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은 2000년 개최됐던 남북 頂上會談이 5주년을 맞는 날이다. 5년 전 오늘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평양 순안공항에서 손을 맞잡았을 때, 그리고 5개항 합의문에 서명했을 때 TV 중계를 통해 역사적 현장을 지켜보며 벅찬 감격을 느꼈던 게 바로 엊그제 같다.그로부터 5년이 흐른 오늘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국민적 評價는 극단적으로 갈려 통일된 국민적 평가를 내리기 힘든 상황이다. 한쪽에선 “50년간의 冷戰구도에서 벗어나는 계기를 마련했으며,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전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장관급 회담을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美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 보유는 허용할 수 없으며, 북핵 문제는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양국 정상은 또 “한·미 동맹이 鞏固하고 건강하게 발전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부시 대통령은 한·미 두 나라가 주요 현안에 대해 “한 목소리(one voice)”라고 두 차례나 강조했다.이번 회담은 “동맹 구조의 根幹이 흔들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미 관계가 삐거덕거리고, 북핵문제는 자칫 위험한 국면으로 치달을 수 있는 중대 고비를 맞는 시점에서 개최됐다. 그런 가운데 양
柳浩烈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지난 11일 새벽(미국 시각 10일 오전) 미국 백악관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 불용(不容) 원칙 등 한반도 비핵화라는 공통의 목표를 확인하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6자회담을 통한 평화적·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기로 합의하였다. 아울러 양 정상은 한·미 동맹관계는 굳건하며 몇 가지 조정되어야 할 분야가 남아 있긴 해도 전략적 동맹관계는 지속적으로 강화될 것임을 천명하였다.그러나 이처럼 한·미 정상 간 합의가 갖는 긍정적 의미에도 불구하고 양국 정부가 발표한 회담 결과를 살펴보면
전병근·국제부 bkjeon@chosun.com“많은 사람이 죽겠지만 그래도 우리가 우세다.” “(서울의) 피해를 얼마나 줄일 수 있단 말인가?” “10만 이하라고 본다.” “북한을 상대하는 것에 비하면 이라크전은 애들 장난….”미국의 시사평론지인 애틀랜틱 먼슬리가 최신호에 실은 ‘북한:모의전쟁(War Game)’ 상황이다. 이 영향력 있는 잡지는 내로라하는 외교안보 전문가들을 모아 가상 대책회의를 갖게 한 뒤 지상중계했다.‘한반도 전쟁 시나리오’는 지난 8일 한국 국회에서도 나왔다. 대정부 질문에서 불거진 ‘작전계획 5030’이 그
데릭 미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11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양국 관계를 흔들 수 있는 의문이 잇따라 제기되는 상황에서, 한·미 동맹을 더욱 굳건한 기반 위에 올려놓을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다.최근 한·미 관계에 대해 나오는 의문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양국이 북한, 특히 북핵 문제에 대해 일치단결해 공동으로 대처할 수 있는가. 국제 안보에 대한 공통적 시각을 유지할 수 있는가. 새로운 국제 안보 환경에 맞춰 한·미 동맹의 새 좌표를 잡는 것에 동의할 수 있는가. 한·
金昌基편집국 부국장10일 미국 백악관에서 열릴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만약 부시가 이렇게 말문을 연다면 어떻게 될까.“노 대통령은 2002년 취임사에서 ‘북한의 핵 개발은 용인될 수 없다. 북한은 핵 개발 계획을 포기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이 문제가 대화를 통해 해결되도록 미국·일본과 공조를 강화하겠다고 했지요. 그런데 3년 뒤인 지난 2월, 북한은 핵무기 보유를 공식 선언하고 말았습니다. 6자회담은 중단된 지 1년입니다. 이제 무슨 공조를 어떻게 할 생각입니까.”노 대통령은 이렇게 답할까? “북한
허용범·워싱턴특파원 heo@chosun.coms재미(在美) 북한인권운동가인 남재중(南在重)씨가 6일 워싱턴 근교 자택에서 갑자기 심장마비로 숨을 거뒀다. 올해 60세. 이비인후과 전문의로 30년 전 이민온 미국 시민이다. 개인적으로는 ‘이지스 재단’이라는 작은 북한인권단체를 조직해 이끌어왔다.그는 개업의이면서도 북한인권운동에 더 열심이었다. 가끔 전화를 걸면 의회에서 받는 게 일쑤였다. 상·하원을 쫓아다니며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게 그가 가장 공들여 하던 일이었다. 작년 여름 어느 날에는 상원 의원회관에서 기자와 마
본사 고문건국(建國) 이래 41차례의 한·미 정상외교가 있었지만 이번 주말 워싱턴에서 열리는 정상회담만큼 중요하고 중대한 회담은 없을 것이라고 해도 과장은 아니라고 본다.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으로서는 네 번째인 이번 회담은 앞으로의 한·미관계, 북핵문제, 그리고 더 나아가 한반도의 미래에 중요한 변수를 제공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우선 이번 6·11 회담은 미국측의 요청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담 때 한·미 정상의 만남이 예정돼 있는데도 굳이 지금 회담이 필요한 것은 그때
金玄浩 논설실장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북한 김정일을 ‘미스터(Mr.) 김정일’로 부르자 북한 정권이 오랜만에 기분이 좀 풀린 모양이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3일 “미국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우리 최고수뇌부에 대해 ‘선생(Mr)’이라고 존칭했다”면서 “우리는 이에 유의한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한걸음 더 나아가 “부시 대통령의 발언이 대(對)조선 정책을 혼미한 상태에 빠뜨린 미국내 강온파 사이의 싸움에 종지부를 찍게 된다면 6자회담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스터’를 북한에서 뭐라고 해야할지는 다소
韓·美한·미 국방장관은 북한 내부의 急變급변사태가 발생할 경우 양국 공동 대처 방안을 담고 있는 ‘개념계획 5029’를 보완·발전시키되 정식 작전계획으로 격상시키지는 않기로 합의했다. 개념계획이란 북한 급변사태의 유형별 대응 방안 및 所要소요전력에 대한 대략의 밑그림을 담고 있는 것이고, 작전계획은 작전부대 편성 같은 구체적 군사력 運用운용계획까지를 포함하는 내용이다. 지난 1월 우리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개념계획 5029’를 작전계획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한·미연합사의 논의를 중단시켰고, 미국은 이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해
정부는 6·25전쟁 이후 북한에 납치된 사람의 가족들이 그동안 겪은 인권 침해 실태들을 조사하고 보상을 해 주기 위한 특별법 제정을 추진키로 했다. 납북자 가족들은 가족이 北북에 납치된 이후 가족을 빼앗긴 슬픔만이 아니라 그 납치된 사람이 북한에 의해 對南대남 요원으로 파견되지 않을까를 감시 조사하는 경찰과 정보기관의 행동으로 生業생업까지 지장을 받는 등 말 못할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30~40년이 지난 지금이라도 정부가 이들의 억울했던 사정을 파악해 위로하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그러나 이 특별법의 제정과 運用운용에서 유
김석규 月刊朝鮮 편집위원연이어 터지는 국내 문제로 심사가 편치 못한 盧武鉉 정권에 북한도 덩달아 한 방을 날렸다. 북한은 지난 5월19일 끝난 남북회담에서 정부 대표 70명, 민간 대표 615명 등 총 685명을 6ㆍ15 평양 행사에 받아 들이기로 우리 측과 합의했다. 회담이 끝나자마자 비료 20만 톤(900억원)을 공짜로 꿀꺽한 북한은 6월1일 그 규모를 각각 30명ㆍ190명, 즉 220명으로 줄이겠다고 통보한 것이다. 남한 다루기에 이골이 난 북한의 「저질」 행태에 우리 정부의 반응은 한심하기만 하다. 6월2일 하루 동안 우리
張達重 서울대 교수·정치학외교 전문가들 사이에는 지금의 한·미 관계를 마치 ‘비틀거리는 2인3각 경기’에 비유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제대로 발을 맞추지 못한 채 비틀거리며 달리고 있는 ‘2인3각(二人三脚)’의 불안정한 모습이 바로 오늘의 한·미 관계라는 것이다. 냉전 시기에는 우리가 죽자 살자 미국에 발맞추려고 몸부림쳤다. 또 미국도 우리가 아무리 비위에 거슬리더라도 우리에게 발맞춰 오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 한·미 간에 더 이상 그러한 모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지도 모른다.물론 이러한 한·미 관계는 미국의 세계 전략 재
안상수 인천市長이 지난주 북한 방문 중 인천과 평양이 2014년 아시안게임 공동 개최를 추진키로 북한과 합의하고 북한 체육시설과 도로, 호텔 등의 건설 및 보수를 적극 지원하기로 약속했다고 한다. 안 시장은 골조만 세워진 상태에서 13년째 공사가 중단된 평양의 105층 유경호텔도 “인천시와 함께 완공해 보자”고 북측에 제안했다.안 시장이 남북 문제에 무슨 권한이 있다고 북한과 이런 합의를 하고 왔는지 알 수 없다. 안 시장이 어떤 법적 근거로 北核 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남북이 아시안게임 공동개최를 추진하고 나서는 것인지
최홍재 자유주의연대 운영위원햇볕정책이라는 말은 이솝우화에 의지해서 나온 것이다. ”나그네의 옷을 벗기는 데는 바람보다 햇볕이 낫다”는 이솝의 지혜는 경탄할만하다. 그러나 이 우화에는 언급되어 있지 않은 전제가 있다. 나그네가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고 검은 먹구름이 가로막고 있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그것이다.만일 이 전제가 잘못되어 있다면 햇볕은 의도한 것과 다른 결론을 가져오게 된다. 이 전제가 맞더라도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열사의 사막에서는 옷을 벗는 것보다 피부를 가려주는 것이 오히려 더위를 피하고 피부를 보호하는
래리 M 워츨미국 헤리티지재단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00년 당선됐을 때, 워싱턴 정가 관측통들은 “부시는 취임 뒤 현실적 장벽에 부딪히면 선거운동 때 내세운 이슈 중 상당수를 포기할 것”이라고 짐작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인권·자유무역·세계공동체의 번영 확대 등 그가 강조했던 가치관을 꾸준하고 확고하게 밀고 나갔다. 부시 2기 행정부에서도 이는 계속 이어질 것 같다. 부시 대통령의 외교 정책은 ‘법에 의한 지배’를 기반으로 삼는다. 이런 이슈들이 부시 2기 행정부의 한반도 안보 정책에 영향을 줄 것이
金暎浩 성신여대 교수·국제정치학한·미 정상회담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양국 사이에 정상회담을 위한 분위기 조성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런 이상기류는 한·미동맹 역사상 전례를 찾을 수 없는 일이다. 그동안 ‘동북아 균형자론’ ‘작계(作計) 5029’ ‘전략적 유연성’ 등을 둘러싸고 한·미 간에 불협화음이 있었다. 정상회담 직전 조성되고 있는 이상기류로 볼 때 이번 회담에서 양국이 신뢰를 회복하고 북핵 문제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매우 걱정된다.이런 이상기류의 책임은 남·북관계와 한·미관계를 국익의 관점에서 균형감 있
타락한 ‘올드 레프트(old left)’의 엽기적인 면모가 노무현 정권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날이 갈수록 한낮의 태양 아래 그 발가벗은 알몸을 드러내고 있다. 세상의 정의와 진리는 온통 자기들이 독차지했다는 양 우쭐대던 일부 ‘민족민주 투사님’들의 근래의 노는 가락을 보면 이건 아예 막가는 시정잡배의 수준 그것이다. 환히 드러나는 자신의 비리를 두고서 거짓말과 말바꿈을 떡 먹듯 하고, 남에 대해서는 100년 전 일도 샅샅이 뒤져 부관참시(剖棺斬屍)하겠다는 그들이, 자기들 구린 것에 대해서는 오리발과 함구로 내뻗는다.남의 할배가 마지못
법무부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4일 새 國籍法 시행을 앞두고 대규모로 이뤄진 한국 국적 離脫者 명단 속에 전 국방장관과 전 외무장관의 손자가 각각 포함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새 국적법은 ‘부모가 외국에 永住할 목적으로 출국하지 않은 상태에서 해외에서 태어난 아이는 병역의무를 마치기 전에는 한국 국적을 포기할 수 없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국적법 시행에 앞서 서둘러 이뤄진 국적 이탈은 모두 병역의무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다.2년여 병역의무를 피하려 ‘한국인’의 정체성
지금 한국 사회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한국병 세 가지가 있다. 우선 조기유학 과열 현상이다. 2004년 조기유학을 떠난 초·중·고 학생은 서울에서만 하루 34명꼴로 사상 최대치인 1만2317명을 기록하였다. 국내에서 영어나 중국어로 교육하는 국제학교의 설립이 자유로워지면 굳이 이렇게 외화를 유출하고 가족이 해체되면서 외국에 나갈 이유는 없다. 더구나 유학을 보낼 수 없는 저소득층이 겪는 교육기회의 불평등은 민주주의의 핵심을 훼손하는 심각한 문제이다. 그러나 전교조를 비롯한 이른바 진보주의자들은 교육 평준화를 금과옥조로 여기며 눈앞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