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4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미 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CEO 라운드 테이블’에서 갑자기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 전 대통령이 “한미 FTA의 걸림돌이 됐던 쇠고기 문제가 합의됐다는 전화 보고를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으로부터 받았다”고 밝힌 직후였다.이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들이 ‘한미FTA가 반드시 체결돼야 한다’는 강한 집념을 보여주고, 또 지지를 보내줬기 때문에 합의가 됐다”며 한껏 고무된 모습이었다고 한다. “양국 대표들이 어젯밤에 한숨도 안 자고 밤을 새서 협상을 했
노석조 국제부 기자시리아 독재자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은 2013년 9월 일생일대 위기에 직면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에 대규모 군사 공격을 개시하려 한 것이다. 그해 초 오바마는 시리아군이 사린(sarin) 등 독가스가 장착된 폭탄을 반군뿐 아니라 민간인에게도 사용한다는 인권 단체의 주장이 제기되자, '레드라인'을 넘지 말라며 경고했다. 그런데 그해 8월 시리아 한 반정부 마을에서 1000여 명이 독가스 중독으로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유엔 조사로 시리아 정부의 소행이 밝혀졌고, 이에 오바마가 &
강성곤·KBS 아나운서"영국은 전쟁에서 이길 것이다. 그들은 전쟁 말고는 무엇이든 해내기 때문이다. 독일은 분명히 질 것이다. 독일인은 할 줄 아는 게 오직 전쟁밖에 없기 때문이다."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일 무렵 어느 이탈리아 종군 기자가 한 말이다. 놀랍게도 그의 말대로 됐다. 이건 일종의 '착한 부조리(不條理)'다. 신념의 선의가 결정적일 때 작동해 놀라운 세렌디피티(serendipity·뜻밖의 행운)를 빚어낸 건 아닐까.우리네 삶은 모차르트 오페라 '돈 조반니'의 오타비오가 겪는 것처럼 복잡하고
북한의 장기적 非核化는 '허구''단계적 해법' 합의도 과거 실패 되풀이하는 것北 비핵화 조치 시작 후 제재 해제·경제 건설 지원주한미군 문제는 논의대상서 빼야 김천식 前 통일부 차관·우석대 초빙교수이달 27일 판문점에서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에서 우리는 철저하게 국익(國益) 추구에 집중해야 한다. 세계적 탈냉전 이후 30년 동안 한반도 냉전을 끝내지 못한 가장 큰 요인은 북한 핵(核) 문제였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의 성공 여부는 북핵 문제의 확실한 해법 찾기에 달려 있다. 남북과 미·북 정상회담이 연이어
非核化라는 거짓 약속, '우리 민족끼리' 논리, 韓·美 이간과 北·中 회복이 세 가지 덫 극복하고 北核 없는 평화 만드는 '무기'는 강력한 한·미 동맹 신원식 前 합참 작전본부장·예비역 육군 중장침묵하던 김정은이 중국을 전격 방문함으로써 북핵 게임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그러나 김정은이 어떤 술책을 부리든 우리 목표는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를 이루는 것이다. 그러려면 김정은이 평화 공세 뒤쪽에 숨겨놓은 '덫'을 찾아 이를 극복해야 한다.먼저 '비핵화 의지'로 포장한 덫
[안용현 논설위원의 뉴스파일] 중국의 한국기자 폭행 100일- 그날 베이징에서 무슨 일이…文대통령 취재하던 기자 2명, 中경호원 10여명에 폭행당해… 안와·코뼈 골절 등 중상맞은 기자 "그날이 내 생일… 우리 네티즌이 되레 악성댓글… 몸보다 마음이 더 아팠다"中은 1명만 구속 '사건 뭉개기'… 기소 않고 "아직 수사중" 말만우리 정부 "中외교부 유감표명 중국이 사과한 것으로 봐야… 韓·中간에는 다른 현안도 많다"국가적 굴욕에도 제목소
이라크·리비아 독재자 몰락 先例, 美의 북한 정권 안전 보장 不可강대국들, 국제 보장 못 해… 北의 '기본 외교 수단' 상실核 동결은 몰라도 포기는 불가능, 섣부른 기대보다 냉정한 인식을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북한학남북 정상회담,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보도가 나온 이후, 한국 사회는 장밋빛 물결과 희망으로 넘쳐나고 있다. 많은 사람이 북한의 비핵화(非核化)가 이루어질 전망이 밝다고 주장할 뿐만 아니라 종전(終戰) 선언이나 평화 체제, 또는 상징적 조치가 북한을 '보통 국가'로 만들
입력 : 2018.03.27 03:17獨逸서도 20년 걸린 통일을 1년 만에 하겠다는 現 정부반면 강경파 중용한 美는 '戰時 내각' 연상시켜침묵 중인 北의 核 포기만이 한반도를 화염에서 구하는 길 김대중 고문문재인 대통령과 그의 정부는 지금 한껏 들떠있다. 남북, 미·북 정상회담을 자신이 성공시켰다며 '핑크' 무드에 젖어 있다. 심지어 주변에선 노벨 평화상 얘기까지 나왔다. 그는 지난 21일 정상회담 준비위원회에서 "남북이 함께 살든 따로 살든 서로 간섭하지 않고 피해 주지 않고 함께 번영하며 평화롭게
조의준 워싱턴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TV 리얼리티 쇼 '어프렌티스'에서 "넌 해고됐어"란 말로 유명해졌다. 하지만 실제 그가 운영했던 '트럼프 그룹'은 사람을 해고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가족 회사라 팀워크를 중요시했고, 그의 측근 중에는 골프장 캐디에서 시작해 사장까지 오르는 등 오랜 기간 함께한 사람이 많았다. TV의 모습은 '계산된 파격'이었던 것이다.1980년대 뉴욕시는 센트럴파크의 아이스링크를 6년간 1300만달러를 들여 수리했지만 고치지 못했다. 그러자 트럼프는
정상 회담에 들뜬 한국과 달리 미국은 마지 못해 가는 분위기北 비핵화 발표 없는 상황에서 트럼프 변수 감안하면 '예측 불허' 강인선 워싱턴지국장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특사단이 전한 김정은의 정상회담 제안을 전격 수용한 지 닷새 후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해임했다. 지난 연말부터 경질은 기정사실화돼 있었다. 문제는 시점이었다. 북한과 대화를 앞두고 '대화파'를 쳐낸 이유에 대해 트럼프 정부의 전직 고위 관리는 "대통령 손에 쥐여 준 쓸 만한 정책 대안이 없어서"라고 했다. 지난 1년 동안 국무장관으로서
市場이 北 체제의 아킬레스腱이다김정은은 안다,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하면 자기가 죽는다는 걸 박정훈 논설위원탈북한 지 10년이 넘었는데도 악몽을 꿉니다. '고난의 행군'이라고 하죠? 1990년대 후반 식량난 말입니다. 죽음의 문턱을 오간 시절이었습니다. 배를 곯는다는 게 얼마나 잔인한 고문인지 기자님은 모릅니다. 저는 아직도 굶는다는 것에 대한 공포가 있습니다. 2500만 북한 주민이 다 그럴 겁니다. 이 트라우마를 모르고선 절대 북한을 이해 못 합니다.작년 초 김정은 신년사를 보고 울컥했습니다. "능력이 따
[이하원 논설위원이 만난 美 국제정치 석학 미어샤이머]"한국, 중국 패권에 올라탔다간 '半주권국가' 신세될 것"김정은 核포기 가능성은 0~1%… 트럼프와 진짜 만날 지도 불확실부시·오바마 對中정책은 실패중국을 세계경제에 편입시키면 민주주의 국가 될 것이라 착각트럼프도 중국 패권 못 막아 이하원 논설위원'우크라이나의 핵포기는 큰 실수' '북은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주장으로 유명한 존 미어샤이머(John Mear sheimer) 시카고대 교수가 방한했다. '4월
독일 일간 도이체벨레(DW)는 지난 19일(현지 시각) 독일 정보부 수장이 전날 열린 비공개 회의에서 의원들에게 “북한이 핵·미사일로 유럽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외교 이사회 회의에 참석했다.강 장관은 20일 귀국하면서 이 회의와 관련, “남북 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에 이르기까지 과정을 설명하고 앞으로 방향에 대해 EU 28개국의 전폭적 지지를 얻었다”고 말했다. 그의 ‘전폭적 지지’ 발언은 독일 정보기관 책임자가 미국 본토뿐
김연주 사회정책부 기자19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김상곤 교육부총리는 초등 사회 교과서 '집필자 패싱'에 대해 "편찬기관(진주교대)과 발행사(지학사) 간에 벌어진 일"이라는 대답만 되풀이했다. 이 교과서 연구·집필 책임자인 박용조 진주교대 교수를 배제한 채 고친 다음 박 교수 도장을 몰래 찍은 서류를 근거로 수정하는데 교육부가 관여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김 부총리는 "발행사가 무슨 실익이 있어서 사문서까지 위조해가면서 북한, 새마을운동 같은 내용들을 적극적으로 수정했겠느냐"는 의원들 질문에도 "교육부와는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北도, 美도, 南도한·미 정부의 묘한 접점을 북한은 뱀처럼 파고들고 있다 선우정 사회부장2차대전 말기 북한 광산이 일본의 생명선으로 떠올랐다. 핵무기만이 전세(戰勢) 역전을 위한 수단으로 남았을 때다. 일본은 북한에서 핵무기 원료인 우라늄 235를 얻으려고 했다. 실제로 1944년 6월부터 국근광산에서 우라늄을 함유한 광물을 채굴했다. 흥남 용흥공장에서 원폭 실험에 성공했다는 소문도 돌았다. '니호(ニ號) 연구'란 이 극비 프로젝트가 1~2년 전 성공했다면 일제는 망해도 그렇게 참담
턱없는 특권 의식 사로잡힌 가짜 메시아·'혁명팔이'들,말로 "적폐 청산" 외치며 성추행·강제 스킨십 저질러이들의 '말·행동 따로' 맞설 '아름다움의 혁명' 필요 류근일 언론인미투 가해자들은 대체 왜 그랬을까? 대부분 보수 반동, 마초(macho) 부류도 아니란 사람들이 말이다. 그들은 거창하고 거룩한 변혁 담론의 주창자·선지자·실천자였고, 낡은 세상을 타파하고 '새 하늘 새 땅'을 이룩할 '메시아 의식'의 당사자 또는 전도사였다.그러나 알고 보니 그들은 뒤로
C 터너 조이 '공산주의자는 어떻게 협상하는가?'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남북대화가 성사된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제재가 먹힌 덕분이라는 문 대통령의 말은 가감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우리 언론은 마치, 대화가 사실은 문 대통령의 외교력으로 성사된 것인데 문 대통령이 기지를 발휘해서 트럼프에게 공을 돌린 것처럼 칭송을 하고 있다. 사실은 '성사'랄 것도 없이 숨통이 막힌 김정은이 필사적으로 휘젓는 손을 문 대통령이 부여잡은 것이 아닌가. 그런데 횡재라도 한 듯 마냥 행복해하는 것 같아서 걱정이 된다. 정
北의 침묵과 對美 특별 메시지, 비핵화 개념 등 의심스러워'中 제재 완화'가 北 속셈일 수도판문점 정상회담 정례화도 성급北과 대화로 韓·美동맹 흔들고 핵보유 기정사실화 악용 우려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남북 관계에도 봄이 온 듯하다. 연이은 정상회담 개최에 환영 일색이다. 하지만 개운치 못한 무언가가 있다. 왜 그런지 곱씹어 보니 이상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무엇보다도 북한이 아무 말도 없다. 물론 과거에도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말을 아껴온 전례가 있다. 하지만 이번의 침묵은 독특하다. 핵 문제만큼은 미·북 간의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