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北核문제 해결의 한 방안으로 마련한 이른바 ‘중대 제안’은 우리가 북한에 전기를 직접 공급해 주는 것이라고 정부가 12일 발표했다. 정부의 구상을 간단히 말하면 북핵 해결을 위해 경제적 부담은 우리가 지고 북한의 체제 보장은 미국을 비롯한 관련국들이 참여하는 多者 형태로 하자는 것이다. 정부의 대북 직접 送電 방안은 북한 경수로 건설이 사실상 무산된 상태에서 그 代案으로 제시해 볼 만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 계산대로라면 경수로 건설에 우리가 부담키로 한 비용으로 대북 송전 선로를 건설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
南成旭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지난 6월 17일 김정일·정동영 면담 후 소문만 무성한 가운데 베일에 가려져 있던 ‘중대 제안’의 실체가 드러났다. 정부의 주장대로 200만㎾의 전력 송전이 핵 포기 대가의 전부라면 1994년 1차 북핵 위기를 경수로로 돌파한 데 대해 2차 북핵 위기는 전력 송전으로 빅딜하겠다는 계산이다. 일부에서는 에너지 지원 카드는 어느 정도 예상됐던 문제라서 전력 송전 이외에 아직 보따리를 풀지 않은 시베리아철도(TSR) 연결 등 플러스 알파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되었다.한국 정부는 13개월 만에 재개되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13일 “북한이 핵을 廢棄하면 한국이 독자적으로 200만㎾의 전력을 북한에 직접 공급한다”는 우리 정부의 ‘중대 제안’에 대해 “한국 제안을 6자회담에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달 말 열릴 예정인 6자회담의 큰 골격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대가로, 다른 참가국들은 북한에 體制保障과 경제지원을 약속하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체제보장은 미국이, 경제지원은 한국이 주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6자회담의 핵심 당사자로 남북한과 미국, 3자를 꼽아온 것도 그런 이유다.그러나 지난 6월
“한국대사 때가 좋았다” 공개적인 발언할 땐 늘 ‘한국의 청중’ 배려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이 아시아 순방길에 오르기 전, 우연히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마주쳤다. 장관보다 하루 먼저 워싱턴을 떠난다기에 “왜 일찍 가느냐”고 물었더니, 그는 머뭇머뭇하며 “장관 일정이 너무 바빠서 미리 가서 사람들 좀 만날 것”이라고 했다.며칠 후 힐이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소식이 나온 ‘베이징의 저녁식사’를 위해 미리 떠났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어쩐지 이상하더라니! 그때 악착같이 물고 늘어지지 못한 것이 억울해서 이메일을 썼더
尹德敏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냉전이 한창일 무렵, 아인슈타인 박사는 핵의 구조를 발견한 인류가 왜 핵 위협을 막지 못하느냐라는 기자의 질문을 받는다. 아인슈타인은 “이유는 간단하다. 정치학이 물리학보다 어렵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북핵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도 복잡한 정치문제이기 때문일 것이다.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미국과 북한 양자 대화의 보장이다. 지난 2월 북한이 핵무기 보유와 6자회담 무용론을 담은 폭탄선언을 한 다음 날, 한성렬 UN주재 북한차석대사는 미·북 대화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
북한이 北核 해결을 위한 6자회담에 복귀하기로 했다. 북한의 발표대로 7월 마지막 週에 6자회담이 再開된다면 작년 6월 3차회담 이후 13개월 만에 북핵 협상 테이블이 다시 차려지게 된다. 만약 7월을 그냥 넘기는 경우 북한에 대한 국제적인 압박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가능성이 높았다는 점을 생각하면 7월 중 회담 재개는 일단 더 이상의 상황 악화를 막는 다행스러운 일이다.북한은 지난 1년 동안 회담을 거부한 채 모험적인 행동을 보여 왔다. 핵보유 선언을 했고, 폐연료봉을 재처리했다. 그런데도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북한에 대해 적절
金正日의「벼랑 끝 전술」에는 「벼랑 떨어지기」로 대항해야 한다박대홍(가명) 북한「자유청년동지회」회령市지부 책임자박대홍은 누구인가?이 글을 보낸 박대홍씨는 북한 내부의 자생적 反체제 운동 단체인 「자유청년동지회」의 회령市 책임자다. 박씨를 포함한 자유청년동지회 회원들이 2004년 11월 회령에서 「김정일 타도하라」는 내용의 결의문을 낭독하고, 金正日의 초상화에 反체제 문구를 써 놓은 동영상이 지난 1월 한국에 공개됐다.박씨는 당시 이 동영상을 외부로 유출시켰던 주역이다. 이 동영상은 「북한 내부 최초의 反체제 활동 현장」으로 평가돼
케네스 퀴노네스 전(前) 미국 국무부 북한담당관북한 지도자 김정일은 능란한 드라마 연출가다. 지난 수개월간 그는 세계를 향해 “북한은 6자회담에 복귀하겠다”고 밝혀 왔다. 하지만 언제, 또 진짜 그렇게 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그는 지난달 17일에도 남한의 정동영 통일부 장관에게 이 약속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그는 동시에, 미국이 자신과 북한 정부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사실 이런 ‘복귀’ 약속은 이전 것과 다를 바 없다. 지난 1년간 평양은 미국이 ‘대북(對北) 적대정책을 포기’하기만 하면 ‘원칙은 6자
南成旭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하다는 내·외신 보도가 빈번해지더니 북한은 지난번 장관급회담에서 50만t이라는 최대 규모의 식량 지원을 요청하였다. 또 평양 주재 세계식량계획(WFP) 담당관은 “식량 지원이 없으면 오는 8월엔 360만 명이 굶는다. 북한의 식량 위기가 1990년대 중반과 같은 최악의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하였다. 또한 북한 당국이 ‘제2 고난의 행군’을 주민들에게 각오할 것을 지시했다는 소식도 있다. 북핵 위기 속에서도 미국까지 인도적 차원에서 전격적으로 5만t의 식량을 북한에 지원키로 하는
金演光 月刊朝鮮 편집장 月刊朝鮮(월간조선) 사무실로 외국인들이 종종 찾아옵니다. 뉴욕 투자자문회사의 아시아 정세분석 전문가, 워싱턴 싱크탱크의 연구원, 뉴스위크 일본 특파원, 타임지 한국 특파원…. 이 분들이 얘기가 끝날 즈음 조심스럽게 던지는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한국 사람들은 정말 金正日이 核무장하는 게 겁나지 않느냐』이 분들의 물음에는 「머리 위에 핵폭탄을 이고 살게 됐는데 걱정이 안 된다니, 너희들 참 한심하다」는 뉘앙스가 짙게 깔려 있습니다. 그럴 때면 저는 전북 裡里(이리)에서 있었던 폭발사고 이야기를 해줍니다.『197
엊그제 평양 유경정주영체육관을 가득 메운 북한 관중들은 착잡한 기분이었을 것이다. 북한 선수와 미국선수가 맞붙은 세계여자권투평의회(WBCF) 라이트 플라이급 타이틀 경기가 시작되기 전 장내에 미국 국가 ‘성조기여 영원하라’가 울려퍼졌기 때문이다. 물론 북한 국가인 ‘애국??한국 국가와는 다른 것)도 흘러나왔다. 링 위에는 미국 국기인 성조기가 인공기와 함께 나부꼈다. 관중들은 미국 국가가 연주되자 모두 자리에서 일어섰다고 한다. ▶북한 관중들이 미국 국기와 국가에 대해 깍듯한 매너를 보인 것은 사전에 당국으로부터 그렇게 하라는 지시
金暎浩 성신여대 교수·국제정치학21세기 한미동맹의 새로운 청사진을 마련하기 위해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진행 중인 한·미 안보정책구상회의(SPI)의 결과는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북아 질서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이번 회의는 주한미군기지 이전 문제를 주로 다루었던 작년의 미래한·미동맹정책구상회의(FOTA)와는 완전히 그 성격이 다르다. 최근 미국은 향후 20년간 미국 내에 있는 60개 기지를 폐쇄하여 500억달러를 절감하기로 결정함으로써 해외주둔미군재배치계획(GPR)의 일환으로 추진된 전 세계 미군기지 조정 문제는 일단락되
지난 3월 1일 오전 북한의 국경도시 함경북도 회령의 하늘은 맑았다. 작은 강가 황량한 들판에 불려나온 사람들은 옷을 껴입고도 잔뜩 웅크린 모습이다. 수천명이 넘어 보인다.차량에 달린 커다란 스피커 두 개가 ‘재판’의 시작을 알린다. 자기가 아는 사람이 재판을 받는지는 여기서 알 수 있다. 이리저리 몰리는 군중을 경찰들이 통제한다.“우리나라에 조성된 정세는 국경을 철저히 봉쇄하고… 불법 월경을 비롯한 비사회주의 현상과의 법적 투쟁을 한층 강화하는 것이다.” 함경도 억양이 들판에 울려퍼진다. “판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이름으로서
이미일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이사장지난 24일 서울에서 열린 남북 장관급 회담에서 ”6·25전쟁 중 생사를 모르게 된 자들의 행방을 확인하자”는 합의를 보았다. 이미 비슷한 합의가 2002년 9월에 개최된 남북 적십자회담에서 있었다. 당시 합의문에는 “6·25전쟁 중 소식을 모르게 된 자들의 생사와 주소를 확인하자”라고 되어 있었고 언론에서도 이를 대서특필했다.우리 가족들은 그때 얼마나 기뻐했는지 모른다. 남북한이 휴전 이후 가장 의미 있는 합의를 했다고 뛸 듯이 좋아했다. 꿈에도 못 잊는, 사랑하는 가족의 소식을 들을 수
許容範워싱턴특파원만일 워싱턴에서 북한인권 문제와 관련해 만날 사람을 추천해 달라고 한다면 기자는 두 사람을 꼽을 것이다. 폴라 도브리안스키 국무부 차관과 마이클 호로위츠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이다. 다소 생소한 이름이지만, 워싱턴에서 북한인권 문제에 관심이 있는 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다.도브리안스키 차관. 미국 정부에서 세계 민주주의·인권 정책을 총괄하는 50대 초반의 여성관리다. 우크라이나 혈통을 가졌고, 호리호리한 체격에 당찬 외모다. 워싱턴 포스트가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여성 10명’에 넣을 정도로 잘나가는 사람으로, 레이건
全在晟 서울대 외교학과 교수얼마 전에 열렸던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 동맹 재조정의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되었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국내에서는 동북아 균형자론, 전략적 중요성, 작계 5029 등을 둘러싼 논란이 어떻게 해결될지에 관심이 집중되었다. 회담을 마치고 양 정상은 한·미 관계가 돈독하며, 한·미 동맹은 전략적으로 여전히 중요한 동맹이라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였다. 하지만 “해결되어야 할 한두 가지 작은 문제가 남아 있으며, 앞으로 실무 차원에서 지속적인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남아 있는 문제 중 가장 중요
6·25사변(事變) 55주년을 맞는 날 아침입니다. 요즘은 ‘6·25사변’ 하면 구닥다리로 몰리기 십상입니다. ‘한국전쟁’이라 해야 신식(新式) 대접을 받는다는 거지요. 그러나 그건 사실 공연히 폼을 잡는 겁니다.‘사변’의 낱말 풀이에는 ‘선전포고 없이 발생한 전쟁’ 또는 ‘사람의 힘으론 어쩔 수 없는 큰 재앙’으로 나와 있습니다. 6·25가 어디 북한의 선전포고로 시작됐습니까. 북쪽에서 포성이 들리더니 이윽고 탱크를 앞세운 인민군이 들이닥치는데 남쪽 사람들이 손쓸 겨를이나 있었겠습니까. 그러니 사변이란 말이 딱 들어맞는 게 6·2
단둥(丹東)=지해범·국제부 hbjee@chosun.com“저걸 보세요. 중국 단둥 쪽은 불야성(不夜城)인데, 북한 신의주 쪽은 암흑천지예요.”지난 주말, 압록강을 유람하는 배 위에 있던 몇몇 한국인들이 탄식했다. 유람선이 북한 쪽 강변으로 다가가자, 어두컴컴한 강가에서 보초를 서 있는 북한 초병들의 윤곽이 나타났다. 그 초병의 눈에는 압록강 철교 상류에서부터 강 하류 동강(東港) 쪽으로 끝없이 이어지는 단둥의 휘황찬란한 불빛이 들어올 터였다.“강 건너의 화려한 불빛을 바라보며 북한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요?” 한 한국인이 문제를
李相薰 대한민국 재향군인회장올해로 6·25전쟁이 일어난 지 55주년이 되고 휴전된 지는 52주년이 된다. 전쟁을 체험한 지 50여년을 넘기면서 전대미문(前代未聞)의 민족 최대 참극인 6·25를 잊고 있지는 않는지 실로 염려되는바 크다. 올해도 생존하고 있는 30여만명의 6·25 참전용사들은 노구(老軀)를 이끌고 초라한 승전 기념행사를 치르며 안보 위기 극복을 외칠 것이다. 전후(戰後) 세대들로부터 또 한 번 ‘한물간 세대들의 구두선(口頭禪)’이라며 핀잔을 받을 것이 뻔한 데도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매년 이날을 결코 잊을 수 없다.
南北은 23일 15차 장관급회담에서 12개항의 긴 합의문을 만들어냈다. 회담 분위기도 어느 때보다 좋았다고 한다. 합의문은 한반도 비핵화원칙을 재확인하는 句節을 담아냈고, 이산가족들의 상봉을 다시 이어간다는 약속을 明示했다. 西海에서 남북이 군사 충돌을 일으키는 대신 함께 고기잡이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 장성급 군사회담과 水産회담도 열기로 했다. 남한의 쌀과 비료를 실은 선박들의 북한行도 계속된다. 이로써 남북관계는 5년 전 6·15 남북 공동선언 직후 각종 대화와 교류가 만발하던 때의 분위기로 돌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