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해범·국제부 차장대우 hbjee@chosun.com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에 미심쩍은 논리가 등장하고 있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들은 “북핵 문제와 탈북자 문제 등에서 중국의 협력이 절실한 상황이어서 강력히 대응하기 어렵다”는 논리를 편다. 앞서 우리 정부의 미온적 대응을 비판하는 여론이 거세지자, 지난주 중국을 방문한 외교통상부 아태국장은 “고구려사 왜곡을 용납할 수 없으며 어떤 희생도 치를 각오가 돼 있다”는 단호한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어떻든, 우리 정부는 고구려사 문제를 자꾸만 다른 사안들과 연계
탈북자 468 명이 동남아 국가에서 한꺼번에 한국에 입국한 이후 이 지역에 머물고 있는 탈북자들의 처지가 매우 어려워지고 있다. 탈북자들의 한국행 경유국이 됐던 동남아 국가가 중국에서 넘어 온 탈북자들을 도로 중국으로 내쫓고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이 동남아 국가는 탈북자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면서 한국인 교회나 식당들에도 탈북자들을 도와주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어 탈북자들이 발붙일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탈북자 집단 한국행 이후 많은 탈북자들이 이 동남아 국가로 몰려들고 있는데다 북한 정권이 탈북자들의 한국행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
金炳局고려대 교수·정치학“이대로 가다간 한·미동맹이 2년을 채 버티지 못할 것 같다.” 미국 국방부에서 주한미군 재편을 담당하고 있는 실무진의 고민이다. 경제는 더 암울하다. ‘돈’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보수(保守)는 그 원인을 참여정부의 ‘진보성’에서 찾는다. 그러나 문제는 진보성보다는 이념적 모호성에 있다. 참여정부는 민주노동당에 비하면 보수적이다. 한·미동맹의 전략적 가치를 이해하고 성장을 중시하는 이들이 여권에 두루 포진해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에 비하면 진보적이다. 자주와 분배를 주창하는 이들 역시 정부 내에 광범한 권
중국 정부는 고구려사 왜곡 시정과 재발 방지를 요구한 한국 정부에 대해 “중국은 큰 나라고 인구가 많기 때문에 각지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일일이 통제할 수 없다”는 이유를 대며 거절했다. 그러나 말로는 ‘큰 나라’지만 행동은 속좁은 대국 그대로다. 고구려사 왜곡의 주체인 동북공정(東北工程) 사무처 인터넷 홈페이지에 따르면 동북공정 조직 고문으로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자 사회과학원 원장인 리테잉과 중국 국무원 재정부 부장인 샹화이청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동북공정 사업에 드는 예산 1500만위안(약 22억5000만
金正源세종대 석좌교수·국제정치학미군 제2사단 2여단 전투단이 동두천을 떠났다. 이번에 한국을 영구히 떠나는 2여단은 주한미군뿐 아니라 전 세계 미군 가운데 최상의 전력을 자랑하는 ‘공격 여단(strike brigade)’이다. 3600명이라는 규모는 주한미군의 10%에 불과하지만, 한반도 주둔 미 지상군의 핵심 전력이 빠져나간 것이다.지난 2일 환송식 행사장에서 배포된 자료에는 2여단과 예하 부대의 역사가 소상히 적혀 있었다. 한국전을 전후로 한국과 인연을 맺은 2여단은 지난 반세기 동안 인계철선(引繫鐵線) 역할을 해왔다. 군인 상
열린우리당 의원 46명이 4일 국가보안법 폐지법안을 마련해 동료 의원들을 상대로 서명 작업에 들어갔다. 이들은 9월 정기국회 이전에 이 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한다. 어떤 법률이든 현실에 맞지 않거나 시대적 사명을 다했다면 고치거나 폐지하는 것이 민주국가의 원칙이다. 국가보안법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남북관계의 현실과 한국 사회의 성숙도, 그리고 인권 측면에서 지금의 국가보안법에 문제가 있다면 고치거나 폐지할 수 있다.그러나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국가보안법 폐지의 논거로 이 법이 “군사정권에 악용돼 온 정권유지법”이며 “
이라크에서 무참하게 희생된 김선일(金鮮一)씨 사건을 국정조사해온 국회의 관련 특위는 조사 결과를 담은 보고서 초안에서 “이번 사건은 정부 외교·안보 시스템의 총체적인 문제점을 드러낸 사례”라고 결론지었다. 사건 이후 언론이 같은 지적을 할 때마다 ‘근거 없는 악의적 비방’이라고 거꾸로 비난해온 청와대는 이제 무어라고 할까. 여당이 다수이고 위원장도 여당인 국회 특위에 대해서도 ‘음해’니 ‘흔들기’니 하며 대응할 것인가.특위는 무엇보다도 정부의 교민안전 관리와 정보 입수 활동에 문제가 있었고 미국과의 정보 교류가 원활하지 못했다고 지
고구려는 왜 멸망했나. 여러 가지 설명이 있겠지만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은 ‘고구려론’에서 평양으로의 천도(遷都)를 고구려 패망의 근본 원인으로 꼽았다. “압록강 북쪽은 기후가 일찍 추워지고 땅이 몽고와 맞닿았으므로 사람들이 모두 굳세고 용감하였다. 또 강한 오랑캐와 섞여 살았기 때문에 사면으로 적국의 침입을 받게 되므로 방비가 매우 튼튼했다.” ▶그러나 평양은 달랐다. “압록강과 청천강 남쪽에 위치하고 있어 산천이 수려하고 풍속이 부드럽고 연약했다. 그리고 밖으로 견고한 성(城)과 큰 진(鎭)이 겹겹이 방호하고 있었다.” 그
고구려 유적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시킨 중국 지린(吉林)성과 지안(集安)시 정부가 기다렸다는 듯이 지난 20일부터 석 달 동안 ‘고구려 문화여행절’ 행사를 대대적으로 열어 고구려를 중국 역사로 선전하고 있는 현지 보도는 현기증을 일으키게 한다. 고구려 유적지의 안내판과 안내원 설명, 역사책자 등이 일제히 ‘고구려는 중국의 소수 지방정권이었다’고 주장하는 대목에 이르면 우리 역사를 도둑맞은 기분이 들 정도로 자존심이 상한다.이번 행사는 중국이 고구려사의 중국 편입을 국가차원의 치밀한 수순에 따라 추진해왔음을 확인해준다. 사회과학원 학
金海性목사, 외국인노동자·중국동포의 집 대표신임 김승규 법무부 장관님께!취임을 축하드리며, 꼭 시급히 해결하셔야 할 일이 있어 이렇듯 공개적인 편지를 드립니다.‘재외동포의 출입국 및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이하 ‘재외동포법’)은 1999년 8월 제정 당시 재외동포를 ‘대한민국 국적을 보유했던 자 또는 그 직계비속으로서 외국국적을 취득한 자’라고 규정했습니다. 대한민국 국적은 1948년 대한민국 정부수립으로부터 시작이 되었는데 1948년 이후에 출국한 동포는 동포로서 출입국과 법적 지위를 보장하지만 그 이전에 출국을 한 사람들은 동
북한은 탈북자 468명이 한국으로 온 데 대해 “남조선 당국의 조직적이며 계획적인 유인납치 행위이자 백주의 테러 범죄”라면서 “절대로 수수방관하지 않을 것이며 응당한 계산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내달 3일로 예정된 남북장관급회담을 위한 실무접촉을 거부하고 있다.탈북자 문제에 관한 한 북한 당국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처지이다. 북한정권이 굳이 한국이나 국제사회에 한마디 할 수 있다면, 이런 말일 것이다. “탈북자 문제는 전적으로 우리 책임이다. 우리가 인민들을 제대로 먹이지도 못하면서 탄압만 했기 때문이다
金鍾夏 한남대 국방전략연구소 책임연구위원새 국방장관에 해군 출신이 임명되면서 국방개혁 방향이 주목을 받고 있다. 국방개혁의 최우선 과제는 지상군 위주의 국방부 및 합참의 의사결정구조를 개혁하는 것이다. 현재 국방부에 소속된 장성들의 93%가 육군이다. 합참의 경우에는 해·공군의 장성 비율이 국방부보다는 높은 편이지만, 핵심 지휘계통은 육군이 다 차지하고 있다. 영관급 장교비율도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지상군 위주의 의사결정 구조는 육·해·공군 간의 합동작전을 극대화할 수 있는 군 구조나 군사력 건설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禹泰榮 국제부 차장얼마 전에 탈북자들을 상대로 강의를 하는 기회에, 한국에 살면서 가장 어려운 일이 무엇인가를 물어본 적이 있다. 그들의 응답은 대충 이랬다.“돈 벌려 해도 인맥(人脈)이 없고 정보가 달려 잘 안 된다.”“뭔가 해보고 싶은데 돈이 없어 해볼 도리가 없다.”“북한에서 배운 기술이나 이론은 남한에서는 쓸모가 없다.”“영어를 몰라 언어 소통이 안 된다.”“시야가 좁은 북한에서 나오니까 어리둥절하다.”“한국 사람들은 탈북자를 외국인 노동자들보다 못하게 본다.”“탈북자를 항상 지원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부담스럽다.”“한국
떠도는 탈북자 10만…'조용한 외교'론 안된다최근 탈북자 친구로부터 중국에 팔려나온 한 북한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중국 배에 팔려온 이 여성은 선원 다섯 명의 성노리개·식모로 전전하다 병들어 죽자 바다에 내던져졌다고 한다. 헤이룽장(黑龍江)성에 팔려온 한 북한 여성은 부자에게 성폭행을 당하면서 도망칠까봐 기둥에 하루 종일 묶여 있다가 숨을 거두었다고 한다. 탈북 여성들은 대부분 인신매매범에 걸려 중국돈 3000위안(한화 70~80만원)에 짐승처럼 팔려 다니고 있다.27일 동남아 국가에서 200여명의 탈북자들이 한꺼번에 한국
조중식·베이징 특파원 jscho@chosun.com중국 외교부는 1949년 공산 중국 건국 이후의 비밀외교 문서 5042건을 지난 19일부터 공개하고 있다. 1949년부터 1955년 사이의 외교 문서로, 지난 1월 1차분 4545건을 공개한 데 이어, 이번이 2차분이다.중국 외교부는 이번 공개에 대해 “중국 외교업무가 국제 관례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것이며, 법에 따른 행정을 실행하는 중요한 진보”라고 자평했다.이번 문서 공개가 우리에게도 각별한 것은 공개 대상 기간이 6·25 전쟁의 발발에서부터 휴전까지의 전 과정을 포함하고 있
李先敏 문화부 차장대우남한의 ‘진보’ 세력에게 북한 인권 문제는 ‘아킬레스의 힘줄’이라고 할 수 있다. 인권과 자유, 평화를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처럼 내세우는 이들에게 북한의 심각한 인권 침해는 여간 곤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북한 실태를 비판하자니 “한국 사회 내의 적대 진영을 이롭게 한다”는 자기 진영 내부의 비난을 받게 되고, 이를 외면하면 “이중 잣대를 갖고 있다”는 외부의 비판을 피하기가 어려운 것이다.이런 딜레마에서 ‘진보’ 세력이 선택한 해법은 ‘불가지론(不可知論)’이었다. 미국과 한국 정부에 의해 유포되는
박승춘(朴勝椿) 합참 정보본부장(중장)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 격퇴 상황을 언론에 유출한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의사를 표명했다. 이로써 이 사태와 관련해 해군 작전사령관(중장)과 합참 정보융합처장(준장) 등 고위 장성 3명이 전역하거나 징계를 받게 됐다. 군의 작전 실패나 보고 누락 등 복무규율에 어긋나는 일이 있으면 징계를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만 그것도 순서가 있는 법이고 또 때를 가려서 해야 하는데 이번의 경우는 완전히 본말이 뒤집혔다. 남북간 대화와 협력 국면에서 휴전선과 NLL을 사수해야 하는
북한 경비정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했을 때 우리 해군에 보낸 무선 내용을 상부에 보고하지 않은 이유가 현장 지휘관과 함참 참모들의 ‘부주의’ 탓이었다는 당초 국방부의 조사 결과 발표와는 달리, 보고할 경우 사격중지명령을 내릴 것을 우려한 해군 작전사령관의 ‘의도’ 때문이었다고 국방부 장관이 국회에서 답변했다.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다른 일도 아니고 국가 안보 상황에 관한 국방부 발표가 거의 이틀 걸러 한 차례씩 ‘새 발표’가 ‘앞의 발표’를 뒤집어버리는 뒤집기를 거듭하고 있으니 이런 정부와 군에 국민의 목숨을 맡겨둘
동남아 국가에 모여 있던 탈북자 450명이 한꺼번에 곧 한국에 들어올 예정이다. 10년 전 시베리아에 파견된 북한 벌목공들의 집단적인 작업장 이탈로 탈북자 문제가 불거진 이후 단일 건으로는 최대 규모의 한국행이다.탈북자들이 중국 경찰의 단속을 피해 수천㎞를 이동해 동남아 국가로 들어가 한국행을 요구해온 것은 벌써 오래된 일이다. 동남아 국가들이 탈북자들에게 비교적 수월하게 한국행을 허용하고 있어 이 코스가 많이 이용돼 왔다. 그러나 이제 동남아 국가들에도 탈북자들이 부담스런 존재가 되고 있으며 이번에도 해당 국가에서 우리 정부에 탈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에 경고 사격을 가해 되돌려 보내는 과정에서 북측 무전을 대통령과 함참에 보고하지 않은 경위를 조사해 온 정부 합동조사단은 이 사태는 해군 작전사령관과 합참 정보본부 정보융합처장 등의 ‘부주의’로 빚어진 것이라고 발표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 같은 경위 보고와 함께 징계 건의를 받고 ‘경고적 주의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 군 통수권자와 군의 마찰처럼 비쳐져 그동안 안보에 대한 불안감까지 느껴야 했던 국민의 입장에서는 이 정도로 일이 수습될 수 있게 된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