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6일 발생한 강원도 철원군 최전방 3중 철책선 절단 사건에 대해 유엔군사령부의 부참모장이 “절단 부위가 매우 정교해 전문가의 소행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민간인의 서툰 솜씨로 판단된다”는 합참의 당초 발표와는 딴판이다.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자 유엔사는 “신중하게 계획된 소행이라는 것이지 월경한 사람의 신분을 말하려고 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비(非)전문가의 소행이라는 우리 군의 입장과는 여전히 거리가 있다.애초부터 합참의 설명에는 의문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남쪽 첫번째 철책선의 절단된 매듭만 35곳이다.
중국이 탈북자 62명을 북한으로 강제 송환했다. 지난달 26일 중국 경찰이 새벽에 베이징의 민가 두 채를 급습해 체포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한국으로 오기 위해 외국공관 진입을 준비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북한은 한국행을 시도하다 붙잡힌 탈북자들은 예외 없이 정치범수용소로 보낸다.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을 중국이 이들을 북한으로 돌려보낸 것은 “가서 죽어라”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굳이 인도주의를 들먹일 것도 없다. 중국은 정말 이 정도 나라밖에 되지 않는 것인가.탈북자들이 외국공관으로 들어가는 목적은 한국행이다. 만약 실패하더라도
金泰宇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미국의 부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다. 북핵 문제는 누가 당선되든 원점에서 재출발해야 할 상황이었기에, 한국인으로서는 제2기 부시 행정부의 북핵 정책이 초미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우선 강경책을 예상할 수 있다. ‘반(反)확산 안보 구상(PSI)’을 본격화하여 북한 출입 선박들을 정선(停船)·검색하고 대량살상무기 관련 화물들을 압류한다면 북한이 강력히 반발할 수 있다. 물론 부시 대통령도 일단은 ‘6자회담 틀 안에서의 외교적 해결’을 강조하겠지만, 새롭게 4년의 임기를 보장받은 이상, 여차하면 강경책으
金英鎭美 조지워싱턴대 명예교수노무현 대통령과 일본 고이즈미 총리의 정상회담이 12월 중순 일본에서 열린다. 지난 7월 제주도에서 있었던 정상회담의 성격을 일본 당국자가 다음과 같이 평가했던 기억이 난다. 한국이 고이즈미 총리를 껴안아 미국의 강경 대북정책을 견제하고, 6자회담에서 일본의 대북 유화정책을 유도하기 위해 마련된 회담이었다고.사실 한국 정부는 고이즈미 총리의 지난 5월 제2차 평양 방문을 높이 평가하였으며, 7월 한·일 정상회담에서 노 대통령이 대북 지원의 중요성을 열심히 강조한 것이 일본측에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노 대
顧問집권 2기의 조지 W 부시는 달라질 것인가? 그의 독불장군식 외교는 좀 유연해질 것인가? 그의 대북(對北)정책은 여전할 것인가? 그리고 한·미 안보관계는 또 어떻게 변모하고 대한(對韓) 경제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이것이 부시 미국 대통령의 재선을 보는 한국인들의 일반적 관심이며 집약된 의문이기도 할 것이다.부시 외교의 전반에 관한 미국 전문가들의 견해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와 ‘달라질 것이다’ 두 가지를 모두 담고 있다. 부시를 괴롭힐 가장 심각한 외교·안보적 과제는 오사마 빈 라덴과 알 자르카위 등의 테러 행위에 어떻게
피터 브룩스美헤리티지 연구소 아시아연구소장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다. 이제 미래로 눈을 돌릴 때다. 불행하게도 미래는 미국과 우방들을 몹시 불안케 하는 안보 관련 도전들로 가득하다. 부시는 임기 중 이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최우선 순위는 당연히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안정, 그리고 전세계적 차원에서의 테러와의 전쟁이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안정화는, 이 두 나라에서 국제 테러조직인 ‘알 카에다’를 패퇴시켜야 그 조직과 국제적 준동을 뿌리 뽑을 수 있다는 점에서 부시의 2기 임기 동안 핵심 안건이다.다음으로 북
출판국장요즘 진보세력과 보수세력 간의 전투 양상을 보면 도박판 판돈을 키우는 쪽으로 달리는 양상이다. 내기를 키워 최후의 순간에 상대방을 한 방에 몰락시키려는 결의를 느낄 수 있다. 올 들어서만 이미 대통령 탄핵사태와 행정수도 이전 문제로 헌법재판소에서 1승1패의 전적을 기록했건만, 양측 모두 그걸로 만족하며 공존하는 길을 찾지 못한 채 판을 부풀리고 있다.먼저 노무현 대통령과 그 일파(一派)를 보면, 이들은 다수 여론과 정면 승부하기로 이미 선언했다. 국가보안법, 사학법(私學法), 친일청산법, 언론관련법 등 4개 법안에 국민의 다
미국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부시 대통령의 재선이 유력하다. 이번 선거는 마지막 순간까지 승패를 예측할 수 없는 치열한 접전을 벌이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세계인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9·11테러 이후 처음 치러진 이번 대선의 최대 이슈는 과거와 달리 미국의 외교 안보문제였다. 그 중에서도 특히 대(對)테러전과 핵 확산 저지문제가 핵심이었다. 외교 안보 노선에선 공화당과 민주당의 입장이 확연하게 다른 것은 아니었다. 양당 모두 테러와 핵 확산을 막기 위한 선제 공격전략을 정책적 선택 범위 안에 포함시켰다. 다른 점이라면 공화당이 여전
북한 경비정 3척이 1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여러 차례 침범했다가 우리 함정의 경고 함포 사격을 받고 물러났다. 북한의 기본 전략은 수시로 우리 해역을 헤집고 다님으로써 NLL을 있으나마나한 것으로 만들려는 것이다. 이번에는 3척이 동시에 여기저기를 들쑤시고 다닌 데다 경고 사격을 받고도 순순히 퇴각하지 않는 등 도발의 수위를 의도적으로 높인 것으로 보인다.이런 북한의 태도에는 우리 안보의 대응 자세를 시험해 보려는 느낌이 짙다. 이번 NLL 침범도 지난 7월 우리 군의 NLL 작전 예규가 약화된 것과 무관치 않다고 보아야
정치부장기자는 1994년 7월 9일 오전에 편집국에 있었다. 낮 12시가 조금 지나 북한 방송이 “김일성 동지가 급병으로 서거하시였다”고 발표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날의 충격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남아 있다.오늘은 미국의 다음 대통령이 결정되는 날이다. 미국에서 진행되는 투표 소식을 들으며 문득 10년 전의 그 충격이 다시 떠올랐다. ‘만약 지금 북한에 무슨 일이 생긴다면….’우리가 미국 대선을 주목하는 것은 무엇보다 북한 문제 때문이다. 북한 핵 문제는 미국 대선 때까지 미뤄져 왔다. 이제 대선은 끝났고 북핵 문제
정진우서강대 경제학과 4년“잊을 수가 없어요. 잊을 수가 없어요. 옥수수 짚단 아래 처절하게 찢겨진 채….” 18년 전 소년은 그렇게 전교생이 지켜보는 가운데 웅변을 했다.1986년 6월 25일, 당시 10살이었던 나는 전교생이 지켜보는 가운데 열변을 토해냈다. 우렁찬 목소리로 또박또박 ‘반공’을 외쳤다. 웅변할 때 숨은 어디서 쉬어야 하고, 강약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런 것도 신경을 써야 했다. 어린 나이에 참 고달픈 경험이었다. 웅변의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를 외쳤다.이승복이 부활했던 것이다. 교과서에서
언론인국보법 폐지, 언론법 개악, 사학법 개악은 한마디로 우리 사회의 기둥뿌리를 뽑자는 것이다. 국보법 폐지로 김정일에 대한 최후의 방파제를 제거하고, 사립학교법 개악으로 종립(宗立) 학교들을 통째로 빼앗고, 언론법 개악으로 조선일보·동아일보를 죽여 ‘지금까지의 우리 사회’를 빈 깡통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런 다음 그 텅 빈 황야에 새로운 점령군이 진주하겠다는 것이다. 새로운 점령군―그것은 곧 ‘대한민국은 애당초 태어나선 안 될 친일·친미 민족반역 세력의 분열주의 정권’이라고 치부하는 사람들일 것이다.공공부문은 이미 그런 사람들
“내가 한국에 가겠습니다.” 아이젠하워 후보는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10월 대통령 선거전에서 이 연설 한마디로 결정적 승기를 잡아 압승했다. 2차대전 영웅 아이젠하워는 한국전을 조기에 끝내기 위한 방한 약속만으로 전쟁에 넌더리를 내던 유권자들을 끌어당겼다. 이 연설은 LA타임스가 선정한 ‘20세기 미국의 10대 정치명언’ 9위에 올랐다. ‘10월의 충격(October Surprise)’의 대표적 사례로도 꼽힌다. ▶‘10월의 충격’은 미국 대선 막바지인 10월에 터져나와 판세를 흔들어놓는 변수를 이른다. 80년 대선에서 레
金亨基사회부장오늘 조선일보 독자들은 처음 보는 참혹한 사진들을 접했을 것이다. 온몸을 칼에 찔리고 돌덩이로 짓이겨져 뇌수까지 터져나온 올망졸망한 세 어린이, 팔로 얼굴을 가린 채 피투성이가 돼 숨진 남루한 차림의 엄마. 바로 36년 전 이맘때 강원도 산골 외딴집에서 북한 무장공비 5명에게 학살돼 소오줌통에 버려졌던 이승복 일가의 사진이다.당시 수십 군데 칼을 맞고 구사일생 목숨을 건진 이승복의 형 이학관씨의 증언은 몸서리쳐지게 생생하다. “숙제하고 있는 승복이 옆에 앉더니… ‘니 그러면 북한이 좋냐 남한이 좋냐’ 물으니까, 승복이가
黃台淵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DJ의 햇볕정책은 길손의 외투를 벗기는 내기에서 햇볕이 강풍을 이긴다는 이솝 우화로부터 ‘따뜻한 강제’의 함의(含意)를 따왔다. 이 정책은 ①튼튼한 국방·안보 ②흡수통일 배제 ③남북 교류·협력 촉진을 3원칙으로 삼는다. 첫째 원칙은 무력 도발에 정치논리를 배제하고 순수 군사논리로 대응하는 ‘정군(政軍)분리’ 수칙으로 보완되고, 셋째 원칙은 ‘정경(政經)분리’ 수칙과 ‘탄력적 상호주의’로 보완된다.햇볕정책은 둘째·셋째 원칙이 없다면 ‘강풍’정책으로 퇴행한다. 반대로 첫째 원칙을 결한 유화책은 ‘적’을 믿고
서울중앙지법은 1968년 무장공비들에게 “공산당이 싫어요”라고 말했다가 참혹하게 살해된 이승복군 사건이 역사적 진실임을 인정했다.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이 사건에 대한 조선일보 보도가 ‘조작’이라고 주장한 김주언 전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에서는 법률 해석과 적용의 타당성만 판단하므로 이승복 사건의 진실에 대한 사법부의 최종 판단이 내려진 셈이다.지난 10여년 간 이승복군과 가족들의 명예는 이승복 사건에 ‘반공 조작극’이라는 색깔을 칠해온 좌파들의 선전선동에 무참하게 짓밟혀왔다. 언론개혁이라는 위장간판
중국 외교부는 26일 탈북자들의 한국행을 지원하는 단체들을 강력히 처벌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외교부의 선언과 동시에 중국 경찰은 탈북자들의 비밀 숙소를 급습해 65명을 체포했다. 이러한 사태 전개는 탈북자 문제가 현재의 대응책으론 수용할 수없는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이 북한인권법 제정으로 탈북자들에 대한 지원을 공식화한 것이 탈북자들과 지원단체들에겐 정신적 힘이 되고 있다. 반면 중국으로서는 점차 규모가 커지고 있는 탈북자들의 외국 공관 진입을 바라보고만 있기도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중국의 강경 대응은 어
남북 군사분계선의 철책선 세 군데가 잘려진 것이 발견돼 군이 비상경계 태세에 돌입했다. 중부전선 일대에 내려진 ‘진돗개 하나’는 적이 침투했거나 침투했다는 확실한 정보가 있을 경우에 발령되는 최고 수준의 군 경계태세이다. 군 당국이 절단된 철책선을 통해 북한 무장간첩이 침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철책선에 구멍이 난 사실은 26일 새벽에 처음 발견됐지만 실제로 절단된 것은 오래 전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실이 그렇다면 우리 군의 경계 태세에 허점이 있다는 이야기이다. 군사 분계선의 철책선은 국가 안보를
魏聖富민주청년포럼 부의장·前민주당 국장최근 대통령이 “옛날 독재 정권을 돕거나 방관했던…사람들의 자유를 제한했으면 하는 생각도 없지 않으나…”라고 한 벌언과, 이어 국무총리와 여당 의장의 ‘독재자는 용서해도 정권 비판 언론은 용서 못한다’고 한 파괴적 망언, 여당의 이른바 4대 개혁입법 추진과정 등을 보면서, 과거 민주화운동 출신의 한 사람으로서 심한 자괴감(自愧感)을 느끼기에 감히 호소하고자 한다.“대통령의 말대로 20여년 전 생사를 걸고 위험스러운 민주화운동을 했던 세대 자체를, 대통령이 나서서 편협과 오기의 집단으로 더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