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모두가 불교 신자라서 그런지 어릴 적 뛰놀던 광주광역시 양림동 일대에 선교사들이 세운 광주기독병원, 수피아여고와 고풍스러운 건축물들에 별 감흥이 없었다. 아니, 솔직히 말해 강압적 선교 방식과 보수적인 정치적 태도에 부정적 인식이 더 컸다. 그랬던 내가, 어쩌다 보니 소화기내과 수련을 받기 위해 세브란스병원에 입사했다. 그런데 입사자 전부 원목실장과 면담하라는 것이 아닌가. 대학교 채플 수업도 아니고 다 큰 직장인한테 목사 면담이라니. 내키지 않았지만 일단 들어가 봤다. 원목실장은 사진을 한 장 보여주며 세브란스병원의 역사에
해외 도피생활 중 태국에서 체포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회장이 지난 1월 1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모습. /뉴스1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페이스북에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은 노상강도인데 검찰이 경범죄로 ‘봐주기 기소’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쌍방울그룹의 대북 송금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김 전 회장을 미신고 외환 거래 혐의(외환관리법 위반)를 적용해 기소한 것을 두고 “노상강도를 경범죄로 기소한 이상한 검찰”이라고 비판한 것이다. 김 전 회장이 800만달러를 해외로 빼돌려 북한에 주었다면 국보법 위반인데 왜 중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0시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전승절 70돌 경축 대공연'을 방북 중인 중·러 대표단과 함께 관람하고 있다. 왼쪽부터 러시아 대표단장인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김정은, 중국 대표단장인 리홍중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 /노동신문·뉴스127일 북한 김정은이 정전(停戰) 70년을 맞아 중국 대표 리훙중 전인대 부위원장, 러시아 대표 쇼이구 국방장관과 함께했다. 리훙중과 쇼이구는 시진핑과 푸틴의 친서를 건넸다. 이 세 나라는 1950년 6월 25일 대한민국을 침략해 국토
경상북도 칠곡군 다부동 전적지에 세워질 이승만 대통령과 트루먼 대통령의 동상(조감도). 민간 모금으로 만들어졌다./월간조선오늘이 6·25전쟁 정전(停戰)협정 70년이다. 70년 전 포성이 멈췄을 때 정전협정에 조인한 클라크 사령관은 “나는 승리하지 못하고 정전에 조인한 첫 미국 사령관이 됐다”고 탄식했다. 38선에서 시작된 전쟁이 38선 부근에서 끝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후 남과 북이 걸어온 상반된 길로 역사의 승패는 너무나 분명하게 갈라졌다. 한국은 자유민주주의를 바탕으로 산업화·민주화에 성공, 세계 주요 7국(G7) 가입을 거
북한의 대남 사이버 심리전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어 방첩 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러스트=백형선한국 내 여론 분열, 좌우 대립, 남남(南南) 갈등을 유발하기 위한 북한의 대남 심리전이 갈수록 거세져 국가정보원을 비롯한 정보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북의 심리전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최근 들어 수법과 활동 영역이 이전과 차원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김정은이 작년 말 “남조선은 명백한 적”이라며 투쟁 강화를 지시한 뒤 벌어진 현상이다. 자취를 감췄던 대남 강경파 김영철이 복귀하고 대남 심리전 조직들이 대폭 신설·강화된 것도 이런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으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2019년 경기지사이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방북 비용을 쌍방울그룹이 대납하기로 한 것을 당시 이 지사에게 보고했다고 최근 검찰에서 진술했다고 한다. 그동안 이 사건 관련자 거의 전원이 혐의를 시인했지만 이 전 부지사와 이 대표만 “일절 모른다” “검찰의 창작 소설”이라며 혐의를 부인해왔다. 그런데 이 대표 측근인 이 전 부지사까지 시인해 이젠 이 대표 혼자서만 아니라고 하는 상황이 됐다.이 사건은 2019년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경기도가 추진한 북한 스마트팜 사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과 커트 캠벨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인도·태평양 조정관이 18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미 핵협의그룹(NCG) 출범 회의 관련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한미가 지난 4월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핵협의그룹의 첫 회의가 18일 서울에서 열렸다. 이에 맞춰 미국의 전략핵잠수함도 42년 만에 부산에 기항했다. 워싱턴 선언이 실행 단계에 접어드는 모습이다. 핵협의그룹은 미 핵우산 정보를 양측이 공유하고, 핵 전력 운용과 관련한 기획·실행에 한국이 참여하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북한의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10~11일 대남(對南) 비난 담화에서 이틀 연속 ‘남조선’ 대신 ‘대한민국’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김여정은 미 공군의 대북 정찰 활동은 북미 간의 문제라며 ‘대한민국 군부’는 개입하지 말라고 했다. 김여정은 ‘대한민국의 합동참모본부’ ‘대한민국 족속’이라고도 했다.북한은 그동안 남조선, 남조선 괴뢰라는 말을 써왔다. 대남 비난 메시지에서 ‘대한민국’을 사용한 것은 처음이다. ‘대한민국’에 《》 표시를 써서 자신들이 의도적으로 ‘대한민국’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북한 최고 수준의 담
20여 년 전 평양에서 열린 임진강 무단 방류 방지 대책 회담에 참석하였다. 회담에서 북측은 ‘선(先) 물자 지원, 후(後) 임진강 현장 조사’를 주장하며 남측의 ‘선 현장 조사, 후 물자 지원’ 안을 거부하였다.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정회를 하고 서울의 훈령을 기다리는 동안 대동강을 둘러봤다. 대동강변에는 미국 해군 정보수집함 푸에블로호가 전시되어 있었다. 북한 안내 참사에게 미국에게 돌려주는 것이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으나 묵묵부답이었다. 미제의 침략을 물리쳤고 북한 주민들에게 확실하게 대미 적개심을 심어주는
6·25 전쟁 영웅 백선엽 장군의 동상이 5일 경북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에 세워졌다. 1950년 다부동 전투가 벌어진 지 73년 만에 승리의 주역을 현장에 모신 것이다. 국방부 장관과 한미연합사령관, 한미 양국 주요 인사 등 2000여 명이 참석했다. 지난 정권은 그를 친일로 매도하고 홀대했다. 정상적인 나라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늦었지만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지켜낸 영웅을 제대로 평가하고 추모하게 된 것이다.경북 다부동은 6·25 전쟁의 향방을 바꾼 최대 격전지였다. 백 장군은 제1사단장으로 8000여 명의 국군을 이끌고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내 통일부 복도에서 신임 차관 취임식에 참석했던 직원들이 사무실로 돌아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일 김영호 장관 후보자 등 통일부 인사와 관련해 "그동안 통일부는 마치 대북지원부와 같은 역할을 해왔다"며 "그래서는 안 된다. 이제는 통일부가 달라질 때가 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새 정부 들어 통일부의 역할에 대한 의문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20년 북한과 대화 채널이 끊기면서 이미 통일부의 존재는 유명무실해졌다. 지금까지 3년 가까이 직원 600명의 통일부가 별로
6·25 전쟁 참전용사들이 25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6·25 73년 행사에서 국가보훈부가 지급한 '영웅의 제복'을 입은 채 국기에 대해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6·25 정전 70주년을 맞아 제작한 ‘영웅의 제복’을 받은 참전 용사들의 감사 편지와 전화가 국가보훈부로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90대에 접어든 참전 용사들은 “앞으로 친구나 지인들을 만날 때 당당히 입고 다니겠다” “눈을 감을 때 수의 대신 입고 싶다”며 “나라에서 저희를 잊지 않아 감사하다”는 말을 빼놓지 않는다. 역설적으로 그동안 참전 용사
북한의 기차는 거의 모두 전기로 움직인다. 따라서 정전이 되면 전기가 들어올때 까지 기약없이 그 자리에 서있게 된다. 열차가 멈추면 승객들의 돈이나 음식을 구걸하려고 꽃제비들이 모여든다. 열차 주위를 배회하는 꽃제비. / RENK 제공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해 굶어 죽는 북한 주민이 늘고 있다는 외국 언론의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영국의 BBC방송은 14일 비밀리에 접촉한 북한 주민 증언을 통해서 확보한 아사(餓死) 사례를 전했다. 이 증언에 따르면 북한의 지방 도시는 물론 평양에서도 먹을 것이 없어서 굶어 죽는 가족이 속출했다고 한다
2022년 6월 복원된 국가정보원 원훈석./국정원 제공윤석열 대통령이 국가정보원 1급 간부 7명의 보직 인사를 재가했다가 모두 번복해 대기발령을 내렸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김규현 국정원장 측근 한 사람이 부적절하게 인사에 개입한 정황을 뒤늦게 다른 경로로 보고받은 뒤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지난해 10월에도 당시 임명된 지 약 4개월밖에 되지 않은 기조실장이 물러나면서 수뇌부 갈등설이 제기됐었다. 당시에도 내부 인사 문제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 만큼 국정원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일러스트=최정진북한에서 공무원(civil servant)은 머리가 좋거나 능력 있다고(be bright or capable) 될 수 있는 게 아니다. 임용 시험이나 절차(civil service exams or procedures)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다. 인사 배치(personnel assignment)는 출신 혈통과 배경에 의해 정해진다(be determined by their lineage and background).북한의 ‘공무원자격판정법’ 제2조는 공무원을 ‘국가기관에서 일정한 행정적 의무와 권한(certain admi
2004년 12월 15일 저녁 개성공단에서 ㈜리빙아트가 생산한 ‘통일냄비’ 1000세트가 서울시내 백화점에서 판매되었다. 당일 완판되어 구매하지 못한 소비자는 대기표를 받는 등 인기 폭발이었다. 라면을 끓여 먹을 수 있는 평범한 냄비지만 개성산(made in gaesung)으로 ‘통일’이라는 브랜드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모자란 물량은 서울에서 생산한 제품으로 충당했다. 소비자들은 냄비를 통해 남북한 경제협력과 통일의 이미지를 상상했다.그래픽=송윤혜개성산이었지만 공장 건설은 물론 철판도, 냄비 주조용 틀도 서울에서 가져갔다. 공장 가
북한이 31일 오전 6시29분께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 방향으로 우주발사체를 발사한 가운데 서울역 대합실에 수학여행을 떠나기 위해 모인 학생들이 갑작스럽게 울린 경보음을 듣고 휴대전화 위급재난문자를 확인하고 있다. 행안부는 "서울특별시에서 발령한 경계경보는 오발령"이라고 정정했다./연합뉴스얼마 전 김정은이 로켓을 발사했을 때 서울에 경계 경보가 울렸다. 경보가 왜 울렸는지, 어떻게 하라는 건지 설명이 없어 놀란 사람들이 화를 냈다. 더구나 새벽 시간이었으니 화가 더 났을 것이다. 그런데 카카오톡 등에 당국에 대한 비난이
우리 군이 31일 오전 서해 어청도 부근 해상에서 북한이 '우주 발사체'라고 주장하는 발사체로 추정되는 물체를 인양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북한 장거리 로켓 발사 직후 서울시와 행안부가 서로 엇갈린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발송해 시민들이 놀라고 혼란을 겪었다. 서울시엔 재난 문자와 함께 사이렌이 울리고 대피 방송이 나왔는데 무엇 때문인지를 알리지 않았다. 어디로 대피하라는 것인지 설명도 없었다. 그러다 ‘서울시에서 발령한 경계경보는 오발령 사항임을 알려드림’이란 문자 메시지가 왔다.이 일은 행안부와 서울시의 손발이 맞지
쌍방울그룹의 대북 송금에 관여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인물에 대한 첫 판결이다. 법원은 그가 2019년 1월 중국에서 북한 조선아태평화위 송명철 부실장을 만나 14만달러와 180만위안을 건넨 혐의를 인정했다. 이 돈은 쌍방울 김성태 전 회장이 2019년 경기도가 추진한 북한 스마트팜 사업 비용과 당시 경기지사이던 민주당 이재명 대표 방북 비용 명목으로 북측에 대납했다고 밝힌 800만달러 중 일부다. 이재명 대표는 그동안 이 의혹은 “검찰의 신작 소설”
/일러스트=최정진북한 정치범수용소 교도관(political prison camp guard) 역할을 하는 국가보위성 보위원들은 수감자들을 인간 이하로 취급하라는(regard inmates as subhuman) 교육을 지속적으로 받는다. 이들은 어떤 학대나 비인륜적 행위를 저질러도 처벌을 받지 않으며(be not punished for any abuse and inhumane acts), 동정하는 눈치를 보였다가는(show sympathy for them) 곧바로 중징계에 처해진다고(be subject to severe disci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