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泰宇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송(宋)나라 학자 사마광(司馬光)이 어렸을 때의 일이다. 물이 담긴 큰 항아리에 아이가 빠져 익사할 처지가 되었는데 주변 아이들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울부짖었다. 사마광이 태연하게 돌을 던져 항아리를 깨니 물이 빠지고 아이는 무사했다. 이를 두고 ‘격옹구아(擊甕救兒)’라고 한다. 사마광이 지금 북핵을 바라본다면 어떻게 해결하려 들까.북핵 문제의 향방을 좌우할 제4차 6자회담이 어제 개막됐다. 이론적으로는‘성공’‘실패’‘현상유지’등 세 가지 시나리오가 있지만, 미국이‘현상유지’를 무한정 허용하지 않을
황석영 소설가내가 1989년에 ‘무단방북’을 감행하고 나서 망명과 투옥을 겪었으며, 그야말로 합법적으로 처음 방북했던 것이 벌써 3년 전의 일이다. 그러나 지난번에는 다른 사회단체들의 민간교류에 동행한 방문이었으니까, ‘문학적’인 합법적 방문은 이번 ‘6·15 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민족작가대회’가 처음인 셈이다. 내가 처음으로 길을 열었다고는 감히 말할 자격이 없겠지만 남·북의 문학적 소통에 다소 보탬은 되었을 거라 생각한다.남·북의 문학인 대회는 식민지에서 해방되고 나서 한두 차례 시도는 되었지만 당시의 격동하는 정국 속에서 우선
분단 60년 만의 첫 남북 문학인 교류행사인 ‘6·15 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민족작가회의’가 20~24일 평양과 백두산, 묘향산에서 4박5일 간의 일정을 끝냈다. 남북한과 재외동포 문인 등 150여명이 참가한 이번 회의는 남북 문학교류를 위한 상설 기구로 ‘6·15 민족문학인협회’를 결성하고 협회 기관지 ‘통일 문학’을 발간하며, ‘6·15통일문학상’을 제정할 것 등을 합의했다. 이번 행사에는 민족문학작가회의, 민족예술인총연합 등 그동안 남북 문학교류를 주도해온 단체와 인사들만이 아니라 한국 문인협회와 시인협회 등 기성 문인단체들이
제4차 北核 6자회담이 26일부터 베이징에서 열린다. 북핵 문제가 외교적 방법으로 해결될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압박과 대결의 단계로 들어가는 것이 불가피할 것인지를 판가름 짓는 중요한 회담이다. 韓ㆍ美ㆍ日의 회담 목표는 북한의 핵 폐기 선언이다. 핵 凍結 같은 어정쩡한 상황은 핵 보유를 선언한 북한에게 시간을 주게 돼 궁극적인 문제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는 판단에서다. 북한이 핵 폐기를 선언할 경우 對北 안전보장과 함께 전력 공급을 비롯한 경제 지원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북한은 한ㆍ미ㆍ일의 이런 기대와는
金暎浩 성신여대교수·국제정치학1년 넘게 교착 상태에 빠져 있던 6자회담이 26일부터 드디어 열리게 되었다. 이번 회담 결과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이번 회담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진전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6자회담은 ‘사망’ 선고를 받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런 중요성 때문에 이번 회담은 과거처럼 2~3일간의 회담이 아니라 ‘끝장 토론’의 형식을 취할 것이고 6자회담 틀 내에서 미·북 양자회담이 병행될 것으로 보인다.이번 회담 성패의 관건은 북한이 핵 폐기라는 전략적 선택을
19일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 양국의 50여개 단체, 政·官계 인사, 대학생, 탈북자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북한 人權대회가 열렸다. 나탄 샤란스키 前 이스라엘 장관을 비롯한 발언자들은 “국제사회가 북한 인권문제에 북한 핵 문제와 같은 정도의 긴급성과 우선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했고, 북핵 문제 해결 및 대북관계 개선을 위해 북한 인권문제 제기를 꺼리고 있는 한국 정부를 비판했다.이 행사는 지난해 미 의회를 통과한 북한 인권법에 따라 미국 국민들의 세금을 지원받아 열린 것이다. 북한이라는 特定 국가의 인권 문제만을 위해 국
척 다운스 전 美 국방부 아·태담당 부국장김정일이 6자회담 참가를 결정한 것은 국민의 평화와 경제적 이익을 증진시키기 위한 것도 아니고 자신으로 하여금 전세계의 주목을 받도록 만든 현재의 위험한 상황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것도 아니다. 그가 스스로 핵위기를 만들어내고도 6자회담 참가를 경멸해온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불구대천의 원수라고 생각하는 나라가 부유하고 힘센 나라들을 소집해 만들어낸 공동결의안을 반가워하리라고 누가 기대할 수 있겠는가. 그가 핵물질에 대한 국제적 통제로 평화를 실현하려는 부유하고 힘센 국가들의 희망을 받아들
金玄浩논설실장1994년 10월 미·북 제네바 합의가 발표된 이후 한참 동안 신문사로는 “경수로가 뭐예요?”라고 묻는 전화가 자주 걸려왔다. 학부모들의 전화가 많았다. 초등학교나 중학교에서 경수로에 관한 숙제를 내주었지만 학생이나 학부모나 그게 뭔지 잘 알 리가 없었다. ‘경수로’란 원자력발전의 한 방식이며, ‘흑연감속로’ 방식보다 플루토늄 추출 위험이 덜하기 때문에 북한이 핵시설을 동결하는 대신 지어주기로 한 것이라는, 대충의 설명에도 학부모들은 “고맙다”는 인사를 빠트리지 않았다.보통의 한국인들에게 경수로는 어느 날 갑자기 그렇게
申志鎬 자유주의연대 대표·서강대 겸임교수향후 10년은 진보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 일부 논자들의 관측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진보’는 이미 정점을 지나 쇠퇴기에 접어들었다. 그것은 기실 ‘진보’라고 불러주기도 힘든 수구좌파, 반동좌파였다. 노무현 정권 창출의 일등 공신이었던 인터넷 공간은 더 이상 그들의 독무대가 아니다. 그들 사이트는 퇴조하고 있으며 뉴라이트 계열 사이트의 약진이 눈에 띈다. 현 정권에 대한 지지율이 가장 낮은 연령층이 40대라는 사실은 40대에 접어든 386의 절반이 과거와 다른 선택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같
인천의 일부 단체들이 제헌절인 17일 인천 자유공원 맥아더 장군 銅像 앞에서 ‘맥아더 동상 打倒’를 주장하는 집회를 강행했다. 이를 막기 위해 다른 단체들이 같은 시각 자유공원에서 맥아더 장군 동상 死守를 주장하는 집회를 열었다. 동상 보존과 철거를 놓고 시민단체들끼리 충돌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맥아더 동상은 6·25 전쟁 때 인천상륙작전을 지휘한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을 기리기 위해 1957년 인천 자유공원에 세웠던 것이다. 이 동상을 놓고 최근 들어 일부 단체들이 “맥아더는 한국전쟁 때 수많은 민간인을 학살한 전쟁범죄자”라고
金炳椽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최근 한국 정부의 중요한 대북(對北) 지원책이 연이어 발표되었다. 먼저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는 경공업 원자재와 지하자원의 상호 제공, 쌀 50만t의 지원, 경의선·동해선 철도의 연결 등을 골자로 하는 합의문을 발표하였다. 이어서 그동안 설(說)로만 무성하던 대북 중대제안의 내용이 밝혀졌다. 북한이 핵 폐기에 응하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한국에서 생산한 전력 200만㎾를 북한에 직접 제공한다는 것이다.한국 정부의 대북 경제지원 전략은 지금 상황에서는 적절한 제안으로 판단된다. 첫째, 식량 제공은 인도주의적 견지
정부가 北核문제 해결의 한 방안으로 마련한 이른바 ‘중대 제안’은 우리가 북한에 전기를 직접 공급해 주는 것이라고 정부가 12일 발표했다. 정부의 구상을 간단히 말하면 북핵 해결을 위해 경제적 부담은 우리가 지고 북한의 체제 보장은 미국을 비롯한 관련국들이 참여하는 多者 형태로 하자는 것이다. 정부의 대북 직접 送電 방안은 북한 경수로 건설이 사실상 무산된 상태에서 그 代案으로 제시해 볼 만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 계산대로라면 경수로 건설에 우리가 부담키로 한 비용으로 대북 송전 선로를 건설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
南成旭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지난 6월 17일 김정일·정동영 면담 후 소문만 무성한 가운데 베일에 가려져 있던 ‘중대 제안’의 실체가 드러났다. 정부의 주장대로 200만㎾의 전력 송전이 핵 포기 대가의 전부라면 1994년 1차 북핵 위기를 경수로로 돌파한 데 대해 2차 북핵 위기는 전력 송전으로 빅딜하겠다는 계산이다. 일부에서는 에너지 지원 카드는 어느 정도 예상됐던 문제라서 전력 송전 이외에 아직 보따리를 풀지 않은 시베리아철도(TSR) 연결 등 플러스 알파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되었다.한국 정부는 13개월 만에 재개되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13일 “북한이 핵을 廢棄하면 한국이 독자적으로 200만㎾의 전력을 북한에 직접 공급한다”는 우리 정부의 ‘중대 제안’에 대해 “한국 제안을 6자회담에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달 말 열릴 예정인 6자회담의 큰 골격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대가로, 다른 참가국들은 북한에 體制保障과 경제지원을 약속하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체제보장은 미국이, 경제지원은 한국이 주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6자회담의 핵심 당사자로 남북한과 미국, 3자를 꼽아온 것도 그런 이유다.그러나 지난 6월
“한국대사 때가 좋았다” 공개적인 발언할 땐 늘 ‘한국의 청중’ 배려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이 아시아 순방길에 오르기 전, 우연히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마주쳤다. 장관보다 하루 먼저 워싱턴을 떠난다기에 “왜 일찍 가느냐”고 물었더니, 그는 머뭇머뭇하며 “장관 일정이 너무 바빠서 미리 가서 사람들 좀 만날 것”이라고 했다.며칠 후 힐이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소식이 나온 ‘베이징의 저녁식사’를 위해 미리 떠났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어쩐지 이상하더라니! 그때 악착같이 물고 늘어지지 못한 것이 억울해서 이메일을 썼더
尹德敏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냉전이 한창일 무렵, 아인슈타인 박사는 핵의 구조를 발견한 인류가 왜 핵 위협을 막지 못하느냐라는 기자의 질문을 받는다. 아인슈타인은 “이유는 간단하다. 정치학이 물리학보다 어렵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북핵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도 복잡한 정치문제이기 때문일 것이다.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미국과 북한 양자 대화의 보장이다. 지난 2월 북한이 핵무기 보유와 6자회담 무용론을 담은 폭탄선언을 한 다음 날, 한성렬 UN주재 북한차석대사는 미·북 대화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
북한이 北核 해결을 위한 6자회담에 복귀하기로 했다. 북한의 발표대로 7월 마지막 週에 6자회담이 再開된다면 작년 6월 3차회담 이후 13개월 만에 북핵 협상 테이블이 다시 차려지게 된다. 만약 7월을 그냥 넘기는 경우 북한에 대한 국제적인 압박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가능성이 높았다는 점을 생각하면 7월 중 회담 재개는 일단 더 이상의 상황 악화를 막는 다행스러운 일이다.북한은 지난 1년 동안 회담을 거부한 채 모험적인 행동을 보여 왔다. 핵보유 선언을 했고, 폐연료봉을 재처리했다. 그런데도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북한에 대해 적절
金正日의「벼랑 끝 전술」에는 「벼랑 떨어지기」로 대항해야 한다박대홍(가명) 북한「자유청년동지회」회령市지부 책임자박대홍은 누구인가?이 글을 보낸 박대홍씨는 북한 내부의 자생적 反체제 운동 단체인 「자유청년동지회」의 회령市 책임자다. 박씨를 포함한 자유청년동지회 회원들이 2004년 11월 회령에서 「김정일 타도하라」는 내용의 결의문을 낭독하고, 金正日의 초상화에 反체제 문구를 써 놓은 동영상이 지난 1월 한국에 공개됐다.박씨는 당시 이 동영상을 외부로 유출시켰던 주역이다. 이 동영상은 「북한 내부 최초의 反체제 활동 현장」으로 평가돼
케네스 퀴노네스 전(前) 미국 국무부 북한담당관북한 지도자 김정일은 능란한 드라마 연출가다. 지난 수개월간 그는 세계를 향해 “북한은 6자회담에 복귀하겠다”고 밝혀 왔다. 하지만 언제, 또 진짜 그렇게 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그는 지난달 17일에도 남한의 정동영 통일부 장관에게 이 약속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그는 동시에, 미국이 자신과 북한 정부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사실 이런 ‘복귀’ 약속은 이전 것과 다를 바 없다. 지난 1년간 평양은 미국이 ‘대북(對北) 적대정책을 포기’하기만 하면 ‘원칙은 6자
南成旭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하다는 내·외신 보도가 빈번해지더니 북한은 지난번 장관급회담에서 50만t이라는 최대 규모의 식량 지원을 요청하였다. 또 평양 주재 세계식량계획(WFP) 담당관은 “식량 지원이 없으면 오는 8월엔 360만 명이 굶는다. 북한의 식량 위기가 1990년대 중반과 같은 최악의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하였다. 또한 북한 당국이 ‘제2 고난의 행군’을 주민들에게 각오할 것을 지시했다는 소식도 있다. 북핵 위기 속에서도 미국까지 인도적 차원에서 전격적으로 5만t의 식량을 북한에 지원키로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