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은 30일 송두율씨가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활동해 온 사실 등을 인정하고 그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이로써 송씨가 북한의 최고위급 대남 공작원이라는 사실이 법원 판결로 확인됐으며 그의 정체를 둘러싼 긴 논란도 일단락됐다. 재판부는 송씨가 그동안 “자신을 ‘경계인’으로 포장하면서 북한 체제를 거의 무비판적으로 옹호하는 주장을 간접적으로 드러내 (그의 주장이) 객관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어 많은 사람들이 북한 정권과 사회에 대해 잘못된 환상을 갖게 했다”고 밝혔다. 송씨의 이런 활동은 서로에 대한 올바르고 냉철
대법원은 28일 불법 대북송금 관련자 6명 전원에게 원심대로 유죄를 확정하면서 “고도의 정치성을 띤 국가행위에 대해 통치행위 개념을 인정하더라도 절차를 어기고 북한에 4억5000만달러를 송금한 행위 자체는 사법심사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대법원의 판결은 앞으로 정부와 민간이 대북 정책이나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아무리 좋은 취지와 목적이더라도 실정법을 준수해야 한다는 사실을 사법 차원에서 최종적으로 확인한 것이다. 대법원이 “다소 진통이 있고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국민적 합의 과정을 거친 후 실정법 범위 내에서 대북 송금을 하는
우리 육군이 당장 올해부터 1만3000여명을 감축하는 것을 시작으로 4년 안에 4만여명을 줄일 방침이라고 한다. 또 현재 한국과 일본에 주둔해 있는 미군 10만여명 가운데 행정 병력 위주로 1만5000명을 줄이리라는 보도가 있었고, 이에 따라 주한미군 수천명이 감축되리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한국군은 총병력 69만여명이 65만여명으로 줄어들고, 주한미군은 지금의 3만7000여명에서 3만명 내외로 축소된다.오늘날 군사력은 병력이나 무기의 숫자가 아니라 질적으로 우수한 첨단 무기와 기동성 등의 종합 전력으로 평가된다. 따
중국 경찰에 붙잡힌 탈북자들이 북한으로 강제 송환당하지 않기 위해 수용소 안에서 집단 저항하고 있으며, 이중 7명은 20일 이상 단식으로 생명이 위태로운 지경이라고 한다. 중국 당국의 조치가 가혹해질수록 탈북자들의 저항도 더욱 치열하고 처절해질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새로운 사태 전개다.북-중 국경도시인 투먼(圖們) 외곽에 있는 문제의 안산(安山)수용소는 북한으로 송환할 탈북자들을 가둬두는 곳으로 북한 보위부 요원들까지 상주하다시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용소 감방 벽에는 탈북자들이 피로 쓴 한맺힌 절규들이 유서처럼 빼곡
독일 분단 기간 동안 동독인들이 서독으로 탈출하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었다. 초기에는 목숨을 걸고 직접 베를린 장벽을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갈수록 이런 위험천만한 방법보다는 일단 비자 없이 여행할 수 있는 동구권의 이웃 사회주의 국가로 나간 뒤 그곳 서독대사관을 찾아 망명을 요청하는 비교적 안전한 루트가 개발됐다. 이외에 제3의 방법이라고 할 만한 것이 ‘탈출 브로커’를 통하는 것이었다.▶서독의 탈출 브로커들은 납으로 봉인된 트럭 안에 동독인들을 숨겨 빼내오기도 했다. 이런 행위는 물론 동서독 간 통행협정을 위반하는
/남성욱·고려대 북한학과 교수김대중 정부 시절, 한나라당은 시간이 지나면 다시 정권을 잡을 것을 당연시 하여 시대상황에 맞는 대북정책을 구상하지 않고 정부·여당의 대북정책을 ‘퍼주기’로 몰아 조목조목 비판하는 데만 주력하였다. 네거티브(Negative) 전략으로 일관하다 보니 21세기 한반도의 탈냉전화 조류에 무관심하였고 각론은 고사하고 총론조차 내놓기 어려워졌다. 대북 식량지원마저 전략적 상호주의를 주장했으나 역시 대안이 되지 못했고 결국은 대북정책에 관한 한 수구·보수로 주저앉게 되었다.일부에서 햇볕정책을 비판했으면 달빛이나 혹
황장엽씨는 요즘 주변사람들에게 “나는 이제 너무 늙었다. 오래 살 것 같지도 않다”는 말을 자주 한다고 한다. 팔순을 넘긴 나이이니 그런 심정이 드는 것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가 이런 약한 모습을 보이는 데는 육체적 연로함보다는 정신적 고통이 더욱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지난 97년 남한으로 온 뒤 7년간 그가 겪어야 했던 좌절감은 북한에서보다 오히려 더 컸을지도 모른다. ▶황장엽씨는 작년 11월 미국 방문때 “미국으로 망명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그건 나에 대한 모욕”이라면서 “어떻게 찾은 조국인데”라고
/알렉산드르 만수로프·아태안보연구소(APCSS) 상임연구원한국 사회의 세대 이동과 노무현 대통령의 ‘자주(自主)’ 외교정책은 한·미 정부간 현격한 인식차와 정책적 이견을 낳았다. 특히 북한 문제가 그렇다. 미국과는 대조적으로 386세대가 주도하는 한국 정부는 북한의 재래식 군사위협이 감소하고 있다고 보고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등 비대칭(非對稱) 무기 위협의 중요성을 낮춰본다. 또 북한 정부를 ‘악(惡)’이 아닌 ‘동반자’로 보며, 평양의 정권 교체가 아닌 한국 내의 화해와 통일이야말로 북의 안보 위협과 핵위기에 대한 유일한
宋殷一·소설가 지난 삼일절 즈음 금강산을 약간, 북한을 아주 조금 보고 왔다. 처음 제의하던 이가 대뜸 ‘우리 북한 가자’고 했기 때문인지 준비하는 동안 일정표까지 받아 읽었음에도 나는 북한 가는 걸로 여겼다. ‘소설로 본 고구려 역사와 한민족의 정체성’에 대한 세미나를 북한 가서 한다니 어쩌면 그쪽 작가들을 만날 수도 있겠다 싶어 설레기도 했다. 어린 날 귀가 닳게 들었던 아오지탄광은 못 가봐도 북한 사람들을 만날 수는 있겠구나…. DMZ를 거쳐 북한으로 들어섰을 때, 사막 입구에 서면 이럴까 싶을 정도로 등이 서늘했다. 산이고
宋 復(연세대 명예교수)‘보수’를 지향하는 사람들에겐 정도(正道)가 생명이다. 정도를 보수(保守)하지 않는 정당은 보수당이 아니다. 영어의 보수당·보수당원(Conservative)은 반드시 큰 글자 C로 시작한다. 그만큼 정도지향(正道志向) 정도보수(正道保守)의 긍지와 정신이 들어있기 때문이다.선진국들에서 보수당의 역사는 진보를 표방하는 정당들과는 비교가 안 되게 길다. 이유는 정도를 꾸준히 지키는 데서 사회적 정당성이 그만큼 축적되었음에서다. 역사는 살아남아서 역사다. 사멸하는 것은 역사가 아니다. 셰익스피어 시구에 “가장 오래된
조지프 S 나이/하버드대 케네디스쿨 학장1977년 지미 카터 행정부에서 일할 당시 인도의 핵개발 포기를 설득하기 위해 파견된 적이 있다. 인도 지도부는 중국을 따라잡기 위해 (핵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나는 그럴 경우 파키스탄이 뒤따라갈 것이고 세계는 더 위험해질 거라고 말했다. 인도는 핵기술을 수출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내가 아는 한 약속을 지켰다. 그러나 파키스탄에서 압둘 카디르 칸 박사의 핵 밀매 네트워크가 드러나면서 예견됐던 위험은 사실로 확인됐다. 파키스탄의 사례가 보여주듯 핵기술의 확산은 상호억제 효과에 따른 안전의 확
남주홍/ 경기대 정치대학원장베이징 2차 6자회담은 북핵에 대한 근본적인 이견(異見)은 그대로 둔 채, 앞으로 또 3차 회담을 하고 이를 위해 실무협상을 하자고 합의한 뒤 막을 내렸다. 이는 북핵 문제가 대책 없이 장기화되고 북한의 핵무장이 점차 기정사실화돼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길한 예감마저 든다. 말이 좋아 비핵화요, 평화적 해결이지 이런 식으로 가면 영국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경고처럼 북한의 핵무기 생산 능력이 갈수록 증대되어, 2010년이면 연간 8~10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시간이 북한측에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베이징에서 사흘간 열린 제2차 6자회담은 6개국의 합의 발표문 대신 주최국인 중국이 회담 내용을 정리한 의장성명을 남기고 끝났다. 이렇다 할 구체적 합의를 얻지 못한 것은 예상대로의 아쉬움이지만, 그래도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다짐하면서 대화를 계속하기로 한 것은 아직 한 가닥 기대를 놓지 못하게 하는 결과다.이번에 드러난 이견들 가운데 두드러지는 것은 이른바 ‘평화적 핵 활동’을 동결 대상에서 제외시키겠다는 북한측의 요구와 이에 대한 미국측의 의구심이었다. 문제는 북한이 보장을 주장하는 평화적 핵 활동
/司空壹·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 신체조건이 비교적 불리함에도 불구하고 한때 세계 남자 프로 골프계를 석권한 바 있는 게리 플레어는 “연습을 많이 하니까 이상하게도 항상 운(運)이 따라 주더라”라는 명언으로도 유명하다. 목표 달성을 위한 철저한 사전 준비와 평소에 쌓은 실력 없이 성공할 수 있는 일이 어디 있겠는가.지난 12~13일 조선일보와 주요 국내외 학술기관 주관으로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되었던 ‘북한문제 국제 심포지엄’에서 일부 전문가들이 주장한 바와 같이 북핵문제의 해결과는 별개로 북한의 갑작스러운 붕괴에 대비한 단기적 위기관리
金恒經(김항경)강남대학교 석좌교수, 전 외교부 차관북한의 핵문제 해결을 위한 제2차 6자회담이 25일부터 베이징(北京)에서 개최된다. 북한이 핵무장을 할 경우 직접적 피해자가 되는 우리는 동맹국인 미국과 역내(域內) 국가인 일본과 공조, 북한의 핵 폐기를 촉구하는 한편 남북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어려운 입장에 처해 있다.지난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미국 방문을 통해 북핵문제의 외교적 노력을 통한 평화적 해결 원칙을 이끌어냄으로써 한·미 공조의 틀을 계속 유지시켜 왔다. 그 구체적인 결과가 지난해 8월 베이징에서 개최된
/베이징 여시동특파원언젠가는 동무에게 편지 한 장 보내고 싶었소. 내가 베이징(北京)의 북한 식당에 근무하는 영희(가명) 동무를 처음 만난 것은 작년 9월이죠.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해 동무 이름을 가명으로 적는 것을 이해해주기 바랍니다. 동무도 아다시피 베이징에는 해당화, 류경식당, 평양관, 모란봉, 모란관, 월량 등 북한 식당이 많습니다. 베이징뿐 아니라 선양(瀋陽)의 모란관, 칭다오(靑島)의 평양관 등 중국 곳곳에 북한 직영 식당들이 있습니다. 초대형 식당 해당화는 한국 단체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가 됐고, 류경식당은 1987년
한ㆍ미 양국의 북한문제 전문가들과 정책결정자들이 워싱턴에서 이틀간(12,13일) 머리를 맞댄 ‘북한문제 국제심포지움’은 북핵문제 뿐만 아니라 북한체제 전반과 그 앞날에 대한 미국측 시각을 오랫만에 뚜렷한 형태로 드러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미국측 견해는 “국제적 지원이 중단되면 그 첫 해에 북한정권의 교체 가능성이 40%로 높아지고 2년내에 북한정부가 무너질 것”이라는 마크스 놀랜드 국제경제연구소 연구원의 분석이 대변하고 있다. 이같은 분석은 “북한 경제는 군사적 공갈과 외국원조에 의존하는 ‘계획없는 계획경제’”이며 “쿠데타나 민중봉
북한에서 정치범을 생체실험 대상으로 삼고 있음을 입증하는 문건이 12일 탈북자인권단체에 의해 공개됐다. 정치범을 화학실험실로 이송한다는 ‘이관서’ 원본이다. 영국 BBC 방송도 지난주 북한의 생체실험을 폭로하는 ‘악(惡)에 접근하다’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을 방영했다.상상할 수 없는 끔찍한 일이 북녘 동포에게 벌어지고 있다는 구체적 방증들이 속속 나오고 있지만 북한의 생체실험 사실이 알려진 지는 오래다. 정부의 북한인권백서에도 관련 증언이 실려 있다. 그런데도 한국 정부와 사회의 일반적 반응은 무관심과 냉담이다. 정부 당국자에게서 분노
이 차장께서 작년 12월 워싱턴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한 지 엊그제 같은데 세월은 과연 빠릅니다.얼마 전 주미 한국대사관의 한 외교관과 자주파냐, 동맹파냐, 자동파냐(자주+동맹파) 같은 논란을 벌이고 있는 국내 상황을 걱정하며 점심을 함께 먹었습니다. 이 외교관은 이런 말을 꺼냈습니다. “과거 임진왜란 때나 개화기 때 일본에 보낸 사신들이 서로 정반대 내용을 보고하는 바람에 나라가 수난을 당했죠. 지금 대미외교 노선을 둘러싼 갈등이 그 당시와 비슷합니다. 한쪽은 한·미 관계가 걱정없다 하고, 다른 쪽은 수심에 차 있습니다.”집에 돌아
/이상우 (한림대 총장·정치학)“혁명의 성공을 위해서는 두 가지 힘이 필요하다. 하나는 대중의 물리적 파괴력이고, 또 하나는 지식인들의 지적(知的) 파괴력이다. 대중은 눈앞의 이익만 보고 역사의 흐름이나 체제 전체의 이익 등을 보지 못한다. 지식인들이 교육하고 선동해야 한다.” 이것은 레닌이 볼셰비키혁명을 준비하면서 했던 말이다. 사회의 핵심은 질서이고 질서는 지배이념, 규범, 조직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힘, 이 네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체제 전체를 이끄는 이념이다. 규범과 조직의 운영지침을 주는 이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