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진현/서울대 국제지역원 교수(국제정치학)북한이 미국의 대화 재개 제의에 반응했다. 지난 6일 미국 부시 대통령의 대화재개를 선언한 지 12일 만이다. 북한이 18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밝힌 입장을 보면 대화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면서도, 핵·미사일·재래식 군사위협 등 미국이 대화에서 다루기를 원하는 의제에는 강력히 반발하는 모습이다. 특히 재래식 군사력 문제는 “남조선에서 미군이 물러가기 전에는 논의의 대상조차 절대로 될 수 없는 문제”라고 못박았다. 대신 북측은 경수로 제공의 지연에 따르는 전력손실 보상문제
김대중 대통령은 지난 한 달 사이에 다섯 번(닷새에 한 번꼴)이나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답방을 요청했다. 전례없는 일이다. 한 나라의 국가원수가 상대방 지도자의 방문을 이처럼 반복해서 간절하게 요구한 것은 그 전례는 고사하고 외교상 있을 수 있는 일인지도 의문이다. 김 대통령이 그런 정도의 상식을 모를 리는 없을 것이다. 그 자신 이런 요청이 나라의 체통에도 걸맞지 않는다는 것도 모르지 않을 것이다.그럼에도 그가 이런 무리한 언급을 되풀이하는 것은 오직 한 가지 이유에서일 것이다. 그로서는, 아니 그가 보기에 우리나라로서는
6·15선언 1주년의 시점에서 조선일보는 지난 1년간의 경위를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남북관계를 어떻게 설정해야 할 것인가를 다시금 생각한다. 조선일보가 보는 남북문제는 북한을 어떻게 「혁명」에서 「공존」으로 전환하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로 집약된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 우리 내부의 태세가 어떠해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뒤따른다. 70년대 중반부터 이미 우리는 북한을 「공존가능한 상태」로 끌어내는 것을 한반도 통일·평화 정책의 대종으로 삼아왔다. 현 정부의 햇볕정책이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지 어느날 갑자기 생겨
1년 전 오늘을 생각해 본다. 북한에 살다가 남한으로 넘어 온 필자로서는 김대중 대통령이 평양으로 가기 전날의 설레임은 단순한 설레임 이상의 흥분과 감격이었다. 그리고 하루 뒤, 우리는 분단 반세기만에 남북한 지도자가 북녁 땅 공항에서 서로 얼싸안고 반목과 갈등, 증오와 비난의 세월을 뒤로하고 화해와 협력의 시대로 가자고 약속하는 현장을 목격했다.그로부터 꼭 1년이 흘렀다. 그날 우리가 느꼈던 가슴 벅찬 감격은 얼마나 ‘만질 수 있는 성과’로 만들어졌을까. 환호와 갈채의 가신 무대 뒷켠에 쭈그리고 앉자 오늘의 수입은 얼마이고 지출은
국민은 어이가 없다. 어이가 없다 못해 화가 치민다. 그리고는 불안해진다. 이 나라가 어쩌다가 이렇게 북한당국의 업신여김을 당하게 됐을까. 어쩌다가 「김정일 장군님이 개척한 항로」 운운하는 북한의 배가 우리 안마당에까지 버젓이 들어와 큰소리 탕탕 쳐도 이 정권은 속수무책으로 「미소」짓기에 여념이 없게끔 됐는가. 우리 국민이 낸 세금의 3분의 1을 쓰는 군은 도대체 무엇하러 있는 것일까. 세금은 북한 배를 「안내」나 해주라고 낸 것인가.북한과의 공존도 좋고 화해도 필요하다. 북한을 「햇볕」으로 끌어내 북한동포도 잘먹고 잘살게 해주는
송영대·숙명여대 겸임교수·전 통일부차관북한 상선이 우리 영해를 동시 다발적으로 침범한 이면에는 고도의 정치적, 군사적 의도가숨겨져 있다고 봐야 한다. 남북 정상회담 1주년을 앞두고, 김대중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을 간청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이와 같은 도발을 한 의도는 무엇일까?첫째는 김대중 정부와 부시 행정부에 대한 간접적인 불만의 표시로 해석된다. 정부는 그동안 북한의 전력지원 요구 등 경제지원 요청에 대해 응하지 못했으며, 북한의 자금줄인 현대의 금강산관광사업이 중단위기에 처했음에도 적극적 지원책을 내놓지 못하였다.
또다시 우리 영해인 제주해협을 침범한 북한상선 3척 가운데 2척이 우리 관할수역인 NLL(북방한계선)을 거쳐 북한으로 들어간 사건은 분명히 북한의 계산된 도발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정부가 북한의 침범행위에 대해서는 한마디 말도 없이 앞으로 북한이 공식요청하면 북한상선에 대해 국제법상 용인되는 무해통항권(無害通航權)을 인정하겠다고 한발 앞서 나선 것은 지나친 저자세다. 이번 사건의 일차적인 책임은 군당국이 져야 한다. 북한상선들이 우리 영해를 침범했는데도 그것을 미처 몰랐을 뿐 아니라 그 상선들을 공해상으로 몰아내는 과정도 소극적이
백진현·서울대 교수·국제법북한 상선 3척이 지난 2일과 3일 제주해협을 동에서 서로, 그리고 서에서 동으로 관통한 후 서해 연평도와 백령도 사이의 북방한계선(NLL)을 거쳐 돌아갔다. 북한 선박이 우리 영해와 NLL을 이처럼 공개적으로 침범한 것은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처음이다. 이에 대해 3일 개최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6·15 남북공동선언의 정신에 따라 이번에 한해 영해통과를 허용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북한 당국이 사전통보 및 허가요청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향
한·미·일 3국이 부시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대북정책 조정 감독그룹 회의(TCOG)를 연데 이어 비공식 대북정책회의를 가짐으로써 본격적인 대북 정책조율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3국은 기본적으로 한국의 대북 화해정책과 김대중 대통령의 주도적 역할을 지지했다. 그러나 한국과 미국의 대북정책 기조의 차이점이 해소되지 않아 앞으로 있을 미·북 대화가 남북대화로 자동적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또 미·북 대화가 순항할지도 미지수다.미국은 이번 회의를 통해 「검증」을 최우선시 하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모든 분야의 대북협상은
김희상지난 25일 미 해군사관학교 졸업식은 부시 대통령이 획기적으로 개편된 새 군사전략, 국방개혁안을 밝힌다고 해서 주목을 받아왔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확정된 최종안을 내놓지 못했다. 럼즈펠드의 의회 증언도 마찬가지였다. 올해 79세인 앤드루 마셜의 감독하에 비밀리에 입안된 이 개혁안이 미 의회 및 군부의 견해와 너무 달라, 추가 조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었다. 특히 인력 감축과 인사제도 개편 등에 관한 반발은 결코 만만치가 않은 모양이다. 추가 조정은 오는 9월쯤이나 끝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이번 과정에서 단면이
스콧 스나이더(Scott Snyder)미국 아시아재단 한국소장 최근의 남북한간 협의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부시 행정부의 북한 정책 검토가 남북한 대화를 교착상태에 빠뜨리고 있다는 잘못된 생각일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대북 포용을 재개하라고 미국에 촉구하고 있고, 김정일은 유럽연합 의장국인 스웨덴의 예란 페르손 총리와 가진 5월초 대화에서 ‘남북한간 대화를 재개하기 전에 부시 행정부의 정책 검토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남북한 대화는 새로운 미북협상이 재개되더라도 해결될 수 없는 많은 문제에 직면해 있다.최대 장애
정부는 공기업 또는 민간기업이 새로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구성해서라도 위기에 처해 있는 금강산 관광사업을 살리려는 모양이다. 정부와 여당 고위 정책당국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렇게 해서라도 금강산 관광사업을 살릴 수밖에 없는 것은 이 사업이 외견상 북한당국과 「현대」라는 개별기업 간의 문제지만 금강산사업 전체를 놓고 보면 남북 당국간 문제이며, 따라서 이 사업의 취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남북 정부차원에서 적절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기조하에 정부 내에서는 이것의 컨소시엄 구성을 이미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기미가 잡히고 있다
재정경제부 등 정부 각 부처가 내년도 대북사업 예산을 올해보다 턱없이 크게 늘려 요청한 것은 어려운 우리 경제여건에도 불구하고 북측에 무작정 ‘퍼주기’로 작정한 것인지 국민들을 아연케 하고 있다. 최근 재정경제부 통일부 문화관광부 보건복지부 등 정부 4개 부처가 내년도 예산편성을 앞두고 기획예산처에 요구한 대북 지원사업 요구액은 무려 1조8000여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요구액은 올해 대북 지원예산 5600억원보다 3배나 많은 것이며 김 대통령이 작년 한 인터뷰에서 밝힌 ‘현 정권 들어서 지원한 총 지원액 2억1900
한승주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지 1년이 가까워 오는 지금, 남북관계는 소강상태에 들어 있다. 이와 관련해 두 가지 질문을 제기할 수 있다. 첫째는 어째서 남북관계가 더 빨리, 더 많이 진전되지 못했느냐는 것이다. 둘째는 지금의 ‘소강상태’가 일시적인 것이냐, 아니면 앞으로의 진전은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냐는 의문이다.북한이 근래에 와서 남북한 관계에 소극적인 이유가 미국의 부시 행정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최근 예란 페르손 스웨덴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김정일 위원장도 자신이 남한을 방문하지 못하는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의 한국 방문을 계기로 드러난 미국의 신 국방정책은 미군의 기동성과 화력을 크게 향상시키는 대신 해외 전방배치 병력을 대폭 줄이는 내용을 담고 있어 앞으로 그것이 주한미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모은다. 지금까지 미국의 국방전략은 해외주둔 미군의 역할을 중시했으나 새 국방정책은 신속배치 전력(rapid deployment forces)에 상대적으로 무게를 더 두고 있기 때문이다.이러한 전략개념 변경은 부시 정부가 클린턴 정부의 윈·윈(win·win) 전략을 폐기하고 아시아 지역을 전략 중심축으로 삼겠다는
정부는 북한의 금강산 댐(일명 임남댐) 완공으로 인한 한강의 수량부족에 대한 대비책과 함께 유사시 북한이 이 댐을 「수공(水功)」으로 이용할 것에 대한 별도의 대책도 아울러 마련해야 한다. 작년 10월 북한이 완공한 금강산댐의 수로(水路)가 동해쪽으로 방향을 틀게 되자 화천댐으로 유입되던 금강산 등 북한쪽 수원이 막혀 우리의 발전과 농·공업 용수 공급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건교부는 대략 3억5000만 정도의 물유입량이 줄어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 정확한 조사를 해보면 부족량은 이보다 훨씬 많을 가능성이 높다. 화천댐의
김현호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은 북한 안팎에서 매우 비밀스러운 존재였다. 그의 움직임은 북한 관찰자들의 주목 대상이 됐지만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웠다. 그에 관한 언급은 북한의 언론매체에도 등장한 적이 없다. 그런 그가 최근 한국과 외국 언론에 잠시 오르내리는가 싶더니 급기야 일본 불법입국으로 세계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게 됐다. ‘황태자’의 국제무대 데뷔치고는 모양이 우스꽝스럽게 돼 버렸다. 최고지도자의 장남이 위조여권을 사용하다 망신을 당한 희극적 사건이 국제사회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고 있는 북한의 이미지에 어떤 영향을
독일의 통일이 독일민족의 염원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미국·소련 등 관련 강대국의 합의로 가능했던 것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한국의 사정이 독일과 똑같지는 않지만 국제정치의 역학관계로 볼 때 한국의 통일 역시 독일의 통일과정에서 많은 본보기를 찾아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한국의 통일, 작게는 남북의 관계개선은 우리의 노력 못지않게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의 협조와 기여에 크게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한때 순풍을 맞은 듯했던 김대중 정권의 「북한으로 가는 길」은 미국과 일본에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역풍을 맞을 공
국방부는 국방일보 「피바다」게재파문과 관련해 이번 사건이 제작인력 부족에 따른 「단순실수」로 잠정결론을 내리고 국방일보 부장급 2명을 직위해제하고 김종구 국방홍보원장의 채용계약을 해지함으로써 사건을 마무리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하는 것은 문제확산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한 일시적 호도책에 불과하다. 이 사건의 본질은 북한의 혁명노선과 김일성을 우상화하는 「피바다」가 어떻게 아무런 여과없이 장병들의 정신교육을 위해 제작되는 국방일보에 버젓이 실릴 수 있었느냐 하는 것이다. 그것이 지난 3월 22일 보도된 후 4월 18일 국회에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고 국제금융의 혜택을 얻어 경제를 살리려면 무엇보다 국제적으로 「테러집단」의 오명을 벗어야 한다. 현 정부도 대 북한지원의 결정적 열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보고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북한은 여전히 아무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김보현 국정원 3차장이 엊그제 국회 정보위에서 4년 전 발생한 이한영씨 피살사건이 북한공작원들의 소행이라고 공식증언한 것은 북한이 테러를 포기하지 않았음을 확인해주는 것이다.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전처 성혜림의 조카로 남쪽에서 망명생활을 하던 이씨는 97년 2월15일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