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半)세기 전 북한은 6·25 전쟁을 일으켜 일본 경제를 2차 대전 패망의 잿더미에서 일어서게 하더니, 이제는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로 일본에 본격적인 군사 재무장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외상이 “김정일(金正日)에게 감사해야 할 것 같다”고 한 말이 ‘농담’으로만 들리지 않는다. 흔히 북한 관찰자들은 ‘북한을 우리 눈으로 봐서는 이해할 수 없다’고 하지만, 그건 북한 내부에 관한 이야기일 뿐이다. 대외정책은 역시 바깥 눈으로 볼 수밖에 없고, 국제사회의 외교 문법은 합리성에 바탕을 둔다. 북한이 지금 바
現현 정부에서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을 지낸 서동만 상지대 교수가 인터뷰에서 “정부는 미국의 대북정책 결정과정에 대한 情報정보접근이 상당히 취약했다. 미국은 작년 9월 19일 6자회담 합의 전부터 북한 위조지폐 문제를 提起제기해왔는데 정부는 9·19 합의로 모든 것이 다 된 것 같은 自畵自讚자화자찬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대통령의 준비된 철학이나 정책이 부족했다. 청와대의 首席級수석급 관리들이 모두 ‘예스맨’으로 채워졌고 대통령에게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그 말을 듣고 보니 대통령이 작년 9·1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한·미 간 불화를 더할 것으로 우려했던 워싱턴의 정책 집단은 노무현 정부가 최근 남북 장관급 회담에서 북측의 위협에 맞서 대북(對北) 식량 원조를 중단하고 강경 입장을 보인 것에 고무됐다. 그러나 미국의 관측통들은 한·미 전략 관계와 동북아의 평화 안정에 더 깊은 영향을 미칠, 한국의 또 다른 경향에 걱정한다. 일본 문제가 그것이다.노무현 정부는 최근 대일(對日) 긴장을 더욱 악화시키려는 듯하다. 세계의 관심이 평양의 미사일 발사에 쏠려있는데도, 노무현 정부는 한국의 주적(主敵)은 일본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중
북한은 1998년에 이어, 지난 5일 두 번째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일본의 안전에 대한 위협이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일본은 지금 전후의 기나긴 ‘평화의 꿈’에서 깨어나고 있다. 전후 일본 국민은 냉전시대를 살면서도 미일안보조약에 따라 나라는 미국이 지켜준다는 의식을 갖고 있었다. 정치가도 마찬가지였다. 미일안보조약에 전적으로 의지해온 일본의 정치인들이 현실적이고 실효성 있는 방위정책을 논의한 적이 거의 없었다. 그런 상황을 크게 바꾼 것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였다. 1998년의 대포동 미사일 발사 이후 정찰위성 도입 등을 포함한
북한이 19일 대한적십자사 총재에게 편지를 보내 이산가족 상봉, 8·15 畵像상봉, 금강산 면회소 건설을 모두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남측이 북남 사이에 상부상조 원칙에서 인도주의적 사업으로 진행해온 쌀과 비료 제공까지 일방적으로 거부했다”는 것이 그 이유다. 북한은 그러면서 “(남측의 쌀·비료 제공 거부는) 최근 우리를 적대시하며 대북 제재 소동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일본에 동족 사이의 인도주의적 사업을 팔아먹은 반민족적 행위”라고 비난했다. 無道하기가 이보다 더 할 수 없다. 백성을 굶기면서 마카오의 資金 2400만달러를 찾겠다
노무현 대통령은 19일 안보관계 장관회의에서 북한 미사일 대책과 관련, “상황의 실체를 넘어서 過度하게 대응해 불필요한 긴장과 대결국면을 造成하는 일각의 움직임들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히 우리가 처한 입장에 비춰 유의할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현재 상황의 본질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관련국 사이에 인식을 共有하고 근본적 해결을 위한 접근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무엇보다 긴요하다”고 했다.대통령은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과잉 대응이 걱정스럽다는 것이다. 이 정부는 과잉 대응은커녕 대응이라고 이름 지을 수 있
미국 정부는 지난 13~14일 서울에서 열린 韓·美 안보정책구상 회의에서 “戰時 작전統制權을 한국군에 되돌려주는 시기를 2010년 이전에 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우리 정부는 2012년을 時限으로 정해 작전권 還收를 추진해 왔는데 미국은 그보다 2년 앞당겨 작전권을 되찾아가라고 했다는 얘기다.미국측은 작전권 이양을 앞당기자는 이유로 “한국군의 지휘통제시스템이 크게 강화됐다”는 점을 들었다고 한다. 이 말을 미국의 진심이라고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어리숙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주한미군 사령관이 “한국군이 작전권을 찾아
김창균 논설위원 ck-kim@chosun.com 2000년 6월 김대중 대통령은 평양에서 김정일 위원장과 한반도의 운명을 논했다. 서울로 돌아온 김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두 사람이 “침략행위를 하지 말자”고 합의했다는 것이다.1938년 9월 체임벌린 영국 총리는 독일로 건너가 체코슬로바키아의 운명을 놓고 히틀러와 담판을 벌였다. 런던으로 돌아온 체임벌린은 “우리 시대의 평화를 성사시켰다”고 선언했다. 히틀러가 “체코의 수데텐 지방만 넘겨주면 더 이상 영토를 탐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는 것이다.
정부가 ‘군사停戰정전협정체결 이후 납북피해자 구제·지원 법안’을 입법예고했다. 법안은 우선 “국가는 납북자 생사 확인과 송환·가족 상봉을 위해 노력해야 할 責務책무를 지고 있다”고 밝혔다.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국가는 자기 국민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법을 새삼스럽게 정해야 하는 우리 처지가 딱한 것이다. 또 이 법은 정부가 1953년 정전협정 이후 拉北납북됐다가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의 가족과, 납북돼 3년 넘게 북한에 머물다 남한으로 돌아온 사람과 가족에게 피해救濟金구제금을 비롯한 여러 보상 대책을 마련하도록 했다. 정
해들리 美미 백악관 보좌관은 15일 유엔 안보리 對北대북 결의안이 채택되기 직전 아베 日일 관방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일본 외교의 위대한 성과이자 승리”라고 했다. 일본은 이번 결의안 發議발의에서 통과까지 全전 과정을 주도했다. 일본이 1956년 유엔에 가입한 이후 50년 만에 처음으로 主演주연 노릇을 한 것이다. 일본은 여세를 몰아 지난해 실패했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다시 시도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일본에 再武裝재무장의 명분을 줬을 뿐 아니라 국제사회 중심무대로 가는 양탄자까지 깔아준 격이다.중
주용중 논설위원 idway@chosun.com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서로 채팅하는 모습을 상상한 장면이 작년 어느 대학 축제 연극 무대에 오른 적이 있다. 두 사람은 극중에서 ‘민족끼리’ 코드에 맞춰 알콩달콩 정담(情談)을 나눴다. 지금 두 사람이 실제로 채팅을 한다면 어떤 얘기를 주고받을까. 노: 이거 해도 너무한 것 아닙니까. 미사일 발사도 그렇고 북측 대표가 남북장관급 회담에서 “선군(先軍)정치가 남한의 안전을 도모해 줬다”고 말한 것도 그렇고, 이렇게 나를 연거푸 궁지에 빠트려도 되는 겁니까. 김: 진정하세요.
유엔 安保理는 15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비난하는 決議案을 15개 이사국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 결의안은 북한에 미사일과 核 프로그램을 포기하고 6자회담에 무조건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결의안은 또 유엔 회원국들에, 북한에 미사일 프로그램에 쓰일 수 있는 재정적 資源을 지원하지 말고 북한의 미사일 관련 제품을 사지 말라고 요구했다.북한은 이번 미사일 발사로 국제사회를 미·일 對 중·러로 분열시키면서 미국을 協商 테이블로 끌어낼 수 있으리라 기대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협상은커녕 미사일 발사 이틀 만에 일본과 함께 對北 군사 制
노무현 정권은 북한 미사일 사태를 호도하다 못해 이제는 그것을 비판하는 쪽을 향해 ‘안보독재’라는 딱지를 붙이며 “새벽에 회의를 해서 국민을 불안하게 해야 하느냐”며 오히려 역정을 내고 있다. 적반하장도 이 정도면 예술이다. 청와대의 지적대로 과거 군사정권 시절 ‘북한의 침투’를 내세워 전쟁 분위기를 조성하고 그것으로 반정부 세력을 몰아세웠던 적이 여러 번 있었다. 지금 청와대는 “일부 야당과 언론이 위기를 부풀리면서 야단법석”이라며 과거 군사정권이 하던 ‘안보독재’를 이제는 언론 등이 하고 있다는 것이다.그러나, 그때와 지금은 사
열린우리당 소속 김원웅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장은 14일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은 북한이 남한을 공격하기 위해 스커드나 노동미사일 800基기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지만 북한이 남한을 공격하겠다고 한 적도 없고 북한(미사일)은 남한을 향해 있지도 않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북한은 미국이 先制선제 공격할 경우 주한 미군기지를 집중 공격할 가능성은 있다”며 “북한은 사실 몇 백개 정도인데, 미국 러시아 중국이 수천 수만 개 장거리 미사일을 갖고 있지만 이렇게 호들갑을 떨지 않는다”고 했다. 국정의 최고 책임자가 북한의 核핵무기 개발이
중국과 러시아가 12일 대북 決議案결의안을 유엔 安保理안보리에 제출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시험 유예(모라토리엄)와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하며, 유엔 회원국에 북한 미사일 프로그램에 이용될 수 있는 부품과 기술을 공급하지 말라고 당부하는 내용이다.미국과 일본도 지난 7일 일찌감치 對北대북 결의안을 제출해놓고 기다리는 중이다. 중·러 결의안의 주요 내용에다 ‘북한 미사일 발사는 위협’이라는 내용이 추가되며 국제 평화와 안전 유지 및 自衛자위를 위해서는 무력 사용을 허용하는 유엔 헌장 7조에 따른 拘束力구속
우리 국민은 지금 한반도 주변에서 벌어지는 엉뚱한 사태를 목격하고 있다. 북한이 미사일을 쏜 후 과연 어느 나라가 우리의 적과 동지인지 헷갈리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아무리 큰 잘못을 저질러도 나무랄 수 없는 친구로, 일본은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나쁜 국가로, 미국은 태평양 거리만큼이나 멀어진 나라로 변한 것인가. 청와대 사람들의 코멘트를 보면, 이제 한·미·일 동맹관계는 먼 옛날이야기처럼 들린다. 그동안 정부의 대북정책을 보면서 전통적인 동맹관계에 뭔가 금이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했는데, 북한의 미사일 발
권호웅 북한 내각책임참사는 12일 부산에서 열린 남북장관급회담에서 “우리 先軍선군정치가 남측의 안전도 도모해주고 남측의 광범위한 대중이 선군의 덕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권 참사는 또 韓美한미 합동군사연습 중지, 국가보안법 철폐 등을 요구하고 쌀 차관 50만t과 경공업 원자재를 달라고 했다.말하자면 북한이 核핵과 미사일로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을 보호해주고 있으니 그 代價대가를 내놓으라는 이야기다. 북한이 드디어 여기까지 온 것이다. 북한이 무턱대고 이러지는 않았을 것이다. 북한의 黨政당정 기구에서 가장 강력한 것 중의 하나가 對南
대통령은 북한이 지난 5일 미사일을 발사한 지 6일 만에 처음으로 이 문제에 관해 입을 열었다. 대통령은 11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다. 그런데 일본 정치지도자들의 先制선제공격 발언으로 사태를 더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 일본의 태도는 동북아 평화에 심상치 않은 사태를 일으킬 수 있다. 물러서려야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대한민국 국민들과 국제사회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해 왜 침묵하는 것일까를 궁금하게 여겨왔다.국민들은 대통령도 “스커드 미사일과 노동 미사일 발사
▲ 전재성 서울대 외교학과 교수 북한이 지난 5일 동해상에 미사일 7발을 발사한 이후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은 혼란스럽기 짝이 없다. 해결책이 나오기는커녕 무엇이 문제인지도 불명확하다. 북한이 왜 미사일을 발사했는가. 북한의 스커드 미사일은 우리 안보에 위협인가 아닌가. 우리 정부의 대응은 적절했는가. 추가 미사일 발사 가능성이 있는가. 남북 장관급회담 개최는 적절한 일인가. ‘사태를 더 악화시킬 수 있는’ 일본의 선제 공격론에 ‘물러섬 없이’ 맞서는 게 우선인가. 문제의 본질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일본이 미사
청와대는 11일 일본 각료들의 북한 미사일기지 ‘先制攻擊論선제공격론’에 대해 “일본의 침략주의 性向성향을 드러낸 것으로서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청와대는 “북한 미사일 발사를 빌미로 선제공격이라는 妄言망언으로 한반도 위기를 더욱 증폭시키고 군사大國化대국화의 명분으로 삼으려는 일본 정치지도자들의 오만과 妄發망발에 강력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정부는 이제 일본이 재무장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보고 결의에 찬 대응을 하겠다고 나선 모양이다. 그렇다면 궁금한 점이 있다. 정부가 이렇게 흥분해서 대응할 정도로 우려하고 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