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慶珠 “글쎄요. 남남북녀라는 말도 이젠 옛말이네요. 저 훤칠한 키에 넓은 어깨하며 전혀 때묻지 않은 남성미. 자연 그대로인 미남들 아닙니까. 참 북한 남자선수들 어쩜 저렇게 잘 생기고 늠름한지. 그 미모에 다시 한번 선전을 기대해 봅니다.” 만일 이 같은 글이 신문·TV를 비롯한 모든 미디어에 한동안 거의 매일 반복된다고 상상해 보자. 외모에 대한 이러한 노골적인 관심에 우리는 곧 낯뜨거워질 것이다. 그럼 왜 북한 여성들의 외모에 대한 판에 박힌 듯한 칭찬들은 우리에게 이런 반응을 불러일으키지 않는 것일까. 실제로 그들이 도착하기
현대상선에 대한 산업은행의 대출에서는 도무지 ‘정상(正常)’을 찾아볼 수 없다. 어떻게 그렇게 시종일관 ‘실수’와 ‘이상한 것’만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인가? 산은(産銀)은 과연 언제까지 ‘우연의 일??遮?궤변만 늘어놓고 있을 것인가? 이래도 ‘비(非)정상’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진실을 호도하고 은폐하려는 속셈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산업은행이 현대상선에서 받은 대출신청서류들을 일차 기록한 ‘문서접수대장’이 조작의혹을 받고 있다. 2000년 6~12월 접수한 차입신청서 8건이 모두 정식번호가 아닌 임시번호(가지번호)를 달아 행간
황해도에서 새로 발견된 고분벽화의 고구려 여인을 보고 누구나 그 생동감과 아름다움에 놀랐을 것이다. 고분벽화의 많은 고구려 여인상이나 일본에서 발견된 다카마쓰(高松)고분의 고구려 여인들처럼 얼굴이 둥글고 이마가 넓으며 하반부가 풍만하여 후덕해 보인다는 데서 공통점을 찾아볼 수 있다. 곧 하반부가 갸름한 약소미가 아니라 널리 포용하는 심신의 건강미를 추구했음을 미루어 가늠할 수 있게 한다. 다른 점도 찾아볼 수 있다. 이전 벽화 속의 고구려 여인들은 눈썹이 성글고, 눈이 가늘고 작으며, 코도 작고 입도 코폭을 넘지 않을 만큼 작았다.
/김현호논설위원 겸 통한문제연구소장 hhkim@chosun.com1980년대 후반 소련제국의 몰락을 예견했던 즈비그뉴 브레진스키는 저서 ‘대실패’에서 “공산주의는 비록 그 명칭을 지니고 있을지라도 대내적으로 공산주의 본질을 일탈한 곳에서나 번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의 통찰은 요즘의 북한에 그대로 적용해도 전혀 무리가 없어 보인다. 북한이 지난 7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이른바 ‘경제관리 개선조???한마디로 중앙정부의 계획과 통제에 의한 명령식 경제를, 가격과 시장기능을 대폭 강화하는 쪽으로 변화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고구려인에게 무덤은 무엇이었을까? “죽은 자의 영혼이 살아가도록 생전의 집을 무덤 속에 복원한 것이다.” 고구려인들은 왜 무덤에 벽화를 그렸으며 무엇을 표현하고자 했을까? “생전의 삶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을 그림으로 남겨 계속 이어가기를 기원한 것이다.” ‘역사 대중화’를 표방한 KBS ‘역사스페셜’은 지난 6월 고구려 고분벽화를 다루며 ‘고대 무덤의 미스터리’를 흥미롭게 풀이했다. ▶고구려 고분벽화는 “1500여년 전 고구려인들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사진”이라는 해석이다. 쌍영총 벽화에는 주인부부가 있는 실내에 신발이
李淳子21세기 현재 지구상에는 수많은 나라가 존재하고, 또 헤아릴 수도 없이 많은 종족이 살고 있다. 자의로든 타의로든 같은 민족이 갈라져 다른 나라를 세우고 살기도 하고, 여러 민족이 하나의 국가를 이루고 살기도 한다. 바람직한 일이건 아니건 현대사회의 국가란 민족집단과는 별개의 인공적인 사회 인프라의 가장 기본적인 틀이다. 또 정권이란 제대로 된 민주주의 국가라면, 이 기본적인 틀 안에서 시대 상황적 우선순위에 따라 국민들이 선택해서 갈아입을 수 있는 옷 같은 것이다.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남한과 북한은 엄연히 독립된 두 개의 국
망가질 대로 망가져 시중의 만담(漫談)거리로 전락해버린 군(軍)의 모습을 지켜보는 심정은 착잡하다. 대한민국 국군이 창군(創軍) 이래 이토록 지리멸렬해버린 적이 또 있었던가. 5679부대장 한철용 소장의 폭로로 발화된 「6·29 서해도발 정보보고 묵살」 파문은 국방부 특별조사단의 진상조사 과정에서 뒤죽박죽이 돼가고 있다. 북한군 동향 보고를 국방장관이 삭제·묵살했다고 주장했던 당사자가 그 자신도 도발징후 정보를 누락시킨 「이상 무(無)」 보고서를 두 번씩이나 올린 사실이 드러나, 그 이유와 경위 여하 간에 이쪽저쪽 모두 우스꽝스러운
현대상선 대북(對北) 비밀지원 의혹이 온 나라를 뒤집어놓고도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은 정부가 비(非)정상적 금융 메커니즘 규명을 위한 계좌추적과 이번 사건의 정치적 성격을 드러낼 국회 국정조사 및 특별검사제 도입에 응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정부는 진실을 밝힐 수단을 모두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현대 의혹’이 확대재생산되면서 국민들이 분노와 좌절감에 일손을 놓고, 국가기능이 마비되는 상태를 과연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이번 사건은 본질적으로 경제외적 변수에서 파생한 정치적 사건이다. 따라서 그 ‘흑막’을 파헤
이런 군(軍)을 믿고 국민이 밤잠을 편히 잘 수 있겠는가? 대체 우리 군이 언제부터 이렇게 정치화(政治化)되었는가? 6·29 서해도발과 관련한 대북 통신감청부대장의 연이은 폭로를 접하면서 우리는 참담한 절망감과 배신감을 떨쳐낼 수가 없다.국정감사장에서 비밀문건을 흔들며 당시 자신들이 올린 북한 도발징후 사전보고를 군 수뇌부가 묵살했다고 주장해 충격을 주었던 통신감청부대장이 어제는 교전 후에도 한동안 군 상층부가 이를 우발적 사고로 축소하려 했다는 내용의 비망록을 공개했다. 누가 봐도 명백한 의도적 도발을 ‘북한 경비정 1척에 의한
宋 大 晟우리 군을 사랑하고 아끼는 국민들은 요즘 정보부대 현역장군의 폭로사건을 접하면서 몹시 가슴 아파하고 있다. 도대체 어쩌다 우리 군이 이 지경까지 왔고 이 나라 안보는 정말로 든든한지 걱정이 태산이 아닐 수 없다.현역은 물론이고 예비역 군장성의 한마디는 국민들로부터 천금(千金)보다 더 값진, 반석(磐石) 같은 신뢰를 얻어야 한다. 그런데 북한의 서해도발 가능성을 경고한 일선 정보부대의 보고를 국방부 장관 등 군 수뇌부가 축소·묵살·무시했는지 여부를 놓고 서로가 엇갈린 증언을 국민 앞에서 했다.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묵살했다면
지난 3~5일 방북(訪北)한 제임스 켈리 미국 특사에게 북한은 이른바 그들의 ‘통 큰 결단’을 보여주지는 않았다고 한다. 방북 직후 서울에 온 켈리 특사가 북측과의 협의 결과를 설명하면서 ‘입장 차이’ ‘솔직한 의견 교환’ 같은 표현을 사용한 것은, 부시 정부 출범 후 21개월여 만에 열린 미·북대화의 심각한 분위기를 반증하고 있다.결국 켈리 특사의 방북은 미·북 양측이 21개월여 만에 처음 마주앉아 각종 현안에 대해 가감없는 협의를 가졌다는 데 의미가 있는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어렵게 시작된 미·북대화에 대한 양측 지도부의 정
주말 신문의 1면을 뒤덮은 대북 뒷거래 의혹과 정보부대 현역장군의 폭로사건은 김대중 정권의 말기가 이토록 어지럽고 국민을 불안하게 만드는 근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현 정권이 스스로 최대 치적으로 내세워 온 대북정책이 알고보니 마피아 집단에서나 있음직한 검은 거래로 이루어졌다는 증언이 청와대를 지목하기 시작했고, 그런 대북정책의 와중에 우리 군(軍) 수뇌부가 분열되고 기강은 더 갈 데 없이 허물어져 버린 실상이 여지없이 드러난 것이다.이 정권에 국민이 더이상 기대할 것이 무엇인가. “서해교전 때 북한이 우리가
현대상선에 대한 4000억원 대출 당시 산업은행 총재였던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이 “상부(上部)의 강력한 지시가 있었다”고 털어놓았다는 엄낙용 전(前) 산은총재의 증언은 이미 대다수 국민들이 짐작하고 있던 바를 확인해주는 것이다. 이 ‘상부’가 현대상선에 대한 산업은행의 어처구니없는 대출과정의 상당부분을 해명해주는 열쇠다. 이 위원장은 엄 전 총재 증언의 사실여부에 대해서 숨김없이 밝혀야 한다. 현대상선에 대한 산업은행의 대출과정을 보면 대출규정 위반은 약과이고 아예 4000억원에 대한 대출서류 자체가 조작됐을 가능성까지 거론될 정도
북한의 6·29 서해도발 직전 대북 통신감청 부대가 북의 도발 가능성을 경고하는 정보보고서를 올렸는데도 당시 국방장관이 도발 위험이 없는 것처럼 재작성하라고 지시했다는 한나라당 박세환 의원의 주장은 국감장에서 한번 호통치는 정도로 넘어갈 수 없는 중대한 문제다. 군 당국은 즉각 관련자들을 수사해서 진상을 밝히고 책임소재를 철저히 가려야 한다. 월드컵 막바지에 터진 북한의 서해도발은 한국축구의 4강진출로 달아오른 거국적 축제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북의 태도변화를 기대해온 국민들에게 결정적 배신감을 안긴 폭거였다. 그러나 그에 대한 우
중국이 양빈(楊斌) 신의주특구 행정장관을 전격 체포함으로써 북한의 파격적인 ‘자본주의 특구 실험’은 시작도 해보기 전에 한 편의 코미디처럼 되고 있다. 이번 일로 특구 구상 자체가 물거품이 됐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대외적 신뢰도는 결정타를 맞은 셈이다. 앞으로 누가 무얼 믿고 신의주에 투자하려 하겠는가. 일이 이렇게 돼 버린 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북한 지도부의 단견(短見)과 무모함을 첫째로 꼽지 않을 수 없다. 특구 운영의 전권을 행사할 최고책임자를 ‘깜짝쇼’ 하듯 고른 것부터가 너무 ‘북한식’이었다. 양빈의 경력과 언행에
현대상선에 대한 4000억원 대출 당시 산업은행 총재였던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이 “상부(上部)의 강력한 지시가 있었다”고 털어놓았다는 엄낙용 전(前) 산은총재의 증언은 이미 대다수 국민들이 짐작하고 있던 바를 확인해주는 것이다. 이 ‘상부’가 현대상선에 대한 산업은행의 어처구니없는 대출과정의 상당부분을 해명해주는 열쇠다. 이 위원장은 엄 전 총재 증언의 사실여부에 대해서 숨김없이 밝혀야 한다.현대상선에 대한 산업은행의 대출과정을 보면 대출규정 위반은 약과이고 아예 4000억원에 대한 대출서류 자체가 조작됐을 가능성까지 거론될 정도다
북한에 납치됐던 일본인들의 사망 과정과 사후 조치 등에 대한 북한 당국의 설명은 누가 들어도 선뜻 납득할 수 없다. 북한측 해명은 일본 유가족들과 여론의 분노를 달래기는커녕 오히려 증폭시켰고, 일본 정부는 조사단을 다시 북한에 보낼 방침이다. 사망자 8명 중 7명의 묘소가 홍수로 유실돼 버렸다는 주장부터가 수상쩍다. 한 군데 모여 있던 것도 아니고 여러 곳에 흩어져 있었다는 묘소들이 같은 해에 한꺼번에 사라져버린 것을 우연으로만 보기에는 영 석연치 않은 것이다. 유해 조사를 통해 정확한 사망원인이 규명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속임수가
지금부터 정확히 40년 전, 1961년 8월 13일 동독은 270만명에 이르고 있던 서독행 탈주자를 막기 위해 서베를린을 둘러싼 경계선 155㎞에 콘크리트 장벽을 쌓고 감시탑 293개, 벙커 57개, 각종 감지시설 등을 설치했다. 빌리 브란트 당시 서베를린 시장은 “장벽 설치로 동독은 거대한 수용소로 변할 것”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1989년 11월 9일 베를린장벽이 붕괴될 때까지 5000여명이 땅굴, 열기구 등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자유의 땅을 찾았다. ▶우리 역사에서 집단이주의 기록은 드물다. 조선시대 세종 때 김종서
姜孝祥/경제부장 “수교(修交)를 위해 소련에 20억달러를 지원했는데 남북의 평화정착을 위해 이 정도의 비용은 감수할 수 있다.” “독일도 서독이 동독에 막대한 경제 지원을 퍼붓는 바람에 결국 통일을 얻어낸 것 아닌가.” 산업은행에서 비밀리에 대출된 4000억원이 6·15 남북정상회담의 대가로 현대그룹을 통해 북한으로 송금됐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여당인 민주당뿐 아니라 일부 젊은 학자들 사이에서 이런 반응들이 나온다고 한다.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만약 작금의 의혹이 사실이라면, 북으로 넘어간 이 돈은 대북(對北) 지원금이 아
10월1일 오전 11시. 중국 단둥(丹東)의 압록강변은 사람들로 북적댔다. 중국 최대 명절의 하나인 국경절(國慶節)로부터 1주일 연휴가 시작되기 때문이다.강변 부두에 보트를 매단 유람선 회사들은 “조선 땅을 가까이 가서 볼 수 있다”며 호객에 여념이 없었다. 6~7명이 앉는 모터보트는 하얀 물거품을 내뿜으며 북한쪽 강변까지 내달린다. 북한 우표와 돈을 파는 장사꾼들도 대목을 만나 한껏 목청을 높인다.강변을 따라 조성된 단둥개발구에는 고층건물들이 줄지어 서있고, 건물마다 중조(中朝)무역과 관련된 간판들이 내걸려 있다. 우뚝 솟은 4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