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인권 문제가 또다시 국제사회의 중요한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작년 9월 말 미국 상·하 양원에서 만장일치로 법안이 통과되어 북한의 인권 실태에 대한 심각성이 미국에서 크게 부각된 데 이어, 지난주에는 유럽연합(EU)이 주도한 대북(對北) 인권결의안이 처음으로 유엔총회에서 표결 통과된 것이다. 인권은 이념·종교·인종·정?ㅀ姸╂?개념을 초월하여 독재국가에서도 반드시 존중되어야 할 인류의 숭고하고 보편적인 가치라는 것을 전 세계가 입증해 준 것이다.특히 세계 질서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에게는, 오늘날의 인권이 단순히 인도적 차원에
2000년 6월 남한의 ‘공산당(간첩)’ 잡는 총책임자가 평양에 갔다. 그런데 그는 북한 공산당 총수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귀엣말을 주고받기까지 했다. 당시 국가정보원장인 임동원씨 얘기다. 임씨는 김용순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도 만났다. 김 비서는 하는 일이 남한에 간첩을 파견하는 것이었다.그해 9월 김 비서가 서울에 왔다. 임 원장은 김 비서의 숙소에서부터 제주?포항?경주까지 2박3일 동안 함께했다. 모든 일정을 안내했다. 협상과 회담도 있었지만, 국민들 눈엔 마치 임씨가 간첩대장을 안내하고 수행하는 것처럼 비칠 정도였다.임씨의 뒤
김현호 논설실장 hhkim@chosun.com 북한 김정일은 1983년 6월 열흘 남짓 중국을 비밀리에 방문했다. 김정일은 자신을 초청한 중국 공산당 총서기 후야오방(胡耀邦)을 비롯해 덩샤오핑(鄧小平) 리셴녠(李先念) 자오쯔양(趙紫陽) 등 중국 지도부와 면담을 가졌다. 개혁·개방의 물결을 타기 시작한 상하이(上海) 등 주요 도시들과 기업소, 농촌, 군부대들도 돌아보았다. 중국 지도부가 김정일을 초청한 것은 그의 후계자로서의 자질을 알아보는 한편 북한에도 개방정책을 권유하려는 뜻이 담겨 있었다. 김정일은 3년 전인 1980년 노동당
한국이 인권(人權)의 사각(死角)지대에 있을 때 그 탄압의 창끝에서 크게 신음하던 사람들이 오늘날 노무현 정권을 구성하고 있는 핵심세력이다. 많은 청년들이 시위하다 얻어맞고, 도망다니다 잡혀가고, 잡혀가서 때론 고문당하고, 그리고 일부는 오래 영어(囹圄)의 몸이 되기도 했다.그것이 오늘날 그들이 가슴에 달고 다니는 ‘훈장’으로 남아 있다. 심지어 이 정권의 총리와 주변사람들은 그들을 비판하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감옥에 가서 고생할 때 당신들은 무엇을 했는가?” “그때 입도 벙긋 못하던 사람들이 이제와서 누구를 비판하느냐”고 핀잔을
유엔 총회는 18일 유럽연합(EU) 25개 회원국이 제출한 북한인권 결의안을 찬성 84, 반대 22, 기권 62로 채택했다. 한국 정부는 지난 3년간 연속 유엔인권위원회의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때 불참과 기권을 해 온 것처럼 이번에도 기권했다. 북한은 1981년 한국보다 10년 먼저 국제인권규약에 가입하여 유엔을 한국 권위주의 정부의 인권실태를 비난하고 자신들의 인권상황을 거짓 선전하는 데 적극 활용해 왔다. 그러나 이제 유엔은 북한이 지구상에서 가장 처참한 인권 유린의 현장이라는 사실을 191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총회의 이름으로 확
한기홍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대표유럽연합(EU) 25개국이 공동제출한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결의안’이 17일(현지시각) 유엔총회에서 찬성 84, 반대 22, 기권 62로 통과되었다. 총회의 결의안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유엔총회가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연속적인 다양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커다란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인권 탄압국’으로 명백히 규정됐다는 점에서 도덕적으로 큰 타격을 입게 되었다.지난 3년 동안 유엔인권위원회는 북한의 심각한 인권 상황에 대한 우려와 개선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연속으
서울 강서구 화평교회와 서초구 예손교회 앞 나무들이 최근 노란빛으로 물들었다. 그 빛을 만든 건 수백 장의 ‘노란 리본’들. 여기엔 ‘납북동포 무사 귀환’에 대한 소망이 담겼다.부모·자녀를 기다리는 납북자(拉北者) 가족들의 외침은 절절했지만, 그 동안 돌아온 건 공허한 메아리뿐이었다. 그런 가운데 드디어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다. 북한도, 정부도 아닌, 바로 국민들로부터다.한국기독교개혁운동(한기운)은 지난 7일 ‘납북동포 무사 귀환을 위한 희망의 노란 리본 달기 운동 본부 준비위’를 결성했다. 납북자의 딸 최우영(崔祐英·35)씨가 지
柳浩烈·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지난주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됐던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제5차 6자회담은 사흘간 일정 끝에 의장성명을 채택하고 1단계 회의를 마무리하였다. 부산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앞두고 개최된 터라 당초 이번 회담에서 어떤 구체적인 실무 협의가 이루어지리라고 기대하지는 않았다. 따라서 2단계 회의 일정도 못 정한 채 의장성명만 채택한 것만으로도 회담 대표자들과 한국 정부 관계자들은 대체로 만족하는 것 같다.회담 벽두부터 북한이 부시 대통령의 발언을 문제삼고 회담 중간에 미국의 대북(對北) 금융제
노무현 대통령은 1년 전 칠레 산티아고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전 미국 LA에 들러 “북한이 테러조직과 연계돼 있다는 증거가 없다” “북은 반드시 핵을 포기한다”는 말을 쏟아내 미국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LA타임스가 “어리둥절하다. 노 대통령이 아는 북한과 내가 아는 북한은 다르다”는 한 역사교사의 반응을 덧붙여 보도했을 정도였다. 당장 요란하게 터져나올 것 같던 한·미 간 이견은 “한국 정부의 민감성을 이해한다”는 부시 대통령의 말로 덮였다.요즘 노 대통령은 “지금의 한·미관계는 적어도 상호관계” “외교는 초과달성”이라고
金玄浩·논설실장 통일부가 내년 예산에서 ‘북한인권문제 개선 노력’ 사업비로 잡은 액수는 4500만원이다. 국제인권회의 참관이나 인권단체들의 발간물 구입 등에 쓰이는 돈이다. 통일부나 정부 차원에서 북한인권 문제와 관련해 사용하는 전체 예산은 물론 이것보다 훨씬 많다. 탈북자 지원에도 수백억원이 들어간다. 그래도 통일부의 ‘북한인권 개선 노력’ 비용은 국회가 보기에도 너무 적었던 모양이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는 “북한인권 문제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라”며 2억원을 늘려 주었다. 정부가 북한 인권을 위해서는 특별히 할 일도 없다고 생
매사추세츠주의 마사스 빈야드 섬에 사는 친구 사라의 어머니가 몇 달 전 워싱턴에 오셨다. 딸을 만나러 온 줄 알았는데, 웬걸 ‘반전데모’하러 오셨단다. 백악관 앞에서 이라크 주둔 미군 철수를 촉구하는 시위에 참가하시겠다고, 산 넘고 물 건너 워싱턴까지 왔다는 것이다. 비행기값도 다 자비로 부담했다고 한다. 사라의 어머니가 정치문제에 관심이 많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도대체 무슨 열정으로 워싱턴까지? 사라의 대답은 간단했다. “교회에 열심히 다니시는데 교회가 반전시위에 참여하기로 했대. 그래서 친구분들이랑 같이 오셨어.” 사라의 어
최우영(35) 납북자가족협의회장은 아버지가 18년 전 동진호 선원으로 일하다 납북당한 납북자가족이다. 최 회장은 자신처럼 가족이 납북당한 납북가족들의 고통을 덜어달라고 정부당국에 촉구해 온 활동가다. 그런 최 회장은 민주노총 조합원이기도 하다. 그가 속한 직장 노조의 상급단체가 사회보험노조이고 또 그 위가 민주노총이다. 그는 최근 민노총이 주최한 노동자 집회에 참석했다. 민노총이 만든 정당인 민주노동당의 대표가 연단에서 長期囚 출신을 ‘통일일꾼’이라고 소개하자 참석자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최 회장은 “장기수에겐 저리 정성이면서 납북
북한당국이 금강산 남북이산가족 상봉장면을 취재하던 남쪽 공동취재단의 TV기자들이 ‘납북자’ ‘북에 끌려간’ 등의 표현을 썼다고 해서 방송테이프를 서울로 보내지 못하게 하고 또 SBS 기자는 북측이 숙소를 벗어나지 못하도록 막아 취재를 할 수 없었다. 납북된 동진호 선원을 취재하던 YTN 기자는 취재수첩을 빼앗겼다.북한당국은 ‘납북자’는 없고 ‘의거월북자’만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니 남한 언론이 ‘의거월북자’란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납북자’란 말을 쓰면 취재·보도를 막겠다는 것을 북한은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북한주민들은 남한 TV를
南成旭·고려대 북한학과 교수오늘 개성에서 현정은 현대아산 회장과 북한의 리종혁 아태평화위 부위원장이 만난다. 지난 9월부터 관광객이 절반으로 줄어든 금강산 관광의 파행 사태를 정상화하기 위해서다. 1차 관심사는 금강산 관광의 정상화 등 김윤규 전 부회장의 퇴진 파동으로 야기된 현대와 북한 간 갈등의 봉합 여부다. 양측은 이미 상처를 입었다. 현대와 북한은 두 달 이상 각각 월 45억원과 100만달러의 손실을 입었고, 국민들의 대북(對北) 사업에 대한 신뢰는 추락하였다. 현대측은 “북측의 오해를 푸는 것이 급선무”라고 회담의 키포인트
◇朴 振 한나라당 국회의원 최근 통일부가 국회에 제출한 ‘2006년도 남북협력기금 운용 계획’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정부출연금 외에 국채 발행으로 4500억원을 추가로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정부는 향후 5년간 남북경협추진위 합의사항 이행과 대북 송전 준비 등에 5조2500억원이 소요된다고 예측하고 있다. 이것은 식량 및 비료지원, 철도·도로 연결 관련 비용, 대북관광 기반시설 지원 비용 등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경비이다. 많은 국민들은 빚을 내가면서까지 북한을 지원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 의문의 시선을
김대중 전 대통령은 8일 열린우리당 임시지도부를 만난 자리에서 “국민이 바라는 정치는 경제와 민생에 전념하는 것”이라면서 “(열린우리당은) 이런 면에서 많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성공하고 있는 부분도 많은데 국민들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은 국민을 겸허한 자세로 설득하고 이해를 구하려는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전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이 강정구 교수가 분명히 잘못했다고 선을 긋고 나서 구속은 그와 별개의 문제라는 방식으로 설득했어야 한다”면서 “맥아더 동상 철거 문제에 대해서도 맥아더의 인천 상륙 작전
생활필수품 생산 공단 건설 '통일펀드' 조성도 고려할만 김영일 한국무역협회 남북교역투자협의회 회장 효원물산 회장 대북(對北) 기업인 모두는 꿈에서나 상상했을까? 10월 28일 그토록 소망했던 개성 남북 경협 사무소 개소식이 있었다. 지난 16년 동안 홍콩·중국·일본 등 제3국을 전전하며 북측과 어렵게 만나 대북 사업을 추진했던 그 순간들이 영화 필름처럼 스쳐간다. 이제는 서울에서 한 시간 반, 평양에서 두 시간만 달려오면 남·북이 한반도 중심에서 서로 만나 편안하게 상담을 할 수 있게 됐다.그러나 그 날은 갑자기 찾아온 초겨울 날씨
백학순 세종연구소 남북한관계연구실장 제5차 6자회담이 내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다. 이번 6자회담의 전망에 대해 국내외적으로 말도 많고 걱정도 많다. 탈(脫)냉전과 9·11사태 이후 전개되고 있는 국제정치 흐름 속에서 6자회담 참여국들이 추구하고 있는 이익과 이해관계가 북핵 문제를 중심으로 첨예하게 부딪치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여기서 ‘북핵 문제의 성격’을 다시 한 번 짚고 넘어가자.첫째, 북핵 문제는 여러 수사학(修辭學)적인 표현을 모두 없애고 간단히 말한다면,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없는 문제
‘공동체 자유주의, 2007년 左偏向좌편향 정권의 재집권 저지, 先進선진 대한민국 건설’을 깃발로 내건 ‘뉴라이트 전국연합’이 7일 창립총회를 가졌다. 전국연합은 창립선언문에서 “역사에 대한 한풀이 정치에 대한민국의 가능성과 장래성이 消盡소진되어 가는 모습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 대한민국은 새로운 비전으로 무장하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선진화 세력이 주도해야 한다”고 했다.전국연합은 “건강한 右派우파의 가치를 일상적, 전국적으로 국민들에게 확산시켜야 한다”며 뉴라이트 운동의 대중 조직화를 목표로 내걸었다. 전국연합에 앞서 지난
“건달 정부” 論爭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는 “국내는 물론 국제정치에서도 아무 것도 하는 일이 없는 이 정부는 한 마디로 건달정부”라고 했다. 안 교수는 인터넷 매체 ‘뉴라이트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아직까지 한국 경제를 이끌어가는 능력은 선진국에서 공급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인데 현 정부의 主流는 국내 민주화 운동 세력이고, 유학파라고 해봐야 이류, 삼류들뿐이다. 언젠가 청와대에 있는 누군가가 ‘정책 로드맵(里程標)’이라고 보여주었는데 전부 메모 쪼가리였다. 정책은 방향을 정해놓고 예산을 포함한 모든 힘을 집중시켜야 하는데, 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