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차 남북 장관급 회담에서는 북한의 ‘386 대표’ 양태현(37)씨가 눈길을 끌었다. 그는 말끔한 용모에 과거 북한의 대화전문가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 그가 회담장이나 오찬·만찬장을 오갈 때마다 남측 기자들이 몰려들어 질문공세를 펼쳤다. 첫 회담 탓인지 비교적 말을 아끼던 그가 30일 낮 신사동 삼원가든에서 있었던 오찬에서 입을 열었다. 남측 기자들이 첫 서울 방문 소감을 묻자 “우리 나라 우리 민족 내나라 사람들이라는 소감, 아주 기쁘다. 내가 젊은 사람으로 와서 느끼는 바도 크다”고 답했다. 북측이 밝힌 그의 직함은
남북한과 중국,일본이 참가하는 ‘동북아 축구 페스티벌’이 추진되고 있다. 중국을 방문한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의 한 측근은 30일 “정회장이 중국축구협회 관계자들과 축구 페스티벌을 열기로 합의했고, 북한과 일본이 최종 동의하면 올 가을 베이징(북경)에서 1회 대회를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축구페스티벌은 매년 4개국 대표팀간 풀리그로 치러지며, 대학팀이나 중·고팀의 경기도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베이징=지해범기자
남·북한은 30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제1차 장관급회담을 열고 1996년 이후 가동이 중단된 남북 당국간 연락사무소를 정상화하고, 광복절(8월 15일) 주간을 ‘남북 화해주간’으로 정해 6·15 공동선언을 지지하는 행사를 각각 개최하기로 했다. ▶관련기사 3·4면양측은 또 장관급 회담을 지속하기로 하고 8~9월쯤 평양에서 2차 회담을 갖는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으며, 경의선 복원 등 구체적 경제협력에 대해서도 심야 절충을 벌여 상당한 의견접근을 보았다. 우리 측은 북한이 제의한 남한 출신 조총련계 재일동포의 고향 방문도 수용을 긍정
91년 일본 지바 세계탁구선수권에 남북 단일 코리아팀으로 출전, 정상을 정복했던 북측 멤버들의 근황이 평양 친선탁구를 마치고 돌아온 삼성생명 방북팀에 의해 30일 전해졌다. 강문수 삼성생명 감독은 “지바 멤버로 부부인 김성희와 이분희는 행복하게 살고 있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강감독이 올해 37세인 김성희에게 “단일팀이 되면 뛰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자 김성희는 “체력이 받쳐줄 지 모르겠다”면서도 “불러만 준다면 뛰고 싶다”고 화답했다. 부부 모두 ‘인민체육인’으로 선정돼 정부가 제공하는 자가용을 타고 다닐 만큼 생활은 어렵지
김대중(김대중) 대통령이 지난 8일 이건희(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독대한 것으로 전해지자 한나라당이 그 배경을 탐문하고 있다. 한나라당 이한구(이한구) 제2정조위원장 등 한나라당 정책 관계자들은 오래전부터 “현 정권이 대북 지원 창구를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대에서 큰 이익을 내고 있는 삼성으로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해 왔다. 30일 목요상(목요상) 정책위의장은 “대북사업으로 현대가 더 어려워지니까 삼성으로 바꾼다면 삼성마저 그런 현상이 생길 우려가 있는 것 아니냐”면서 “삼성까지 동원되면 대외신뢰도 저하 등으로 한국 경제가
김대중(김대중) 대통령이 지난 8일 이건희(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독대(독대)한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기사 5면재계 관계자는 30일 “이 회장이 청와대의 요청으로 김대중 대통령을 만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은 이를 부인하지 않았고, 청와대측도 비공식적으로 회동 사실을 확인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 방북단의 북한방문(26~30일)을 앞두고 두 분이 만난 것에 주목해야 한다”며 “현대가 유동성 위기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김 대통령이 남북 경협에 삼성이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당부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우리네 문인들은 작품 발표를 통하여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지 않게 주어오고, 보이는 것을 보이게 받아왔다. 하필이면 문인들만이 그러했겠는가. 직업적 속성상 정신 영역에 종사하는 이들은 거의가 그 범주에 든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문인들이 지금 한창 하고 있는 ‘북한 동포에게 겨울내복 보내기 운동’은 보이는 것이건 보이지 않는 것이건, 무엇을 주고받는 조건거래형이 아니다. 북한 동포를 가깝고 먼 동네 사람들로 여기다가 바로 이웃이나 다를 것이 없는 사람들이라는 데에서 비롯된 정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태 전 금강산길이 처음 열리고
이정빈(이정빈) 외교통상부 장관은 29일 북한의 ‘조건부 미사일 개발 포기’설(설)에 대해 “이 문제는 여전히 오리무중(오리무중)으로 당분간 모호한 상태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일(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최근 방북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인공위성체를 지원받는 조건으로 미사일 개발을 포기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이 보도한데 대해서도, 이 장관은 “러시아가 양념을 넣었는지 뺐는지 모른다”고 말해 그 진의(진의)에 대해 의심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 장관은 방콕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에 처와 두 자녀를 남겨두고 월남한 뒤 재혼, 수백억원대의 재산을 모은 한 실향민이 “북의 가족에게 줄 재산을 재혼한 뒤 얻은 자식들이 가로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 실향민과 함께 월남한 자식들은 지난해 10월 북에서 생존이 확인된 형제와 어머니로부터, 앞으로 위임장을 받아 배다른 형제와 계모를 상대로 혼인무효와 친자관계 존재확인 소송을 내려고 준비하고 있다. 성사될 경우 북한 주민이 원고가 되는 첫 재판이 될 이 소송은 향후 이산가족 상봉에 따른 법적 분쟁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여 결과가 주목된다. 그러나 북에서의 결혼관
남북 장관급회담은 연락사무소 복원과 8·15 화해주간 설정을 우선적으로 합의해 내고 있다. 연락사무소 복원은 남북간의 커뮤니케이션 창구를 제도화하는 것으로, 이것은 어떻게 보면 교류의 ‘통로’이지 교류의 내용물은 아니다. 그래도 이를 계기로 그동안 휴지화됐던 남북기본합의서가 점차적으로, 그러나 착실하게 이행되기만 한다면 6·15 정상회담 정신은 ‘말’에서 ‘제도화’로 구현될 수 있을 것이다. 지나친 낙관도 섣부른 기대도 금물이지만, 이번에만은 정직한 실천이 뒤따르기를 바랄 뿐이다. 8·15 화해주간 설치는 그간 북측 발상(발상)의
남북한 정상 간의 6·15공동선언을 이행하기 위한 남북한 장관급 회담 첫 회의가 29일 오후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다. 통일부 이관세(이관세) 공보관은 28일 “북한 대표단은 예정대로 29일 항공편으로 김포공항에 도착해 오후에 첫 회의를 열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관련기사 4면 /최병묵기자 bmchoi@chosun.com
김대중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최측근에서 수행하는 사람은 임동원(임동원) 국가정보원장이다. 그 역할은 사람에 따른 것이 아니라 자리에 따른 것인지도 모른다. 역대적(역대적)으로 그랬기 때문이다. 박정희 시대의 이후락, 전두환 시절의 장세동, 노태우 시절의 서동권―모두 기관의 이름만 달랐지 지금의 국정원장들이었다. 국정원(또는 정보부, 안전기획부)은 글자 그대로 나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정보의 수집과 분석을 주기능으로 한 정보중추신경이다. 미국의 CIA, 구소련의 KGB, 영국의 MI5, 일본의 내각조사처, 이스라엘의 모사
자유민주민족회의 이철승(이철승) 대표상임의장은 28일 성명을 발표하고 “북한이 대남 전략을 바꾸지 않고 있는 마당에 무엇이 급해서 초등학교 저학년 교재에 김정일의 사진을 수록하느냐”고 비판했다. /김덕한기자 ducky@chosun.com
27일 북한이 아·태지역의 유일한 안보포럼인 아세안지역포럼(ARF)에 가입한 것은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에 지대한 의미를 갖는다. ARF는 1994년 7월 동남아국가연합(ASEAN)에 의해 창설된 이래, 남사군도 (Spratly Islands) 영유권을 둘러싼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간의 분쟁을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하도록 유도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예방외교 기구로서의 유용성을 인정받은 기구이다. ARF는 예방외교의 목표를 신뢰구축, 예방외교, 문제해결이라는 3단계의 접근을 통해 실현하는 원칙을 채택하고 있다. 우리가 북한의 ARF
탁구인들은 ‘평화의 스포츠’를 한다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70년대 중국을 둘러쌌던 음침한 죽(죽)의 장막이 미국과의 핑퐁외교를 시작으로 걷혔다. 91년 일본 지바 세계탁구선수권에서 전세계의 주목 속에 출범한 코리아 남북단일팀은 감동과 파란의 드라마를 연출하며 중국을 꺾고 정상에 올랐다. 탁구인들은 지금도 “분단 이후 남북이 지바에서 가장 뜨겁게 포옹하지 않았느냐”고 자랑한다. 지바 이후 9년. 남북 탁구가 다시 화합의 무대에서 만났다. 무대는 평양. 단일팀은 아니었지만 ‘숙적’의 입장은 더욱 아니었다. 28일 오후 3시 삼성전자의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과 백남순(백남순) 북한 외무상은 28일 오후 태국 방콕에서 사상 첫 외무장관 회담을 갖고 관계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관련기사 3면두 장관은 1시간 15분에 걸친 회담에서 양국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한다는 포괄적인 원칙에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회담이 끝난 후 기자회견을 통해 “회담 내용은 평이했으나 과거의 적대관계를 멀리하는 역사적인 만남이었다”고 평가했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북한의 미사일과 핵과 관련된 사안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분명히 전달했다”고 밝혔다. 올브라이트 장
‘민족문학작가회의’(이사장 이문구·이문구)와 ‘북한동포 겨울내복 10만벌 보내기 운동본부’(본부장 김주영·김주영)가 범문단·전국민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북한동포 겨울내복 10만벌 보내기 운동’(본보 22일자 보도)에 28일 현재까지 600여 단체·시민들로부터 모두 6300만원이 모이는 등 뜨거운 성원이 답지하고 있다. ‘작가회의’의 이흔복 사무국장은 28일 “1계좌에 1만원씩 받는 모금에 기본단위 1만원에서 많게는 100만원에 이르는 성금이 입금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주에는 출판사, 문화재단 등이 나서서 도착순으로 ▲문이당(대
이산가족 생존자가 확인된 명단 1번에 등재된 강기주(강기주·90·서울 도봉구 도봉동)씨는 북에 있는 작은 아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들떠있다. 1910년 평안북도 영변군 고성면에서 태어난 강씨는 그곳에서 결혼해 농사일을 하며 살았다. 1951년 1·4후퇴 때 아내, 두 아들과 피란 내려오다 영변 청천강 근처에서 헤어지는 바람에 아내와 작은 아들(강경희·강경희)은 북에 남겨둔 채 큰 아들 강덕재(강덕재·61)씨만 데리고 내려왔다. 피란 이후 부산에서 재혼해 아들 세 명을 낳고, 그동안 안해 본 장사가 없을 정도로 전국을 전
고노 요헤이(하야양평) 일본 외상은 27일 북한에 대한 쌀 지원은 일본인 납치 의혹이나 미사일문제 등 현안과는 별개로 검토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또 자민당의 노나카 히로무(야중광무) 간사장도 이날 일본인 납치 의혹이나 북방영토문제 등 현안의 해결을 전제로 삼지 말고 북한·러시아와의 관계개선을 도모해야 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는 지금까지 납치사건 등의 해결 없이는 관계 개선이 어렵다는 입장을 바꾼 것이어서 향후 일본의 적극적인 대북 접촉 가능성이 커졌다. /동경=권대열기자 dykwon@chosun.com
“어머님, 정순 누이, 재건 동생, 왜 그리도 일찍 세상을 떴소. 조금만 더 기다렸더라면 우리 다시 만날 수 있었을 텐데, 왜 먼저 갔소…. ”적십자사로부터 북한에 생존해 있는 아내, 아들, 딸의 명단을 전해 들은 이재걸(이재걸·74)씨. 19세 때 결혼한 아내와 아들·딸, 그리고 코흘리개였던 두 동생이 살아있다는 연락을 받은 이씨는 “모두 다 죽었는 줄 알았는데 그나마 몇 살아있으니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전쟁이 난 이듬해 8남매 중 형제 4명만이 아버지와 함께 피란온 뒤, 단 한번도 북에 남은 가족 소식을 듣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