △핵관련 합의 검증체제 확립 등 3개항을 요구할 방침이라면서 "이는 제네바합의를 보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