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국 사회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한국병 세 가지가 있다. 우선 조기유학 과열 현상이다. 2004년 조기유학을 떠난 초·중·고 학생은 서울에서만 하루 34명꼴로 사상 최대치인 1만2317명을 기록하였다. 국내에서 영어나 중국어로 교육하는 국제학교의 설립이 자유로워지면 굳이 이렇게 외화를 유출하고 가족이 해체되면서 외국에 나갈 이유는 없다. 더구나 유학을 보낼 수 없는 저소득층이 겪는 교육기회의 불평등은 민주주의의 핵심을 훼손하는 심각한 문제이다. 그러나 전교조를 비롯한 이른바 진보주의자들은 교육 평준화를 금과옥조로 여기며 눈앞의
金泰孝 성균관대 교수·국제정치학청와대는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의 ‘북핵 정보 한국과 공유 불??발언과 관련, 외교관례상 무례하고 무책임한 언동이라며 일본 정부에 야치 차관에 대한 사실상의 문책을 촉구하며 강력 대응하고 나섰다. 주한 일본대사를 소환하여 유감을 전하면서 시작된 한국측의 반응이 이제는 6월 24일로 예정된 한·일 정상회담의 무산 여부까지 거론될 정도로 격앙돼 가고 있다. 여기서 궁금한 것은 5월 11일 있었던 ‘문제의 발언’이 보름이 넘게 지난 지금 이 시점에 이르러 왜 문제시되고 있는가 하는 점
柳宗夏 전 외무부장관·서강대 겸임교수필자는 얼마 전 미국 하버드 대학에서 북한 핵문제를 취급하는 교수들과 광범위하게 접촉할 기회를 가졌다. 필자가 놀란 것은 미국 진보적 지성의 아성인 하버드 대학 한국문제 전문가들의 북핵 문제 해법의 적지 않은 생각들이 북한 정권 교체에 쏠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하버드 밖에서도 북한 정권 교체론은 부시 정부인사들과 별개로 힘을 얻고 있다. 그들의 생각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북한은 이라크 다음으로 미국 본토의 안보에 위해를 끼칠 수 있는 국가이다. 막대한 화학·생물학 무기를 비축하고 있고 대륙간
성경륭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은 25일 야당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2+4’ 개념의 북한版판 국토균형발전 모델을 제시했다. 북한에 평양권과 원산권의 2개 中중거점과, 개성 신의주 나진선봉 금강산의 4개 小소거점이 형성되도록 對北대북 지원을 해나간다는 구상이다.성 위원장의 발언은 남한이 앞으로 북한의 국토개발전략을 수립하고 추진해 나가는 데 주도적 역할을 맡겠다는 뜻으로 들린다. ‘프로젝트’ 좋아하는 정권이니 이것은 ‘N(North·북한) 프로젝트’라고 이름 붙일 만하다. 정말로 황당한 이야기다. 이런 구상의 실현성 여부는 차
1975년의 추석은 9월 20일이었다. 이 무렵 도쿄나 오사카로부터 비행기가 도착하면 김포공항은 울음바다가 됐다. 재일 조총련계 모국 방문 사업으로 처음 서울에 오는 1000여명의 동포들은 30년 만에 고국 땅을 밟으며 가족과 극적인 상봉을 했다. 이들의 짐에는 헌 옷가지와 바늘 양초 등 생필품들이 많았다. 김밥을 잔뜩 싸온 사람도 있었다. 헐벗고 굶주린다는 남한의 가족 친지들에게 주기 위한 것이었다. ▶현재 일본에는 50만명 가량의 재일 동포가 살고 있다. 이 중 대한민국 국적의 ‘민단(民團)’ 동포가 40여만명이고, 나머지는 ‘
통일부가 대법원으로부터 이적단체 판결을 받은 한총련의 의장에게 방북을 허용해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 대학생 행사에 참석할 수 있도록 했다. 통일부는 “송효원 한총련 의장이 관계법으로 처벌받은 적이 없고 수배 중도 아니며 방북시 우리 법을 준수하겠다고 약속해 남북관계의 원만한 진전을 고려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통일부의 이런 결정은 한총련에 대한 대법원 판결의 뜻과는 상반된 것이다. 대법원이 1998년 한총련을 이적단체라고 규정한 이유는 한총련이 “북한의 대남적화통일노선을 추종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2003
지난 4월 11일 독일 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동포 간담회에서 햇볕정책 비판론자들을 놀라게 하는 발언을 했다. “멀리 내다보면서 보다 바람직한 상태로 가기 위해서는 때론 남북관계에서 쓴소리도 해야 하고 얼굴 붉힐 때는 붉혀야 한다.” 햇볕정책의 문제가 햇볕 그 자체에 있다기보다는 햇볕만을 무조건적으로 맹신하며 채찍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데 있다고 비판해온 사람들에게 그의 이 발언은 참신하기까지 했다.대북관계 내용을 잘 아는 정부의 한 고위소식통은 “노 대통령은 대북지원, 특히 비료지원이 있을 때마다 대북특사 교환을 조건으로 달자는
정동영 통일부장관은 20일 열린우리당에서 남북차관급 회담의 결과를 설명하면서 “밝은 마음으로 보고를 드릴 수 있게 돼 기쁘다. 국민들 마음도 이런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회담의 합의 내용은 우리가 북한에 비료 20만t을 지원하고, 남북장관급회담을 再開하며, 평양에서 열리는 6·15 5주년 행사에 장관급을 단장으로 하는 우리 대표단을 보낸다는 것이다. 현재의 남북관계에서 가장 화급하게 다루어야 할 北核 문제는 합의문에 한 글자도 들어가지 않았다. 북핵 비상 상황에서 이번 회담을 지켜봤던 국민과 세계가 다 함께 실망스러울
朴勝俊 중국전문기자“북한이 핵실험을 한다고요? 할 수 있을 것 같습니까? 우리가 가만히 있을 것 같습니까? 북한은 절대로 핵실험을 못 합니다.”그 중국 외교관은 언성을 높였다. 화가 나 있는 것 같이도 보였다. 흥분한 탓인지, 외교관으로서 레드 라인(red line)을 넘은 듯한 말을 그다지 어렵지 않게 했다. “북한이 파키스탄의 뒤를 따른다고요? 파키스탄이 북한과 같습니까? 1998년 핵실험을 했을 때 파키스탄은 자기 나라를 지킬 힘이 있는 나라였습니다. 그러나 지금 북한이 자기 나라를 지킬 힘이 있는 나란 줄 아십니까?”이쯤 되
청와대가 4월 6일과 12일 한·미 간 ‘전략적 유연성’ 협상 문제와 관련해 이종석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을 상대로 조사를 벌였던 사실이 밝혀졌다. 협상에서 우리측이 미국의 방침을 수용하는 쪽으로 합의해 놓고 뒤에 이를 번복했는지 여부가 조사의 핵심이었다고 한다. 전략적 유연성이란 동북아 다른 지역에서 분쟁이 났을 때 주한미군을 그곳에 투입하려는 미국의 정책으로 한·미 동맹의 장래가 걸린 핵심 사안이다. 청와대는 “조사 결과 NSC가 총괄한 협상에 異常이 없는 게 확인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일은 베일 속에서 현 정
김정일의 핵 보유 선언은 그들의 핵 개발이 단순한 벼랑 끝 전술도 아니고, 협상력 높이기도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김정일은 정말로 핵무기를 갖기로 작정한 것이고, 핵 덕택으로 살든지 핵 때문에 죽든지, 둘 중 하나로 나가기로 작심한 것이다. 김정일로서는 설령 만에 하나 핵을 포기할 생각이 들더라도 이제는 그럴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이제 와서 핵을 포기하면 ‘위대한 영도자’의 무오류(無誤謬)의 권위는 끝장이 날 것이기 때문이다.김정일의 핵 보유 선언은 숱한 사람들을 바보로 만들었다. 우선 ‘햇볕’만 쐬어주면 김정일이
남북 차관급 회담이 16~17일 개성에서 열린다. 북한이 작년 7월 金日成 10주기에 한국정부가 남측 인사들의 弔問을 허용하지 않은 것을 빌미로 당국간 회담을 중단한 지 10개월 만이다.북한이 다시 남북 대화에 응하고 나선 것은 무엇보다 비료가 급했기 때문일 것이다. 정부는 북한이 지난 1월 비료 50만t의 지원을 요구한 데 대해 먼저 당국간 회담이 열려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 북한은 최근 중국에 비료지원을 요청했지만 핵문제등으로 인해 거부당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비료는 播種期에 필요하기 때문에 북한으로선 다급한 상황이다.
南成旭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지난 1994년 북한 핵 위기는 군사적 측면에서 전쟁 일보 직전까지 갔었다. 미국과 동맹국들이 유엔 안보리 제재를 촉구하자 북한은 1994년 6월 5일 “유엔 제재는 곧 선전포고다. 전쟁에서 자비란 있을 수 없다”고 반발했다. 미국 국방부는 1994년 초부터 한반도와 주변 지역에 대한 병력 증강을 가속화했다. 클린턴 행정부의 정책은 전쟁 불사(不辭)에 무게 중심이 실리고 있었다.당시 미국측 협상 수석대표인 로버트 보브 갈루치 차관보는 사태??活? 그것도 대전(大戰)으로 비화될 소지’가 있음을 직감했다. 윌
북한 외무성은 11일 “영변 원자력발전소에서 8000개의 폐연료봉을 꺼내는 작업을 최단 기간 내에 성공적으로 끝냈다”면서 “核무기고를 늘리는 데 필요한 조치들을 취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폐연료봉을 재처리하면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다. 지금은 북한의 핵실험 준비설이 나도는 가운데 6자회담을 살려내기 위한 관련국들의 막바지 노력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때 북한이 다시 挑發의 강도를 높인 것은 북한이 지금보다 더 급박한 위기 상황을 원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그 위기의 頂點에서 북한이 원하는 것이 핵실
러플린 KAIST총장 rbl@president.kaist.ac.kr 1974년 여름, 나는 군대에서 소위 ‘짧은’ 상태였다. ‘짧다’는 것의 의미는 제대가 얼마 남지 않기에 심리적으로 실제보다 더 자유로운 것을 뜻한다. 당시 나는 독일의 네카어 계곡 지역에 있는 슈베비슈 그뮌트라는 작은 도시에 있었다.어느 날 나는 군용 장비를 하나씩 반납하고 있는 도중이었다. 나는 군용 장비를 모두 커다란 군용 가방에 집어 넣고 천천히 각 창구를 이동하면서 요구하는 대로 장비를 하나씩 끄집어 내었다. 막 철모를 반납하고 다음 담당병이 탄띠를 요구했
許容範 워싱턴 특파원“심상치 않다. 미국이 방향을 결정한 것 같다. 북한을 치는 쪽으로…”.며칠 전 한 전직 정보분야 관리가 조용히 전화를 걸어왔다. 그는 “미국은 북한이 핵무장하는 것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는 상황에 몰린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개발 의도가 실제 핵무기를 갖는 데 있다는 것이 거의 명백해졌기 때문이다. “설마 한국이 있는데 북한을 칠 수 있을까” 기자가 반론을 제기하자 그는 10년 전에도 미국은 북한의 반격을 가정하고 북폭(北爆) 계획을 짰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놀랄 일은 아니다. 요즘 북한 핵문제를 둘러
김정훈·사회부 runto@chosun.com “지난주 우리에겐 특별한 산타클로스가 왔었습니다.”팀 피터스씨가 기자에게 싱글벙글하며 말했다. 전경련에 근무하는 그는 ‘헬핑 핸즈 코리아(Helping Hands Korea)’라는 시민단체의 대표다. 북한 어린이에게 빵과 옥수수를 보내고, 중국을 떠도는 탈북자를 돕는다. “어떤 산타클로스요?” “미국의 한 고등학생이었어요.”피터스씨는 캐서린 정이라는 이름의 뉴저지주 핑그리학교 10학년생(16)이 북한 학생들을 도우라고 박스 2개에 생활용품을 보내왔다고 말했다. 캐서린은 이 물품들을 동료
金泰孝 성균관대 교수·국제정치학북한의 핵 실험 여부에 대한 논의가 급부상하면서 지난 2월 핵 보유 선언의 여파에서 잠시 주춤했던 북한 핵문제가 다시 긴장을 자아내고 있다. 한국은 북한 핵 위기가 재발하여 2년 반이 흐르는 동안 설득을 통한 대화외교를 꾸준히 주창해 왔다.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는 것을 허용치 않으며, 이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주도적인 외교력을 발휘한다는 3원칙에 입각해서다. 그런데 평화적인 해법을 모색함에 있어 압박 외교와 제재를 포함시키느냐, 아니면 북한을 자극하는 대신 핵 폐기시 제공할 반대급부를 구체화하는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 데이비드 고든 위원장은 4일 미 의회 청문회에서 “한국에서 전쟁이 일어난다면 매우 격렬하고 파괴적이 될 것이며 이 전쟁은 事前 경고 없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NIC는 중앙정보국(CIA)을 비롯한 미 정보기관들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연방정부 기구다. 같은 날 한국에서는 반기문 외교부 장관이 “北核 상황이 중대한 국면”이라면서 “정부는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 장관의 발언은 북핵문제가 긴박한 상황을 맞고 있는데도 정부만 계속 낙관론을 펼치고 있을 수는 없다고
具聖宰전국뉴스부 차장대우일부 지역에 배달된 지난 3일자 본지 종합 6면에 실린 북한 산불 위성사진은 많은 걸 생각하게 한다.이 사진은 정용승(鄭用昇) 전 한국교원대 교수가 운영 중인 과학기술부 산하 한·중대기과학연구센터에서 제공받은 것이다. 이 센터는 하루 두 번씩 한반도 상공을 지나가는 미국해양기상청(NOAA) 소속 인공위성 4기로부터 한반도 상공와 중국 만주 일대를 촬영한 자료를 무선 통신으로 받는다. 우리나라 기상청도 이 NOAA 위성으로부터 자료를 받고 있다.사진의 해상도는 1.1㎞. 크기가 대략 1㎞ 이상인 것만 볼 수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