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최정진“북한·러시아·중국·이란이 미국 주도 세계 질서를 뒤엎으려고 작정한(be bent on upending the U.S.-led international order) 위험한 동맹을 조직하고(form an unholy alliance) 있다.” 미국 시사 매체 ‘내셔널 리뷰’가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새로운 ‘악의 축’이 노골화하고 있다고(become conspicuous) 경고했다.“’악의 축’은 조지 부시 대통령이 2002년 연두교서(State of Union address)에서 북한·이란·이라크를 지칭한 말이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8일째 단식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찾아가 지난 6일 대정부질문 당시 태 의원에게 '쓰레기' 발언을 한 박영순 의원에 대한 출당 및 제명 조치를 촉구하고 있다./뉴스1태영호 의원이 국회에서 “쓰레기” 소리를 듣던 날 우연히 탈북민들이 자신들 이야기를 하는 동영상을 보게 됐다. 북한 주민들 어려움은 웬만큼 안다고 생각했지만 생생한 목소리로 듣는 실상은 또 달랐다.탈북민들은 한국에서 ‘사람’으로 다시 태어났다고 느끼는 듯 했다. 한 분은 “북에서 나
일러스트=최정진시드니 사일러 미국 국가정보국 국가정보위원회 북한 담당관이 정년 퇴임했다(retire from office). 그는 김일성이 핵무기 개발을 시작했을 때 미군 정보 장교로 처음 한국에 파견됐다. 이후 40여 년 동안(over the four decades since) 김일성의 아들과 손자까지 핵 개발에 매달리는(cling to nuclear development) 행태를 관찰·분석하면서 대북 정책 수립에 결정적 역할을 해왔다(play a decisive role). 그가 AP통신을 통해 북한 담당관으로서 마지막 메시지를
일러스트=최정진‘A play B off against C’는 ‘A가 자신의 이득을 위해 B와 C를 다투게 하다’라는 뜻이다. 호주 싱크탱크 로위연구소 국제전문지 ‘인터프리터’에 ‘Can North Korea play off Russia against China?’라는 글이 실렸다. ‘북한이 점점 더 절박해지는 러시아를 이용하려(take advantage of the increasingly desperate Moscow) 할 수 있지만, 지렛대는 중국에 있다(rest with Beijing)’라는 부제를 달았다.“김정은이 중국·러시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7월 26일 평양 ‘무장 장비 전시회’에서 세르게이 쇼이구(앞줄 왼쪽) 러시아 국방 장관에게 설명을 하고 있다./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일본의 북한 전문가인 에야 오사무(惠谷治, 1946~2018)씨는 1998년 도쿄에서 개최된 세미나에서 북한 경제를 4중(重)경제라며 북한 정권의 돈줄을 분석했다. 북한 경제는 내각의 제1경제, 군수 경제인 제2경제, 김정은의 궁정(宮庭) 경제인 제3경제, 마지막으로 장마당 시장경제 등 4바퀴로 돌아간다고 주장했다.이 중 궁정 경제와 군수 경제가 북한 정권을 지탱하는 핵심
30일 오후 광주시청 앞에서 보훈단체 회원들이 광주시의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사업' 전면 철회를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연합뉴스과거 어느 자리에서 교수 한 분이 우리가 ‘한 지붕 두 가족’이 아니라 ‘한 나라 두 국민’이 됐다고 개탄했다. 극단적 몰표가 나오는 지역감정에 대한 걱정이었다. 그 걱정을 들으면서도 아직 ‘두 국민’까지는 아니지 않으냐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광주에 짓는다는 ‘정율성 공원’을 보면서 그분의 개탄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이미 윤이상 음악제를 하는 지역도 있고, 김원봉이 단장이었던 의열단 공
17일(현지 시각) 뉴욕 유엔본부에서 북한 인권을 주제로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 탈북민 김일혁(오른쪽)씨가 발언하고 있는 모습을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보고 있다. 김씨는 연설 말미에 한국어로 “독재는 영원할 수 없다”고 말했다. /AP 연합뉴스17일(현지 시각)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북한 인권 문제 관련 공식 회의는 세계 힘의 질서가 현재 어떻게 나뉘어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회의가 열리기 불과 1주일 전인 10일, 8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의장국인 미국은 안보리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공개적으로 논의하
일러스트=최정진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장 인요한(64) 박사는 아메리칸-코리안이다. 미국 이름은 존 린턴. 4대째 한국에서 의료·교육 봉사를 해오고 있다. 다음은 ‘한강의 기적, 희생 없는 성공은 없다(Miracle on Han River, no success without sacrifice)’라는 제목으로 그가 코리아타임스에 기고한 글을 간추린 것이다.“북한의 결핵 퇴치를 위해(in a bid to rid North Korea of tuberculosis) 자주 방북했었다. 낡은 도요타 승합차(run-down Toyota van)
가족 모두가 불교 신자라서 그런지 어릴 적 뛰놀던 광주광역시 양림동 일대에 선교사들이 세운 광주기독병원, 수피아여고와 고풍스러운 건축물들에 별 감흥이 없었다. 아니, 솔직히 말해 강압적 선교 방식과 보수적인 정치적 태도에 부정적 인식이 더 컸다. 그랬던 내가, 어쩌다 보니 소화기내과 수련을 받기 위해 세브란스병원에 입사했다. 그런데 입사자 전부 원목실장과 면담하라는 것이 아닌가. 대학교 채플 수업도 아니고 다 큰 직장인한테 목사 면담이라니. 내키지 않았지만 일단 들어가 봤다. 원목실장은 사진을 한 장 보여주며 세브란스병원의 역사에
20여 년 전 평양에서 열린 임진강 무단 방류 방지 대책 회담에 참석하였다. 회담에서 북측은 ‘선(先) 물자 지원, 후(後) 임진강 현장 조사’를 주장하며 남측의 ‘선 현장 조사, 후 물자 지원’ 안을 거부하였다.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정회를 하고 서울의 훈령을 기다리는 동안 대동강을 둘러봤다. 대동강변에는 미국 해군 정보수집함 푸에블로호가 전시되어 있었다. 북한 안내 참사에게 미국에게 돌려주는 것이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으나 묵묵부답이었다. 미제의 침략을 물리쳤고 북한 주민들에게 확실하게 대미 적개심을 심어주는
일러스트=최정진북한에서 공무원(civil servant)은 머리가 좋거나 능력 있다고(be bright or capable) 될 수 있는 게 아니다. 임용 시험이나 절차(civil service exams or procedures)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다. 인사 배치(personnel assignment)는 출신 혈통과 배경에 의해 정해진다(be determined by their lineage and background).북한의 ‘공무원자격판정법’ 제2조는 공무원을 ‘국가기관에서 일정한 행정적 의무와 권한(certain admi
2004년 12월 15일 저녁 개성공단에서 ㈜리빙아트가 생산한 ‘통일냄비’ 1000세트가 서울시내 백화점에서 판매되었다. 당일 완판되어 구매하지 못한 소비자는 대기표를 받는 등 인기 폭발이었다. 라면을 끓여 먹을 수 있는 평범한 냄비지만 개성산(made in gaesung)으로 ‘통일’이라는 브랜드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모자란 물량은 서울에서 생산한 제품으로 충당했다. 소비자들은 냄비를 통해 남북한 경제협력과 통일의 이미지를 상상했다.그래픽=송윤혜개성산이었지만 공장 건설은 물론 철판도, 냄비 주조용 틀도 서울에서 가져갔다. 공장 가
북한이 31일 오전 6시29분께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 방향으로 우주발사체를 발사한 가운데 서울역 대합실에 수학여행을 떠나기 위해 모인 학생들이 갑작스럽게 울린 경보음을 듣고 휴대전화 위급재난문자를 확인하고 있다. 행안부는 "서울특별시에서 발령한 경계경보는 오발령"이라고 정정했다./연합뉴스얼마 전 김정은이 로켓을 발사했을 때 서울에 경계 경보가 울렸다. 경보가 왜 울렸는지, 어떻게 하라는 건지 설명이 없어 놀란 사람들이 화를 냈다. 더구나 새벽 시간이었으니 화가 더 났을 것이다. 그런데 카카오톡 등에 당국에 대한 비난이
/일러스트=최정진북한 정치범수용소 교도관(political prison camp guard) 역할을 하는 국가보위성 보위원들은 수감자들을 인간 이하로 취급하라는(regard inmates as subhuman) 교육을 지속적으로 받는다. 이들은 어떤 학대나 비인륜적 행위를 저질러도 처벌을 받지 않으며(be not punished for any abuse and inhumane acts), 동정하는 눈치를 보였다가는(show sympathy for them) 곧바로 중징계에 처해진다고(be subject to severe discip
북한이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가 2013년 공개한 김관진 당시 국방장관을 겨냥한 훈련 사진. 이 사진의 제목은 '미친개 김관진놈을 가상한 표적을 무자비하게 물어제끼고 있는 군견들'이다. /우리민족끼리으르렁대는 군견(軍犬)들이 김관진 국방장관 가면을 쓴 인형을 쓰러뜨리고 물어뜯는다. 북한군들이 김 장관 얼굴 밑에 ‘김관진 놈’이라고 쓴 표적지를 향해 사격 훈련을 한다. “김관진 XX 같은 전쟁 대결 광신자 때문에 남조선 인민들이 큰 변고를 당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 인터뷰가 뒤따른다. 2014년 4월 방영한
1946년 3월 20일 서울 덕수궁 석조전에서 제1차 미소공동위원회가 열렸다. 미국측 수석대표는 하지 중장(앞줄 맨 왼쪽), 소련측 수석대표는 북한을 점령한 소련군 군사위원 스티코프 중장(하지 오른쪽 외투). 소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설계도는 김일성이 아니라 스티코프가 만들었다. 스티코프가 쓴 일기에 따르면 소련군 대위 김일성은 일거수일투족을 스티코프로부터 지시받았다. 김일성은 완벽한 꼭두각시였다. /국사편찬위* 유튜브 https://youtu.be/tUJmTfDJ9zc 에서 동영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1945년 8월 15일
지구촌은 지금 불쑥 현실로 다가온 AI의 위협에 떨고 있다. 인간의 뇌를 모방한 인간의 피조물이 인류 문명을 깊이 학습하여 인간의 고유 능력을 척척 정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세돌을 이기는 알파고 따위는 장난감에 불과하다. 앞으로는 기계가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고, 노래를 지어 부르고, 수술을 집도하고, 법률을 제정하고, 판결문을 쓰고…. 그러다 마침내 우리의 마음까지 훔쳐서 인간을 노예처럼 부리는 기괴한 세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지금 벌써 이 정도인데, 한, 두 세기 후엔 과연 어떤 미래일까? 누구도 예측할 수 없
과거 평양과 판문점에서 개최된 남북 회담은 물밑에선 도·감청(盜·監聽)과의 전쟁이었다. 숙소인 평양 고려호텔이나 백화원 초대소 등에서는 아예 몰래카메라로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다. 호텔 객실이 춥다고 혼잣말로 읊조렸는데도 나갔다 오면 특별 난방이 돌아갔다. 실내 대책 회의는 포장을 치고 필담(筆談)으로 진행해 추적을 뿌리치는 데 필사적이었다. 하이라이트는 평양 회담장과 서울 삼청동 대화사무국 간의 교신 내용을 둘러싼 창(矛)과 방패(盾)의 대결이었다. 보안요원들이 통신 비화기를 사용해 주파수를 수시로 바꿔가며 방어에 나서지만 가끔은
옴진리교 교주 아사하라 쇼코는 사람을 ‘영적 인간’과 ‘동물 인간’으로 나눴다. 옴진리교의 최종 목표는 동물인간들을 절멸시켜 인간 종(種)을 재설정하는 거였다. 정부를 전복한 뒤 진리국(眞理國)이라는 유토피아를 수립하려 했다. 그들은 테러를 위한 군용 헬기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1995년 3월 20일 오전 8시 즈음, 도쿄 지하철에 청산가리 500배 독성의 ‘사린(sarin) 가스’를 살포했다.무라카미 하루키가 이 참사의 피해자와 가해자 인터뷰를 1997년 ‘언더그라운드’, 1998년 ‘약속된 장소에서’로 출간했을 때 나는 평소
북한 일부 식당에는 ‘안방’이 있다. 가족이 거주하는 안방(main room)이 아니라 ‘안쪽에 있는 밀실’(‘secret room in the back’ of the eatery)을 일컫는 말이다. 식당 구석에 있는(be located in the corner of the dining room) 탈의실이나 식자재 창고에 식탁을 들여놓은 은밀한 뒷방(furtive back room)이다.불륜 관계에 있는 이른바 ‘8.3 부부’(so-called ‘8.3 couple’ involved in illicit affair) 또는 남의 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