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올해 안에 최신형 패트리엇 미사일 16기를 한반도에 추가 배치하고, 1개 중무장 여단 장비를 해상에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됐다. 이와 함께 주한미군의 재래식 폭탄을 정밀유도 폭탄으로 교체하고 있고, 지난주에는 최신형 고속수송선을 통해 오키나와 주둔 미군이 한반도에 긴급 투입되는 작전을 선보이는 등 그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이 같은 일련의 움직임은 주한미군이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본격적인 전력증강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물론 한·미 정부는 그 의미를 애써 축소하고 있다. 주한미군 재배치
지난 20일 미 의회 청문회에서 북한 고위관리 출신의 탈북자가 증언한 북한의 마약생산 및 수출실태는 북한이 가히 ‘마약 국??箚?불릴 만한 충격적인 내용들을 담고있다. 그의 증언 내용 중에 특별히 눈길이 가는 대목이 하나 있었다. “2001년 12월 남한 당국이 부산항에 들어온 배에서 다량의 마약을 적발했는데, 남한 당국은 그 마약이 어느 나라에서 생산된 것이라고 밝히지 않았지만, 그것이 북한산이었던 것은 거의 확실하다”고 밝힌 부분이다. 이는 본보가 작년에 보도한 부산항 마약 밀수선 의혹 보도를 뒷받침하는 내용이다(2002년 4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경협 회담에서 북한이 대놓고 남한을 협박하고, 이에 대해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을 내놓았는데도 결국 우리는 쌀 지원과 개성공단 추진 등 북한에 줄 것은 모두 주기로 합의했다. 북측은 “남쪽에서 헤아릴 수 없는 재난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협박 발언을 한 데 대해 그것은 “재난이 닥쳐와 북이나 남이나 불행하게 되지 않고 다 같이 잘 되기를 기대하는 의미에서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사과나 유감 표명은 어디에도 없다. 동어반복(同語反復)에 불과한 해명인데도 정부는 이를 ‘유감성 해명’이니 ‘진일보한 성과’라고 자평하고
남북 간 경제협력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에서 북측 대표가 북핵문제에 대한 한·미의 대응자세에 시비를 걸면서 “남쪽에서 헤아릴 수 없는 재난을 당하게 될 것”이라는 등의 노골적인 위협을 가한 것은 결코 유야무야 넘길 일이 아니다. 같은 날(20일) 북한 노동신문은 미국의 대북 압박이 강화된다면 “조선반도에서 전쟁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해 남한을 핵 인질로 삼겠다는 의도를 그대로 드러냈다. 북한의 이런 태도는 94년 북핵 위기 때 “서울이 불바다가 되고 말 것”이라던 북한 대표의 위협 발언과 다를 게 하나도 없다. 입만 열면 ‘
김대중/이사기자노무현 대통령의 방미는 ‘잘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가 미국에 오기 전에 토해냈던 여러가지 대미(對美) 언급과 한국 국민들의 걱정에 비하면 그렇다. 적어도 표면상으로는 한·미 간에 큰 마찰이나 이견(異見) 대립이 없었다. 노 대통령의 돌출 행동이나 발언도 없었을 뿐 아니라 오히려 미국사람들 듣기 좋은 얘기만 했다. 부시 대통령의 ‘서부 총잡이’ 같은 태도나 듣기 거북한 직설적 발언도 없었다. 노 대통령 스스로 토로했듯이 ‘잔뜩 긴장했던 것’ 치고는 모두 안도하는 분위기로 끝난 셈이다. 여기에는 몇 가지 요소가
노무현 대통령의 방미(訪美) 성과를 둘러싼 논란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고, 불가피한 측면이 있기도 하다. 노 대통령이 갑자기 대미관(對美觀)을 바꾼 것처럼 보이자 적잖은 국민들이 의아해 했고, 특히 노 대통령을 적극 지지했던 사람들의 충격이 컸기 때문이다.물론 이번 논란은 작년 말부터 시작된 한·미 동맹을 둘러싼 논쟁의 연장선 위에 있으며, 우리 내부 의견을 모아가는 과정이라는 점으로 보면 긍정적인 면도 있다. 그러나 상대방을 의식해야 하는 외교의 특성을 무시한 채 ‘자해(自害)성 논란’으로 진행되는 것은 곤란하다.이런 점에서
최근 잇따라 터져 나오는 북한 주요 인물들의 미국 망명설을 대하면서 한국정부가 중요한 대북 정보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사전에 몰랐다면 사후에라도 사실관계를 신속히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런 확인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마치 남의 일 대하듯 하는 소극적인 대응태세가 답답하기만 하다. 정부는 북한 김정일 정권의 내부사정을 속속들이 꿰뚫고 있는 길재경의 미국 망명설이 보도된 지 이틀이 지나도록 사실 여부마저도 명쾌하게 확인을 못한 채 허둥댔다. 최근 북한 핵개발의 중심인물로 여겨지는 경원하 박사 일
“금세라도 물방울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실용주의 외교.”노무현 대통령이 미국에서 부시 대통령과 벌이고 온 외교를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은 17일 그런 말로 논평했다. 그냥 ‘실용주의’라고 하지 않고 ‘물방울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淋 盡致)’이라는 묘한 표현을 덧붙여 놓았다. 말뜻이야 ‘금방 물에서 건져올린 것처럼 생생한 실용주의’, 다시 말해 ‘실용주의 외교의 극??정도로 받아들이면 될 듯싶다.하지만 일상 생활에서 아주 맵거나 짠맛 같은 극단적인 것을 싫어하는 중국인의 습성을 고려해본다면 다소 불편해하는 느낌이 배어있다는 점
/고든 플레이크(Gordon Flake)맨스필드 태평양 연구소 소장부시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은 2년 전 부시·김대중(金大中)의 첫 정상회담 때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결의를 갖고 정상회담에 임했다. 그 점에서 두 사람은 의심의 여지없이 성공했다. 부시·김 회담 때는 없었으나 이번에 명백하게 눈에 띈 두 가지 요소는 바로 존경과 친근성이었다.회담 후 예정에 없이 로즈가든에 나타난 부시는 노 대통령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하고, 대화하기에 편안하며, 이해하기 쉽게 말하는 상대’라고 묘사했다. 이것은 한국인들에게는
콩은 노랗기에 꽃도 노랗고, 팥은 자주색이기에 꽃도 자주색이라고 생각들 하지만 콩꽃은 자주색이고, 팥꽃은 노랗다. 열매와 꽃이 같은 색깔일 것이라는 동일 연결 사고를 하기 때문이다. 자연에만 투영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 됨됨에도 동일해야 하고 전 인격적으로 변함없기를 기대한다. 이이(李珥) 율곡 선생은 생각 많은 19세에 세상에 염증을 느끼고, 머리 깎고 급강산에 입산한 적이 있었다. 한평생 사는 데 크게 세 번, 작게는 서른 여섯 번 인생이 유전한다던데 율곡의 출가는 그 많은 유전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 한데 불문을 배척했던 당대
/朴斗植 논설위원노무현 대통령은 본인의 미국 방문 결과에 대해 대단히 만족하고 있는 것 같다. 15일 정상회담을 마친 후 부시 미국 대통령이 옆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한국을 떠나면서 걱정과 희망을 함께 가지고 왔는데 걱정은 벗어버리고 희망만 갖고 한국으로 돌아가게 됐다”라고 말했을 정도다.그렇게 느낄 만도 하다. 미국측의 대접도 극진한 것 같았고, 부시 대통령은 노 대통령을 “대화하기 편안한 상대”라고까지 평가했다. 한·미 두 나라 실무진이 준비해 온 공동성명도 큰 문제 없이 나왔다. 노 대통령 취임 후 ‘반세기 한·미 동맹 역사
어제 백악관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미국 대통령 사이의 정상회담은, 노 대통령 취임 후 등장했던 한·미동맹에 대한 안팎의 걱정과 불안을 상당부분 덜어낼 수 있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출발이다. 무엇보다 앞으로 북핵(北核)위기를 함께 풀어가야 할 두 정상이 이번 첫 만남을 통해 상대방에 대해 ‘믿고 같이 일할 수 있는 파트너’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성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미국 방문 기간 노 대통령은 미국측에 이런 이미지와 믿음을 주기 위해 국내에서 오히려 반신반의(半信半疑)할 정도의 표현까지 동원해가면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방미를 일찍부터 준비해왔던 한국 정부가 끝내 이루지 못한 두 가지 일이 있다. 우선 미국 상·하 양원 합동연설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취임 초 미국을 방문해 상·하원 의원들 앞에서 영어로 연설을 했다. 발음이 신통치는 않았지만 민주주의의 가치를 역설한 그를 미국 의원들은 기립박수로 환영했다. 노 정부는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다각도로 애를 썼다. 워싱턴을 방문했던 야당의 중진 정치인에게도 부탁했다. 하지만 미 의회의 반응은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았다. 공화당도, 민주당 지도부도, 막상 얘기를 꺼내면 딴
지난해 제10기 한총련 의장으로 선출된 김형주씨의 국가보안법 위반 최종심에서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하고 김씨의 유죄를 확정했다. 이번 판결은 그동안 한총련 문제와 관련해서 이 정부의 고위 인사들이 한총련의 이적성을 지적한 대법원의 기존판결과 배치되는 말과 행동을 거듭해온 터라 그 의미가 보다 각별하다고 할 수 있다.그간 정부와 사회는 이 한총련 제10기 집행부가 ‘연방제 통일안’을 ‘6·15공동선언에 입각한 통일안’으로 강령의 일부를 개정한 것을 놓고 “그 정도면 변했다”는 동정론과 “그것만으론 곤란하다”는 원칙론으로 나뉘어 갈등을
吳太陽 사단법인 「좋은 벗들」 통일사업부 간사나는 소위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다. 2001년 12월 17일, 불교 신앙과 평화운동의 개인적 경험과 신념에 따라 인명 살상을 목적으로 하는 ‘집총 및 군사훈련’ 거부를 실천에 옮겼다. 입영기피죄로 곧 기소됐으나 병역거부자에게 대체복무제도를 마련하지 않는 현행 병역법의 위헌 심리가 헌법재판소에 계류됨으로써 재판은 무기한 연기됐고, 1년 6개월여의 시간이 그렇게 흘렀다. 2003년 5월 현재 한국의 감옥에는 1400여 명에 이르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이 수감돼 있다. 이들은 종교적 신념
/朴斗植 논설위원외교가의 오랜 속설(俗說) 중 하나가 “실패한 정상회담은 없다”는 것이다. 정상회담이 언제나 성공했다는 뜻이라기보다는 정상회담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의지가 담긴 말이다. 그렇다고 과장된 표현은 아니다. 주변 사람들이 ‘이건 실패구나’라고 느낄 만큼 정상 간의 만남이 참담하게 끝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회담장 안의 분위기가 아무리 험악했어도 주변에서 늘 성공처럼 보이게 포장하는 외교적 기술을 발휘하곤 하기 때문이다.이 분야에 관한 한 한국 외교관들의 실력은 세계 정상급이다. 그런 우리 외교관들도 어쩔 수 없이 실패
노무현 대통령은 미국 방문 첫날인 어제 주한미군 2사단 재배치 문제에 대해 “현재의 위치에서 한국을 도와줄 것을 간곡하게 부탁드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간 노 대통령이 ‘한·미 동맹 재조정’에 상당한 의지를 보여왔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간곡하게’라는 표현까지 넣어 미군 2사단이 한강 이북에 계속 주둔해달라고 부탁하겠다라고 말한 것은 커다란 입장 변화라고 할 수 있다.결국 이는 한국의 안보와 번영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대통령의 입장에서 무엇이 국익인가를 놓고 오래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일 것이다. 과거 노 대통령이 어떤 입
노무현 대통령의 이번 방미(訪美)는 외교안보적 소득 못지않게 경제 측면에서의 성과가 주목되고 있다. 물론 문제의 경중(輕重)과 선후(先後)에선 당연히 북핵(北核)해법 도출과 한·미 동맹관계의 재정립, 미 2사단 재배치 보류 등의 외교 안보적 현안에 대화와 협상의 중점을 두는 것이 마땅하다. 우리 경제가 당면하고 있는 불안요인의 상당 부분이 안보적 불확실성과 한·미 동맹 이상(異狀)징후 등 경제 외부 요인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한·미 정상이 외교안보 부문에서 공감대를 확보한다면 이 효과는 경제 쪽으로도 긍정적 작용을 하게 될 것이기
노무현 대통령이 내일 미국 방문길에 오른다. 다른 어느 때보다 이번 노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은, 그만큼 한·미 사이에 중요하고 급한 일이 많다는 뜻이다.노 대통령이 방미 중 다뤄야 할 이슈들은 하나같이 만만치 않다. 우선 북핵이라는 대형 안보위기에 대한 한·미 공동의 해법을 찾아야 하고, 노 대통령 취임 이후 심상치 않은 균열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한·미동맹을 다시 정상궤도에 올려놓는 것도 필요하다. 그리고 한국의 상황을 때론 불안한 눈으로, 때론 탐탁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는 미국 경제계를 설득해 다시 한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