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해리스 주한 미 대사는 2일 부임 첫 기자 간담회에서 "종전 선언은 너무 빨리 하면 나중에 협상이 실패했을 때 김정은이 혜택을 본다"며 "한번 선언하면 (새로) 전쟁을 시작하지 않는 한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매우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조기에 종전 선언이 되도록 관련국과 협의 중"이라며 '중국 포함 4자 종전 선언'을 언급하는 등 이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주재국 정부가 전력투구하는 일에 대해 대사가 이렇게 말할 정도면 미국이 종전 선언을 어떻게 보는지 짐작할 수 있다.해리스 대사는
국방부 기무사 개혁위원회는 2일 "기무사 본연의 임무인 보안·방첩과 관련되지 않은 일반적인 장교 동향 보고를 중단하는 등의 개혁안을 국방부에 권고했다"고 밝혔다. 기무사 요원은 현재 4200여 명에서 3000여 명으로, 장성은 9명에서 5~6명으로 각각 30% 이상 줄이라고 했다. 전국 시·도에 배치된 기무부대도 없앨 방침이다. 또 기무사 존립 근거가 되는 대통령령을 폐지하고 기무사 역할을 할 새로운 부대 또는 기관을 창설하라고 국방부에 권고했다. 사실상 해체 수준의 개혁안이다. 국방부는 개혁위안과 자체안을 종합한 최종 개혁안을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이 지난달 30일 보도한 북의 ICBM 추가 제조 움직임은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 미 국무부, 한국 정부, 군 당국 모두 이를 부인하지 않고 있다. 이 공장은 북이 미 동부 지역까지 타격할 수 있는 '화성 15형'을 생산한 곳이다. 북이 고농축 우라늄 등 핵물질을 계속 생산하고 있다는 보도 역시 미 국무부에 의해 사실로 확인됐다. 결국 '완전한 비핵화'를 결심했다는 북한이 지금도 핵물질과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계속 생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핵화를 결심했다면 곧 없애야 할 핵물질과
2003년 8월 북한 외무성 부상이 모스크바의 러시아 외무부 자료실을 방문했다. 1939년 체결된 독·소 불가침조약 복사본을 한참 바라보더니 "단순 선언이 아닌 제대로 된 조약도 아무 보장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한다. 히틀러가 불가침조약 한 달 만에 2차대전을 일으키고 1941년 소련을 전격 침공한 역사를 떠올린 것이다. 그의 결론은 "그러니 (체제를) 보장한다는 미국 말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였다.▶북 정권은 1953년 7월 김일성이 흰색 군복을 입고 정전(停戰)협정문에 서명하는 사진을 '전쟁 승리 장면&
국방부가 국산 '철매II' 요격 미사일 양산 물량을 대폭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날아오는 적 미사일을 격추하는 미사일이다. 방위사업추진위는 내년부터 철매II 개량형 양산에 들어가 7개 포대를 생산하는 방안을 올 2월 확정했었다. 그런데 지난달 송영무 국방장관이 재검토를 지시해 합참과 방위사업청이 4개 포대를 우선 생산한 뒤 나머지 물량 생산은 추후 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종 결정을 위한 방위사업추진위 회의가 한 차례 남아 있지만 국방부는 양산 물량을 처음 계획의 40%까지 축소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전군 주요 지휘관들을 청와대로 소집해 '국방 개혁 2.0' 계획을 보고받았다. 군 병력을 현재 61만8000명에서 육군 11만8000명을 줄여 2022년까지 50만명으로 감축하고, 현재 21개월(육군 기준)인 병사들의 복무 기간을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단축해 2021년에는 18개월로 줄이겠다고 했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 능력을 완성했는데 우리는 병력과 복무 기간을 줄이겠다는 것이다.저출산으로 그냥 있어도 병력이 줄어든다. 정상이라면 복무 기간을 늘려 병력을 유지해야 한다. 그런데 거꾸로 복무 기간
25년 전 논산훈련소에서 차렷 다음으로 배운 제식(制式)이 거수경례였다. 손날만 보이도록 손바닥을 곧게 펴고 오른손 집게손가락을 눈썹 끝에 신속히 붙이라는 교관 목소리가 여태 기억에 남아 있다. 구호는 "충~성~"이었다. 손바닥이 보인다고, 목소리가 작다고 얼차려를 받기도 했다. 나중엔 제법 익숙해져 군인티가 난다는 얘기를 들었다.▶거수경례는 로마에서 '무기가 없다'는 걸 알리려고 오른손을 든 데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중세 기사들이 헬멧 얼굴 가리개를 오른손으로 들어 인사한 데서 비롯됐다는 얘기도 있다. 201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5일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이 핵분열성 물질을 계속 생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의 언론 보도를 미 정부가 공식 확인한 것이다. 김정은은 지난 4월 20일 '핵무기가 완결돼 필요 없게 된 핵 실험장을 폐기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3일 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핵 동결 조치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중대한 결정"이라고 했다. 이후 정부는 마치 북이 핵 활동을 동결한 것처럼 말해왔다. 국민은 그 뒤 이뤄진 4·27 남북 정상회담 합의와 한·미 연합훈련 중단, 남
청와대는 23일 "작년 10월 북한산 의심 석탄이 국내에 반입된 직후부터 정보를 받았고, 그때부터 관세청이 조사 중"이라며 "아직 명확한 결론을 못 내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파나마 선적 스카이에인절호와 시에라리온 선적 리치글로리호는 작년 10월 러시아 홀름스크항 부두에서 석탄 4156t, 5000t을 각각 싣고 인천과 포항에 하역했다. 이 석탄은 국내에 유통됐다. 북한 선박들이 홀름스크항 부두에 북한산 석탄을 내려놓는 장면이 위성사진에 잡혔다. 그 후 바로 이 두 배가 들어가 그 석탄을 실었다. 이것만으로도 증거가
교육부는 2020년부터 쓸 중·고교 교과서와 내년도 초등학교 교과서 집필 기준에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 표현을 넣는 대신 '대한민국이 한반도 유일의 합법 정부'라는 기술은 원안(原案)대로 삭제하기로 했다.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빼는 교과서 집필 기준은 지난 2월 초안 공개 때부터 논란이 됐다. 교육부는 최근 국민 의견 수렴 과정에서 접수된 608건 가운데 591건에 이르는 반대 의견을 감안해 방침을 수정했다고 설명했다.그러나 교과서 집필자들이 의무적으로 따라야 하는 교육과정 성취 기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일 취임 후 처음으로 국가정보원 청사를 찾아 업무보고를 받았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국정원이 평창 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성공시킨 주역이 됐고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이 됐다"고 했다. 국정원은 북의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최일선 안보 기관이다. 북한 위협 동향 탐지와 간첩 적발·체포가 국정원 본연의 임무인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지금처럼 남북대화가 진행되는 때에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북이 무슨 의도를 갖고 어떤 작전을 짜고 있는지 파악해야 하는 게 국정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20일 유엔 안보리 브리핑에서 남북 간에는 대북 제재의 예외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그 직후 뉴욕특파원 간담회에서 "(제재에) 예외가 필요한 면이 있다. 북과 대화와 협력을 이끌어 나가는 데 있어서 제재 틀 안에서 예외를 인정해달라는 것"이라고 이를 확인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이날 안보리에서 대북 제재 일부 해제를 요구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유엔 회원국들은 한국이 중·러와 함께 대북 제재에서 이탈하려 한다는 신호로 읽을 것이다.강 장관은 "북한 비핵화 전까지 제재는 유지돼
이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참모들은 북핵 해결에 시간 제한이 없다고 공공연히 말하고 있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18일 "북한 비핵화에는 일정한 시간이 걸릴 것이며 해야 할 일이 많다"고 했다. 어느 나라의 핵을 폐기하는 데 시간 제한을 두지 않는다는 것은 핵 보유를 인정하자는 것과 다를 게 없다. 10년, 20년 지나면 기정사실이 된다. 평창올림픽 이후 한창 들떴던 분위기를 생각하면 무슨 사기극에 홀린 느낌마저 든다.단 한 가지 다행은 미국이 그래도 아직은 제재를 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폼페이오도 "비핵화의 모든 과정은 기
트럼프 미 대통령은 17일 북핵 협상과 관련해 "시간제한도, 속도 제한도 없다"고 말했다. 백악관에서 공화당 의원들과 만나 "북한과의 관계는 매우 좋다"면서 공개적으로 말했다. 그는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도 "우리는 북한과 잘 지내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있다.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했다. 트럼프 백악관은 북한과 협상이 시작될 때만 해도 북핵 폐기는 시한(時限)이 중요하다고 말해왔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2년 내 폐기'를 말했고, 볼턴 안보보좌관은 지난 1일 "1년 내 북핵·생화학무기 폐기 방안이 있다"
북한 대외 선전매체 '우리 민족끼리'는 15일 "종전(終戰) 선언을 하루빨리 발표하는 것이 조선반도 긴장 완화와 조·미(미·북) 신뢰 조성을 위한 선차적 요소"라고 했다. 북은 지난 6~7일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 때부터 연내 종전 선언을 재촉하고 있다. 이날 미군 유해 송환을 위한 미·북 장성급 회담에서도 종전 선언 문제를 거론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미 국무부는 종전 선언 요구에 대해 "북이 비핵화해야 정전협정을 대체할 평화체제 구축에 전념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북이 선(先) 비핵화 조치를 해야
2003년 1월 7일 오후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집무실로 문희상 민주당 의원을 불렀다. 노 당선자는 문 의원에게 "대통령 비서실을 어떻게 운영했으면 좋겠냐. 비서실장은 누가 적임자냐"고 물었다. 면담은 35분 만에 끝났다. 다음날 아침 이낙연 당선자 대변인은 '비서실장 문희상, 정무수석 유인태'라는 청와대 인선 내용을 발표했다. '대야 관계를 중시한 예상 밖의 진용'이라는 평가였다.▶일주일 후 문 실장은 "김대중 정부가 4000억원 대북 지원 의혹을 임기가 끝나기 전에 털고 지나가야 한다"고 말
미국과 북한은 12일 판문점에서 미군 유해 송환 협의를 갖기로 했으나 북한 측이 나타나지 않았다. 미측이 북측에 전화를 걸자 느닷없이 "격을 높여서 장성급 회담을 갖자"고 했다. 이런 외교 회담도 있는가 싶다. 유해 송환은 미·북 정상회담 때 트럼프 대통령이 요청했고 김정은이 즉석에서 동의해 합의문에 담겼다. 트럼프는 이를 핵심 성과로 꼽았고 미국은 유해를 넘겨받기 위한 나무 상자 100여개를 판문점에 마련해 놓고 기다려 왔다.한 달 전 싱가포르에서 미·북 정상이 70년 만에 손을 맞잡았을 때만 해도 북핵 폐기, 미·북 관계 정
정부가 전시(戰時)·재난·테러 등 국가 비상 대비 태세를 점검하는 정부 훈련인 을지연습을 올해 하지 않기로 10일 결정했다. 매년 실시하던 '을지연습+프리덤가디언(한·미 훈련)'에서 을지연습을 분리한다고도 했다. 이로써 한·미 연합군과 정부 합동 훈련인 UFG(을지포커스렌즈 포함)는 42년 만에 사실상 없어지게 됐다. 다만 오는 10월 한국군 단독 훈련은 실시된다고 한다.을지연습은 전시 상황 등을 대비해 군(軍)·정부·지방자치단체가 일년에 한 번 손발을 맞춰보는 훈련이다. 매년 4000여개 기관에서 48만여명이 참여한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 빅터 차 한국석좌는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북한과 평양 협상에서) 진전을 이뤘다고 했지만 이는 돼지에게 립스틱을 칠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아무 성과가 없었던 실상을 속이고 분칠하려는 것이라는 얘기다. 지난 6~7일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3차 방북(訪北)이 빈손으로 끝나자 미국 내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과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봇물 터지듯 하고 있다. 여당인 공화당과 대북 대화파 인사들까지 가세하는 상황이다. 6월 12일 북·미 정상회담 이후 미국 내 조야가 이처럼 한목소리로 트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7일 평양을 떠나며 "비핵화 시간표 등 협상에 많은 진전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5시간 만에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폼페이오 방북 결과는 "유감스럽기 그지없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미국 측은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와 신고·검증 등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요구만 들고나왔다"고 했다. 그러자 마치 방북에 성과가 있었던 듯 강조하던 폼페이오도 8일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직후 "미국 요구가 강도 같은 것이라면 전 세계가 강도"라고 맞받았다. 폼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