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인희는 1960~70년대 북한 주민들에 의해 최고의 미인으로 꼽힐만큼 미모가 뛰어났던 여배우였다. 그는 '목란꽃,' '한자위단원의 운명,' '세동서' 등 수많은 영화에 출연하면서 북한에서 최고의 여배우로 이름을 날렸다. 그런 우인희가 1970년대 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별 지시에 의해 총살을 당하게 된 것은 돈 많은 재일 교포 주정기가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그와 정사를 가진 후 숨진 사건이 발단이 됐다. 당시 이들이 발견되었을 때 주정기는 벌거벗은 채로 가스에 중독돼 완전히 숨진 상태였고 우인희는 목숨이 겨우 붙어 있는 상황이었
남한에 와서 처음 맞은 명절이 추석이었다. 국정원(당시는 안기부) 직원들은 탈북자들이 명절을 전후해 넘어와 사람 움직이지 못하게 한다고 투덜거렸다. 얼마나 크고 중요한 명절이기에 저럴까 좀 의아하게 생각했었다. 북에서는 추석이 조상 묘에 다녀오는 하루 휴일 정도의 별 볼일 없는 날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TV를 보니 추석이 민족최대의 명절이라면서 고향으로 향하는 귀성 차량들로 도로가 꽉꽉 막혔다는 등 온 나라가 그야말로 대명절 분위기였다. 그러나 제 스스로가 추석을 민족최대의 명절로 실감하게 된 것은 아마 남한에 와서 3년 정도 지났
전 세계가 감탄한 北韓의 집단체조는 사실 북한 말고는 그 어느 나라도 흉내낼 수 없는 엄청난 것이다. 2000년 10월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의 북한 방문 때에는 종전에는 볼 수 없었던 인민군 특수부대의 무술훈련시범까지 실시 되었다. 북한의 집단체조는 몇 년에 한번씩 하는 행사가 아니다. 엄청난 인력과 자금이 소요되는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일년에 몇 번씩 진행할 정도로 그 빈도가 높다. 특히 외국의 중요한 국가수반의 방문이나 나름대로 의미가 깊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연례행사처럼 진행하는 것이 집단체조이다. 보통 6만명 규모이지만 올
◇사진설명: 북한에서 생산되는 여러 종류의 고급 술들.추운 지방 사람들이 대체적으로 술을 좋아하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따라서 남한사람보다 북한사람들이 술을 더 좋아한다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특히 함경북도에 가까운 지방일수록 추운 지방답게 독한 술을 즐긴다. 대부분의 북한사람들은 술을 좋아한다. 탈북자들 대부분이 남한에 와서 처음에 놀랍기도 하고 기뻤던 것은 받는 월급에 비해 술값이 싸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술 먹고 싶으면 언제든지 술을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진다. 그런데 술도 너무 자주 먹다보니, 만
▶평양의 한 신혼부부가 야외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한국에 와보니 50년간의 오랜 분단도 한민족의 전통을 완전히 다르게 할 수는 없었다는 느낌이 든다. 남한에도 시골에 가면 결혼식풍경은 북한과 비슷한 점이 많다. 그러나 도시에서의 결혼식은 완전히 달라진 것 같다. 같은 민족이면서 달라진 우리의 전통, 결혼문화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살펴본다. 북한의 결혼식은 대부분 전통 혼례식으로 치러진다. 단지 전통한복의 착용이나 신랑신부 맞절 등의 전통방식은 거의 없어졌다. 여자들만 한복을 입고 남자들은 양복을 입는다. 복장 외의 것은 대부분 전통
북한주민들은 자기가 사는 지역을 벗어나려면 기차를 타야 한다. 기차이외에는 여행수단이 전혀 없기 때문에, 철도는 없어서는 안될 매우 중요한 운송 수단이다. 버스는 주로 시내나 군내에서만 운영이 되고 있다. 남한의 고속버스처럼 타지역까지 운행되는 버스는 전혀 없다. 또 대부분의 버스는 기차역까지의 운행이 전부이다. 기차 이외의 수단으로는 드물기는 하지만 트럭이 이용되기도 한다. 이런 경우 자동차(트럭)운전사와의 개별접촉을 통해 뇌물을 주고 화물칸을 이용한다. ◇사진설명: 출구가 따로 없는 일반기차◆ 유일한 여행 수단인 기차이처럼 기차
◇사진설명: 북한 인민학교 2학년생들이 소년단 입단식에서 입을 모아 소년단 선서를 외워 복창하고 있다.북한에서 온 사람들은 거의 예외없이 기억력이 비상하다. 북한사회에서 살아가려면 기억력이 좋아야 한다. 잘 외워야 출세한다.끝없이 외우고 또 외우는 생애는 유치원에 들어가면서부터 시작된다. 아이들은 유치원마다 설치돼 있는 연구실에 들어가 김일성 생가 모형세트를 보고 학습을 받는다. 그림만 보고도 '들메나무에 오르시어 무지개를 잡으시는 김일성 원수님...' 하며 또박또박 입을 모아 암기를 할 수 있게 된다. 인민학교(초등학교)에 가면
평양을 기점으로 할 때 서울은 194km, 부산 519km, 목포 472km, 백두산 385km, 독도 572km, 한반도 최남단의 마라도는 무려 656km….이는 직선거리로 실제 이정(里程, mileage)은 이보다 훨씬 멀다.흔히 도시 간의 이정은 도로의 출발점이자 거리의 기준이 되는 도로원표(道路元標)를 기착점으로 산정한다. 평양에도 도로원표가 있는데 북한은 이를 '나라길시작점'이라 부른다. 현재 위치는 평양시 중구역 김일성광장 주석단(연단) 아래 중앙.◆ '나라길시작점'으로 불러, 96년에 현 위치로 옮겨와1990년대 초까지
20∼40층 아파트 노인들 "땅 한번 밟아보는게 소원" 20층에서 40층에 이르는 평양의 고층아파트에 전기 부족으로 엘리베이트가 멈춘 지 오래다. 이 때문에 가장 큰 고통을 받는 사람은 노인들이다. 이사해서 한 번 올라간 후 다시 내려와 보지 못한 노인들도 있다. 이들의 소원은 ‘땅을 한 번 밟아보는 것’이다. 노인들이 계단을 걸어서 오르내리기란 엄두가 나지 않는다. 자녀들은 돈을 써서라도 아랫층과 집을 바꿔주려고 애쓴다. 그것이 가장 큰 효도다. 평양의 실내복은 특수하다. 외출복을 벗어놓고 바깥에서보다 더 많이 껴입거나 체온을 최
고위층서 어린이까지 눈 치우기 일상생활화 2000년 12월 29일 아침 평양 창광거리에서 시민들이 밤새 내린 눈을 치우고 있다. 길가에 일정한 간격으로 내걸린 빨간 색의 현수막들이 인상적이다. /조선일보DB사진서울의 폭설은 도시를 마비시킨다. 며칠이 지나도 곳곳에 치우지 않은 눈이 가득하다. 남한의 이런 풍경과는 달리 북한에서는 밤새 아무리 큰 눈이 와도 이튿날 오전 중이면 눈은 말끔히 치워진다. 북한 주민들에게 눈 치우는 일은 일상 생활처럼 돼 있다. 눈이 오면 보통 때보다 더 일찍 출근해서 직장 안팎의 눈을 치운다. 이때 지각하
북한 주민들에게 생애 최고의 날은 언제일까. 탈북자들이 한결같이 꼽는 그 날은 노동당에 입당할 때이다. 대학 진학이나 결혼때보다도 더 기쁘다고 한다. 당원이 되면 신분이 바뀐다. 북한사회의 ‘양반’이 되는 것이다. 당원이 되기는 참 어렵다. 인구의 10% 정도인 당원이 되면 누구나 달리 본다. 결혼에는 절대적으로 유리하고, 직장에서 간부가 되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사진설명: 한 여성 노동자가 건설현장에서 '화선입당식'을 갖고 있다.당원이 되는 가장 쉬운 길은 군에 입대해서 만기제대하는 것이다. 모든 군인이 당원이 되는 것은 아닌데
담배를 끊어야겠다고 마음먹고서도 번번이 실패하는 사람은 한번쯤 북한식 담배끊기를 시도해 보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북한 당기관지 노동신문은 최근호(12.26)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의 사망률이 피우지 않는 사람에 비해 2.2배나 높고 여러 가지 질병에 걸릴 가능성도 훨씬 높다면서 "담배의 해를 막기 위해서는 결정적으로 담배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신문은 담배를 끊는데 점차적인 방법이란 있을 수 없다고 말하고 "담배를 완전히 끊지 않고 피우는 대수나 줄인다면 며칠 못가서 도루메기(본래의 상태나 방식으로 되돌아 가는 것)가 되고 만다
우리 국보 1호는 숭례문(崇禮門· 남대문), 보물 1호는 흥인지문(興仁之門· 동대문)이다. 그러면 북한의 국보 1호와 보물 1호는 무엇일까. 북한의 국보 1호는 평양성(平壤城), 보물 1호는 평양종(平壤鐘)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보 1호는 평양성의 동문인 대동문(大同門)이었으나 국가지정문화재를 개정하면서 평양성으로 바꿨다. 평양성은 고구려의 수도성이었다. 고구려는 246년 위나라와 싸우면서 수도인 환도성이 무너지자 이듬해 평양 대성산을 중심으로 성을 쌓고 종묘와 사직을 이곳으로 옮겼다. 국내성에서 평양성으로 천도(427년)한
오랜 세월 속에 다듬어지고 담금질되면서 우리의 언어생활을 더욱 윤기 있고 감칠맛 나게 하는 것 가운데 속담을 빼놓을 수 없다. 그런 속담도 분단 반세기를 겪으면서 남북한에서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흥미롭다.우선 같은 의미이면서도 표현이 다른 속담이 적지 않다.흔히 "마누라 자랑, 자식 자랑 팔불출"이라는 하는데 북한에서는 "녀편네 자랑 온 머저리, 자식자랑은 반 머저리"로 통한다. 같은 자랑이라도 마누라 자랑이 더 큰 흉이 된다는 얘기일까. 뭐든지 일반화하기 좋아할 때 "경주 돌이면 다 옥돌이냐"고 핀잔하는데 이럴 경우
"하늘색은 기침-몸까기...붉은색은 변비에 좋다" 이색 주장 색안경(선글라스)이 북한주민들에게 인기가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인기의 배경에는 햇빛으로부터 눈을 보호한다는 본래의 실용적인 목적보다 멋을 부리고 싶은 '패션감각'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그런데 주민들이 색안경을 선호하는 이면에는 또 다른 '깊은 뜻'이 숨어 있다. 바로 색안경에 각종 질병의 치료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해외홍보용 잡지 ‘금수강산’에 따르면 색깔의 치료효과는 오래 전에 발견되어 각종 질병치료에 이용돼 왔다는 것이다. 실례로
1주일 단위 숙제검열에 아침마다 달리기 출석북한 청소년들도 방학이 오면 마음이 들뜬다. 시험을 마치고 한겨울동안 친구들과 함께 재미있게 놀 수 있는 자유시간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겨울방학은 인민학교(우리의 초등학교ㆍ 4년제)와 고등중학교 3학년(남한의 중1에 해당)까지는 한달 보름정도, 고등중학교 3학년 이상은 한달이다. 대학생은 방학이 보름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북한의 청소년들은 방학이라고 해서 완전히 노는 것은 아니다. 1주일에 한번은 학교에 들러서 생활총화도 하고 방학숙제와 좋은일하기운동 과제물 진행상황 등을 검열 받는다. 방
혹독한 수사과정...변호사 임무는 판결후 "이의 없습니다" 북한에도 검사, 판사, 변호사라는 직업은 있지만, 종사하는 사람 수는 극히 적다. 매스컴에 등장하는 일도 없어 대부분의 북한사람은 평생 이런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보기도 어렵다. 변호사는 특히 그렇다. 북한에는 "변호사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은데 엄밀하게 말해서 틀린 얘기가 아니다. 민선 변호사는 전혀 없고, 조선변호사협회에 소속된 관선 변호사도 피고인을 위해서 재판정에 나오는 존재가 아니다. 김일성은 집권 초기 권력투쟁과정에서 "변호사가 피고인을 위한다는 것은
명절이나 행사때 북한주민들은 훈장을 단다. 정장 차림에 가슴 가득 훈장을 단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훈장이 많은 사람들은 외출복 하나에 훈장을 달아 집에 걸어 두기도 한다. 아이들은 아버지의 가슴에 훈장이 하나도 없으면 창피해 한다. 북한 주민들에게 훈장은 단순한 명예가 아니다. 그것은 생활과 직결된다. 가슴에 아무리 많은 훈장을 달았어도 정작 실속있는 게 몇개냐가 중요하다. 북한에서 가장 인정받는 훈장과 메달은 공화국영웅메달, 로력영웅메달, 김일성 훈장 등이다.다. 두 메달은 대개 국기훈장 1급과 함께 수여된다. 공화국영웅메달
◇사진설명: 하교길에서 책을 보는 여학생들.‘빨간머리 앤’ ‘몽테크리스토 백작’ ‘셰익스피어 이야기’. 북한의 청소년들이 밤을 새가며 읽는 세계 명작들이다. 요즘은 경제난으로 책 구하기가 많이 어려워졌지만, 웬만한 북한 청년들은 학창시절 세계 명작에 빠져들었던 추억을 잊지 못한다. 청소년은 물론 일반인들에게 인기 있는 책들은 ‘셜록 홈스’ ‘루빵(루팡) 이야기’ ‘레 미제라블’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부활’ 등이다. 어린이들에게는 ‘알리바바와 40명의 도적’ ‘톰소여의 모험’ ‘걸리버 여행기’ ‘톰아저씨의 집’ 등이 단
대부분 '건강'기원 내용...친척-친구-연인에 "애정확인" 증표로 연말연시가 다가오면 북한의 우편국은 눈코 뜰새 없이 바빠진다. 우편배달부의 자전거 소리도 자주 울린다. 북한에는 개인집에 전화가 거의 없고, 컴퓨터로 이메일을 주고받는 것은 꿈같은 일이다. 모든 소식은 주로 편지로 주고 받는다. 평소에도 편지를 자주 쓰지만 연말에는 연하장이 폭주한다. 연말에 친척이나 친구들에게 연하장을 보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로 여겨진다. 특히 떨어져 사는 가까운 친척에게는 빠뜨려서는 안된다. 교통편이 좋지 않아 일년 내내 얼굴 한번 보기 어려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