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를 ‘반통일 세력’으로 매도하며 화형(화형)하는 내용을 담은 전단(삐라)은 그 발견 장소가 관심거리였다. 과거 산이나 들판에서 발견되던 전단이 서울 중심부 호텔 내부, 그것도 김용순(김용순) 북한 대남담당 비서가 머물며 우리 측 관계자들과 협상을 벌였던 신라호텔에서 발견됐다는 사실은 놀라울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 총재가 이 사실을 공개한 이후 신라호텔과 경찰이 보인 태도는 납득하기 어려웠다. 이 총재의 한 측근은 “총재가 그 호텔에서 저녁 식사를 한 14일 저녁 호텔 직원으로부터 전단을 받았다”며
진(진)나라 영공(영공)이 천금을 들여 9층 누각을 짓기 시작하자 민심이 소란했고 영공은 이를 규탄·상소하는 자는 그 자리에서 참형(참형)에 처한다고 선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신 순식(순식)은 상소문을 들고 임금 뵙기를 청했다. 영공은 대궐문에서 활시위를 당겨 순식이 다가오는 것을 기다렸다. 순식은 꾀를 냈다. 나는 바둑알 12개를 쌓고 그 위에 달걀 9개를 쌓아 올릴 수가 있다고 했다. 해보라고 시켰고 순식이 쌓아 올리는 동안 영공은 위태로운 지고를 연발하며 숨을 못 쉬고 피가 말라 기진맥진했다. 쌓고서 이보다 더 위태로운
분단 반세기 만에 처음으로 남북 국방장관 회담이 오는 25~26일 이틀간 홍콩에서 열리게 되었다. 6·25전쟁 후 남북군을 대표하는 국방장관들이 회담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남북간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의 과정에 큰 획을 긋는 일이다. 그럼에도 남북은 이 역사적인 사실을 공동보도문을 통해 “쌍방은 남측 국방장관과 북측 인민무력부장간의 회담을 개최하는 문제가 현재 논의 중에 있는 데 대해서 환영하였다”라는 애매하고 소극적인 표현으로 의미를 퇴색시켰다. 보다 적극적인 구체적 표현을 쓰지 못하고 국방장관 회담을 ‘논의’하는 측과 이를 ‘환영’
“민중신학자 정해천 등 각계층 한국 국민들이 ‘김정일 영도자님은 인간정치의 대원로(대원로)이시다’라고 추앙하고 있다”(14일 평양방송), “이화여대 교수 등 남녘 겨레들이 위대한 장군님을 모신 것을 민족적 긍지로 삼고 있다”(5일 평양방송), “남녘의 각계각층에서 김정일 영도자님을 현 세계에서 으뜸가는 위대한 혁명가, 정치가 등으로 칭송하고 있다”(8월 26일 평양방송)…. 6·15 공동선언 후 북한 방송들은 수시로 남한 사회에서 김정일(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칭송하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는 주장을 내보내고 있다. 공동선언 후 우리
지난 15일에 있었던 전직 대통령과 3부요인의 청와대 오찬회동 대화록(청와대 공식발표)을 보면서 그래도 명색이 전직 대통령들인데 고작 그런 아부성 발언이나 하려고 청와대에 갔나 하는 서글픈 생각을 갖게 된다. 우리는 전두환·노태우 두 전 대통령이 그 자리에서 거북한(?) 발언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작금의 상황이 상황인 만큼, 국회공전사태·의약분업문제·경제의 어려움·대출비리사건 등 국정의 난맥상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과 분노에 대해 무어라고 심도있는 얘기를 할 계제가 아니었을까 정도는 생각했었다. 그러나
◈ 사격 : 부순희·송지영 메달 조준▲여자공기권총(오전 7시)관록의 총잡이 부순희(한빛은행)와 초반 페이스가 탁월한 또 다른 ‘10대 저격수’ 송지영(경기체고)이 나란히 출전한다. 예상밖 선전으로 공기소총 강초현의 ‘은메달 한’을 풀어줄지 관심이다. ◈ 핸드볼 : 돌풍 프랑스와 접전 예상▲여자 예선1차전(대 프랑스·오후 7시30분)88서울올림픽과 92바르셀로나올림픽을 2연패했던 한국여자핸드볼이 강적 프랑스와 예선 1차전을 치른다. 프랑스는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준우승한 신흥 강호로 접전이 예상된다. ◈ 유도 : 북 계순희 2연속 금
무려 4시간여의 산고(산고) 끝에 14일 오후 북한 노동당 김용순(김용순) 비서의 서울 방문 결과를 정리한 남·북한의 ‘공동 보도문’이 발표됐다. 보도문을 읽어내려가던 기자가 통일부 당국자에게 질문을 했다. “제1항에 ‘김정일 국방위원장께서… 서울을 방문하시며…’라고 되어있는데, 어떻게 이런 존대어법이 발표문에 등장했나?”배경 설명을 하던 당국자는 웃으며 “양 측이 합의해서 그렇게 된 것 아닌?굡箚?가볍게 넘겼다. 잠시 후 다른 당국자가 프레스센터에 찾아와 정식으로 해명했다. “바빠서 미처 수정하지 못했다”는 얘기였다. 그는 그러나
근대 올림픽은 시작과 더불어 정치ㅡ곧 내셔널리즘에 오염돼 내렸다. 1900년 대회입장식에서 핀란드가 러시아 국기 아래 입장할 수 없다고 거부했고 1908년 런던대회에서는 아일랜드가 영국 국기 아래 입장할 수 없다고 거부했었다. 또 이 대회 입장식에서 미국 선수단이 입장할 때 국왕이 앉아있는 로열박스 앞을 지나면서 성조기를 숙이지 않아 영국 국민의 감정을 덧들였고 이에 대한 보복으로 대회장에 성조기를 게양하지 않았었다. 이 대회의 육상·줄다리기·마라톤 종목에서 내셔널리즘의 충돌로 경쟁자없는 우승자가 나오는 등의 이변이 있었고 올림픽은
김대중(김대중) 대통령은 15일 낮 전두환(전두환) 노태우(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과 3부 요인 등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하면서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 참석 성과와 남북관계 진전상황을 설명했다. 전 전 대통령은 이에 “비전향 장기수 북송에 대해 조금 생각을 달리 했었는데, 우리가 잘 결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고 박준영(박준영) 청와대 대변인이 발표했다. 노 전 대통령도 “북한이 고려연방제나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지 않게 된 것은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고 박 대변인이 전했다. /김민배기자 baibai@chosun.co
한나라당 권철현(권철현) 대변인은 김대중(김대중) 대통령이 “남북관계에서 양보한 것은 우리가 아니라 북한”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 15일 논평을 내고 “엄청난 궤변”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권 대변인은 “김 대통령은 북한이 주한미군 철수, 연방제 실시, 국가보안법 폐지 요구를 거둬들였다는 이유를 댔지만, 북한은 이(철회)를 공식 선언한 바가 없다”며, “오히려 우리가 6·25침략, 아웅산 학살, KAL기 폭파, 민간인 납치 등 북한의 온갖 테러에 대해 일언반구도 못한 채 양보하고 넘어갔다”고 비판했다. 권 대변인은 “소떼, 비료, 막
한나라당은 15일 북한 노동당 김용순(김용순) 비서와 동행하며 공개적으로 그의 상대역으로 나선 임동원(임동원) 국가정보원장에 대한 공세의 강도를 더 높였다.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권철현(권철현) 대변인은 임 원장의 가족이 북한에 살아있고 임 원장이 과거 방북 때 이들을 만난 사실을 상기시키며 “임 원장의 부모가 북한에 살아 있다는 일본 언론 보도도 있다”며 국정원장과 대북교섭 책임자로서의 자격에 의문을 제기했다. 권 대변인은 “임 원장의 1950~ 1953년 행적에 대해 의문점이 많다”는 말도 했다. 김기배(김기배) 사무총장은 “
판문점에서 남한의 조성태(조성태) 국방 장관과 북한 김일철(김일철) 인민무력부장 간에 서신을 교환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그곳에 군 당국 간 대화채널이 있는지, 있다면 어떤 기능을 하는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 판문점에는 정전 이후부터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가 있고, 여기를 통해 유엔군과 북한 측이 연락을 해왔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미군과 한국군이 유엔군사령부라는 테두리 안에서 북한군과 연락을 유지해 왔던 것. 2회선의 핫라인을 24시간 가동하면서 일직 장교 간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한다. 1994년 4월 북한군이 대표단을 철
남·북한은 개막식 동시입장으로 전세계에 화합을 과시했지만, 실제 경기에서는 양보 없는 승부를 펼쳐야 할 경우가 적지 않다. 북한은 10개 종목에서 31명의 소수 정예만 파견했다. 메달 유망종목이 유도 레슬링 등으로 우리 팀과 겹치는 부분이 많다. 메달 경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17일에는 96년 애틀랜타올림픽 48kg급 금메달리스트로 이번 대회에서 52kg급으로 체급을 올린 북한의 계순희가 한국의 장재심과 만날 수 있다. 63kg급에서 금메달에 도전하는 한국의 정성숙은 19일 북한 지경선과 운명의 한판 승부를 벌여야 할지 모른
9월 15일은 한국전쟁의 전환점이자 20세기 전쟁사에서 최고의 전술로 평가받는 인천상륙작전 50주년 되는 날이다. 전쟁 발발 이후 부산까지 계속 밀리기만 하던 연합군과 한국군은 맥아더 장군이 이끈 상륙작전을 계기로 절망에 빠졌던 전세를 뒤집을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한국전쟁사 연구에 따르면 이 작전이 이미 마오쩌둥(모택동)에 의해 간파돼 있었으며, 만약 김일성이 그의 충고를 받아들였다면 맥아더는 무참하게 패배할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맥아더 장군이 처음으로 인천상륙에 대해 검토하기 시작한 것은 놀랍게도 전쟁 발발 나흘 만인 6월
지난 14일 북한 노동당 김용순(김용순) 대남담당 비서 일행이 임동원(임동원) 국가정보원장 등 우리 측 관계자들과 교섭중이던 서울 신라호텔 일대에 이회창(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와 김영삼(김영삼) 전 대통령을 화형(화형)하는 전단(속칭 삐라)이 뿌려졌고, 때마침 저녁 식사차 이 호텔을 찾은 이 총재가 호텔 직원으로부터 이 전단을 전달받았다고 15일 한나라당이 밝혔다. 당시 호텔 직원은 전단을 전하며 “삐라가 오늘 오후 4시쯤 호텔 구내에서 발견돼 30여분간 약 300여장을 수거했으며, 남산과 용산 일대에서도 같은 전단이 발견된 것으로
의약분업 이후 병원에 가는 사람들이 지는 부담과 불편을 정부 관계자들이 아는지 모르겠다. 병원비가 100% 이상 인상된 경우도 있고, 동네약국에 약이 없어 약국에 가는 데 평소보다 두 배의 시간이 걸린다. 병원마다 다를 수도 있겠지만 소아과의 경우 초진·재진, 주간·야간, 6세 미만·6세 이상으로 구분이 되어 있다. 얼마 전 이틀분 진료를 받는 데 처방료 3800원과 약값 1000원을 합해 4800원이 들었다. 그런데 오후 6시~6시 30분까지와 토요일 오후 1시 이후는 야간진료라고 하여 처방료가 5300원이고, 약값도 할증되어 1
그것은 벅찬 감동이었다. ‘코리아’는 제27회 시드니 하계올림픽에 참가한 200개국(동티모르 포함) 가운데서도 단연 돋보이는 주인공이었다. 15일 오후 7시30분(한국시각) 호주 시드니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개막식. 분단국 남한과 북한이 하나의 깃발 아래 96번째로 입장하기 위해 북쪽 출입구에 ‘KOREA’란 피켓과 함께 모습을 보이자 관중석 한쪽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장내 아나운서가 “남한과 북한의 선수단이 하나의 코리아 팀으로 입장한다”고 말하자 사마란치 IOC 위원장과 윌리엄 딘 총독 등 귀빈들
뉴밀레니엄의 첫 지구촌 스포츠축제인 시드니올림픽 개막식은 인간의 창의력과 첨단기술이 잘 조화된 한편의 대서사시였다. 15일 오후 5시(이하 한국시각) 11만 관중이 스탠드를 가득 메운 올림픽 주경기장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 1시간여의 식전 행사가 끝난 뒤 잠깐의 정적에 이어 수백마리의 말이 뛰는 소리가 울려 퍼지며 120마리의 말에 나눠 탄 15~77세까지의 각 세대를 대표하는 남녀 기수들이 올림픽기를 흔들며 주경기장에 들어섰다. 공식행사의 시작이었다. 기수들은 관중을 향해 “굿 다이(Good Day)”라고 외치며 올림피안을
태풍 사오마이의 영향으로 진종일 비가 내리는 오후, 나는 세계의 미항(미항) 시드니에서 열리는 제27회 올림픽의 개막식을 지켜보았다. 호주의 대자연을 배경으로 인류 평화를 기원하는 개막식의 주제는 ‘굿 다이(good day의 호주 발음)’. 해저의 꿈·개벽·불꽃·자연·금속·도착· 영원 등 일곱 가지 테마로 구성된 식전 행사는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바탕으로 호주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훌륭하게 형상화하고 있었다. 자연과 인간, 고난과 극복, 소멸과 생성의 이미지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장엄한 한편의 서사시를 감상하는 것 같았다.
■학술▶현대국제법(오윤경 등)=10~30년 경력의 현직 외교관 21명이 실무 경험을 토대로 국제법의 주요 동향에 관해 분석했다. 국제통상, 인권, 해양법, NGO, 유엔평화유지군, 환경, 금융문제 등을 포괄하고 있다. 박영사, 2만8000원. ▶조선전기 왕실재정 연구(송주환)=한국 중세 왕권의 실체를 경제적인 측면에서 분석했다. 국가 재정체계 안에 놓여지는 공(공)재정으로서의 성격, 사가(사가)로서의 왕실 경제생활을 영위케 했던 사(사)재정으로서의 두 측면을 아울렀다. 집문당, 2만원. ■인문·교양▶한옥의 향기(신영훈 지음, 김대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