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김대중) 대통령은 14일 청와대를 방문한 고노 요헤이(하야양평) 일본 외무장관을 접견한 자리에서, “남북관계가 옛날로 다시 돌아간다면 그것은 우려할 만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우리가 만난 사람들이나 금강산 관광객을 대하는 북한 사람, 최근 북한을 다녀온 사람들의 말을 종합하면, 북한 측은 나의 과거 민주화 투쟁과 대북정책 추진과정에서의 일관성을 평가하면서, 다음 정권이 대북정책을 일관되게 할 것인지 걱정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김 대통령은 이어 “우리(남한)는 많은 우여곡절을
“김정일(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정치 군사 등 일체의 사업 중에서 경제가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6월 28일부터 30일까지 정주영(정주영) 전 현대 명예회장과 함께 방북했던 현대아산 고위관계자는 “북한이 변하고 있음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김 국방위원장이 정 전 명예회장을 4시간30분이나 만난 것이 대표적 예라는 것. 1998·1999년의 환담은 각각 2시간 남짓이었다. 정상회담 이후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북한 관영매체의 보도 태도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 한 달 동안 북한 신문과 방송은 남한 당국에 대한 원색적 비방을 없앴다. ‘
“연방제 방식으로 통일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구체적 실정에 맞는 조국통일 방도의 대원칙이다”(7월 7일 평양방송), “자주(자주)는 조국통일의 근본 원칙이다”(7월 4일 평양방송). 북한 보도매체들은 정상회담 이후에도 연방제와 자주(주한미군 철수 의미)를 주장하고 있다. 공동선언에 명시된 ‘낮은 단계의 연방제’는 어디서도 볼 수 없었다. 남한 사회의 부정적 측면을 부각시키거나 북한에 유리한 사건들만 ‘선별’ 보도하는 관행도 여전하다. ‘매향리 주민들의 격렬한 반미투쟁 전개’(6·19 평양방송), ‘민주노동당 보안법 철폐촉구’(6·18
14일 국회에서 한나라당으로부터 부정선거 혐의를 지적받은 민주당 정대철(정대철) 의원이 한나라당 이회창(이회창) 총재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이 때문에 본회의가 정회 사태까지 갔다. 5선(선)인 정 의원은 신상발언을 통해 “이 총재는 나의 고교(경기고)·대학(서울법대) 선배이지만 정치는 내가 먼저 했다”면서 “이게 상생(상생)의 정치냐, 상살(상살)의 정치지”라고 비난했다. 정 의원은 그런 끝에 “정치 선배로서 충고한다”면서 비어있는 이 총재 의석 쪽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며, “이회창 대표, 정신차리쇼. 정치 이렇게 하면 안돼”라고
6·15 공동선언 후 남한사회도 남북한 문제에 관해 ‘혁명적 변화’를 겪고 있다. 우선 정부당국이 어렵게 트인 민족화해의 물꼬를 유지하기 위해 잇따른 남북화해 조치를 내놓고 있다.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배려’도 눈에 띈다. 정부는 6·25 50주년을 맞아 대대적으로 벌이려던 행사를 대폭 축소했고, 을지포커스렌즈 훈련(8월)도 실전 훈련을 취소했다. 휴전선의 대북(대북) 심리전 방송을 즉각 중단한 것은 그 시작일 뿐이다. 과거 정부가 금기시했던 국가보안법 개정도 대세로 굳어지는 양상이다. 개정폭도 불고지죄·찬양고무죄 수준에서
북한의 변화를 상당히 긍정적으로 본다. 북한은 남북정상회담에서 비방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후 노동신문·민주조선에서 남한을 헐뜯지 않고, NLL(해상 북방한계선)을 넘어간 우리 어선도 돌려줬다. 이산가족 만남을 위한 적십자 회담에도 응했다. 남북정상회담 자체는 대성공이다. 지금은 실천의 단계이므로 당국자회담이 열려서 4개 분야 공동위원회가 구성되는지, 긴장완화·평화구축을 위한 후속조치가 이뤄지는지를 봐야 한다. 따라서 지금부터 8월 하순까지가 매우 중요한 단계다. 당국자회담을 기다려 봐야 한다. 그 중 군사공동위원회가 구성된다면 성공이
북한의 대남(대남)자세는 전술적 변화를 보일 뿐, 전략적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 휴전선 대남방송 중지, 노동신문의 남조선란 삭제, 8·15 이산가족 방문단 합의 등은 전술적 변화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남한 내의 소위 ‘지하당’이라 주장하는 ‘한국민족민주전선’의 활동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은 그들의 대남혁명전략이 변하지 않고 있음을 극명히 보여주는 사례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전방부대에서 (공산주의) 혁명과 사상의 강자(강자)가 될 것을 주장하고, 북한 관영매체들이 ‘낮은 단계의 연방제’는 언급하지 않으면서 고려연방제 통일방안만 주장
1953년 7월 어느날, 싸리재 초입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밤나무골 입구 ‘김응석병원’ 앞쪽 공터에도 사람들이 빽빽이 들어차 있었다. 한참을 기다리니 기차 한 대가 기적 소리와 함께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나타났다. 거기에는 북한으로 송환되는 포로들이 가득 타고 있었다. 그들은 군가를 목 터져라 불러대고 있었다. 기차가 철교 위에 이르자 포로들은 ‘와’ 하는 함성과 함께 송환 선물로 지급 받은 치약, 칫솔, 수첩 등과 심지어는 신고 다녀야 할 군화까지 마구 차창 밖으로 내던졌다. 군중들은 이 광경을 냉연히
6·15 남북공동선언의 가장 큰 역사적 의미는 무엇인가. 그것은 통일을 20~30년 뒤에 맞기 위한 평화공존, 남북 공동번영의 남북 당국합의가 이뤄진 것이다. 이 선언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분단 55년 만에 처음으로 남북한 정상이 각기 자기 국호를 명시하고 직접 서명했다는 점이다. 동서독 통일의 교훈은 졸속의 일면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지난해로 독일 통일 10년을 넘기며 서독은 동독지역에 10년간 매년 국민총생산의 3%를 집어넣었으나 ‘밑빠진 독에 물 붓기’라 해서 작년부터 일방적 지원을 감축했다. 서독 국민들은 통일에 앞서
민주당 서영훈(서영훈) 대표는 14일 “최근 북한의 평양 방송이 우리 언론과 야당 지도자에 대해 극언을 사용하면서 비난 방송을 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러한 비난 방송을 즉각 중지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북한 평양방송의) 이 같은 비난·비방 방송은 모처럼 마련된 남북 간의 화해와 협력의 분위기를 발전시켜 나가는 데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그 같은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서 대표는 “우리 남측의 언론과 책임있는 지도층에서도 남북관계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 인내심을 가지고
파리에 본부를 둔 국제 언론인 인권 보호 단체 ‘국경없는 기자단(RSF)’은 13일 북한 평양방송의 조선일보 폭파위협사태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는 서한을 북한 노동당 김기남 선전담당 비서 앞으로 보냈다고 밝혔다. ‘국경없는 기자단’은 이 서한을 통해 “조선일보를 향한 이 같은 위협 캠페인을 중단하겠다는 것과 그 책임자들의 처벌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국경없는 기자단’의 로베르 메나르 언론자유기구 사무총장은 이 서한에서 “이번의 위협 캠페인은 두 나라의 통일협상을 저해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국경없는 기자단’은 인터넷 사이트
오늘날 소설, 소설가의 기능은 무엇인가. 김종광의 소설은 이런 물음에 하나의 답변을 제공하는 듯하다. 주변부 삶에 대한 전달 기능, 즉 사회적 고발자로서의 역할과 재담을 가득 섞어 이야기판을 벌이는 익살꾼 만담가로서의 역할이 그것이다. 이 두 가지 기능은 같이 어울리기도 하고, 따로 떨어져도 상관은 없다. 어울리면 어울려서 현실에 대한 풍자이니 좋고, 아니어도 그저 염천 더위를 잊게 할만큼 한바탕 낄낄댈 수 있게 해주면 좋다. 풍자끼 도드라진 그의 소설 속 대목을 옮기면 이렇다. “그 사람은 재산이 을매나 많간디 북한동포까지 돕고
14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남산동 대한적십자사 2층 회의실. ‘8·15 이산가족 방문단’ 2차 후보자 200명을 선정하는 인선위원회가 비공개로 열리고 있었다. 지난 5일 이산가족 찾기 신청자 7만6793명 중 컴퓨터로 추첨된 400명을 다시 줄이는 작업이었다. 우선 그동안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 76명, 신청을 철회한 68명, 신체검사에서 건강이 좋지 못한 것으로 판명된 9명 등 총153명이 제외됐다. 나머지 247명중 200명을 뽑는 기준과 방법은 1차 후보자 선정 때와 동일했다. 박기륜(박기륜) 인선위원회장은 “고령자와 직계가
미국과 베트남은 13일(미국시각) 워싱턴에서 베트남 전쟁이 끝난 지 25년 만에 역사적인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했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샬린 바셰프스키 대표와 부 콴 베트남 무역부 장관이 양국간 무역협정에 서명했다”며 “양국은 쓰라린 과거를 떨치고 보다 나은 미래를 향한 씨앗을 심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14면양국이 95년 국교정상화 이후 4년 간에 걸친 협상 끝에 서명한 이번 협정으로 두 나라는 베트남 전쟁 후 완전한 관계 회복이 이루어지게 됐다. 미국과 베트남은 양국 시장을 다른
영국 바클레이즈은행의 투자·분석 자회사인 바클레이즈 캐피탈은 14일 남북한이 통일을 이룩해 20년간 북한의 소득 수준을 남한의 50% 수준까지 끌어올리려면 대략 5628억달러가 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클레이즈 캐피탈은 이날 발표한 ‘통일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은?’ 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지난해 남한 GDP(국내총생산)를 4200억달러라고 했을 때 20년간 남한 GDP의 134%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했다. 또 20년간 북한 소득 수준을 남한의 75%까지 끌어올리려면 남한 GDP의 190%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독일이 통일
◈ 대담:박승준 국제부장“1967년 목포에 처음 도착했을 때 그 시끌벅적하고 활기에 차있던 부두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어요. 한국 사람들의 소박함에 그야말로 홀딱 반했죠. ”4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한국을 떠나는 리처드 크리스텐슨(55) 주한 미 부대사는 13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 대한 추억을 회상하면서 33년 전 목포항에 대한 기억을 가장 먼저 떠올렸다. 대학 졸업 직후인 67년 한국에 파견된 평화봉사단 85명 중 한 명으로 한국을 처음 방문해 김대중 대통령의 모교인 목포상고와 목포 제일중학교에서 2년간 영어를 가르쳤던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의 시인 노천명(노천명)은 그의 시처럼 명성이 길어서 슬프다. 한 여성단체가 ‘20세기를 빛낸 여성, 21세기를 빛낼 여성’으로 뽑은 30명에 들어간 그는 친일파(친일파) 논쟁에 휩싸였다. 일제 말기 ‘싱가포르 함락’ 등 침략전쟁을 찬양한 작품이 문제되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한국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말이 ‘친일파’일 것이다. 친일파는 일제때 일본인이나 일본관헌에 빌붙어 반민족행위를 한 사람들을 말한다. 그때 친일파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친청파, 친로파, 친미파 등 지금의 4대 강국을 앞세운 친(
“조선중앙통신이 이회창 총재의 (지난번) 국회에서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내용)을 큰 망발이라고 표현했는데, 중앙통신이야말로 큰 망발을 한 것으로 이해합니다. ” 한나라당 이 총재를 욕지거리로 비난한 북한 ‘중앙통신 논평’과 관련해 이한동 총리가 국회에서 한 답변이다. 그런데 총리의 답변이 집권측 핵심에서 문제가 돼 이 총리가 답변 다음날 민주당 대표실을 찾아가 구구하게 해명을 하는 등 일련의 수습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안됐었다는 보도다. 이번에는 이 총리가 ‘망발’을 한 꼴이다. 북한통신의 욕설성명이 과연 한 나라의 야당총재에 대
13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나라당 권오을(권오을) 의원이 “청와대가 언제부터 친북(친북) 세력이었느냐”고 물은 데 대해 민주당이 강력히 반발, 이날 본회의가 한동안 정회됐다. 그러나 여야는 오후 6시30분쯤 권 의원이 유감 표명을 한 후 대정부질문을 재개했다. ▶관련기사 3·4·5면권 의원은 오전 질문에서 청와대 남궁진(남궁진) 정무수석이 지난 12일 북한의 이 총재 비난과 관련 ‘한나라당과 이회창(이회창) 총재에게도 문제가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에 대해 “정작 놀라운 것은 청와대의 논평으로 청와대가 언제부터 친북세력
13일 ‘청와대가 언제부터 친북세력이었느냐’라는 한나라당 권오을(권오을) 의원의 발언으로 국회가 7시간 정도 정회됐으나, 권 의원의 유감 표명으로 본회의를 재개했다. ◆발단12일 청와대 남궁진(남궁진) 정무수석이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한나라당 이회창(이회창) 총재 비난은 북한이 잘못했지만 이 총재도 사려깊게 생각해야 한다”며 “국민들은 앞으로 남북 화해에 도움이 되는 지도자를 선택할 것”이라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13일 한나라당은 격앙했다. 권철현(권철현) 대변인은 “이제 북한이 싫어하는 사람은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것이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