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층서 어린이까지 눈 치우기 일상생활화 2000년 12월 29일 아침 평양 창광거리에서 시민들이 밤새 내린 눈을 치우고 있다. 길가에 일정한 간격으로 내걸린 빨간 색의 현수막들이 인상적이다. /조선일보DB사진서울의 폭설은 도시를 마비시킨다. 며칠이 지나도 곳곳에 치우지 않은 눈이 가득하다. 남한의 이런 풍경과는 달리 북한에서는 밤새 아무리 큰 눈이 와도 이튿날 오전 중이면 눈은 말끔히 치워진다. 북한 주민들에게 눈 치우는 일은 일상 생활처럼 돼 있다. 눈이 오면 보통 때보다 더 일찍 출근해서 직장 안팎의 눈을 치운다. 이때 지각하
북한에서 ‘가두 여성’은 무슨 뜻일까요? 이것을 영어로 ‘street woman’이나 ‘prostitute(윤락녀)’라고 옮기면 정말 큰일 납니다. 영화 Pretty Woman에 나오는 Julia Roberts가 아니랍니다. 여기서 ‘가두’는 ‘가두 연설(street oration)’ 이나 ‘가두 데모 (street demonstration)’ 처럼 ‘거리’라는 뜻이 전혀 아닙니다. 북한의 ‘가두 여성’은 직장없이 가사에만 종사하는 주부, 즉 ‘전업 주부(house wife)’를 말합니다. 이때 ‘가두’는 혹시 ‘가두다’에서 나온
현실과 민중-민족 이름위에 음악혼 불태운 천재 작곡가 "자유 독립 우리 나라, 깃발을 날려라" 도적처럼 몰래 찾아온 해방 앞에서 우리 민족은 '건국 행진곡'을 소리 높여 불렀다. 해방의 감격을 노래하고 외치는 소리의 축제였다. 음악사적으로는 민족음악의 기틀을 마련하는 순간이었다. 이 노래의 작곡가 김순남. 그 역시 예술인들의 '나라만들기' 열망이 정치적 활동으로 분출하고 결국 월북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밟게 된다. 그는 해방공간의 음악분야에서 실천적 좌파운동의 중심에 있었고, 임화의 시에 그가 곡을 부친 '인민항쟁가'는 그 주제가가
전 운동권 간부 기고..."구국의 소리" 청취해 1월초 배포 지난 8일자 NK리포트 ‘북한 주민의 신년사 학습’ 기사를 보고 주사파 운동권 간부로 활동했던 한 독자가 원고를 보내 왔습니다. 필자의 요청에 따라 신원은 밝히지 않습니다. (편집자) NK리포트는 신년사를 통째로 암기해야 하는 북한 주민의 고역을 전해주었지만, 더 고단한 것은 남한의 운동권 학생들이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북한의 공동사설(예전의 신년사) 이외에도 한국민족민주전선(민민전) 신년사까지 읽고 통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김일성 신년사를 처음 접한 것은 199
◇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981년 8월 19일 첫째아들 김정남과 찍은 사진. /성혜랑의 '등나무집'에서김정일 국방위원장(1942년생)은 내년에 회갑을 맞는다. 그의 장남 김정남은 올해 만 30살(1971년생)이다. 김정일 위원장이 김일성의 공식 후계자로 내정된 것은 1974년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였지만 후계자로 거론된 것은 그보다 2년 전인 1972년 김일성 주석의 환갑 즈음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김정일은 만 30세였다. 김정일 위원장은 자신의 경우를 감안해 지금쯤 후계문제를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하는 추측은 그래
◇사진설명: 작년 10월 올브라이트 미국무장관과 회담하고 있는 김정일위원장을 뒤에서 경호하고 있는 군인은 친위부대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인민군 호위총국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경호하는 부대로 지금까지 알려져 왔으나, 이와는 별도로 김위원장을 밀착 경호하는 2000 명의 최정예 친위부대가 있다고, 이부대 소속이었던 이백룡씨는 증언했다. 그에 따르면 김정일 관저나 별장등에서 근무하는 친위부대 소속원들은 한 개 군에서 한 명이 뽑힐까 말까 할 정도로 학업성적과 신체조건이 우수하고 12촌까지 출신성분에 문제가 없어야 한다. 대개 고등중학교
"식량사정 어려워지면서 인간도살장 방불" 북한의 강제수용소인 요덕수용소(15호 관리소)에 1994년 4월부터 1999년 1월까지 5년간 수용됐던 인민군 중위 출신의 이백룡(가명, 42) 씨가 탈북해 한국에 왔다. 그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근접 경호하는 친위부대에서 11년간 복무한 뒤 고향의 당 간부로 배치받았으나, 남한방송을 청취하다가 발각돼 중국으로 피신했다고 한다. 거기서 남한대사관 직원으로 위장한 북한요원에게 속아 수면제를 탄 술을 마시고 체포돼 온몸을 깁스당한 한 채 평양으로 압송됐다. 보통사람 같으면 즉결 처형감이었지만 한
북한 주민들에게 생애 최고의 날은 언제일까. 탈북자들이 한결같이 꼽는 그 날은 노동당에 입당할 때이다. 대학 진학이나 결혼때보다도 더 기쁘다고 한다. 당원이 되면 신분이 바뀐다. 북한사회의 ‘양반’이 되는 것이다. 당원이 되기는 참 어렵다. 인구의 10% 정도인 당원이 되면 누구나 달리 본다. 결혼에는 절대적으로 유리하고, 직장에서 간부가 되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사진설명: 한 여성 노동자가 건설현장에서 '화선입당식'을 갖고 있다.당원이 되는 가장 쉬운 길은 군에 입대해서 만기제대하는 것이다. 모든 군인이 당원이 되는 것은 아닌데
담배를 끊어야겠다고 마음먹고서도 번번이 실패하는 사람은 한번쯤 북한식 담배끊기를 시도해 보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북한 당기관지 노동신문은 최근호(12.26)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의 사망률이 피우지 않는 사람에 비해 2.2배나 높고 여러 가지 질병에 걸릴 가능성도 훨씬 높다면서 "담배의 해를 막기 위해서는 결정적으로 담배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신문은 담배를 끊는데 점차적인 방법이란 있을 수 없다고 말하고 "담배를 완전히 끊지 않고 피우는 대수나 줄인다면 며칠 못가서 도루메기(본래의 상태나 방식으로 되돌아 가는 것)가 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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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보 1호는 숭례문(崇禮門· 남대문), 보물 1호는 흥인지문(興仁之門· 동대문)이다. 그러면 북한의 국보 1호와 보물 1호는 무엇일까. 북한의 국보 1호는 평양성(平壤城), 보물 1호는 평양종(平壤鐘)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보 1호는 평양성의 동문인 대동문(大同門)이었으나 국가지정문화재를 개정하면서 평양성으로 바꿨다. 평양성은 고구려의 수도성이었다. 고구려는 246년 위나라와 싸우면서 수도인 환도성이 무너지자 이듬해 평양 대성산을 중심으로 성을 쌓고 종묘와 사직을 이곳으로 옮겼다. 국내성에서 평양성으로 천도(427년)한
오랜 세월 속에 다듬어지고 담금질되면서 우리의 언어생활을 더욱 윤기 있고 감칠맛 나게 하는 것 가운데 속담을 빼놓을 수 없다. 그런 속담도 분단 반세기를 겪으면서 남북한에서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흥미롭다.우선 같은 의미이면서도 표현이 다른 속담이 적지 않다.흔히 "마누라 자랑, 자식 자랑 팔불출"이라는 하는데 북한에서는 "녀편네 자랑 온 머저리, 자식자랑은 반 머저리"로 통한다. 같은 자랑이라도 마누라 자랑이 더 큰 흉이 된다는 얘기일까. 뭐든지 일반화하기 좋아할 때 "경주 돌이면 다 옥돌이냐"고 핀잔하는데 이럴 경우
해마다 정초에 발표되는 북한 신년사는 주민들에게 새해의 국정 방향을 제시해 주는 역할을 하지만 그 내용을 철저히 학습하고 통째로 암기해야 하는 고역이기도 하다. 신년사는 노동당중앙위원회 선전부에서 작성한다. 늦어도 11월이 되면 선전부 일꾼들은 노동당청사에 있는 문헌정보실에서 신년사 작성 작업을 시작한다. 당 선전비서는 새해의 전반적인 상황을 종합해 신년사의 기본 방향을 설정하고 초안을 만들어 김정일 총비서겸 국방위원장에게 보고하고 승인을 받는다. 당 문헌정보실에는 김일성대학 교수, 백두산창작단 작가, 노동신문 기자출신 등 북한 최
실향민들의 삶을 우리의 역사로 보존하는 ‘실향기록관’이 조선일보 북한전문 인터넷 사이트에 개설된다는 사고가 나간 구랍 28일 인천의 한 실향민이 전화를 했습니다. 그는 ‘실향’이라는 단어만 봐도 가슴이 메이는 듯 했습니다. “고향(평남 순천)의 어머니가 살아 계시면 올해 102살이요. 오늘도 인천 문학산에 올라 고향을 그리다 내려 왔어요.” 끝내 울먹이고 만 그는 편지와 함께 자신의 실향 일대기를 직접 정리한 ‘고향’이라는 책을 보내 왔습니다. 김한성(76)씨는 사진까지 붙여가며 자신의 일생을 일목요연하게 적은 450여 쪽의 대학노
미국 사람들의 새해 소망으로 가장 많이 꼽히는 것이 '살 빼기’라죠?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인 중에도 많을 것 같습니다. 북한 사람들은 어떨까요? 북한에서는 다이어트(diet)를 ‘살 까기’ 또는 ‘몸 까기’라고 합니다. 물론 실제로 ‘살 까기’를 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합니다. “다이어트 좀 해야겠어”는 “I’m going on a diet” 또는 “I have to lose some weight” 라고 옮길 수 있습니다. 만약 북한식 표현인 ‘나 살 까기 좀 해야겠어’를 그대로 영어로 옮겨, ‘I have to los
그림 통한 "남북이념 통합 꿈" 전쟁에 꺾여 포로교환때 북행...정치 외면 "화가의 길" 고집 이쾌대(李快大). 특이한 이름만큼이나 우리에게 아직 낯선 인물이다. 그러나 월북 예술인의 발자취를 찾는 여정에서 그의 존재를 피해 가기란 어렵다. 그의 그림은 남북한에 걸쳐 우뚝 솟은 거봉의 면모를 보인다. 해방공간에서 남북한 미술을 아우르는 독창적인 미학 이념을 만들어 낸 유일한 인물인 그가 우리에게 잊혀진 것은 전적으로 월북 화가라는 이력 때문이다. 역동적인 힘과 생명의지로 번득이는 조선 민중들의 나신상을 그린 「군상」시리즈1-4(19
"하늘색은 기침-몸까기...붉은색은 변비에 좋다" 이색 주장 색안경(선글라스)이 북한주민들에게 인기가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인기의 배경에는 햇빛으로부터 눈을 보호한다는 본래의 실용적인 목적보다 멋을 부리고 싶은 '패션감각'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그런데 주민들이 색안경을 선호하는 이면에는 또 다른 '깊은 뜻'이 숨어 있다. 바로 색안경에 각종 질병의 치료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해외홍보용 잡지 ‘금수강산’에 따르면 색깔의 치료효과는 오래 전에 발견되어 각종 질병치료에 이용돼 왔다는 것이다. 실례로
1주일 단위 숙제검열에 아침마다 달리기 출석북한 청소년들도 방학이 오면 마음이 들뜬다. 시험을 마치고 한겨울동안 친구들과 함께 재미있게 놀 수 있는 자유시간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겨울방학은 인민학교(우리의 초등학교ㆍ 4년제)와 고등중학교 3학년(남한의 중1에 해당)까지는 한달 보름정도, 고등중학교 3학년 이상은 한달이다. 대학생은 방학이 보름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북한의 청소년들은 방학이라고 해서 완전히 노는 것은 아니다. 1주일에 한번은 학교에 들러서 생활총화도 하고 방학숙제와 좋은일하기운동 과제물 진행상황 등을 검열 받는다. 방
혹독한 수사과정...변호사 임무는 판결후 "이의 없습니다" 북한에도 검사, 판사, 변호사라는 직업은 있지만, 종사하는 사람 수는 극히 적다. 매스컴에 등장하는 일도 없어 대부분의 북한사람은 평생 이런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보기도 어렵다. 변호사는 특히 그렇다. 북한에는 "변호사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은데 엄밀하게 말해서 틀린 얘기가 아니다. 민선 변호사는 전혀 없고, 조선변호사협회에 소속된 관선 변호사도 피고인을 위해서 재판정에 나오는 존재가 아니다. 김일성은 집권 초기 권력투쟁과정에서 "변호사가 피고인을 위한다는 것은
명절이나 행사때 북한주민들은 훈장을 단다. 정장 차림에 가슴 가득 훈장을 단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훈장이 많은 사람들은 외출복 하나에 훈장을 달아 집에 걸어 두기도 한다. 아이들은 아버지의 가슴에 훈장이 하나도 없으면 창피해 한다. 북한 주민들에게 훈장은 단순한 명예가 아니다. 그것은 생활과 직결된다. 가슴에 아무리 많은 훈장을 달았어도 정작 실속있는 게 몇개냐가 중요하다. 북한에서 가장 인정받는 훈장과 메달은 공화국영웅메달, 로력영웅메달, 김일성 훈장 등이다.다. 두 메달은 대개 국기훈장 1급과 함께 수여된다. 공화국영웅메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