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8일 북한에 대한 유상(유상·차관) 50만t과 무상(무상) 10만t 등 60만t의 식량지원 계획을 발표하면서 ‘정부의 입장’을 담은 다섯 쪽짜리 참고자료를 냈다. 식량지원은 ‘차관’ 형식으로 남북 당국간 최초의 ‘상거??遮?점을 강조하면서, 남북 상호의존도를 심화시키고 남북관계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정부의 설명은 여러 점에서 군색하다. 우선 정부 방침이 오락가락하고 있다는 점. 현 정부는 작년 비료지원 당시 “앞으로 대북지원은 긴급구호보다 농업구조 개선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식량지원보다 비료·
정부의 대북(대북) 식량차관 제공은 남·북한 사이의 첫 상거래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남·북한 사이에는 그동안 무상지원 형식만 있었으나 이번에는 차관의 형식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거래 계약도 남한의 한국수출입은행과 북한의 조선무역은행이 체결키로 함으로써 정상적인 국제 거래의 모습 그대로다. 이는 최근 투자보장, 이중과세 방지협정 등 교역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협의가 진행 중인 것과 맞물려 무역 활성화의 디딤돌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또 장기간에 걸친 차관 형식으로 지원함으로써, 특히 북한의 남한 의존도를 높이는 효과도 있을 수
무엇이 나를 국사학도로 만들었는가를 자문한다면 유년기의 강제적인 서당 교육이 뿌리가 되고, 대학 시절의 강렬한 자아 의식이 줄기를 잡아주고, 교수가 된 이후의 규장각 경험이 잎과 가지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중에서 가장 결정적으로 지(지)를 바꾼 순간은 역시 대학 시절, 그 중에서도 4·19를 전후한 시기다. 1957년 대학 입학 당시만 해도 우리 것을 ‘엽전’이라 천시하고 서양을 극도로 숭상하던 시절이었다. 나도 그 대열에 끼어 영문 ‘타임’지를 호주머니에 끼고 교정을 어슬렁거리는 것을 멋으로 생각했다. 원래 지적 호기심이
한나라당은 28일, 정부가 북한에 식량 차관 50만t을 지원키로 한 데 대해 지원 절차와 합의 과정의 문제점들을 지적하며 강력히 반발했다. 목요상(목요상) 정책위원회 의장은 정책성명을 발표, “정부가 북한의 식량사정에 대한 정보는 공개하지 않고 ‘퍼주기’식 지원을 한다”고 비난하고, 합의 10일 만에 전격적으로 북한항에 식량이 도착하게 한다는 ‘선 수송, 후 차관계약 체결’이 이뤄진 배경, 우리 측 식량지원 선박이 국기를 게양치 않기로 합의한 이유, 거의 무상인 지원 조건(10년 거치 20년 상환, 이자율 1%)인데도 굳이 차관 형
남북한이 이번 비무장지대(DMZ) 내 경의선 철도 및 도로 남북한 관할구역 설정과 관련, 정전협정 개정을 추진키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47년 만에 처음으로 정전협정에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이번 개정이 전면적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경원선 복원 등 비무장지대 개방사례가 늘어날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에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이며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개정이 추진되는 이유는 현 규정으로는 남한이 유엔사의 승인 없이 마음대로 비무장지대를 드나들거나 관리할 수 없기 때문. 현행 정전협정은 제1조 7항에서
북한이 27일에 이어 28일 또다시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했다.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28일 논평에서 “미국이 남북통일 후에도 미군을 한반도에 계속 주둔시키겠다는 것은 통일을 끝까지 방해하자는 것이며 더 나아가 조선반도를 기어이 가로타고 앉겠다는 야망의 발로”라고 비난했다. ▶관련기사 4면조선중앙방송은 이날 미국 클린턴 대통령과 윌리엄 코언 국방장관의 최근 ‘주한미군 한반도 계속 주둔’ 발언과 관련, 이같이 말한 뒤 “경계해야 될 것은 우리의 통일문제에 대한 외세의 내정간섭”이라면서 “미국 당국자들은 겉으로 조선반도에서 일어나는 북남
북한이 27, 28일 주한미군 철수를 강력하게 주장(본지 28일자 2면 보도)하면서 그 배경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김대중(김대중) 대통령은 그동안 기회 있을 때마다 북한의 김정일(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북 정상회담 때 주한미군의 필요성을 인정했다는 말을 해왔고, “북한이 주한미군 철수 주장을 거둬들였기 때문에, 양보는 북한이 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까지 했다. 그런데도 북한이 다시 미군철수를 주장한 데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통일부의 한 관계자는 “이번 철수주장의 계기가 미·일 국방·외무장관 회담이었는데, 미·일의 대
◈핸드볼 ;‘금순항’ 여핸드볼, 덴마크와 준결한국과 덴마크가 외나무 다리에서 다시 만나게 됐다. 96년 애틀랜타올림픽 여자 핸드볼 결승에서 격돌했던 두 팀으로선 얄궂은 운명. 당시 올림픽 3연패를 노리던 한국은 뼈아픈 연장패배를 당하며 은메달에 머물렀고, 덴마크는 이후 97년 세계선수권까지 제패하며 최강의 위치를 굳혔다. 경기는 29일 오후 5시30분 시작된다. 한국은 8강전에서 약체 브라질을 상대로 다양한 작전을 구사하며 준결승에 대비했다. 오성옥의 빠른 패스에 이은 이상은(6골)의 중앙 공격과 김현옥(9골)의 사이드 돌파가 위력
‘2002년 안면도 국제꽃박람회’를 개최하기 위한 기공식이 28일 오후 태안군 안면읍 승언리 꽃지해수욕장에서 김종필(김종필) 전 국무총리, 한갑수(한갑수) 농림부장관, 도내 국회의원 및 시장·군수, 주민 등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착공식을 가졌다. 대회장인 심대평(심대평) 충남지사는 “꽃박람회가 서해안시대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전국민의 협조와 참여를 당부했다. 꽃박람회는 2002년 4월 26일부터 5월 19일까지 꽃지해수욕장(주전시장)과 수목원(부전시장)에서 세계 30개국, 170개 업체가 참여한 가운데 열릴
“하늘과 들판이 만나는 오직 한 곳, 김제로 오세요. ”결실의 계절, 전통 농경문화의 여러 풍경 속에 가족이 오붓히 몰입할 수 있는 제2회 지평선축제가 29일~10월1일 전북 금만경 들녘에서 열린다. 김제시는 벽골제와 주변 들판에서 지평선 논길 걷기, 뜨락음악회, 외국인 쌀음식 솜씨자랑, 허수아비 만들기, 연날리기 등 30여 행사를 진행한다. 또 메뚜기 잡기, 황금벌판 우마차 타기, 무자위·용두레·맞두레로 물 퍼올리기 등 다양한 농경문화 체험장을 마련했다. 조개 캐기 및 망둥어 낚시 대회는 각각 심포항과 청하만경대교에서 열린다. 2
제1차 남북경협 실무회담에서 합의했던 ‘남·북한 식량차관 제공에 관한 합의서’가 뒤늦게 발표됐다. 왜 합의때는 쉬쉬 했다가 이제서야 밝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합의서에 따르면 남측은 외국산 쌀, 옥수수 등 50만t을 차관으로 제공하며, 차관 상환기간은 차관제공 후 10년 거치 기간을 포함하여 30년에 걸쳐 갚도록 하며, 이자율은 연 1.0%로 한다는 조건이다. 정부는 또 국회의 동의를 받지 않은 이 차관형식의 50만t 지원과는 별도로 외국산 옥수수 10만t을 추가로 무상지원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같은 무상지원 계획은 이번 ‘합
북한 노동신문이 정상회담 후 3개월만에 다시 주한미군 철수 주장을 들고 나왔다. 정부는 지금까지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일 위원장이 주한미군에 대한 이해를 표시하고 통일 이후에도 주둔하는 것을 양해했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다. 김대중 대통령은 이러한 기조 하에 “한반도에서 이제 전쟁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런 말을 들은 바 있는 우리로서는 이번 노동신문의 미군철수 주장으로 심한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북한의 ‘본질적 입장’은 변하지 않았는데도 우리만 일방적인 판단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금할 수 없다. 물론 공산주의 권력의
지난 6월 25일 미국 장로교 총회장에 당선됐던 미국 유니온신학교 교수 이승만(이승만ㆍ69) 목사가 예장 통합 총회의 초청으로 지난 22일 당선 후 처음 한국에 왔다. “제 신앙의 바탕을 만들어 준 한국 교회에 언제나 감사하고 있습니다. 제가 한국에 개신교를 전한 미국 장로교의 총회장이 된 것은 온갖 시련과 고난을 이겨내고 불과 100년 남짓한 기간 동안에 전세계 개신교의 중심에 선 한국 교회의 위상이 반영된 것입니다. 최근 침체한 모습을 보이는 미국 개신교에 한국 개신교의 생생하고 활기찬 체험을 전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 목
진통을 겪은 제2차 남북적십자회담(9월20~23일)의 합의내용을 보고 문득 떠오르는 경구(경구)가 있다.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의 아마코스트 회장이 최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레이건 대통령이 대소(대소) 협상 때 한 말을 원용하여, 대북 협상의 기본은 “믿되 검증하라(Trust but verify)”고 충고한 대목이다. 6·15 공동선언 이후 가시적 성과인 8·15 이산가족 방문단 교환으로 공동선언에 대한 믿음의 벽돌 한 장이 놓였다. 더욱이 지난 추석엔 김용순 노동당비서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사로 남한에 와서 우리 측과
북한에 대한 식량차관은 어느 정도를 언제, 어떻게 제공하는 것이 적당할까. 한나라당이 선(선) 작황(작황)파악 등의 문제를 제기한 이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조선일보가 북한 전문가 10명에게 의견을 물은 결과, 대부분은 식량지원에 앞서 북한의 작황부터 파악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지원시기는 춘궁기인 내년 봄이나 북측의 식량사정을 파악한 뒤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차관규모에 대해서는 50만~60만t부터 30만t까지 의견이 엇갈렸다. 그러나 국회 동의는 받아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시기와 규모동용승(동용승) 삼성
지난 26일 남북 국방장관 회담에서 합의된 비무장지대(DMZ) 내 경의선 철도 및 도로 남북 공동관할구역은 53년 정전협정 발효 후 처음으로 남북이 직접 관할하는 비무장지대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정전협정 규정상 비무장지대는 남방한계선~군사분계선 지역(2km)은 유엔군사령부가, 군사분계선~북방한계선 지역(2km)은 북한과 중국이 각각 통제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경의선 남북한 공동관할 구역은 남한이 관리하는 최초의 비무장지대가 된다. 현행 정전협정 규정에 따르면 남한측은 공사과정에서는 물론 경의선 및 도로 개통 후에도 열차와 차
얼마전 미술작가 상주(레지던트) 프로그램의 전시기획을 맡아 미국에 다녀왔다. 미국의 한 문화재단이 미국과 세계 각국의 작가를 초청해 두 달간 함께 작업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초청받은 작가는 생활비와 작업비, 아파트와 스튜디오를 지원받았다. 부러운 점은 젊은 작가나 미술대학 학생들도 프로그램에 참여해 기성 작가들의 작업과정을 지켜보고 그들의 조수(어시스턴트)로 일하는 것이었다. 커나가는 학생이나 젊은 작가들은 이같은 상주 프로그램을 통해 기성 작가들의 작업과정을 지켜보고, 작가들과 생각을 나누고 작업을 함께 하면서 작가들과 친분을 쌓았
호주 원주민인 아보리진이 그 넓은 대륙을 뛰어다닐 때 손바닥에 황토를 묻혀 바위벽에 찍어놓고 다녔다. 자신의 흔적을 알리는 존재증명인 것이다. 지금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시드니 공원에는 푸르고 붉고 노란 색색가지 손바닥을 오려 꽂은 ‘손의 바다’가 펼쳐져 있다던데, 바로 아보리진이 백인들로부터의 차별상과 빈약한 생활환경 등을 시드니에 몰린 세상사람에게 알린다는 캠페인의 일환인 것이다. 또한 올림픽 공원에는 천막들을 쳐놓고 그곳에서 먹고 입고 자면서 형편없는 생활을 보여주는 ‘텐트 대사관’ 운동도 펼치고 있다. 1982년의 영연방 올
/대담=박승준국제부장 sjpark@chosun.com ·유용원기자 kysu@chosun.com6·15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국의 방위환경은 크게 변하고 있다. 6·25전쟁 이후 50년 가까이 주둔해오던 주한미군의 위상 또한 변화의 국면에 놓여있다. 한국군과 미군의 공동적(적)이었던 북한군의 수뇌와 한국 국방장관과의 회담이 이루어지는가 하면, 유엔군사령부가 관할하고 있는 DMZ(비무장지대)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경의선 복원과 도로개설 작업도 진행 중이다. 이런 한반도의 변화를 주한미군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2년간 근무하다 29일 이임하
9월 25·26일 양일간 제주도에서 열린 남북 국방장관회담에서 6·15 공동선언을 뒷받침하는 몇몇 군사적 합의를 도출하게 된 것을 의미있게 생각한다. 우리 측은 이번 회담에서 남북한의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 문제도 다루기를 원했지만, 북한측은 의제를 경의선 복원 관련 문제로 국한할 것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의제야 어떠하든 이번 남북 국방장관 회담은 남북한 군사적 신뢰구축을 위한 중요한 행보의 하나임에는 틀림없다. 사실상 남북한이 직접 군사접촉을 가진 경험은 일천하다. 1990년 7월 26일 남북고위급회담 예비회담시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