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은 국가보안법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7년이 선고됐던 송두율씨에 대해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인정하기에는 증거가 매우 미흡하다”며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해 그를 석방했다.검찰은 송씨가 정치국후보위원이라는 증거로 노동당 비서였던 황장엽씨가 같은 비서였던 김용순으로부터 “송씨가 후보위원이 되더니 건방져졌다”는 등의 말을 들었다는 진술과, 황장엽씨가 탈북한 뒤 송두율씨가 자신의 신분이 드러날까봐 불안해 한다는 내용이 담긴 독일주재 북한이익대표부의 보고서 등을 제시했다. 검찰은 또 송씨 스스로 자신이 쓴
북한의 북방한계선(NLL) 침범 사건을 둘러싼 청와대와 군(軍)의 불협화음은 합참 정보본부장(중장)이 군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는 사태로까지 비화했다. 금명간 ‘보고 누락’에 대한 조사 결과가 나오고 뒤이어 군의 핵심 관계자들에 대한 문책이 뒤따를 것이 확실해 보인다.이번 사태는 ‘NLL 사건’ 와중에 남북 교신이 언제 어떤 내용으로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해군과 관련 기관들의 보고, 그리고 북한의 주장이 복잡하게 엇갈리면서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아예 교신이 없었다는 합참의 첫 발표는 북측의 항의 성명과 국정원 정보로 사실이 아닌 것
庾龍源국방전문기자저는 조선일보에서 국방 분야를 10여년째 담당하고 있는 유용원 기자입니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사태를 지켜보면서 안타까움과 답답함을 이길 수 없어 한 말씀 올립니다.요즘 이른바 ‘NLL(서해 북방한계선) 보고 누락’ 사건으로 심기가 몹시 불편하실 줄 압니다. ‘일부 직업군인들이 나의 통수권에 대해 도전하고 반발하는 것이 아닌??하고 격분하셨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외형상 드러난 것만 보면 그렇게 오해하실 수 있는 대목도 있을 것입니다.그러나 기본적으로 군은 가장 충성스런 대통령님의 부하입니다. 지난해 10월 국군의
정치부장북한 경비정의 북방한계선(NLL) 침범 이후 우리 내부에서 벌어진 일은 지금 우리나라의 군대에 과연 주인이 있느냐는 물음을 던지고 있다. 자기 군대가 적과 싸웠는데 청와대와 집권당이 아군(我軍)을 공개 비난하고 나선 것은 그 이유가 무엇이건 간에 상식을 벗어나는 일이다.근본 원인은 ‘군(軍)이 나를 인정해주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집권측의 피해의식이다. 보고에 누락된 것은 북한 경비정이 경고사격을 받기 전에 한 차례 “중국 어선”이라고 거짓 통보했다는 내용이다. 이를 상부에 보고하지 않은 것이 얼마나 중대한 문제인지는 모르겠지
윤광웅(尹光雄) 청와대 국방보좌관이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서해 북방한계선(NLL)상의 남북한 교신 문제와 관련해 대통령이 지시한 조사 취지가 왜곡 보도되고 일부 기밀사항이 유출되고 있는 사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말했다. 윤 보좌관은 또 “국론과 국군을 분열시키는 일부 언론 보도는 심히 우려된다. 이는 국군에 대한 명예훼손이자 모독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 국방보좌관의 이 소리는 우선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언론이 무엇을 왜곡하고 무슨 기밀사항이 유출됐으며, 무엇이 국론과 국군을 분열시켰고, 또 무엇이 군의 명예를 훼
金孝在 논설위원한·미동맹은 비대칭적(非對稱的)이다. 학자들은 한·미동맹을 비대칭 동맹(asymmetric alliance)으로 분류한다. 학술 용어로 말하니 뭔가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서로 동등하지 않다’는 얘기이다. 상위 동맹국이 있고 하위 동맹국이 있다. 한국이 ‘하위 동맹국’이다.제임스 릴리 전 주한 미 대사가 최근 펴낸 회고록(China Hands)은 한·미 간의 이 같은 ‘불평등’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그는 이 회고록에서 1987년 6월항쟁 당시 군부를 동원해 시위를 진압하려던 전두환 정권의 기도를 레이건 당시 미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이 우리 해군의 무전 교신 요구에 응답하지 않아 함포 사격으로 물러가게 했다는 합동참모본부 발표가 거짓으로 밝혀져 국방부가 진상을 조사 중이다. 당시 북한 경비정은 우리 해군이 발포 명령을 내린 시점과 거의 동시에 세 차례에 걸쳐 ‘중국 어선이 내려가고 있다’고 응답했다는 것이다. 해군은 이에 대해 북한 경비정은 처음에 우리측이 NLL 침범 사실을 경고하고 돌아갈 것을 거듭 요구했지만 응답하지 않고 계속 남하하다가 해군 작전사령부가 발포 명령을 내린 시각과 거의 동시에 무전으로 응답했으며
申熙錫 亞太정책연구원 이사장최근 연내 남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관한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거론되고 있다. 얼마 전 청와대 대변인은 북한 핵문제 해결 이전이라도 정상회담을 통하여 북핵문제가 의미있고 중요한 진전을 이룰 수 있다면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의 정부 방침에 커다란 정책 전환을 시사하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해찬 국무총리와 통일부장관도 정상회담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장소는 부차적인 문제라고 보충설명까지 하고 있는 상황이다.필자는 재작년 한나라당의 박근혜 의원과 함께 수일간 평양을 방문한 바 있다. 그때 김정
남북 군 당국이 합의한 서해(西海) 해군 함정 간 무선통신이 또 불통됐다. 북한 경비정 1척은 14일 오후 우리 함정의 경고방송에도 불구하고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0.7마일까지 남하했다가 경고사격을 받고서야 되돌아갔다. 우리 해군 함정은 북한 경비정이 북방한계선을 넘기 직전 한 차례, 넘어온 뒤 세 차례 등 모두 네 차례에 걸쳐 남북이 합의한 공통주파수를 통해 경고무전을 보냈으나 북측은 단 한 차례도 응답하지 않았다.남북장성급 회담의 가장 중요한 합의사항인 서해 무선통신은 남북 함정 간 시험통신을 거쳐 지난달 15일부터
대통령 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가 간첩죄 등으로 실형을 살았던 3명을 직원으로 채용해 ‘조사관’으로 활동하게 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 중 한 명은 북한 간첩에 포섭돼 군사기밀을 북한에 넘겨주고 공작금을 받는 등의 활동을 하다 93년 검거돼 4년간 징역을 살았고, 다른 한 명은 반국가단체인 남한사회주의노동자연맹(사노맹)의 연락 총책으로 활동하다 90년 체포돼 8년간 복역했다. 과거 민주화운동과 관련된 의문사를 규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의문사위에 왜 간첩 출신이 조사관으로 활동해야 하는지 도무지 그 까닭을 이해할 수 없다. 더욱 이
申載旻 탐사보도팀 부장어렵게 이민을 간 나라에서 이민자들을 극도로 차별한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단순 노동직 외에는 변변한 직업을 구할 수 없는 어른이야 어차피 고생하기로 하고 간 이민이니 그렇다 치자. 하지만 아이들이 학교생활을 견디지 못해 거리로 내몰려질 때 ‘괜히 왔다, 고향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바로 이런 일이 이 땅에서 벌어지고 있다. 북한을 탈출해 이곳 사회에 정착한 5170명의 어른과 아이가 겪고 있는 일이다. 지난 8일부터 3일 동안 조선일보가 보도한 ‘우리가 버린 탈북 청소년들’ 시리즈가
김동규 고려대 북한학과 명예교수 실제로 김대중 정부로부터 현 정부에 이르기까지 대북 포용정책의 원칙에 따라 김정일 정권과의 협력과 화해만을 중시해 왔을 뿐 정작 온갖 위험을 무릅쓰고 남한까지 찾아온 탈북자들에 대한 정부차원의 관심이나 보호에는 소홀했다.이러한 관점에서 얼마 전 탈북자 문제를 취급한 조선일보의 ‘탐사보도’는 그동안 정부의 통일정책 수행과정에서 기본적으로 매우 중요한 문제임에도 경시해 왔던 점을 다시금 일깨우게 하는 것으로 평가한다.필자는 대학에서 30년 가까이 북한문제를 연구하고 가르쳐 오면서 탈북자 정착문제에 대한
대법원은 MBC 시사프로그램 ‘PD수첩’이 송두율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를 불과 8일 앞둔 내일 송두율 특집을 방영키로 한 데 대해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심히 우려한다’는 경고성 공문을 MBC에 보냈다. 대법원은 ‘재판이 계속 중인 사건을 다룰 때에는 재판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을 방송해서는 안 된다’는 방송심의규정에 위배되지 않도록 MBC가 이 프로그램 제작과 방송에 최대한 신중을 기해달라고 요청했다.대법원이 방송도 되지 않은 특정 프로그램에 대해 유례없는 입장 표명까지 한 것은 그 방송시점이 최소한의 법 상식과 방
한국에 온 탈북 청소년들이 차별과 냉대 속에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는 보도는 우리를 부끄럽게 만든다. 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려고 호적등본을 냈다가 동물원 원숭이 취급을 받았다는 얘기나, “북한에서 온 아이”라며 ‘왕따’를 당해 학교를 그만둔 학생들 이야기는 낯을 들고 듣기 어려울 지경이다.지난 몇 년간 우리 사회가 입으로는 그렇게 ‘통일’과 ‘민족’을 말해 왔으면서도 탈북동포와 청소년들은 이처럼 따돌려 왔던 것이다. ‘민족’과 ‘자주’를 자주 들먹이는 사람일수록 오히려 탈북 동포를 이상한 눈으로 지켜보는 경우가 많았다. 이들은 입
대통령 직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가 남파 간첩 빨치산 출신 등 생존 장기수에 대한 북송(北送)을 정부에 권고할 계획이라고 한다. 며칠 전 남파간첩출신 비전향 장기수들의 사망이 ‘민주화에 기여한 것’이라고 결정한 데 이은 또 다른 돌출 행동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민주화운동 보상심의위원회가 “대한민국의 헌정 질서를 부인하고 국가 안전을 위협한 사람들이 수감 중에 반민주 악법 폐지를 주장했다고 해서 민주화 운동 관련자라고 볼 수 없다”고 넋 빠진 의문사위의 결정을 바로잡은 것이다.의문사위는 ‘민주화 운동과 관련한 의문사에 대한 진상 규
정병선=모스크바 특파원러시아의 극동·연해주에서 러시아를 포함한 남북한 정상회담을 열자는 러시아의 추진 카드는 남북한 모두에게 고려 대상이다. 무엇보다 정?ㅀ姸╂?이점 때문에 실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04년 연두교서에서 중국과 일본 인도 등 대(對)아시아 외교 강화 입장을 천명했다. 한반도 문제도 예외일 수 없다. 푸틴은 2000년 취임하던 해에 북한을 방문한 데 이어 2001년과 2002년 2년 연속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을 러시아에 초청, 정상회담을 가졌으며 2001년에는 한국도 방문했
미국은 최근 3차 6자회담에 이어 지난주 자카르타에서 열린 북·미 외무장관회의에서 다시 한번 북한에 대한 유연한 입장을 내보였다. 파월 국무장관은 “미국은 북한을 공격할 의사가 없다”고 거듭 확인하면서 “이념과 체제가 다르더라도 중요한 분야에서 협조가 가능하다”는 부시 대통령의 말을 전했다.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규정했던 때가 바로 얼마 전인 것을 생각하면 미국의 변화는 놀라울 정도다. 부시 행정부의 이런 변화를 재선(再選)을 위한 선거 전략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게 어떻든 북한 정권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미국이 ‘
대통령 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가 남파간첩과 빨치산 출신의 비전향장기수 3명이 가혹한 고문을 받으면서도 전향을 거부하다 사망한 것을 ‘민주화 운동’으로 인정했다. 이 위원회는 이들의 죽음을 ‘반인륜적 전향공작에 굴하지 않은 양심의 죽음’으로 규정하고 이 문구를 보도자료의 제목으로까지 올려놓았다.대한민국을 적화(赤化)시키기 위해 암약하다 체포된 후에도 끝까지 전향을 거부한 남파간첩의 죽음을 이 나라 대통령 직속기관이 민주화 운동으로 평가한다면 대한민국의 가치와 이념, 체제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그리고 그것은 김일성과 김정일의 북한
南成旭고려대 북한학과 교수정치인이 장관으로 희망하는 부처 중의 하나가 통일부다. 특히 대권을 꿈꾸는 정치인은 이 장관직 수행을 통해 국정경험을 쌓고 자신이 한반도 분단 극복과 통일대업 수행에 적임자라는 사실을 과시하고 싶어 한다. 또한 여타 부처와 달리 크게 전문성을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도 이 부처를 희망하는 이유 중의 하나다. 경제, 교육, 사회분야와 달리 대북정책은 국내 이해당사자 간의 복잡한 이해관계 조정이나 구체적 대책 마련 같은 어려운 일이 아니라 북한과 허심탄회한(?) 대화만 있으면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
金昇煥명지대학교 교수·美 전략국제硏 고문지난 주 베이징에서 열린 제3차 6자회담은 두 가지 측면에서 큰 의미를 찾아 볼 수 있다. 하나는 미국이 처음으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구체적 계획인 이른바 ‘로드맵(road map)’을 제시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앞으로 부시 행정부가 ‘성의있게’ 대화를 통해서 핵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이번 회담에서 북·미 양측이 미국 협상안을 놓고 ‘진지하게’ 본격적인 토의를 시작하였다는 점도 그 의미를 한층 더 높이고 있다. 이제 볼은 북한 코트로 넘어갔다. 김정일은 카다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