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단 같은 북한과 대화만 주장하는 사람은 비상식적인 사람(14일 요코하마 강연)”, “압박을 강화해야 북한의 극적인 정책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15일 자민당 포럼)”….연일 대북 강경발언을 쏟아내는 아베 신조(安部晉三) 관방(官房) 부장관은 요즘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정치인이다.48세, 중의원 3선. 외교안보 정책에도 상당한 발언권을 가진 그는 북핵 문제에서 항상 대북 압박론의 선봉에 서 있다. 5월 하순 미·일 정상회담 후 언론 발표에서 ‘압력’이라는 표현을 쓰자는 그의 주장과 그것에 반대한 외무성이 한바탕 격돌한 끝에 고이
6·15 남북 정상회담 3주년에 맞춰 이뤄진 지난 14일의 남북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 연결식을 지켜본 대다수 국민들의 마음은 착잡했다. 6·25 전쟁과 뒤이은 군사적·이념적 대치로 해서 반 세기 넘게 끊어졌던 철도가 다시 이어진 것은 남북관계의 중요한 이정표라고 할 수 있다.그러나 남북의 철도가 연결됐다고 해서 이 길을 따라 화해와 협력의 열차가 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순진한 국민은 없다. 북핵(北核)이라는 커다란 바윗덩어리가 남북화해 철도의 레일을 가로막은 모습이 누구의 눈에도 훤히 보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남과 북이 철도를
특검의 1차 조사기간 70일이 거의 끝나가는 시점에서 청와대 관계자들과 여당의원들이 나서서 대북송금 특검 조사에 대해 간섭하는 듯한 언급과 부정적인 평가를 잇따라 내놓고 있어 그 속내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다. 지난 13일 문희상 비서실장이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특검 조사에 반대한다고 발언한데 이어 15일에는 문재인 정무수석이 대북송금 부분은 고도의 정치행위이자 외교행위라면서 이에 대한 사법처리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특검은 그간 대북송금의 자금조성과 송금경위를 밝히는데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지만 5억 달러가 정상회담의 대가
김대중 전 대통령이 6·15 남북정상회담 3주년을 맞아 방송과의 대담 형식을 통해 남북문제에 대한 감회와 견해를 피력할 것이라고 한다. 전직 대통령은 가급적 말을 아끼는 것이 미덕으로 간주되는 우리 풍토지만, 남북정상회담의 한 주역으로서 그것에 관한 소회(所懷)를 밝히는 자리를 갖는 것 자체를 뭐라 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그러나 김 전 대통령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휴일 아침 TV 앞에 앉을 국민들의 심정은 느긋하기보다는 아무래도 아슬아슬하다는 쪽일 것 같다. 대북 비밀송금에 대한 특검의 수사 진행상황과 현재의 남북관계를 바라보는 김
/최정호·울산대 석좌 교수노무현 대통령이 방일 중 한국에도 공산당 활동이 허용되어야 완전한 민주주의가 될 수 있다고 한 말은 주목할 만한 발언이다. 분단국의 국가 원수가 북핵 문제가 심각한 외교적 주제가 되고 있던 국빈 방문 기간 중 매우 ‘충격적인’ 발언을 한 것이 적절한 것인지는 물론 논란의 여지가 많다. 그러나 나는 노 대통령의 말이 반드시 야당에서 비난하는 것처럼 ‘대한민국 국체를 전면 부정하는 반 역사적 발상’이라고만은 보지 않으련다. 또 공산당 활동을 인정할 수도 있다고 한 말을 꼭 ‘친공적’인 발언이라고도 생각하고 싶지
최근 노무현 정부가 북핵(北核)문제를 다루는 것을 보면, 이러다가 정말 무슨 일이 터지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대북 제재 내지는 압박이 시작됐고, 이에 맞서 북한은 ‘핵 억제력 보유’를 선언하면서 ‘세계 전쟁’ 운운하고 있는데 정작 한국은 이런 급박한 흐름에서 비켜서 겉돌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먼저 미·일(美·日) 공조는 이제 북한뿐 아니라 한국까지 압박하는 실정이다. 아미티지 미국 국무부 부(副)장관과 다케우치 유키오 일본 외무성 차관은 엊그제 도쿄에서 회담
金昌基부국장대우 국제부장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일본 방문을 마치고 돌아왔다. 머지 않아 중국과 러시아도 방문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역대 대통령들 중에 취임 첫해에 주변 4강국들을 다 돈 전례가 없는데, 대단한 의욕이다. 우리가 살길은 경제와 외교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니, 외교 중시는 좋은 일이다.문제는 어떤 목표와 메시지를 갖고 4강 지도자들을 만나느냐는 것이다. 한국 외교의 본질은 궁극적으로 통일을 이루기 위한 ‘통일 외교’이며, 그 이전까지의 요체는 ‘분단 관리 외교’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노 대통령은 밖으로 정상외
韓庸燮 /국방대교수주한미군이 용산기지 이전에 연내 착수하고, 미 2사단을 2단계로 나누어 평택·오산 등지로 이전한다는 소식이 발표됐다. 지난달 한·미 양국 정상회담에서 용산기지는 조속한 시일 내에 이전하고, 한강 이북의 미군기지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정?ㅀ姸─ㅎ횐말鑽꼭?신중히 고려하여 추진한다고 합의함에 따라 그 후속 조치가 구체화된 것이다.때마침 주한미군은 최신형(PAC-3형) 패트리엇 미사일을 포함, 향후 3년 이내에 110억달러 상당의 무기와 장비를 한반도에 증강 배치한다고 발표했다. 한·미 양국의 국방당국이 이렇게 신속한 정책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고이즈미(小泉純一郞) 총리의 한·일정상회담 화두는 ‘미래지향’으로 요약된다. 회담 결과를 담은 공동성명의 제목도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를 위한 한·일 협력기반 구축’이다. 그러나 화려한 수사를 걷어내면 두 정상이 말한 ‘미래지향’은 서로 가는 길이 너무 달랐다. 노 대통령은 방문 기간 내내 일제 식민통치 등 ‘불행한 역사’에 대해 언급을 자제했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대체시설 건립 문제는 아예 협상 테이블에 올려지지도 않았다. 한국 대통령의 방일 때마다 반복된 ‘과거사 언급’에 대한 사전 수위 조절이
/ 논설주간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의 체일(滯日) 3박4일을 ‘착잡하다’는 단어로 결산했다. 본인의 심경이 이럴 정도라면, 그걸 지켜봐야 했던 국민들의 마음은 더 설명할 필요가 없다. 노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한 6일자 일본 신문들의 1면에는 대충 4가지 기사가 실렸다. 지면의 3분의 2, 또는 4분의 3은 전쟁 상태를 대비한 이른바 유사(有事)법안이 전후 최초로 제정되었다는 것을 알리는 기사가 차지했다. 여기에는 감개무량(感慨無量) 또는 세월 무상의 소회(所懷)를 담은 해설 기사가 덧붙여 있었다. 다음으론 이라크에 자위대를 파견하는 법
노무현 대통령은 어제 자신의 일본 방문을 결산하는 기자간담회에서 “착잡하다”는 말로 심정을 표현했다. 그러나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착잡함을 넘어서 분노와 민망함·수모감으로 얼룩졌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먼저 한국 대통령을 초청해 놓고 의도적·우발적 외교 결례(缺禮)로 일관한 일본측의 처사에 분노를 느낄 수밖에 없다. 노 대통령 방일이 있기 직전 집권 자민당의 아소 다로 정조회장이 “창씨 개명은 조선인들이 먼저 원해서 시작됐다”는 망언을 하더니, 방일 일정이 시작된 지난 6일 자민당 회의에서도 비슷한 발언이 이어졌다고 한다.
김대중 /이사기자주한 미군의 주둔지 조정 내지 병력수준의 재검토―즉 주한미군의 역할 재조정 문제가 구체적 실행에 옮겨지게 됐다. 우선 서울시내에 있는 연합사 및 8군 사령부의 연내(年內) 이동에 이어 한수(漢水)이북 2사단의 후방배치가 한·미 간에 확정된 것이다.미 국방성의 한 고위 관리는 이것이 한국 내 반미(反美) 분위기의 결과이거나 동북아시아 정책의 후퇴로 비치는 것을 적극 경계했다. 그는 “주한미군의 조정문제는 이미 2년 전부터 검토돼 왔던 것으로 이라크전에서 보았듯이 현대전(現代戰)에서 보병의 역할이 달라질 수밖에 없고 군
지난 6일부터 시작된 노무현 대통령의 일본 방문은 일제(日帝)를 경험하지 않은 광복 첫 세대가 특수관계에서 일반관계로 전환하는 한·일관계의 도입부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하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노 대통령과 고이즈미 일본 총리 간의 7일 정상회담에서 다뤄진 핵심 현안은 두 가지였다. 북핵과 한·일 과거사문제가 그것이다. 북핵 문제의 경우 ‘평화적·외교적 해결’이라는 총론에서 나타난 합의가 과연 각론에서 어떻게 구체화되고 실행될 것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고이즈미 내각은 부시 미국 정부와 함께 대북(對北) 압박에 들어간 상태이기
金慶敏(한양대·국제정치)한·일 정상회담이 도쿄에서 열렸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몇 가지 주요 현안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는데 그 중에서 가장 주요한 현안은 역시 북한 핵문제에 대한 대처방안이었다. 예상했던 대로 한국은 대화를 강조했고 일본은 대북 압박 쪽에 비중을 뒀다. 그러면서 지난달 14일의 한·미 정상회담과 23일의 미·일 정상회담에서 확인된 원칙, 즉 한·미·일 간의 긴밀한 공조체제를 유지한다는 정책방향이 일단락된 셈인데 북한이 핵위기를 고조시킬 경우 미·일은 한국보다 훨씬 강도 높은 제재 방안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음이 간파된다
한·미 양국이 주한미군 2사단을 한강 이남(以南)으로 옮기기로 합의한 것은 한반도의 안보 지형을 뿌리부터 바꾸는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휴전선과 인접한 경기 북부지역에 전진 배치된 미군 기지는 최전방에서부터 북한의 침입을 막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상징했다.한국 정부나 국민들은 50여년 가까이 주한미군이 북의 탱크를 최일선에서 막고 있고, 그 뒤에는 세계 최강 미국이 버티고 있다는 것을 당연한 안보환경으로 여겨왔다. 그렇기 때문에 주한미군이 휴전선에서 서울에 이르는 한반도의 심장부를 빠져나가 한수(漢水) 이남으로 옮
대북 비밀송금 특검수사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언행들이 최근 정부 여당에서 끊임없이 속출하고 있는 것은, 오히려 역설적으로 이번 사건을 왜 특검이 맡아야 했는가를 입증해 주고 있다. 특검에도 이처럼 노골적인 압력을 행사하고 있는 마당에 일반 검찰이 맡았으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엄청난 논란 끝에 대북 비밀송금 사건을 특검이 맡게 된 것은 어떤 정치적 고려보다도 우선은 진실을 명확히 규명하는 것이 일의 순서라는 국민적 합의에 따른 것이다. 대북 송금 사건이 남북정상회담의 평가나 앞으로의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3일 저녁 연평도 선착장. 조업을 마치고 막 배에서 내린 구릿빛 피부의 장정들은 ‘꽃게 풍년’에도 불구하고 얼굴이 굳어있었다. “올해 꽃게가 잘 잡힌다죠?”“…”“북한 어선 월선으로 걱정되지 않아요?” “우리는 정해진 조업구역 내에서만 일하니까 상관없어요.” 어민들의 반응은 기계적으로 똑같았다. 지난해 ‘연평도 꽃게잡이 어선 일부가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교전의 간접적 원인을 제공했다’는 일부 보도로 홍역을 치른 이들은 언론에 대한 피해의식이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민들과 간재미에 소주를 나눠 마시자 그제서야 자신들의
울포위츠 미국 국방부 부(副)장관이 엊그제 앞으로 4년간 주한미군에 150억달러를 투자해 150개 항목에 걸쳐 미군 전력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또 “미국이 노력하고 있는 만큼 한국도 더 기여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의 국방비 증가를 공식 요구하기도 했다.이 소식을 접한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충격과 의아스러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왜 지금 시점에 미국측이 이 같은 전력 증강 작업에 나섰는가도 선뜻 이해하기 어렵고, 미국에 맞춰 우리가 부담해야 할 국방비 증가는 과연 얼마나 되는 것인지 걱정스러울 수밖에 없기
최근 들어 거의 매일같이 벌이지고 있는 북한 어선들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북한 어선의 잦은 도발이 자칫하면 예상치 못한 불행한 사태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이미 남북은 지난 99년과 작년, 비슷한 일로 서해상에서 남북 해군 간의 무력 충돌을 경험한 바 있다. 특히 우리 국민 대다수는 꽃다운 장병 6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작년 서해교전의 아픔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도 북한이 올해 또다시 노골적으로 NLL을 침범하고 있는 것은 우리의 인내를 시험하겠다는 위험한 불장난으로 해석할 수
노무현 대통령의 방미(訪美)에 앞서 세 가지 의문점을 가졌던 미국의 부시 행정부는 노 대통령이 다녀간 뒤 또 다른 몇가지 의문점을 갖게 됐다. 노 대통령의 방미 이후 적어도 표면상으로는 미국의 조야에서 한국문제, 한반도문제, 그리고 북한핵문제의 긴박도가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좋게 보면 노 대통령의 방미가 그 열기(?)를 식혔다고 볼 수 있고, 다른 관점에서 보면 한반도문제는 당분간 전후(戰後) 이라크 처리, 중동평화를 향한 로드맵(road map) 중재, 그리고 EU와 러시아 등과의 정상외교에 자리를 양보하고 있는 느낌이다. 그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