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라의 '쿨 아이']KBS2FM ‘가요광장’ 진행자‘영원한 오빠’ 조용필이 북한에 갔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의 인기 스타였던 조용필씨, 하지만 그 아시아에서 딱 한 곳, ‘못찾겠다 꾀꼬리’였던 나라가 있으니 바로 북한이었는데, 이제서야 그 무대에 섰다.이번 공연에 대한 관심은 남쪽에서도 대단했던지, 드라마 전쟁 시간인 화요일 밤 10시에 공연 실황이 시청률 1위였다고 한다. (SBS도 이번 공연의 승리자다. 조용필 씨와 묻어 가서 북한의 높은 분들도 만나고 시청률도 잡았으니…) 후일담을 들어보니, 남쪽 관객들과는 너무 다른, 조
金聖昊 연세대 교수·정치사상광복 60주년을 맞아 실시된 1980년대에 출생한 신세대(16~25세)의 민족 의식에 대한 조사를 접하고 새삼 몇 해 전 일을 떠올린다.2002년 갓 귀국한 나에게 처음으로 다가온 문화충격은 친구들이 마련해준 환영식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여러분 부~자 되세요”라는 건배의 함성이었다. 당시 유행하던 한 은행 광고의 카피임을 후에 알게 되었으나, 그렇다고 놀란 마음이 진정된 것은 아니었다. 물질적 부(富)에 대한 그 벌거벗은 욕망이 사뭇 낯설게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 불과 몇 달 뒤 전국을 붉게 뒤덮은“대
진성호인터넷뉴스부장영화를 봤다. ‘웰컴 투 동막골’. 객석에선 웃음이 터져나왔고, 진한 감동도 있었다. 영화가 끝난 후 초등학생인 딸이 말했다. “미국, 참 나쁜 나라네.” 아내가 말했다. “반미 영화.”신문 영화평이 좋았던 이 작품 배경은 한국전쟁. 남·북한 군인과 미군이 동막골이란 마을에서 우연히 만나 우정(?)을 나눈다. 북한군은 패잔병이고, 미군은 사고로 비행기가 추락해 동막골로 흘러들어온 것으로 그려진다. 남한 병사 1명은, 그러나 사정이 좀 다르다. 양민을 학살하려는 상부 방침에 양심의 가책을 느껴 탈영한 것으로 암시된다
柳根一언론인‘8·15 행사’ 때 북한에서 온 사람들을 총리공관에 초청한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는 그들 앞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민주화 운동을 하면서 군사독재가 있는 한 통일을 이룩할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 하기야 ‘평화통일’이라는 말 자체가 으스스하게 여겨지던 때가 있긴 했다. 그러나 그 시절에 대한 오늘의 역풍(逆風)에는 또 그만한 지나침이 없는가? 지난 ‘8·15 행사’ 때 드러난 그런 역(逆)의 지나침은, 그것이 ‘대한민국 57년사’를, 그것도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 한복판에서 한껏 처량하게 먹칠했다는 사실에서 가장
李在敎 변호사·법학박사지난 광복절 전후에 있었던 ‘8.15 민족대축전’을 지켜보면서 새삼 세상 많이 변했다고 느낀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1980년대 이전에는 북한의 인공기를 보는 것도 금기였다. 남·북한의 운동경기를 중계하는 TV는 한사코 인공기를 보여주지 않았다. 그래서 그 시절엔 인공기를 보기만 해도 국가보안법에 걸리는 줄 알았다. 그런데 총리가 인공기를 소각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세상이 되었으니 세상이 변하긴 변했다.시민단체는 권력자로 변했다. 한총련 등 축전 주최측이 얼마나 막강한 권력을 가졌는지는 연세대를 숙소로 결정한
柳吉在 경남대 북한대학원 교수남·북관계의 ‘정상화’ ‘전면화’ ‘분단의 아픔을 치유하려는 몸짓’… 이번 8·15 남북공동행사에 참가한 북측 대표단의 행보를 두고 언론에 등장한 표현이다. 6·25전쟁 전사자들뿐만 아니라 이승만·박정희 등 남한의 반북(反北) 정치지도자들이 묻힌 현충원을 참배하고, 국회를 방문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병문안을 하고, 노무현 대통령을 접견하는 등 예상치 못한 움직임에 우리 사회는 놀람과 감동으로 화답하고 있다. 참으로 오랜만에 마음 넉넉하게 남·북 화합의 장면을 즐기게 되었다.이 상황은 두 가지 측면에서
영어에 관한 가장 위대한 업적으로 평가되는 옥스퍼드 영어사전(OED) 탄생의 뒤편에는 한 사람의 정신병자가 있었다. 남북전쟁 당시 북군 군의관이었던 윌리엄 마이너였다. 마이너는 탈영병의 얼굴을 뜨거운 인두로 지지라는 군법회의 지시를 그대로 따랐다가 정신이상자가 됐다. 전쟁이 끝난 후 영국 런던에 갔던 그는 발작 상태에서 지나가던 행인을 쏴 죽여 브로드무어 정신병원에 수감됐다. ▶마이너가 옥스퍼드 사전 편찬에 끼어들게 된 것은 ‘영어로 출판된 모든 문서’들을 검토해 이 사전에 수록될 예문을 찾아줄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는 광고를 보고서
이번 ‘8ㆍ15 민족대축전’ 기간에 나타난 서울 속의 북한은 휴전선 너머의 실제 북한과는 달랐다. 북한 대표단은 국립현충원을 참배하고 국회를 방문했으며 청와대를 예방했다. 이들은 현충원에서 “조국 광복을 위해 투쟁하고 돌아가신 분들이 있어 방문한 것”이라고 했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병실을 찾아가서는 김정일 위원장의 안부를 전하고 “완쾌돼서 꼭 평양에 오시라”고 했다. 남북 이산가족 화면 상봉에서 한 북한 가족은 “어느 놈이 우리나라를 갈라놓고 한 집안을 갈라놓았느냐”면서 흐느꼈다. 이 사람이 말하는 ‘어느 놈’이 누구를 가리키는지
조선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1980년대에 출생한 신세대(16~25세)를 대상으로 실시한 민족의식 조사에서 북한에 대한 호감도는 ‘좋다’가 62.9%, ‘싫다’가 33.7%였다. 작년 12월 갤럽조사에서 50대 이상 旣成세대가 북한에 대해 ‘좋다’ 16%, ‘싫다’ 55%의 반응을 보인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다. 북한을 ‘안전을 위협하는 적대적 대상’으로 보는 비율은 기성세대는 21.6%인 반면, 신세대는 6.6%에 불과했다.이번 조사를 기획한 정치학자들은 “신세대는 50대 이상 기성세대처럼 북한을 ‘敵’으로 보고 있지도 않고, 30
김대중 ·고문 2007년 대통령선거에서 한국 국민은 중대한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대한민국 체제에 관한 심판을 말한다. 선거에 참여하는 정당들과 후보들은 대한민국 건국 이념과 60년 동안 쌓아온 체제의 바탕을 유지할 것인지 바꿀 것인지를 분명히 밝히고 국민의 위임을 받기 바란다. 노무현 정권 등장 이후 우리 내부는 심각하고 중대한 이념의 갈등을 겪어왔다. 노 정권의 집권 후반에 들어선 지금 그 갈등은 가히 전쟁을 방불케 하고 있다. 8·15 광복 60주년 기념일을 전후해서 광화문과 시청과 남대문을 잇는 대한민국 수도의 중심
안준호·사회부 libai@chosun.com “아이고, 우리 아들 해운이 봤소? 우리 해운이 좀 봤는지 기억 좀 해주소.” 팔순 노모가 빛바랜 졸업사진을 꺼내며 숨 넘어갈 듯 물었다. 1975년 8월 동해상에서 오징어잡이배 ‘천왕호’를 타고 출어했다가 납북당한 뒤 올 3월 탈북한 고명섭(62)씨가 30년 만에 어머니와 만난 12일. 강원도 주문진 고씨의 집에서는 또 다른 이산가족의 사연이 주위 사람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30년 전 고씨와 함께 납북된 이해운(51)씨의 어머니 손봉녀(79)씨가 먼저 와 있던 탈북자 이재근(66)씨
‘8·15 민족대축전’에 참가한 북한 대표단이 14일 국립 현충원을 찾아 6·25 戰死者 위패가 모셔져 있는 현충탑 앞에서 묵념을 했다. 정부는 북한 대표단의 현충원 참배에 대해 “불행했던 과거의 정리는 희생자에 대한 追慕와 哀悼에서 시작한다는 점에서 남북한의 불행한 과거를 정리하고 새출발하는 긴 여정의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북한 대표단은 자신들의 현충원 參拜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해 분명한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舊態에서 벗어나 시대정신에 맞춰 화해협력으로 나가겠다는 의지”라거나 “조국 광복을 위해 투쟁하시고 돌아가신 분
김귀곤 서울대 교수·환경생태계획학50여년간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은 DMZ 습지의 모습이 최근 신문지상을 통해 공개됐다. 반세기 넘게 경작이 되지않고 있는 논밭에서 발달되고 있는 습지는 물론, 북쪽에서 흘러 내려오는 강과 하천변에 발달되고 있는 습지 그리고 군데군데 산재되어 있는 연못 주변에 발달된 습지의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DMZ가 습지생태계의 보고임이 확인된 셈이다.서해 강화도로부터 동해 고성군까지의 155마일에 걸쳐 DMZ안에는 모든 유형의 습지가 잘 발달되어 있다. 이와 같은 습지는 인공적으로 조성된 논·밭 위에 형성된
李柱香 수원대 교수·철학칭기즈칸, 9살, 테무친이었다. 그때 테무친은 아버지를 잃었다. 부족은 성인 남자 없이 졸망졸망한 아이들을 기꺼워하지 않고 짐으로만 생각했다. 그리하여 테무친의 가족을 버리고 이동했다. 그래도 부족을 따라가야 겨울을 나고 생존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어머니는 죽은 남편의 영기(靈旗)를 들고 말에 올라 부족을 따라가며 시위를 했다. 내 남편을 기억하라고, 남편의 혼이 보고 있을 거라고. 영기는 영혼이 실린 깃발이다. 몽골인은 집안마다 말총으로 만든 깃발을 두었다. 테무친의 어머니는 남편의 육(肉)은 죽어 땅으로 흩
특정 시민단체에만 입장권 배포 납득안돼 장원재·숭실대 문학창작과 교수1990년 10월 23일 잠실 올림픽 스타디움. 전반전 종료 휘슬이 울리자 관중석의 분위기가 묘하게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이거, 우리가 손님 대접을 너무 못하는 것 아냐. 저 사람들이 우리한테 섭섭하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어쩌면 속으로 우리를 얕볼지도 모르지. 남·북 축구 국가대표팀이 사상 최초로 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벌인 역사적인 이벤트인 ‘남북통일 축구대회’. 관중들의 머릿속엔 10월 11일 평양 능라도 경기장에서 벌어진 1차전의 영상이 남아있었다. 경기 시작
권대열·정치부 dykwon@chosun.com 정동영 통일부장관은 11일 한 인터넷 뉴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북한이 NPT(핵확산금지조약) 체제에 복귀하고 IAEA(국제원자력기구) 사찰을 받으면 회원국으로서의 당연한 권리를 향유할 수 있다고 말해왔다”며 “우리는 미국과 생각이 다르다”고 말했다.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북핵 6자회담이 결론을 보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북한에 평화적인 핵 이용 권리를 주느냐는 문제였다. 정 장관은 이 문제에 대한 우리 정부 입장을 명확히 밝힌 것이다. ‘북한은 권리가 있다. 미국은 반대하지만 우리는 그
光復 60주년을 경축하기 위해 오는 14일, 16일 서울서 열리는 南北 축구 대회에서 우리 관중들은 태극기를 흔들지도, ‘대한민국’을 외치지도 못한다고 한다. 대회 주최측인 ‘자주 평화 통일을 위한 8·15 민족 대축전’ 공동 준비위원회가 “모든 유인물 현수막 깃발 등 응원도구와 선전에 이용되는 개별 물품을 반입할 수 없다”고 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그동안 남북 공동 스포츠 행사에서 단일기인 ‘한반도旗’를 써 온 관례를 이유로 내세웠다. 두말할 것도 없이 이번 행사는 우리 민족이 일제의 압제에서 광복을 맞은 지 60주년 되는 것을
류호열·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제4차 6자회담이 13일 간의 심도있는 협의에도 불구하고 결론없이 휴회되고 말았다. 당초 북한의 진지한 자세와 미국의 유연한 태도, 그리고 중국과 한국의 적극적인 중재 노력으로 기대가 높았지만 결국 북핵 폐기의 범위와 이에 상응하는 조치들에 관한 이견으로 더 이상 베이징에서의 협상만으로는 넘을 수 없는 장벽 앞에 일단 3주 간의 휴회를 갖고 8월 말 회담을 속개하기로 합의하였다.제4차 6자회담이 북한 핵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최선의 돌파구이자 거의
국가인권위원회가 북한의 인권탄압 실태에 관해 대학 북한학연구소에 조사를 부탁해 결과를 제출받았으나 공개를 꺼리고 있다고 한다. 이 조사에서 탈북자들은 임산부가 아이를 낳으면 경비병들이 아이를 죽을 때까지 엎어놓는다는 탈북자 수용소의 참혹한 현장을 증언했다. 조사 대상 탈북자의 75%가 공개처형 장면을 직접 보았다고 답했다.국가인권위원회는 이같은 용역 조사 보고서를 받고 “내부 참고 자료일 뿐 인권위의 공식 보고서로 발표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 인권위가 걱정하는 것은 이 보고서를 그대로 발표했을 경우 북한이 반발하고 그래서 남북관계
韓基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대표지난달 19일 미국의 워싱턴DC에서는 프리덤하우스 주최로 대규모 ‘북한인권국제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에는 1000여명의 한국과 미국 관계자들이 참가하여 성황을 이루었다. 이번 대회 참가를 통해 느낀 것은 최근 미국 내 북한인권 문제에 관한 흐름에 상당한 변화가 감지된다는 것이다. 그동안 미국 내에서 북한인권 아젠다를 주도해왔던 세력은 정치적으로는 공화당 쪽이 압도적이었고, 종교적으로는 기독교 우파들의 전유물처럼 진행되어 왔다. 미국 의회에서 북한인권법이 상정되고 통과되는 데 이들은 큰 역할을 수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