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K씨는 본지에 글을 기고하면서 사진만은 내지 말아달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북한에 아버지가 살아계시기 때문이란다.그의 아버지는 광산노동자다. 탈북 당시 20대 후반이었던 K씨는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없는 북한에서 더는 살 수 없다고 생각했고, 아들이 생겼을 때는 마음이 급해졌다. “아버지. 제 자식에게도 이 지옥 같은 막장일을 물려줄 수는 없어요”라고 했다. K씨는 노동당원이었던 아버지와는 화해할 수 없었다. 밤마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남한방송을 듣다가 아버지에게 들켜 매를 맞아도 소용없었다. 거기서 흘러나오는 노래가 좋았고,
金昌基강경하게 대립하는 것으로 보였던 미국과 북한의 관계가 누그러질 수도 있는 전기(轉機)를 맞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미국 국무부의 잭 프리처드(Pritchard) 대북협상 특사가 지난 11~12일 서울을 다녀갔다. 북한과의 협상을 위한 방북을 앞두고 한국과 협의를 하기 위해서였다. 앞서 8~9일 이틀간 도쿄(東京)에서는 한·미·일 3국의 외교부 국장급 실무책임자들이 모두 모여 ‘대북정책 조정·감독 그룹(TCOG)’ 회의를 가졌다. 임동원(林東源) 청와대 특보가 대통령 특사로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오자마자 사전 계획대로 열린 것이었다
정부의 불법체류자 방지대책에 항의해 집회와 시위를 벌여오던 국내 중국동포들이 12일부터 500여명이 참가하는 단식농성을 시작함으로써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12일 내놓은 ‘불법체류방지 종합대책’의 골자는 오는 5월 25일까지 자진신고하는 불법체류자에게는 1년간의 ‘출국 준비기간’을 주고 범칙금 등을 면제해 주는 대신, 신고하지 않은 사람들은 강제출국시키며, 앞으로 밀입국 관련자들의 처벌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98년 이후 불법체류 외국인이 매년 30~40%씩 늘어나 2월 말 현재 26만명을 넘어섰으며, 월드컵과
독일이 통일된 직후인 91년 봄날이었다. 동독지역의 포츠담에 있는 상수시 궁전 입구 매표소에는 관광객들이 줄을 서 있었다. 그런데 정각 오후 5시가 되자 매표원이 창구를 닫아버렸다. 매표시간이 끝났기 때문이다. 기다리는 사람이 얼마 안되니 마저 들어가게 해달라고 부탁했지만 매표원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한 서독인이 혀를 끌끌 찼다. “저러니 동독이 망할 수 밖?? ▶사회주의 체제 사람들의 기계적인 경직성은 우리가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 정도였다. 구소련에서는 비가 오는 날에도 거리에서 물을 뿌리고 있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李相禹김대중 대통령 특사로 평양을 방문한 임동원 특사에게 북한당국은 ‘6가지 합의’를 선물로 들려 보냈다. 우리 대통령이 원하던 경의선 복원의사를 밝혔고 동해북부선 연결도 원칙합의를 보았다. 그동안 북한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 중단됐던 남북한 간의 몇몇 회담장에 북한이 다시 돌아오겠다고도 했다. 물론 그 대가로 우리 측은 식량지원과 전기공급 등을 ‘인도주의’와 ‘상부상조’라는 이름으로 약속했다.이번 합의에 대해 반대할 사람은 없다. 어떤 형태이든 남북한 간의 접촉기회가 많아지는 것은 좋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크게 기대할 것도 없
임동원(林東源) 특사 방북 이후 현 정부는 다음의 사실들을 성찰해 보아야 한다. 무엇보다 이번 합의는 과연 제대로 지켜지겠느냐 하는 점이다. 그동안 남북관계 진전이 기대 이하였던 것은 합의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북측이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합의’와 ‘파기’를 수없이 반복해왔기 때문이다. 북한은 남한보다 미국과의 관계를 더욱 중요시하는 이른바 ‘선미후남(先美後南)’ 입장을 견지해 미국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대미(對美) 관계가 악화되자 대남(對南) 대화도 동결해버렸다. 때문에 앞으로 대미 대화가 여의치 않으면 언제든지 대남 대화를 다
河英善임동원 특사가 평양 방문을 마치고 돌아와서 남북의 6개 공동합의 사항을 발표했다. 발표를 들으면서 궁금한 것은 지난해 11월 제6차 장관급회담이 결렬된 이후 얼어 붙었던 남북관계에 정말 봄 같은 봄이 찾아올까 하는 것이다. 북한은 임동원 특사의 평양방문을 수락한 이유를 “민족 앞에 닥쳐온 엄중한 사태와 관련하여… 6·15북남공동선언의 기본정신을 존중하고 민족끼리 공조해 나갈 의지가 있는가에 대한 명백한 대답을 들어 보려는 데 있다”고 강조하였다.북한이 강조하고 있는 틀에 따라 남북의 합의내용을 해체하면 엄중한 사태를 다룬 1항
김대중 대통령의 특사로 평양을 방문한 임동원(林東源)씨의 머리와 가방속에 무엇이 새롭게 채워졌는지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다. 남북간 특사의 임무와 성과는 발표문안보다는 그 이면에 더욱 많이 숨겨져 있게 마련이다. 이번 특사 방북은 남북 당국간 대화를 재개하고 미·북 대화에도 촉진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돼 왔다. 임 특사는 4일 저녁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 및 만찬을 포함해 5시간여 동안 자리를 함께하면서 9·11 테러사태 이후 미국의 달라진 세계전략과 이에 따른 한반도 정세, 이에 대한 북한의 바람직한 대응
북한은 김대중 대통령의 특사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하기에 앞서 미국과 뉴욕에서 대사급 접촉을 갖고 대미(對美) 대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의 대화수용 태세가 근본적인 자세 변화인지 아니면 일시적인 상황 탐색용인지는 여전히 분명치 않다. 지금 남북한, 그리고 미·북 간에는 복잡하고 미묘한 문제들이 이리저리 뒤엉켜 있다. 구체적 현안들의 해법찾기가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서로가 상대를 바라보는 인식이 일정한 안정성을 찾지 못한 상태이며 그것이 상호관계의 불안한 변화까지 초래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럴수록 진정하고도 정당한 의미
북한이 금강산 관광 수입금을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했다는 내용을 담은 미국 의회조사국의 보고서가 공개됐다. 보고서는 미중앙정보국(CIA)과 주한미군사령부가 이 같은 판단을 내리고 있으며, CIA는 작년 한국 정부에 이를 알리는 비망록까지 보냈다고 밝혔다. 우리는 이 보고서 내용의 사실 여부를 판단할 구체적 근거를 갖고 있지 못하지만, 그동안 이 같은 의혹이 곳곳에서 꾸준히 제기돼 온 만큼 사실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만약 보고서 내용이 사실이라면, 금강산 관광사업은 현 정부가 주장하는 ‘평화 사업’이 아니라 ‘긴장조성 사
/白珍鉉/서울대교수·국제정치학임동원 대통령 외교안보통일특보가 4월 초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한다. 임 특보는 그동안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사실상 주도해 왔으며,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장본인으로 알려졌다. 그런 만큼 그의 방북을 계기로 남북관계에 획기적 돌파구가 열리기를 바라는 기대도 높다. 그러나 임 특보의 방북이 현재의 어려운 한반도 상황의 개선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한반도 문제의 본질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올바른 접근 전략에 대한 깊이있는 성찰이 필수적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한반도 상황은 더욱 어려워질 수
김대중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임동원씨가 평양을 방문하게 된 저간의 과정과 배경이 청와대측 설명으로 명쾌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특사파견 자체는 현재의 경직된 남북관계와 한반도 상황을 풀어나가는 데 하나의 유효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이러한 평가를 전제로, 우리는 이 시점에서 이루어지는 특사의 평양행이 기대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본다. 무엇보다 특사의 활동은 국민여론과 미국 등 동맹국들의 입장을 충분히 파악한 바탕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의 한반도 상황은 대단히 미묘하고 복잡
金正源그린랜드를 최초로 횡단한 F 난센은 흔히 북극 탐험가로 알려져 있지만 난민을 구제한 공로로 노벨 평화상까지 수상한 세계인권사의 거목이다. 그는 난민들에게 식량과 잠자리를 제공하는 구호 프로그램을 운영하다가 1922년 국제연맹 난민담당관이 되었다. 이후 동유럽에서 러시아 난민들이 국적 박탈로 인해 구금과 추방의 위기에 처하자 신분보장의 중요성을 깨닫고 이른바 난센 여권(Nansen passport)을 창안했다. 일종의 난민 신분증명서인 난센 여권은 러시아 난민이 동유럽 국가로부터 체재허가와 노동허가를 받거나, 제3국에서 정착할
정부가 금강산관광 사업의 명맥을 잇기 위해 관광객들의 경비를 지원해주겠다고 나선 것은 그 취지나 정신이야 여하튼 보편적 공감을 받기 어렵다. 국민들에게 돈을 대주면서까지 관광을 가라고 재촉하는 것도 이상하지만, 더구나 국민세금에서 나온 그 지원금액은 고스란히 특정기업을 거쳐 북한정권에 들어가게 돼 있지 않은가.정부는 “금강산 지역이 남북화합과 통일교육의 장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하지만, 지금과 같은 모습의 금강산 관광이 그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그런 효과를 실질적으로 가져올지는 의문이다. 그동안 국민들이 금강산 관광을 외면하다시
李 相 禹/서강대 교수·정치학지난 1월 9일 미국 국방성이 작성하여 의회에 제출한 ‘核태세검토보고서(NPR:Nuclear Posture Review)’에서 미국은 혁명적인 새 전략구상을 밝히고 있다. 미·소(美蘇) 냉전은 1989년 소련의 붕괴로 끝났다. 뒤이은 미국 주도의 단일 세계 민주질서 구축 노력은 9·11사태로 12년 만에 끝났다. 미국 지배의 단극체제는 12년 만에 끝난 셈이다. 미국이 ‘불량국???부르는 국가들로부터 치명적인 도전을 받는 새로운 시대로 들어섰기 때문이다. 미국은 새 도전에 대응하는 새 전략을 세우고 있다
베이징에서 「25명의 탈북자」 사건이 있은 후 중국이 탈북자들과 이들을 돕는 민간단체들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주한 중국대사는 공개적으로 “중국 내에서의 탈북자에 대한 조사활동과 도피알선 등은 확실히 중국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언명했다. 중국내 탈북자들은 급히 지하로 숨어들고 있으며, 북한요원들까지 중국으로 건너와 탈북자 색출을 벌이고 있다는 현지소식이다. 중국의 이 같은 강경조치를 우려하면서 우리는 중국정부가 차제에 탈북자 문제를 국내법과 북·중관계의 틀에서만 파악하지 말고 좀더 대국적 견지에서 궁극
‘생의 한가운데’의 작가 루이제 린저가 북한을 방문했을 때다. 통역과 안내를 맡은 북한 최고의 젊은 엘리트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린저는 깜짝 놀랐다. 이들이 셰익스피어나 톨스토이 같은 세계적 문호들의 이름조차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김일성을 만나 “젊은이들이 기본적인 세계문학도 몰라서는 곤란하다”고 충고했다. 이 때문인지의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실제로 북한에서는 김일성의 지시로 80년대 중반 세계 고전문학과 아동문학 작품들이 대거 번역 소개됐다. ▶그의 방문이 북한의 문학도들에게 잠시나마 자유세계의 공기를 느끼게 해주는 효과도
洪成弼/북한인권시민연합 기획이사·전 이화여대 교수중국 주재 스페인 대사관으로 목숨을 건 질주를 감행했던 25인의 탈북동포들이 왔다. 이들의 질주는 소설보다 더 소설적이며, 영화보다도 더 영화적이다. 운동화 차림에 모자를 눌러쓰고 경비원을 밀치며 뛰어들어 두손을 들고 환호하는 모습, 결정적인 순간에는 ‘인간띠’라도 만들겠다는 듯 취재와 탈북자 보호를 위해 몰려든 서방기자들, 수시간 후 상황설명을 위해 나타난 독일인 의사의 모습…. 이들의 귀향은 다른 한편으로 의문과 아쉬움도 없지 않다. 왜 외국 공관인가? 어떤 이유로 한국인이 아닌
‘25명의 탈북자’가 서울에 도착했다. 자유와 인간다운 삶을 향한 기나긴 ‘고난의 행군’ 끝에 목적지에 안착한 이들이 앞으로 이곳 생활에 잘 적응하기를 바란다. 문제는 탈북자들의 남한정착 시스템을 어떻게 개선하느냐 하는 점이다.정부의 탈북자 지원 체계는 법적 제도적 차원에서는 비교적 잘 갖추어져 있다고 평가할 수있다. 지원금의 규모, 적응교육제도, 취업 지원 방안 등에서 탈북자들은 우리 사회의 다른 소외 계층에 비해 소홀한 대접을 받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지원 제도들을 기술적으로 좀더 세밀하게 보완해야 할 필요성은 곳곳에
25명의 탈북자를 베이징 주재 스페인 대사관에 진입시키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독일인 의사 노르베르트 폴러첸씨. 그는 작년 1월 한국에 온 후 북한의 인권문제와 관련된 행사장에는 빠짐없이 나타났다. 오늘은 도쿄에서 국제회의, 내일은 워싱턴에서 기자회견, 어느 날은 유럽 어느 도시에서 연설하고 있는 식이다. 그는 수백명의 사람들에게 하루에도 몇 번씩 이메일로 소식을 알린다. 기자는 여느 스팸메일처럼 읽지도 않고 지워버린 적도 있다. 그러다가 서울 광화문 근처에서 어깨를 툭 치는 사람이 그이기도 하다. 독일식 영어로 또 어디론가 갈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