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 국제관계위원회의 헨리 하이드 위원장을 비롯한 5명의 소속 의원들이 15일 노무현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맥아더 장군 동상 철거를 위한 훼손행위가 계속될 것이라면 차라리 동상을 미국인들에게 양도해 줄 것을 정중히 제안한다”고 말했다. 美 의원들은 “지난 몇 개월간 한국에서 동상 철거를 위한 폭력적 행동이 있었다는 보도를 접하면서 불안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면서 “미 의회와 미국인들은 한국을 두 번이나 해방시킨 동맹군을 이끈 영웅을 ‘戰犯’ 운운하며 폄하하는 데 대해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입장을 바꿔 생각한다면 맥
베이징=권대열·정치부 dykwon@chosun.com우리 정부는 16일 6자회담에서 북한에 경수로를 지어줄 가능성을 열어두자고 미·일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북한 핵에 대한 정부 입장은 지난 한 달간 계속 후퇴하는 듯 보였다. 이번에도 그렇게 보인다. 하지만 그런 말 잘못하면 “학교 제대로 다녔느냐. 당신 독해력이 문제다”라고 한다. 하긴 외교관들 말은 항상 빠져나갈 구멍이 있다.반기문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9일 “북한이 경수로 문제를 제기했지만 이는 평화적 이용 권리 차원에서 이야기한 것 같다”고 했다. 바로 당일 미국의 힐 대
金周榮 소설가남미(南美) 순방길에 오르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한 말 중에는, 진담인지 농담인지 종잡을 수 없는 몇 대목이 있었다. 그 중에는, 대통령이 해외순방 중인 10일 동안은 나라가 조용할 것이라는 말도 있었다. 그런데 그 열흘을 채 넘기지 못한 지금, 그 말이 ‘농담’이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몇몇 사건들이 있었다.그 첫째가 인천의 자유공원에서 벌어진 맥아더 장군 동상의 철거 시도였다. 신문이 집계한 수효 그대로라면, 무려 4000명이나 되는 시민단체와 한총련 소속 젊은이들이 철거를 가로막으려는 전경들에게 죽봉과 쇠파이프를
현정은 현대그룹회장이 12일 ‘국민 여러분께 올리는 글’을 통해 김윤규 현대아산 부회장을 對北대북 사업에 복귀시키라는 북한의 요구를 공개적으로 거부하고 “이제 저는 대북 사업을 하느냐 마느냐 하는 기로에 선 듯하다”고 말했다. 북한은 현대가 김 부회장을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게 한 이후 금강산 관광객 수용 숫자를 줄이고 개성·백두산 관광 협상을 거부하는 등의 압력을 가하고 있으며 현 회장의 금강산 방문 때는 그의 핸드백까지 열어보는 수모를 주었다. 이런 북한을 향해 현 회장은 “비굴한 이익보다 정직한 良心양심을 택하겠다”고 했다.현 회
姜圭炯 명지대 교수·현대사어렸을 적이다. 학교 선생님들은 맥아더 원수가 한국을 살린 주역이고 ‘바보 같은 트루먼’만 없었어도 한국은 이미 통일이 돼서 잘살 수 있었다고 말씀하셨다. 맥아더는 우리의 영웅이었고 맥아더를 해임한 트루먼은 역적이었다. 고등학교 시절에 감동적으로 외우다시피 한 영어 문장은 미국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맥아더가 행한 유명한 고별사 “노병(老兵)은 죽지 않고 사라질 뿐”이었다.이런 생각이 조금 바뀌게 된 것은 미국 유학 시절 냉전사(冷戰史)를 공부하면서였다. 한국에서 ‘얼간이’로 평가되는 트루먼은 사실 미국 역사
金昌基편집국 부국장베이징에서 속개된 6자회담은 초반부터 미·북의 대립각이 분명하다. 북한은 “경수로를 가져야 한다”고 하고, 미국은 “(경수로는) 논의조차 안 된다”고 못을 박는다. 북한이 1994년의 제네바 합의를 깨고 몰래 핵무기 개발을 계속했고 폐연료봉 재처리까지 강행했으니, 미국이 더 이상 못믿겠다는 건 당연하다. 부시 행정부의 강경파들만이 아니다. 미국의 리버럴한 전문가들조차도 북한의 핵발전(發電) 허용은 안 된다는 견해를 내놓는다.북한이 “경수로”를 요구하는 속셈은 뭘까. 협상 타결시 반대급부를 더 키우려는 것일 수도 있
6·25의 포성이 멎은 지 3년 뒤 이승만 대통령의 동상이 서울 파고다공원과 남산에 세워졌다. 유엔군 총사령관 더글러스 맥아더의 동상이 인천 자유공원에 세워진 것은 그보다 1년 뒤다. 이 대통령의 동상들은 제작 4년 만인 4·19 직후 쇠줄에 묶여 끌어 내려졌고, 그로부터 반세기 가까이 지난 지금,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켜 이 땅이 김일성 치하가 되는 것을 저지한 맥아더를 ‘민족통일을 가로막은 원수’로 부르는 이들이 맥아더 동상을 철거하겠다고 거리로 뛰쳐나왔다.이들은 이승만시대를 함께 공격한다. 그러나 이들은 더 이상 이승만의 독재를
최병묵· 정치부 차장대우 bmchoi@chosun.com 요즘 현대그룹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궁금증투성이다. 현대그룹은 북한과 금강산관광 사업을 하고 있다. 개성관광과 백두산관광도 추진 중이다. 이미 시범관광이 실시됐다. 모두 북한으로부터 독점권을 따낸 것들이다.현대는 지난 8월 말 돌연 김윤규 현대아산 대표이사를 2선으로 물러나게 했다. 김 부회장은 현대그룹 대북(對北) 사업의 총책임자였다. 현대의 결정은 북한의 즉각적인 반발을 샀다. 북한은 김 부회장의 원직 복귀를 요구했다. 압박 수단으로 금강산관광 사업 축소도 통보했다. 북
白鶴淳 세종연구소 남북한관계연구실장제4차 6자회담의 2단계 회담이 13일에 속개된다. 이번 6자회담은 ‘북한의 평화적 핵이용 권리’ 문제와 ‘북핵 폐기의 범위’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북핵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인가?필자는 우선 지난번 제4차 6자회담의 1단계 회담이 전체적으로 성공적인 회담이었다고 평가하며, 이번에 속개되는 2단계 회담은 1단계 회담의 성과 위에서 계속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비록 제4차 6자회담 1단계회담이 ‘북한의 평화적 핵이용 권리’ 문제와 ‘북핵 폐기의 범위’ 문제에 대해 합의를 보지 못하고
북한이 국제사회의 人道的 식량 지원을 더 이상 받지 않겠다면서 세계식량계획(WFP) 평양사무소 폐쇄와 식량 배급 감독요원들의 북한 철수를 요구했다. 북한의 작년 곡물 생산량은 420여만t으로 자체 소요량에 90만t 이상 부족하다. 그래서 올해 한국 정부로부터 50만t, 중국에서 15만t, WFP에서 10만t을 지원받아 근근이 버티고 있는 처지다.한 톨의 곡식도 아쉬운 북한이 국제사회의 지원을 거부하고 나선 것은 국제기구의 배급 감독(모니터링)이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대신 지원 규모는 줄어들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한국
朴勝俊 중국전문기자“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과 로버트 졸릭 부장관이 중국 지도자들과 한반도의 경제와 정치적 미래에 대한 탐구(explore)를 시작했다.” 9월7일자 워싱턴 포스트의 보도가 신경을 건드린다. 라이스와 졸릭이 지난달 초 베이징(北京)에서 중국 지도자들과 그런 이야기를 시작했다는 것이다.“한반도의 스테이터스 쿠오(status quo·현상)를 더 이상 유지할 수 없기 때문?굇瀏?이야기를 시작했다는 것이 졸릭의 말이다. “남·북한 통일에 대한 중국의 걱정(anxiety)을 덜어주기 위해” 이야기를 시작했다고도 한다.
南成旭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북한을 비롯한 사회주의 국가들의 비즈니스 방식은 외형적으로 온정주의(paternalism)다. 적자가 나도 지도자가 보전해주기 때문에 수입과 지출의 균형보다는 계획경제의 원칙 준수에만 신경을 쓴다. 당국은 외국 기업인들에게 해당 사업이 부실화되어도 다른 사업으로 보충해줄 수 있다며 투자를 권유한다. 경제 주체들은 수익 확보보다는 당(黨)의 노선을 추종하는 데 주력하는 인물 중심의 비즈니스를 수행한다. 그러다보니 ‘되는 것도 없지만 안 되는 것도 없는’ 비정상적인 사업 관행이 만연돼 있다. ‘사람 중심’의
국방부가 3일 현재 68만여명 수준인 전체 軍 병력규모를 2020년까지 50만명으로 줄이는 내용의 ‘국방개혁 입법안’을 내놓았다. 국방부는 2010년까지 현재의 육군 1·3군을 합쳐 지상작전사령부를 새로 만드는 등 육군 구조를 크게 바꾸기로 했다. 국방부는 군 병력을 줄여 남는 돈으로 첨단 최신 무기들을 도입해 전체 戰力이 약해지는 것을 막겠다고 설명하고 있다.‘병력은 줄이고 첨단 무기는 늘려 전력을 키우겠다’는 국방 개혁의 방향에 대해선 정치권과 국방 전문가들도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들 사이엔 “북한은 가만 있는데 남한만 줄
최진이 작?ㅐ愍鰥【셈?‘국경을 세 번 건넌 여자’북한을 떠나 한국에 온 지 6년. 나는 이제 한국말(!)을 잘 알아듣는다. 사람들도 내 말을 다 알아듣는다. 그걸 봐도 남과 북 사람들의 개별적 의사소통은 분명 가능하다.그런데 공식 석상에서 남·북의 소통은 내가 보기에 무척이나 서투르다. 북에 다녀온 남쪽 사람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젓는다. 이산가족 만남 때마다 그랬고 작가들 만남 때도 그랬다. “김정일 장군님의 배려로 잘 살고 있고, 장군님께서 이 상봉을 마련해 주셨고…”라는 말이 도무지 끔찍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말 그 말의 뜻이
북한이 하루 1000~1100명인 금강산관광객 숫자를 9월 1일부터 600명으로 줄이라고 현대아산에 통보했다. 북한은 현대그룹이 지난 16년 동안 對北대북 사업 창구 역할을 해 온 김윤규씨를 현대아산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도록 한 것에 불만을 품고 이런 조치를 내렸다고 한다. 현대아산은 우선 9월 1일부터 15일 사이에 당일 또는 1박2일 일정으로 금강산에 가려고 예약했던 8000여명의 관광을 취소했다. 현대아산은 관광객 한 사람에 70달러씩 계산해 하루에 1만5000달러 정도를 북한 당국에 내고 있다. 북한이 관광 날짜를 불과
鮮于鉦도쿄특파원8월이 지나면서 일본에서 ‘종전(終戰) 60년 무드’가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이번 무드는 전반적으로 일본이 겪은 ‘전쟁의 참상(慘狀)’에 초점이 맞춰진 게 아닌가 싶다. 1945년 3월 도쿄 대공습을 시작으로 사이판, 오키나와 결전, 그리고 8월 히로시마·나가사키 원폭(原爆)에 이르기까지. 공영방송 NHK의 원폭 관련 보도는 시청자들이 눈을 찌푸릴 정도로 여과 없이 당시 참상을 흘려보냈다.상당수 한국 언론은 이런 흐름을 ‘가해(加害) 기억은 사라지고 피해(被害) 기억만 남은 일본’을 증명하는 사례로 보도했다. 교과서
1930년 당시 극단 중에 일류멤버를 거느렸던 연극사(硏劇舍)가 개성에 천막을 쳤지만 궂은비가 계속되고 손님은 들지 않아 여관에서도 더 이상 공밥 줄 수 없다고 밥상을 내지 않던 날 무대감독인 왕평과 작곡가 전수린이 개성 고궁터인 만월대(滿月臺) 구경을 했다. 벌레 소리만 황량한 황성 옛터와 나라 잃은 민족 애수가 겹치고 거기에 손님 없는 허탈이 겹쳐 악상이 떠올랐다. 전수린이 바이올린을 들어 즉흥적으로 작곡을 하고 왕평이 가사를 붙인 것이 ‘황성옛터’요 이 노래를 부른 이애리수는 민족가수로 떴으며 민족 공감대를 타고 밭 매는 아낙
金文洙 한나라당 국회의원1951년 경북 영천 출생. 서울大 경영학과 졸업. 민청학련 사건 관련 제적. 전태일기념사업회 사무국장, 全勞協 지도위원, 민중당 노동위원장, 한나라당 사무부총장, 同 기획위원장, 공천심사위원장 역임.북한인권기록보존소를 설립해 북한 인권침해 행위를 감시하자『人權에는 국경이 없다』 2004년 10월4일 美 하원에서는 「북한人權法」이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몇 차례의 의회청문회를 거쳐 2003년 11월 상·하 원에 각각 「북한자유법안」이 제출된 지 불과 10개월여 만이었다. 2004년 7월21일 하원의 첫 의결,
洪官憙 안보전략연구소장·정치학 박사북한이 지난번 제4차 6자회담 중 돌연 ’평화체제 구축’ 문제를 제기하고, 정동영 통일부장관이 ‘항구적 평화체제’의 필요성을 들어 이에 적극 호응함에 따라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가 가시화되고 있다.현재의 한반도 안보구조는 1953년의 정전(停戰) 체제에 기반한 것으로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여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일은 향후 실현해야 할 과제이다. 하지만 우리 현실은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무엇보다도 평화체제 논의 과정에서 외국군 주둔 문제를 피할 수 없고, 따라서 주한미군 문제가 가장 큰
조용필의 평양 무대―청중은 통제된 반응으로부터 너도 나도 모르게 서서히 풀려나가 감동의 회오리에 몰아치는 과정이 그동안 억눌려 있던 민족 원형질을 터뜨리는 것 같아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 중국정사인 「이십오사(二十五史)」의 많은 기록들에서 고대 한국인의 공통항 하나만을 고르라면, 어울리면 노래하고 춤춘다는 낙천기질을 들 수 있다. 얼마나 가무(歌舞)를 즐겼기로 또 그것이 얼마나 이색적으로 보였기로 가장 두드러진 고대 한국인의 기질로 적어 남겼을까 싶다. 이 가무가 삼국시대의 동맹(東盟) 영고(迎鼓)등 신(神)맞이 종교행사와 맥락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