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在天나라가 온통 대선의 회오리바람에 휘둘리는 동안 국내외의 많은 중요한 뉴스들이 우리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채 흘러가 버렸다. 그 중의 하나가 지난 12월 10일 뉴욕타임스에 실린 비무장지대에 관한 기고문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의 김계중 교수와 하버드대학의 윌슨 교수는 이 기고문에서 비무장지대를 ‘평화의 공원’으로 지정하기 위한 남북의 대화를 촉구했다. 전세계 온대지방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생물다양성의 보고(寶庫)인 비무장지대를 보전하자는 움직임은 전세계적으로 이미 더할 수 없이 중요한 이슈가 되어 있는데 정
이제 대통령선거의 들뜬 분위기와 치열한 정치적 대결양상에서 벗어나 나라의 장래를 생각하며 정신을 가다듬을 때다. 지금처럼 한반도의 안보상황이 불안했던 적이 없기 때문이다. 북한은 연일 핵무기 제조의 수순을 밟으며 국제사회를 위협하고 있고 한국에는 반미(反美)가 나날이 강도를 더해가는 가운데 마침내 미국에서 주한미군 철수가 거론되기 시작한 작금의 상황은 한국의 안보가 예측불허의 상태로 몰려가고 있음을 말해준다.최근 조선일보 인터넷 영문판에 쏟아지고 있는 100여건의 미국인 독자 편지는 섬뜩한 내용들로 가득하다. 초기에 『두 여중생의
25일자 시론 ‘다시 시작된 北核게임’을 읽었다. 나쁜 평화가 좋은 전쟁보다는 바람직하나,북한핵의 볼모는 미국이 아니라 한국임을 명심해야 한다는 말에 동감한다. 북핵 문제로 미국과 북한이 한치의 양보도 없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번 사태에 대하여 세계의 언론들이 각종 전망과 분석을 내놓고 있는데 그 가운데 워싱턴포스트는 “북한핵 위험은 절망의 행동”이라며 일본 도쿄 다쿠쇼쿠대학의 북한 전문가의 분석을 인용했다.이런 분석이 뒷받침되는 자료가 통계청에서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01년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한국은 8900
김영진착잡한 심정과 당혹감으로 연일 계속되는 격렬한 대규모 반미시위의 영상을 지켜보던 미국인들을 노무현 후보의 승리소식이 강타했다. 많은 미국인들에게서 필자가 받은 질문이다. 급진적이며 반미성향을 가진 노 정권의 출범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김대중 정부 하에서 축적된 한미 간의 상호 불신으로 상처입은 양국관계를 재구축하려는 미국의 희망은 꺾이게 될 것인가?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이 동맹국가의 행동규범을 이탈하고, 미국의 최우선순위 과제인 반(反)테러 전쟁과 대량살상무기 확산 저지 정책의 효과적 집행을 저해할까 미국 정부는 우려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구상 중인 북핵(北核) 해법의 골격은 ‘미·북 중재론’이다. 대통령 후보 시절에 이 같은 입장을 거듭 피력했고, 대선 이후 노 당선자의 외교안보 참모들이 미·북 중재 방안을 집중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다. 이 주장의 핵심은, 정면충돌 코스로 치닫고 있는 미국과 북한이 서로 대화하고 협상할 수 있도록 한국이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적잖은 대중적 호소력을 갖춘 방안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북한 핵위기를 둘러싼 냉엄한 국제 현실이다. 우선 미국이 북한의 협상요구에 응하지 않는 이유를
지금 미국과 북한은 마치 상대방을 향해 질주하는 열차나 다름없다. 이렇게 가면 충돌할 것이 분명하지만, 당분간은 속도를 줄일 생각도 없고 또 각자의 내부 사정 때문에 그럴 수도 없는 형편이다. 북한이 연일 핵게임의 수위를 높여가는 것에 맞춰 미국측에서 나오는 비난과 경고도 한층 강해지고 있다. 북한은 어제 방사화학실험실에 대한 봉인마저 해제함으로써,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핵폭탄 제조물질인 플루토늄 추출에 돌입할 수 있는 상태가 됐다.‘외교적 해결’을 강조하던 미국에서도 ‘군사적 수단’ 같은 말들이 흘러나오더니, 급기야 럼즈펠드 국방
鄭玉任 1993년 3월 북한의 NPT 탈퇴 선언으로 야기된 핵 문제는 94년 5월 북한이 8000여개의 연료봉을 인출함으로써 한반도를 중대 위기 국면으로 내몰았다. 인출된 폐연료봉을 이용해 4~6기 정도의 핵 폭탄을 생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유엔을 통한 대북 경제제재 준비에 들어갔고, “제재는 곧 선전포고”라는 북한의 경고에 맞서 군사적 대응책도 실천에 옮겼다. 미국 본토로부터의 미군 증파 계획을 세웠고, 실현에 옮기지는 않았으나 영변 핵 시설에 대한 공습도 검토했다. 경제제재 추진과 미군 증파안으로 한반도에서 전쟁 가능
현재 북한이 벌이고 있는 ‘핵(核)게임’은 성공확률이 제로에 가까운 위험천만한 도박에 불과하다. 최근 들어 북한 핵 도발의 단계와 수위가 날마다 높아지고 있다. 엊그제 영변 핵단지의 5MW급 원자로에 대한 봉인을 제거하고 감시카메라 작동을 중단시키더니 어제는 저수조에 보관된 폐( )연료봉 감시장비와 봉인에까지 손을 댔다.8000여개의 폐연료봉은 재처리만 하면 언제든 핵폭탄 제조 물질인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기에 한·미 정부와 국제사회는 여기에 손대는 것을 ‘인내의 마지노선(線)’으로 간주해 왔다. 이제 북한의 의도는 분명해졌다.
金熙相 지난 2년간 미국 RAND, 일본 방위연구소, 러시아 IMEMO, 중국 사회과학연구소 등 주변 4국의 대표적 안보 연구소를 두루 섭렵할 기회를 가졌다. 대체로 21세기 동북아가 미국·중국, 일본·중국 간의 태생적 갈등관계를 중심으로 매우 불안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데 큰 이견이 없었다. 그 지정학적 중심에 화약고인 한반도가 서있고 북한은 변함없이 그 뇌관이 되려 하고 있다. 최근 북한의 개혁적 상황도 전쟁지도체제라고나 해야 할 북한의 체제와 통치그룹의 전근대적 사고방식 등에 비추어 오히려 태풍 전야의 성격이 될 가능성이 높아
북한이 영변 원자로에 설치된 봉인과 감시카메라 제거작업에 나선 것은 핵시설을 재가동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행동에 돌입했음을 뜻한다. 이 원자로가 다시 돌아가기 시작하면 여기서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이 만들어지게 되지만, 감시장비의 무력화로 북한이 언제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 파악하기도 어렵게 됐다. 한반도 핵위기가 가시권으로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 핵개발 프로그램 시인과 핵시설 재가동 공언 후 한 단계씩 위협 수위를 올리고 있는 것은 미국과의 불가침협정 체결을 비롯한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관철하기 위한 예상된 수순이라고
북한 핵 위기는 가상의 상황이 아니라 실재(實在)하는 현실이다. 지금이라도 북한이 영변 핵단지에 상주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관계자들을 추방하거나 감시카메라 기능을 정지시키기라도 한다면, 한반도는 가파른 위기로 치닫을 수밖에 없는 처지다.이런 맥락에서 부시 정부의 대외정책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막후 실력자로 알려진 리처드 펄 미국 국방정책위원장이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 발언은 의미심장하다. 그는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부시 정부는 모든 방안을 고려하게 될 것이라며 군사적 방안도 배제하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핵 동결을 약속한 94년 제네바 합의 이후에도 70차례 이상 핵(核)개발을 위한 고폭실험을 지속적으로 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이것은 북한이 이미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거나 최소한 개발 완료 단계에 들어갔다는 추정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증거다. 이로써 북한이 제네바 합의 파기의 책임을 미국에 떠넘기고 있는 것은 전형적인 적반하장(賊反荷杖) 선전술임이 다시한번 분명해졌다.북한이 수년간 비밀리에 핵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해 온 사실은 최근의 농축 우라늄을 이용한 핵개발 프로그램 시인이나 핵시설 재가동 위협이 즉흥적인 위기 돌파 전술이
金明燮/한신대 교수·국제관계학어제까지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대통령 선거전. 아직 민주화되지 않은 나라들에서 보면 엄청난 문화 충격이며 부러움의 대상이다. 그러나 국제적 비전이 실종된 선거전은 이전투구처럼 느껴지며, 배가 가라앉아도 “네가 죽는 모습은 보고 죽겠다”고 아우성치는 오월동주(吳越同舟)를 연상시킨다. 안에서 본 대한민국은 스피드 코리아, 디지털 코리아, 피스 코리아 등이 뒤엉켜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축제의 장이지만, 밖에서 본 대한민국의 앞날에는 시커먼 파도들이 넘실거리고 있는 것이다.1880년 일본 방문을 마치고 풍전
김정원(金正源)/세종대 석좌교수·국제정치학며칠 전 필자는 워싱턴에서 백악관과 국무부의 고위급 관리들을 만났다. 그들과 대화하면서 ‘주한 미군’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 몰라보게 달라지고 있다는 점을 체감할 수 있었다. 예컨대 “얼마 전 한국의 통일안보팀 고위급 인사로부터 미국이 대북 문제에 협조하지 않으면 반미 시위를 통해 미군 철수를 유도하겠다는 말을 들었다. 그 당시에는 믿지 않았지만, 이후 북·미 협상 중 북한 관리들이 똑같은 주장을 되풀이하여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과격 시위대가 아니라 일반 시민들이 갈망한다면 주한미군
해적(海賊)에 낭만적 이미지를 심어준 것은 뭐니뭐니 해도 로버트 스티븐슨의 명작 ‘보물섬’이다. ‘보물섬’의 키다리 존 실버는 해적의 삶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그들은 거칠게 살고 교수형도 감수하지만 싸움닭처럼 호기롭게 먹고 마신다. 항해가 끝나면 그들의 호주머니는 수백 파운드의 돈으로 두둑하다. 그 돈의 대부분은 럼주(酒)를 마시고 즐기는 데 쓴다. 그리고 그들은 다시 바다로 나간다.” 꽉 짜인 일상에 갇힌 도시인이라면 누가 이런 자유를 꿈꾸지 않겠는가.▶해적하면 우리가 쉽게 떠올리는 보물지도, 금은보화, 목발, 앵무새, 안대
북한의 핵시설 재가동 공언으로 고조된 한반도 안보위기 상황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를 놓고 이회창 후보와 노무현 후보가 분명한 방법론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은 대선(大選) 마무리 국면에서 뚜렷한 쟁점으로 부각될 만한 소재다. 문제는 양측의 논쟁이 각자의 철학과 원칙, 구체적 해법을 심화 발전시켜 나가기보다는 다분히 선거전략적인 수사학으로 일관해 마치 우리 내부를 둘로 쪼개놓는 듯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이 후보가 북한에 대해 보다 원칙적이고 단호한 대응을 강조하면서 현금지원 중단을 촉구하고 있는 반면, 노 후보는 가급적
대한민국의 안보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외부적 요소는 크게 볼 때 두 가지다. 하나는 북한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이다. 그런데 이 두 가지 변수가 지금 지극히 불안정하다. 따라서 한국의 안보 역시 불안한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게다가 우리는 지금 다음 5년을 결정지을 중대한 선거를 치르고 있다.국민의 결정이 안보의 향배를 가를 것이다. 북한이 핵시설을 재가동키로 해 상황은 94년 이전으로 되돌아갔다. 북한은 말로는 핵발전(發電)을 얘기하지만 세계가 우려하는 것은 핵폭탄이다. 북한은 이제 거리낌 없이 핵폭탄을 만드는 길을 열고 있다.
북한은 끝내 한반도를 핵위기로 몰아가려고 하는가. 어제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지난 94년 미·북 제네바 합의의 파기를 선언했다. 지난 8년여간 북한 핵개발을 막아온 마지막 안전장치를 제거하겠다고 밝힌 것이다.도대체 북한이 어떤 속셈으로 지금 이 시점에서 제네바 합의 파기를 선언했는지는 선뜻 이해가 되지 않지만, 최악의 선택을 한 것은 분명하다. 북한의 핵개발을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국제사회의 의지는 단호하다. 이는 단지 부시 미국 행정부만이 아니라 국제사회 전체의 결의라고 할 수 있다. 극적인 상황 변화가 있지 않는
김태우/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지난 9일 미국 해군이 스커드 미사일들을 실은 북한의 상선을 붙잡아 검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미국은 미사일들이 예멘 정부가 수입하는 것으로 테러세력에 넘어갈 가능성이 없다는 점을 확인한 후 이 선박을 풀어주었다. 이렇듯 사건은 신속히 일단락되었지만 그 의미는 심상치 않다.첫째, 이번 사건은 아미티지 보고서 등이 예고했던 해상차단작전(MIO)을 미국이 실행한 것으로 향후 북한에 대해 어떤 태도를 견지할 것인가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강력한 반테러 정책과 단호한 대량살상무기 반확산 정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