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색되었던 남북 당국자간 접촉이 5차 장관급 회담으로 다시 활발해질 전망이다. 이번 회담에서 그동안 합의는 했으면서도 실천에 옮기지 못한 여러가지 사업을 다시 추진키로 했으며 이산가족 상봉과 태권도 시범단도 교환키로 했다. 그러나 어느 때보다 많은 원칙적 합의가 이뤄졌지만 앞으로 남북 접촉이 순항할지는 미지수다. 북한이 이례적으로 이번 회담을 먼저 제의하고 남측의 수용요구에 즉각 응하는 등 전과 다른 태도를 보인 의도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이번 회담에서 북측은 큰 틀에서는 원칙적 합의를 하고 구체적인 실천은 실무회담으로 넘기는 과거
유호열 /고려대 교수·북한학금년 3월 북측의 일방적 선언으로 중단되었던 남북 장관급회담이 지난 주말 재개되어 3박4일간의 회담 일정을 마치고 18일 오전 공동보도문을 발표하면서 폐막되었다. 공동보도문은 전체적으로 지난해 채택된 6·15공동선언을 이행한다는 취지를 살리기 위해 민족의 화해와 단합, 이산가족문제, 민족경제의 균형발전과 경제협력, 사회문화교류협력, 당국간 회담 개최 등 5개항으로 나누어 각 분야별 사업추진 내역과 일정들을 제시하고 있다. 합의된 사항들은 대부분 지난 4차 장관급회담과 각급 실무회의에서 이미 합의했거나 논의
모처럼 열리는 남북장관급회담이다. 이 정부로서는 기다려왔던 대화의 기회이기도 하며, 이를 계기로 더 좋은 결과를 얻으려고 노력함직하다. 그런데 김대중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남북공동으로 반(反)테러 선언을 추진토록 지시한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그것은 북한과 함께 반테러를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오히려 회담을 방해할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우선 우리 남쪽으로서는 과거 북한이 저지른 각종 테러 사건에 대한 북측의 태도 표명 내지 사과 없이 북측과 공동으로 반테러를 선언한다는 것을 논리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혹자
인사가 통치의 요체임은 다시 말할 필요가 없다. 집권자는 인사를 통해 자신의 정책과 비전, 통치철학을 구현한다. 때문에 그 인사에는 집권자의 안목과 판단력 지혜 등 현재와 미래의 모든 것이 투영된다. 국무총리와 집권당 대표, 청와대 비서실장 등 「빅3」와 어제 있은 집권당 4역 그리고 청와대 비서실 등 후속인사까지 보면서 우리는 김대중 대통령의 선택과 판단력에 이상이 있음을 느끼게 된다.김 대통령은 신임 청와대 비서실장 임명석상에서 「대화와 타협을 통한 정??「정치 선진화」를 강조했다. 집권당 신임대표도 「야당과의 대화」를 되풀이했
리비아에서 근무 중 탈북한 북한 간호사를 현지 한국대사관이 나서서 북한으로 돌려보낸 사건은 이 정권의 「햇볕정책」의 허상이 얼마나 깊은 것인가를 보여준 것이다. 외교부는 「북한 인도」에 절차상 아무런 하자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우리가 보기에 이것은 절차상의 문제가 아니라 탈북·망명의 문제다. 게다가 절차상으로도 석연치 않은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첫째, 그 간호사가 남한망명을 희망했다는 근거가 없다는 것이 외교부의 주장이라면 그녀가 망명을 희망하지 않았다는 명시적 근거도 없다. 그녀는 작년 8월 12일 자신이 근무하던 리
박승준 / sjpark@chosun.com 장쩌민(江澤民) 중국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사흘간의 평양방문을 끝내고 5일 귀국했다. 장쩌민의 이번 평양 방문은 세 가지의 관심거리를 우리에게 남겼다. 우선 그가 이번에 김정일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방위원회 위원장과 만나 서울답방을 촉구했느냐는 것이고, 다음은 김정일이 장쩌민에게 중국식 사회주의에 동조하고 뒤따를 의사를 밝혔느냐는 것이며, 또 한 가지는 장쩌민의 이번 방문으로 두 나라 관계가 어떤 질적인 변화를 하게 됐느냐는 것이다.먼저 장쩌민이 김정일에게 서울답방을 촉구했느냐는
제임스 레이니(James T.Laney)·전 주한미군대사 모턴 에이브러모위츠(Morton Abramowitz)·전 태국주재 미국대사2000년 6월 평양에서 열렸던 역사적인 남북한 정상회담이 가져왔던 희망들은 사라졌다. 김정일 자신이 공공연하게 밝혔던 서울 답방 약속에 대해서도, 1년이 넘도록 답방 시기를 밝히기를 거절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북한과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태도가 경화됐고, 김 대통령에 대한 신뢰가 크게 손상됐다. 이 같은 정체상황에는 부시 행정부 역시 기여를 했다. 부시 행정부는 처음부터 북한과 상대
북한과 중국은 과거 동맹수준에 버금가는 우호관계를 복원한 것인가. 북한 김정일과 중국 장쩌민의 평양 정상회담의 의미는 바로 거기에 있다. 북한으로서는 김정일의 러시아 방문에 이어 중국과의 관계복원을 이룩함으로써 이른바 「신 3각 협력체제」 구축을 끝낸다는 의미가 있다. 중국으로서는 북한을 「완충지대」로 남겨놓는 것이 한반도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행사를 견제하는데 유리하다는 전략적 판단을 가져왔다. 이러한 토대 위에서 중국은 북한에 대해 쌀을 비롯한 양곡 석유 화학비료 무상지원과 경제협력을 약속했다. 그 규모는 양국 실무자 간 협의가
김영호 / 성신여대 교수·국제정치학국회는 임동원 통일부장관 해임 결의안을 통과시킴으로써 햇볕정책의 전략적 발상과 정책 수행 방식에 문제점이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김대중 정부에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결의안 통과 후 현 정부가 보여주고 있는 대응 방식은 국회 의사를 수용하기는커녕 더욱 오기를 부리고 있는 인상이다. 장관 한 명의 거취 문제로 끝낼 수 있는 일을 스스로 ‘남북문제의 근본과 관련된 사항”이라고 확대 해석한 초반 대응방식에서부터 “직접 국민을 상대하는 정치를 할 수밖에 없다”거나 “역사의 심판을 받을
북한에 피랍돼 공개처형당한 것으로 알려졌던 탈북자 유태준씨의 모습을 MBC가 지난주 방영함으로써 그가 북한에 살아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실종 1년3개월, 조선일보의 ‘유태준 공개처형’ 보도 6개월 만이다. 비디오테이프와 관련한 의혹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평양에서 내보낸 두 번의 기자회견 목소리에 대해 “내 아들이 아니다. 얼굴을 봐야 믿겠다”고 주장했던 유씨의 어머니 안정숙(58)씨가 “얼굴이 너무 상해 알아보기 어려웠으나 점점 아들의 얼굴이 살아나는 것 같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 그의 생존은 사실로 인정해야
국회에서 임동원 장관 해임안이 의결되고 본인도 사표를 낸 상황임에도, 민주당의 몇몇 의원들은 임 장관 해임안을 통과시킨 한나라당과 자민련의 '반역사적ㆍ반민족적'행위를 강력히 규탄하고,'민족의 장래' 운운하며 국회의원회관에서 항의농성을 벌이고 있다. 우리는 임 장관의 해임이 어째서 반민족적이고, 반역사적이며, 반통일적이라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그야말로 임 장관'개인숭배'요, '임동원=햇볕'식의 과잉논리가 아닐 수 없다. 굳이 말하자면 햇볕정책은 김 대통령의 '정책'이며 김 대통령이 그 중심에 있다고 하겠다. 임동원씨는
안녕하세요. 통한문제연구소(nkchosun.com) 김미영기자입니다. 8월 30일 MBC가 어디에선가 입수해 온 비디오 테이프를 방영함으로써 탈북자 유태준씨가 북한에 살아있음이 확인됐습니다.제가 3월 17일 유태준씨 '공개처형' 기사를 쓴 지 근 6개월만입니다. 6월 7일 평양방송 의 첫 보도 이후 6월 12일 기자회견, 8월 14일 기자회견, 그리고 이 비디오 테이프까지 네 차례에 걸쳐 응답을 보내온 북한 당국의 ‘성의’에 감사를 표해야 할 것 같습니다. ◇ 탈북하기 전 함흥에서 찍은 유태준씨의 사진(왼쪽), 99년 한국에서 봄나
국가보안법 문제는 한국에서 가장 민감한 사안의 하나이며 가장 첨예한 대립의 주제다. 그런 문제에 대해 아직 부임도 하지 않은 신임 주한 미국대사가 언급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토머스 허버드 대사는 『21세기에 들어 한국은 더이상 보안법 같은 것을 가질 필요가 없게 되기를 희망한다』는 7년 전 자신의 발언은 미래지향적이고 전향적인 관점에서 말했던 것이라며 『많은 한국인들도 자기와 같은 생각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우리는 여기서 그의 희망과 미래지향적 관점을 비판할 생각이 없으며 그 말의 타당성 여부를 논할 의사도
이 기사는 주간조선 2001년 9월 6일자에 "요덕정치범수용소 출신 탈북기자 강철환의 남남갈등 분석"이라는 제목으로 실렸다./편집자"만경대는 북한독재의 시발점이자 혁명의 요람'만경대 정신 계승' 운운은 북한 중심 통일 의미" 강철환 기자 nkch@chosun.com8ㆍ15 방북단(訪北團)의 일원인 동국대 강정구(姜禎求) 교수가 김일성이 태어났다는 평양 만경대에 가서 방명록에 ‘만경대정신 계승’ 운운한 것에 대해 배신감을 넘어 허탈감마저 느끼게 한다. 만경대가 어떤 곳인가. 개인적으로 내가 인민학교(초등학교)에 입학해 처음 방문한 곳
김현호지난 7월 제네바 인권이사회에서 북한당국이 공개처형 사실을 단 한 건이나마 인정한 것은 그 정황과 처형당한 사람의 신원 등을 입증하는 증거(공개처형을 알리는 공고문 사진과 목격자들의 증언)가 있었기 때문이다.확실한 물증 앞에서는 북한도 꼼짝할 수 없었던 것이다. 중국의 노동수용소(라오가이·勞改) 실상을 세계에 폭로한 헤리 우(63)씨도 중국에서 추방된 후 자신이 수용됐던 곳을 다시 찾아가 몰래 사진을 찍어옴으로써 증언의 신뢰도를 한층 높일 수 있었다. 1999년 12월 서울서 열린 북한인권대회에 참석한 그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김현호/조선일보 통한문제연구소장 hhkim@chosun.com지금 우리 정부가 처한 모습은 70년대 초반 서독 최초의 좌파 정권이 겪었던 위기 상황을 그대로 갖다 놓은 듯하다.동독과의 화해를 표방한 동방정책을 내걸고 69년 집권한 서독의 브란트 정부는 생각보다 일찍 위기에 빠져들었다. 국내 경기는 가라앉고 실업률은 사상 최고치를 넘나들었다. 로마클럽의 ‘성장의 한계’ 보고서(1972년)를 실증이라도 하듯 국제경제에도 오일쇼크가 몰아 닥쳤다. 국내 좌파와 노조의 과도한 요구도 정부를 더욱 궁지로 몰아 넣었다. 동방정책에 대한 보수 야
김효재/편집부국장 hjkim@chosun.com8·15 평양축전 기간 북한을 방문했던 남한측 방북단 일부 인사들이 보여준 언행은 한국 지식인 사회의 깊이를 새삼 생각케 한다. 그 ‘일부 인사들’ 가운데 우리가 지식인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들이 끼어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생각이 사회주의적 경향을 띠고 있다고 해서 하는 말이 아니다. 무슨 주의나 주장의 우열이나, 좌파냐 우파냐 하는 편가름을 떠난 인류보편의 가치, 즉 인권이나 평등에 대한 ‘일부 지식인들’의 고집스런 편견과 완고함, 그리고 눈가림이 도를 지나친 측면 때문이다.‘좁은
김대중 대통령에게 한 가지 거스를 수 없는 정치적 대망이 있다면 그것은 「남과 북을 열고 통일을 이룩한 지도자」로서의 역사적 평판이다. 그가 오매불망 대통령이 되고자 했던 것도, 모진 정치적 탄압과 박해를 이겨낼 수 있었던 것도 따지고 보면 역사에 그런 이름을 남기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다. 그가 노벨 평화상에 그토록 의미를 부여한 것도 남북화해의 챔피언으로서 발돋움하는 발판이 되기를 바랐던 것이다. 그가 오늘 언론과의 전쟁을 불사하게 된 것도 그 근원은 남북문제에 있다고 본다. 6·15 남북정상회담 이후 그는 김정일의 서울답방을
「8·15평양축전」 사태로 국민의 개탄은 계속되고 있고 이 정부의 그동안의 대북정책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선공후득」을 내세운 그간의 「햇볕정책」이 결국은 평양에서의 어처구니없는 「통일전선 한판굿」으로 되돌아오고 있는 작금의 충격적인 상황 속에서 우리 내부는 여러 갈래로 찢겨지고 있다. 다수국민들은 국가적 정체성의 혼미에 빠져 있다. 한마디로 정권과 나라가 흔들리는 사태가 전개되고 있음에도 책임지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집권측은 「이번 일은 임동원 장관의 책임이 아니라 방북단 일부의 책임」이라고 감싸고만 있다. 심지어 『임 장관
『만경대 정신 이어받아 통일위업 이룩하자』는 방명록 파문이 일자 그것으로 「아차」싶던 측에서는 처음에는 도리없이 「유감」을 일단 표명했다. 그러다가 하루 이틀 지나면서 그들은 다시 뒤집기 전술로 나오기 시작했다. 우선 민주당 대변인 성명을 보면 『돌출언행에 대해서는 철저히 가려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일단 안전판을 만들어 놓고서 나중에 가서는 다시 『야당이 색깔론적 시각에서 비난하는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며 딴소리를 하고 있다. 그렇다면 『만경대 정신 이어받아…』는 색깔론이 아니고 그것을 나무라는 분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