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달 초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 때 "종전 선언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고 한다. 김정은의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관심사는 종전 선언이 아니라 대북 제재 완화였다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 7월 초 폼페이오의 3차 방북 때만 하더라도 종전 선언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북 외무성은 "종전 선언을 하루빨리 발표하는 것이 신뢰 조성을 위한 선차적 요소"라고 했다. 미국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자 북은 선전 매체들을 동원해 "남조선 당국도 종전 선언 문제를 수수방관하지 말라"고 다그치기
1967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한 북한 기자가 유엔군 소속 한국계 분석관에게 다가가 '남쪽으로 가고 싶다'며 도움을 청했다. 북 기자를 태운 유엔군 차량은 북한군 총알이 날아오는 가운데 남으로 질주했다. 조선중앙통신사 부사장 이수근이었다. 그는 귀순 2년 뒤 '위장 간첩'으로 사형됐다. 그러나 지난주 법원 재심(再審)은 49년 만에 무죄를 선고했다. 진실이 무엇인지는 통일 뒤에야 밝혀질 것 같다.▶당시 이수근 귀순은 JSA에서 남북 기자와 각국 경비병이 자유롭게 왕래했기에 가능했다. 1961
통일부가 15일 판문점 우리 측 구역인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에 통일부 기자단을 대표해 취재할 예정이던 탈북민 출신 김명성 본지 기자의 취재를 불허했다. 전날 오후 갑자기 취재 기자 교체를 요구하더니 이날 아침 취재단 4명에서 김 기자만 제외한다고 일방 통보했다. '북측 요구는 없었다'고 했다. 북한이 과거 입맛에 맞지 않는 우리 측 취재진의 방북을 불허한 경우는 있었지만, 우리 지역에서 열리는 남북 회담에 우리 정부가 먼저 특정 기자를 찍어 배제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통일부 기자단은 이날 '
우리를 향해 날아오는 북한 미사일을 막기 위해 개발 중인 장거리 요격미사일(L-SAM) 발사 시험이 올 들어 계속 연기돼왔다고 한다. 청와대가 남북 정상회담 등을 이유로 4월과 6월 두 차례 발사 시험을 연기시켰다는 것이다. 북한군은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고 우리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중·단거리 미사일 수백 발을 실전 배치해놓고 있다. 이런 북한 미사일을 50~60㎞ 공중에서 파괴하기 위해 우리 군은 장거리 요격미사일을 내년부터 본격 개발할 계획이었다. 이런 정부 기조라면 개발 자체가 불투명하다.국방부는 "기술적 부분과 시험장
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12일 주미 대사관 국정감사에서 "북이 재래식 군사력으로 한·미 연합군에 맞설 수 없으니까 비대칭 전력으로 핵을 개발한 후로는 재래식 군비를 절감해서 이것을 일반 국민을 위한 생필품 경제로 돌렸기 때문에 제재를 버티고 오히려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고 미국 학자들이 분석한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평양 정상회담 때 북에 가보니까 여명 거리나 과학자 거리는 홍콩, 싱가포르와 구별이 안 될 정도로 외견상 엄청난 고층 빌딩이 올라가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송 의원은 그렇기 때문에 "북이 핵을 개발하느라 백
미 재무부가 지난달 남북 정상회담 직후 한국 은행들에 직접 연락해 대북 제재 준수를 요청한 사실이 국감장에서 공개됐다. 미측은 국내 국책 및 시중은행 7곳에 대북 관련 사업 현황을 묻고 "너무 앞서가지 말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한다. 말이 요청이지 사실상 경고다. 미 전문가들은 "만약 (한국 은행들이) 북한과의 거래에 관여한다면 미 정부의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지난 주말 주미 대사는 국감에서 미 조야(朝野)로부터 '한국이 너무 남북 관계에서 과속하고 있다. 제재를 강화해야 북한이 핵 포기 협상에 나올
트럼프 미 대통령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5·24 조치 해제 검토 발언에 대해 "그들(한국 정부)은 우리 승인 없이는 그것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평소 말을 가리지 않는 트럼프이긴 하지만 우리 주권 침해로 해석될 수 있는 '승인'이란 표현까지 썼다. 미국 입장에서 대북 제재는 북핵 폐기를 위한 유일한 지렛대다. 트럼프는 한국 정부에 '북핵 폐기 방해 말라'고 거칠게 경고한 것이다.5·24 조치는 그 주요 내용들이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와 상당 부분 겹친다. 한국 정부가 5·24 조치를 해제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0일 국정감사에서 북한의 천안함 폭침에 대응해 취해진 '5·24 조치'를 해제하는 문제를 "관계 부처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정부가 5·24 대북 제재 해제 검토를 표명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이날 5·24 해제 검토 발언이 논란을 빚자 '본격적 검토가 이뤄진 것은 아니다. 말이 앞서 죄송하다'고 한발 물러섰지만 이날 답변들은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유도성 질문에 미리 약속이나 한듯이 나온 것이었다. 강 장
이낙연 총리는 지난 2일 국무회의에서 가짜 뉴스 엄단 방침을 밝혔다. 이 총리가 지난달 베트남에서 호찌민 전 베트남 주석의 거소 방명록에 쓴 글을 누군가 '김일성에 대해 쓴 글'이라고 인터넷에 퍼뜨린 뒤였다. 이런 명백한 가짜 뉴스는 응분의 책임을 지워야 한다. 이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 뒤부터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무슨 범정부 대책 회의 같은 것이 만들어지더니 대통령까지 나서서 대책이 미흡하다며 더 광범위한 단속과 처벌을 요구하는 움직임으로 확대됐다.이들이 생각하는 '가
지난달 평양 남북 정상회담 이후 여당과 그 주변에서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는 등 손봐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되고 있다. 평양에 간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평화 체제가 되려면 국보법 등을 어떻게 할지 논의해야 한다"고 말해 논란을 촉발시키더니, 이번엔 민주당과 대북 노선을 같이하는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가 "국보법은 사망 선고를 기다리는 사문화된 법"이라며 종전 선언이 이루어지면 당 차원에서 국보법 폐지 법안을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한 국보법은 남북 화해로 가는 길에 장애물이니 손을 봐야 한다는 논리다.이들의
KBS가 대북 라디오 방송을 포함해 일부 AM 방송의 출력을 임의로 낮춰 운영해온 사실이 밝혀졌다. 과기부 산하 중앙전파관리소가 지난달 말 26개 AM 방송국을 현장 조사해보니 대북 방송인 '한민족 방송'을 포함한 8곳이 방송 출력을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특히 한민족 방송은 허가 출력 1500kW를 750~1348kW까지 낮춰 감소 폭이 가장 컸다. KBS는 "전력 소비를 줄이는 새 시스템 때문"이라고 해명했으나 그 결과 주시청자인 북한 주민들이 방송을 듣는 데 어려움을 겪었을 가능성이 크다. 북한 주민을 위한 방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7일 평양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 비핵화 방안과 2차 미·북 정상회담 일정을 논의했다. 폼페이오는 방북 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오늘 북한과 상당히 좋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아직 우리가 할 일이 상당히 많지만 오늘 또 한 걸음 내디뎠다"고 했다. 그는 "2차 미·북 정상회담을 가급적 빠른 시일 내 개최키로 했다"며 "북한이 취하게 될 비핵화 조치들과 미국 정부의 참관 문제, 미국의 상응 조치에 관해서도 논의가 있었다"고 했다. 조만간 양측 실무협상단이 추가 협의를 진행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미 워싱턴 포스트지 인터뷰에서 "미국이 종전 선언을 하고 북한이 이에 따라 영변 핵 시설을 폐기할 경우 비핵화의 큰 진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종전 선언과 북한 핵 시설 신고를 맞바꾸자는 미국과, 종전 선언과 영변 핵 시설 폐기를 교환하자는 북한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정부가 북한 주장에 손을 들어 준 것이다. 강 장관은 과거 미 부시 행정부가 북핵의 신고·검증을 추진하다 실패했던 사례를 들며 "북의 핵 신고는 미·북 간에 신뢰가 형성된 이후로 미루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북한이 금융 전문 해커 조직을 운영하며 지난 4년간 주요 금융기관 등을 해킹해 11억달러(약 1조2300억원)어치 외화 탈취를 시도했고 실제 수억 달러를 북으로 빼돌렸다고 세계적 보안회사가 3일 밝혔다. 'ATP 38'로 명명된 북 해커 조직이 베트남·대만 등 최소 11국 은행의 해외 송금망을 해킹했다고 한다. 국제 NGO가 한국으로 송금하려던 돈도 털렸다고 한다. 미국 정부는 2일 '히든 코브라'라는 북 해커 조직이 악성 코드를 이용해 전 세계 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현금을 훔치고 있다고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오는 7일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난다고 국무부가 2일 밝혔다. 이번이 네 번째 방북이다. 남북 정상회담과 유엔총회 때 미·북 접촉을 통해 한동안 멈췄던 비핵화 협상이 재개되는 것이다. 이전 방북 때와 달리 미국이 김정은 면담 일정을 기정사실화한 것을 볼 때 양측 간 물밑 조율도 상당 부분 된 것으로 기대된다.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과의 대화는 올바른 방향으로 진전하고 있고, 우리는 북한행 비행기에 올라타기에 충분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했다.북한은 지난 7월 폼페이오의 3차 방북 때 미국의 선
남북 정상이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북한 철도·도로 현대화 사업을 하려면 최소 43조원이 필요하다고 야당 의원이 추산했다. 국회 예산정책처를 통해 입수한 철도시설공단 자료와 국토교통부 도로 건설 단가표를 근거로 계산한 수치다. 토지와 공사 인력은 북한이 무상 제공한다고 가정해도 이런 천문학적 금액이 나왔다고 한다. 북한의 철도·도로가 워낙 낙후돼 있어 개·보수 정도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북한 철도는 최고 시속이 평균 45㎞에 불과하고, 복선화율은 2% 남짓에 그친다. 도로 포장률은 10% 미만이다. '판문
오늘이 건군(建軍) 70주년이다. 1948년 한반도 유일의 합법 정부 수립과 더불어 탄생한 국군의 역사가 바로 대한민국의 역사다. 6·25전쟁에서 사망·부상·행방불명된 국군 99만명의 선혈(鮮血)이 이 나라를 지켰다. 그러나 건군 70주년 생일상은 어느 때보다 초라하다. 10년 단위 건군 행사에서 시가행진이 생략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신 가수 싸이와 걸 그룹이 축하 공연을 한다. 지난 2월 북한이 70번째 건군절을 맞아 이동식 ICBM까지 과시하는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한 것과 대조된다. 국군의 날 행사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국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9월 29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우리가 일방적으로 핵무장을 해제하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리 외무상은 "미국은 70년 전부터 우리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해왔으며 수십 발의 원자탄을 떨구겠다고 공갈했고 우리 문턱에 핵전략 자산을 끌어들인 나라"라고 했다. 처음부터 미국이 북한을 위협했고 지금껏 침략 협박을 하고 있는 것처럼 들린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주장이다.북한이 일방적으로 침략한 대한민국을 구하기 위해 미국이 참전한 뒤 한·미 동맹을 맺어 북의 위협에 맞서고 있는 것이 북한이 주장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6일 기자회견에서 북한 비핵화 협상에 대해 "2년, 3년 혹은 5개월이 걸려도 상관없다"면서 "나는 시간이 충분하며 시간 싸움(time game)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말은 엇갈린 해석을 낳고 있다. 미국은 지난 6월 싱가포르 1차 정상회담 때 충분한 준비 없이 회담에 임했다가 북한으로부터 실질적인 핵 폐기 조치를 아무것도 얻어내지 못했다. 북한의 비핵화 약속을 확보해 놓지도 않은 상태에서 회담 날짜부터 덜컥 정했다가 북한 전략에 말려들었다고 비판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블룸버그 통신은 26일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에서 김정은의 수석 대변인(top spokesman)이 됐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김정은이 유엔총회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그를 칭송하는(sing praises) 사실상의 대변인을 뒀다. 바로 문 대통령"이라고 했다. 실제 문 대통령은 한국과 미국, 국제사회에 김정은의 선의(善意)를 전달하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문 대통령은 미·북 간의 북핵 폐기 협상을 중재하는 입장에서 불가피하게 북측의 입장을 설명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특히 미·북처럼 불신과 오해가 깊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