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포로 잊은 대한민국 김기철 논설위원"조국이 불러주길 기다리다 광산에서 숨져간 그 많은 국군 포로들이 유령이란 말인가. 국가가 세운 박물관이 어떻게 국군 포로를 망각할 수 있나."구순(九旬)을 며칠 앞둔 유영복씨는 답답한 표정이었다. 유씨는 육군 제5사단 27연대 소총수(일병)로 6·25에 참전해 1953년 6월 강원도 금화 전투에서 중공군에 붙잡힌 국군 포로 출신이다. 함경남도 단천 검덕·동암광산에서 30년 넘게 고된 노동에 시달리다 일흔 살이던 2000년 탈북했다. 그는 국립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이달 초 시작한 '전
문 대통령에게 정책 수정은 나쁜 ×들에게 지는 것… 적대감 가득한 폐쇄성 1970년대 이래 그대로노무현 시즌2보다는 박근혜 시즌2 같은 시대 '德 없으면 임금이 아니다' 양상훈 주필"최저임금 인상은 긍정적 효과가 90%." "자동차, 조선 산업이 좋아지고 있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실제 상황과 동떨어진 이상한 얘기를 할 때마다 지적 능력이 모자라는 것 아니냐는 소리가 무성하게 나온다. 이 자리, 저 자리에서 필자가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다. 문 대통령은 과
2013년 2월 5일 오노데라 일본 방위상이 긴급 회견을 열었다. "지난달 30일 동중국해에서 중국 소형 구축함이 3㎞ 떨어져 있던 일본 해상 자위대 함정을 사격 통제용 레이더로 조준했다"고 했다. 얼마 뒤 일본 언론도 중국군 간부들이 이를 시인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중국 국방부는 "일본이 레이더 조사(照射) 문제를 조작해서 중국군의 이미지에 먹칠하고 국제사회를 오도한다"며 발끈했다.▶지난 20일 우리 해군 구축함이 동해에서 북한 조난 선박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본 초계기 레이더 조준 논란'이 1주일
자유 수호가 당면 과제이지만 공동체 발전에도 관심 가져야민족·집단 重視는 역사적 현상… '주사 한 방'으로 바꿀 수 없어 이선민 선임기자얼마 전 11개 보수 단체가 함께 시국 대토론회를 개최한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침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던 보수 지식인들이 보수 우파의 재기를 위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 질서 이념을 확산시키고, 북한 주민의 인권 증진을 위해 노력해온 단체들이 한자리에 모여 문재인 정부를 제대로 저지하지 못하는 야당을 대신해 대한민
트럼프 미 대통령이 매티스 국방장관의 조기 경질과 관련, 트위터에 "미국이 전 세계 많은 부유한 국가의 군대에 실질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이 나라들은 미국과 미국 납세자를 완전히 이용하고 있다"며 "매티스는 이것을 문제로 보지 않았지만, 나는 문제로 보고 고치고 있다"고 했다. 동맹국 방위비 분담금 문제에 대한 이견도 매티스 경질의 주요 원인 중 하나였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동맹마저 오로지 '돈의 논리'로 보면서 한국의 주한미군 분담금이 "껌 값 수준"이며 기존 방위비 협정은 "끔찍하다"고 했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0일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우리의 핵 억제력을 없애는 것이기 전에 조선(북)에 대한 미국의 핵 위협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라고 했다. 북핵 폐기에 앞서 한국에 핵우산을 제공하는 한반도 주변 미군 전력부터 모두 철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미·북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이유에 대해서도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그릇된 인식 탓'이라고 했다. 이런 북한의 주장은 한반도 비핵화를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인 북핵 폐기'로 보는 국제사회 인식과는 동
우리 해군 구축함이 북한 어선 구난 활동을 위해 레이더를 가동한 데 대해 일본 정부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구축함의 사격용 레이더가 당시 해상 경계·감시 임무를 수행하던 일본 자위대 초계기를 겨냥했다는 것이다. 우리 해군 구축함은 지난 20일 울릉도·독도 인근 어장에서 조업 중이던 북한 어선이 조난당했다는 통신을 받고 구난 활동에 나섰다. 작은 어선을 찾기 위해 동해에서 일본 쪽으로 이동하면서 일반 레이더보다 더 정밀한 사격 관제 레이더까지 작동했다고 한다. 해군은 "초계기를 추적할 목적이 아니었다"고 했다. 당시 표류하던 북
홍영림 여론조사전문기자50대 중반 회사원 김모씨는 "대학 동기들의 연말 모임에서 '대통령이 잘해서 남북 관계가 좋아졌다'고 말했지만 호응이 없었다"고 했다. 반대로 자영업자인 친구의 "북한보다 우리부터 챙겨줬으면 좋겠다"는 푸념엔 여기저기서 맞장구를 쳤다고 한다. 문 대통령과 북한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던 1년 전 모임과는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는 것이다.이는 여론조사에서도 여실히 확인된다. 작년 말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50대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긍정과 부정 평가가 65% 대(對) 28%였지만 최근엔 36% 대
남북한과 주변 4强 모두 연합 군사훈련 바라지 않아안보 대비 태세 약해졌는데 비용 더 내는 상황 벌어질 수도 강인선 워싱턴지국장최근 워싱턴의 외교 안보 전문가들이 모인 자리에서 '한·미 연합 군사훈련 재개를 바라지 않는 지도자는 누구일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북한 김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까지 6명의 이름이 나왔다. 아베 총리에 대해선 이견이 있었지만 이런 상황에선 오히려 주일 미군의 역할 확대를 기대
대통령 언행이 달라졌다고 한다… 정권의 유전자는 그대로인데 언어만 바꾼다고 달라지진 않는다박정훈 논설실장지금 벌어지는 적폐 정국에서 조선조 사화(士禍)의 살육극이 연상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 가차 없는 잔혹함 때문이다. 조선 중기 성리학 이념 투쟁이 벌어질 때마다 피바람이 불었다. 패배한 진영의 수많은 선비가 고문당하고 주살(誅殺)됐다. 가족·친척·제자까지 노비가 되고 유배당하는 멸족(滅族)의 참화가 벌어졌다. 그것은 공포의 통치술이었을 것이다. '피의 경고'로 저항의 싹을 자른 것이다.이재수 전 기
대통령은 답방 길 닦는 외교, 청와대 앞엔 金 환영 그림판그래 놓고 연내 답방은 무산… 중매 나선 교황 방북도 불투명 김창균 논설주간TV 개그 프로는 유행어로 승부한다. 많은 사람이 따라 하는 유행어를 만들어 내면 시청률이 올라가고 장수한다. "왜 이래? 아마추어같이"도 그중 하나였다. 사정을 빤히 아는 '프로'들 앞에서 '아마추어'처럼 허술한 짓을 할 때 쓰는 말이다. 이달 초 청와대가 "김정은 위원장이 답방할지 안 할지 모른다"고 연막을 쳤을 때 그 유행어가 떠올랐다. 당시는 문재
안준용 정치부 기자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박항서 감독의 지난 15일 스즈키컵 우승 소감은 외교가에도 큰 화제였다. "베트남 국민이 저를 사랑해주신 만큼 제 조국 대한민국도 사랑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그의 한마디가 큰 울림을 주며 '외교관 100명이 못할 일을 해냈다'는 평가가 나왔다.반면 일주일 전 국내에선 고위 외교관이 베트남에 외교 결례를 범하는 일이 있었다. 이 외교관은 일부 기자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독살 사건으로 북한 당국이 베트남 정부에 비공식 사과했다"고 했다. 북한 국적
비리 혐의로 감찰을 받고 있는 전직 민정수석실 특감반원이 러시아 대사로 있는 우윤근 전 민주당 의원의 채용 비리 의혹 관련 첩보 보고서를 썼다가 청와대에서 쫓겨났다고 주장했다. 우 대사에 대한 인사 검증이 진행되던 작년 8월 '우 대사가 2009년 건설업자로부터 조카 취업 청탁과 함께 1000만원을 받았다가 2016년 총선 직전 측근을 시켜 돌려줬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올렸는데, 이 일로 정권에 미운털이 박혀 감찰까지 받게 됐다는 것이다. 해당 특감반원은 "첩보 내용을 조국 민정수석이 임종석 비서실장에게 보고했고 임
두 번째 정상회담 앞두고 미국과의 교착 상태 빠진 김정은… 현상 유지 속 '시간 끌기' 할 듯북한 경제 改善 원한다면 비핵화 계획이나 核시설 폭파로 미국에 합당한 '명분' 줘야 수미 테리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4년 임기의 절반을 곧 마치는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적으로 많은 골칫거리에 직면하고 있다. 미·중 무역 전쟁 여파로 등락을 거듭하는 증권시장,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한 하원, 뮬러 특검의 대공세 등이 그렇다. 그의 전(前) 개인 변호사인 마이클 코언은 트럼프와 성(性
신동흔 문화부 차장지난 4일 밤 KBS 시사 프로 '오늘밤 김제동'에 나온 '위인맞이환영단' 대표는 2분 분량 녹화물에서 "(김정은은) 겸손하고 지도자의 능력과 실력이 있고 (중략) 팬이 되고 싶었다"고 했다. 야당을 중심으로 "공영방송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비판이 쇄도하자 KBS 제작진은 예상했다는 듯 '(야당 주장은) 왜곡이며 비판적 내용의 방송이었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냈다. 그러나 김정은 칭송 발언이 KBS 전파를 탔다는 점에서 파장이 작지 않다.곳곳에서 금기(禁忌)가
림 일 탈북 작가22년 전 대한민국에 입국한 나는 당국 조사에서 "당신은 북한에서 인권유린을 당한 적 있는가"라는 질문을 받았으나 대답하지 못했다. '인권'이란 게 무엇인지 몰랐기 때문이다.북한은 2000만 인민이 유치원 시절부터 평생 의무적으로 수령(김일성·김정일·김정은) 생일과 기일, 약력 등을 달달 외우고 혁명 학습과 정치 관련 행사의 포로가 되어야 하는 나라다.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매주 진행하는 '생활총화'(자기비판 모임)다. 한 주간 자신의 몸가짐과 정신 상태를 수령의 사상에 맞춰 엄격히
세계 인권의 날인 10일 미 재무부가 북한 권력 2인자로 평가되는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과 정경택 국가보위상, 박광호 당 선전선동부장 등 3명을 인권 유린과 관련한 대북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인권의 날을 맞아 미국 정부가 제재를 발표한 나라는 북한이 유일했다. 국무부도 이날 '북 인권 유린 보고서'에서 "CD나 DVD만 갖고 있어도 처형당할 수 있는 곳"이라고 했다. 미국의 대북 인권 제재는 2016년 7월 김정은 등 개인 15명과 기관 8곳에 대한 제재 이후 4번째다. 개인 32명과 기관 13명이 제재 리스트
"영화가 참 직관적이네."옆에서 소곤대는 소리가 들렸다. 영화가 끝나고 상영관을 나서는 길이었다. 메시지가 분명하고 이해하기 쉽다는 뜻으로 들렸다. 좋게 말하면 직관적이지만 솔직히 너무 노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요즘 극장가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영화 ‘국가 부도의 날’ 이야기다. 전반적으로는 수준급 영화다. 외환위기 당시 서민들이 겪었던 고통과 절망을 비교적 잘 묘사했다. 중소기업 사장 한갑수(허준호)를 중심으로 당시 한국 사회에서 벌어졌던 부도, 파산, 해고, 자살 등의 어두운 기억을 생생하고 현실감있게 되살렸다.반면 주
검찰은 지난 3일 법원 구속영장 실질 심사에 출석하는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에게 수갑을 채웠다. 이 일이 논란이 되자 검찰은 "법 규정에 따랐다"고 했다. 말도 안 되는 핑계다. 검찰 예규에는 도망 또는 남에게 위해(危害)를 가할 우려가 있거나, 난동을 피울 가능성이 높을 때만 제한적으로 수갑을 채울 수 있게 돼 있다. 이 전 사령관은 구속영장 실질 심사 직전 변호인과 함께 검찰에 자진 출석한 뒤 검찰 직원들과 법원으로 이동했다. 도망칠 사람이 검찰·법원에 제 발로 찾아갔겠나.이 전 사령관은 "잘못이 있다면 내가 책임지겠다"고
양승식 정치부 기자올해 연평도 포격 도발(11월 23일) 8주기는 '조용히' 지나갔다. 추모식은 열렸지만 정부가 아닌 해병대사령부 주관이었다. 보도 자료는 일부 지역 매체에만 배포했다. 해병대 서북도서방위사령부는 '연평도 포격 상기 훈련'을 실시했지만 실사격은 없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고(故) 서정우 하사의 어머니 김오복씨는 "평화라는 이름으로 아들의 희생이 잊히는 것 같다"고 했다.더구나 북한은 우리 추모 행사까지 맹비난했다. '우리민족끼리'는 지난 7일 '불순한 망동, 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