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正源 /세종대교수·국제정치학북한 김정일 위원장의 기나긴 러시아 방문은 그가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공산당 1인 독재체제를 세습받은 북한의 지도자라는 점을 실감나게 했다. 국정현안이 산적한 민주주의 국가의 정상들은 감히 엄두를 낼 수 없는 여유자적한 모습으로 방탄 기차에 관료들을 싣고 다니는 모습은 세계인들로 하여금 스탈린, 김일성, 그리고 사회주의의 과거를 떠올리게 했다.1945년 이후 현재까지 북·러 관계는 ‘이념’, ‘중국’, ‘한국’ 등의 변수에 따라 때로는 절친한 맹방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치밀하게 서로를 견제하면서 발전해왔
민주당 핵심인사가 지난 4월 말 작성했다는 「향후 정치일정」이라는 비밀문건은 한마디로 「김정일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개헌과 3당 통합, 그리고 대통령 선거 등 국내 정치전략에 이용하자는 것이 그 골자다. 집권측은 이에 대해 「황당한 내용」이라며 펄쩍 뛰고 있다. 그러나 작성자는 다름 아닌 당 총재의 조직담당 특보인 현역 의원이었음이 드러나고 있다. 이 문건이 실제로 어떻게 활용됐고 기능했는가 하는 것과는 별개로 이는 집권측 핵심이 그동안 내년 대선까지의 정치일정을 놓고 무엇을 생각했고 탐색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 문건은 글자
북한이 금강산 관광사업 부진을 엉뚱하게 미국의 방해 때문인 양 덮어씌우고 나섬에 따라 그 문제는 또다시 좌초위기를 맞게 됐다. 북한 아·태평화위는 8일 성명을 통해 『미국의 부시 행정부가 온갖 수단을 동원해 남북한의 금강산 관광사업을 반대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금강산 관광사업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은 전적으로 미국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자신들이 한 약속은 도외시한 채 모든 것을 「미국 탓」으로 돌리는 저의는 여러 가지 일 것이다.지난 6월 8일 현대가 「금강산 관광 미납금」을 지불하는 대신 북한은 육로관광을 허용하고 금강
안녕하세요. 통한문제연구소(NKchosun.com) 김미영입니다. 지난 달 제네바에서 북한은 16년만에 낸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일명 B규약) 정기보고서에 대한 심사를 받았습니다. 이와 관련된 뉴스를 접하다가 귀가 솔깃해지는 대목이 있었습니다. 북한이 사상(史上) 처음으로 '공개처형' 사실을 인정했던 것이지요.물론 공개처형이 북한에서 일반적으로 행해져 왔음을 시인한 것은 아니고, 지금까지 1992년에 '딱 한 건' 있었다고 했지만 말입니다. 이 딱 한 건은 여러분들도 이미 보셨음직한 벽보(사형공고문) 한 장에 담
안녕하십니까? 통한문제연구소(NKchosun.com) 김미영기자입니다. 너무 빨리 찾아 뵙게 돼 좀 쑥스럽군요. 다름이 아니라 제가 보내드린 을 읽고 한 독자분께서 편지를 보내주셨습니다. 오늘 한국을 살아가는 많은 분들의 고민이 아닐까 생각되어 독자께 양해를 구하고 이렇게 공개답장을 쓰게 됐습니다. 좀 사적(私的)인 얘기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부디 용서하십시오. ◇ 독자의 편지◇ 윤선생님께격려 말씀 감사합니다. 저는 북한에 대한 뉴스를 좀 더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는 조건 말고는 선생님과 똑 같은 입장에 있는 평범한 기자에 불과합
고골리의 대표작 「외투」의 주인공인 말단 관리 아카키에비치는 매일 밤 마시던 차를 마시지 않고 촛불을 켜지 않고 아껴서 새 모피 외투를 사입었다. 새 옷치레를 한다고 동료들과 술을 많이 마시고 돌아오는 길에 외투를 강도질 당하고 그 길로 시름시름 앓아누워 죽어간다는 줄거리다. 한대기후의 러시아 사람들 생각 속의 모피의 위상을 말해주는 것이 된다. 이 모피를 구해 동점한 것이 시베리아를 가로지른 최초의 길이라 해서 이를 「모피 로드」라 한다. 만약 모피 로드가 나있지 않았던들 칭기즈칸의 러시아 원정은 없었을 것이라는 말이 있다. 또한
남북문제에 있어 「주한미군」이 차지하는 비중은 알파요 오메가다. 한반도의 전쟁을 억지한다는 실질적인 측면 못지않게 그것이 갖고 있는 상징성은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에 핵심적 고리역할을 해왔다. 그런데 북한은 주한미군이 한반도 분쟁의 직접적인 원인이며, 미국의 한반도 강점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며 주한미군 철수를 줄기차게 주장해 왔다. 반면에 김대중 대통령은 작년 평양회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주한미군 철수, 연방제, 국가보안법 폐지 등 3가지 전제조건을 거둬들였으며, 이것은 정상회담의 중요한 성과인 동시에 북한변화의 증거라고 기회 있을
지난 4일 김정일 위원장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마치고 발표한 공동선언은 한반도와 주변 정세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8개 조항으로 된 북·러 공동성명은 국제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자는 등 원론적 내용을 포함하고 있기는 하나 전반적으로 미국과 한국을 겨냥한 새로운 동맹질서를 구축하려는 것같은 인상을 주고 있다.공동선언에서 북·러 양국은 요격미사일 제한조약을 준수할 것을 밝혀 미국이 주도하는 미사일 방어체계에 대항해 공동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북한의 로켓 계획은 “평화적 목적을 띠고 있어 북한의 주권을 존중하는
/李相禹 서강대 교수8월 4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조·러 모스크바 선언’에 합의하고 이를 공표하였다. 8개 조항으로 구성된 이 공동선언의 내용은 크게 3가지로 압축된다.첫째는 1972년에 체결한 러시아와 미국 간의 ABM 조약(요격미사일제한조약)의 지속 필요를 지지한다는 것으로, 미국의 미사일방어계획(MD)을 함께 반대한다는 내용(제2항)이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북한의 미사일은 비군사적인 것이므로 미국 MD계획의 구실이 될 수 없다는 북한 주장에 대한 러시아의 동조다.둘째는 북·러 간의 협력체제 강화 약
중국 공안당국이 최근들어 탈북자 단속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는 세계 유수 신문들의 보도를 보면서 우리는 중국당국의 인도주의에 거듭 호소하고 싶다. 중국이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탈북자를 마구잡이로 색출해 북한에 강제 송환하는 것은 인도주의 정신에도 맞지 않을 뿐더러 2008년 올림픽 개최국으로서의 이미지를 손상하는 것임을 우리는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뉴욕타임스는 현지 르포 기사에서 중국당국은 최근들어 인구조사요원으로 가장한 공안요원들을 집집마다 투입해 탈북자를 대대적으로 색출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탈북자 체포가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
정종욱 /아주대 교수김정일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또다시 미궁에 빠져들고 있다. 우리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또는 공개적으로 확인하거나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그 동안 광범위하게 유포되어 있던 ‘9월 답방 약속설’마저 사실상 물 건너갔다고 할 수밖에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 달 말 김 위원장이 러시아 방문을 끝내고 귀국하면 9월에는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의 평양방문이 예정되어 있고 10월에는 상하이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부시 미 대통령 방한 등의 일정이 겹쳐있어 김위원장이 서울에 온다고 해도 그 이후에나 가능한
모스크바를 향해 열차를 달리고 있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7월31일 노보시비르스크를 통과할 때, 일부 언론의 예상과 달리 아버지 김일성의 생명의 은인이면서 의동생이기도 했던 야코프 노비첸코의 유가족을 만나지 않았다.7년전에 사망한 노비첸코의 부인인 80세 노파 마리아를 비롯한 유가족이 노보시비르스크역에 나와 김정일을 기다렸으나, 20여분 정차해 있는 동안 김정일은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노비첸코는 소련군 장교로 해방 직후 북한에서 근무했다. 1946년 3월1일 평양역에서 김일성이 3·1절 기념 연설을 하고 있을 때, 김일성
안녕하십니까? 통한문제연구소 이교관 기자입니다. 요즘 우리 대북정책 당국의 최대 고민은 여전히 대북 전력(電力) 지원 문제입니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4차 남북 장관급 회담에서 제기했던 전력 50만㎾ 지원 요구를 올해 들어 김정일의 서울 답방(答訪)과 관련해 우리측 대북 라인과 가져온 막후 접촉을 통해서도 집요하게 해 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리 정부는 김대중 대통령이 요 몇달 사이에 여덟 번씩이나 공개적으로 요청한 데서 엿볼 수 있듯이 김정일 답방을 성사시키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김 대통령이 이처럼 지나치다 싶
로버트 두자릭 (Robert Dujarric) /허드슨 연구소(미국 워싱턴DC 소재) 연구원지금까지 북한의 장래에 관한 고찰은 주로 북한 내부 상황의 전개에 초점을 두어왔다. 그러나 중국 내부의 상황 변화가 북한의 몰락을 초래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중국은 북한에 상당한 원조를 제공하는 나라다. 이는 군사적 의미 보다 정치적 의미가 크다. 러시아는 스스로 심한 경제난에 빠져 있어서, 한반도 문제는 거의 관심을 두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그렇지 않다. 중국은 경제 대국이고 ‘미국 진영’에 속해 있지도 않다. 중국의 존재
세계 인권문제에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유엔인권이사회가 27일 북한에 대해 20개항의 구체적인 인권상황 개선을 권고해 북한 인권문제는 국제사회의 새로운 주목을 받게 됐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협약」에 가입한 국가들이 제출한 보고서를 토대로 조사결과를 밝혀 왔는데 81년 이 협약에 가입한 북한은 84년 첫 보고서를 낸후 17년 만에 다시 형식적 보고서를 냈으나 인권이사회는 북한의 인권사항이 여전히 지극히 열악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같은 권고사항을 채택한 것이다.이번에 권고한 내용은 대부분이 「시민적
26일 오전(미국시각) 미국 하원 레이번(Rayburn) 빌딩 2200호에서 열린 하원 국제관계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의 미·북 관계 청문회.잭 프리처드(Jack Pritchard) 한반도 평화회담 특사가 홀로 증인석에 앉아 있었다. 부시 대통령이 지난달 6일 대북대화 재개를 선언한뒤 북한과의 대화 등을 위해 임명한 사람이다. 그는 “내 상대인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에게 대북정책 재검토 결과와 우리의 진지한 대화 의지를 담은 편지를 보냈다. 북한측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를 정하도록 했다”고 말했다.아직 북한과의 회담 테이블에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2월 중국을 방문한데 이어 8월초 러시아를 방문하는 것은 북한의 외교가 대미(對美)측에서 중국ㆍ러시아 측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 부시정부의 세계운영방식에 위기의식을 느낀 이들 3국이 협력체제를 구축하려는 분위기는 어느정도 성숙했다고 볼 수 있다. 장쩌민 중국 주석은 작년 7월 러시아 푸틴대통령의 중국방문에 대한 답방으로 이달 중순 모스크바를 방문해 군사협력에 상당한 비중을 둔 우호협력조약을 21년만에 다시 체결했다. 장주석은 오는 9월 평양도 방문해 양국간 전통적 협력체제를 한층 강화할 예
북한 김정일 위원장이 러시아 방문길에 올랐다. 한·러 수교와 함께 악화되었던 북·러관계는 1990년대 중반부터 개선되기 시작하여, 지난해 7월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여 「북·러 공동선언」에 합의함으로서 정상화되기에 이르렀다. 푸틴 대통령의 평양 방문에 대한 답방으로 이루어지는 김정일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은 지난해 쌍무관계와 상호관심의 국제문제를 포괄적으로 다뤘던 공동선언 내용을 재점검하고 북·러 간의 보다 구체적인 외교, 군사, 경제협력문제를 검토하게 될 것이다.그러나 「북·러 공동선언」이 실리조항보다는 명분조항을 중심
이한동 국무총리는 18일 국회에서 “야당과 일부 언론이 반통일 세력이라는 인식에 동의하느냐”는 야당의원의 질의에 “국내에 일부 친북세력을 제외하곤 반통일 세력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통일은 자유민주주의를 바탕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답변했다.우리 헌법정신과 역대정부가 추진해온 통일정책에 비추어보면 이것은 지극히 당연한 말이지만 작금 우리 사회 일각, 심지어 집권층 내부의 통일문제를 둘러싼 불투명성을 고려하면 이총리의 발언은 어딘지 신선한 감마저 준다.이총리의 발언을 두고 우리는 알고 싶은 것이 있다. 우선 정부·여당은 이총리의 발언
문승일 /서울대학교 전기공학부 교수작년 12월 북한은 우리 정부에 50만㎾의 전력을 지원해 달라고 남북장관급 회담을 통해 요청했다. 북측이 우리 정부에 꾸준히 요구한 여러 가지 경제지원 요청 중의 하나였지만, 광복 직후 북한의 일방적인 단전으로 어려움을 겪어본 기억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북측의 전력요구는 남다른 느낌을 갖게 하는 사건이었다. 지난 2월 남북한 실무자 간의 1차 협상이 있었으나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던 중 최근 장재식 산업자원부 장관이 다시 한번 북한에 대한 전력지원 가능성을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전력지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