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에는 세 가지 괴물이 있는 것으로 구전돼 내렸다. 그 하나는 당나라 임금들이 그 가죽 갖기를 원했다는 화서(火鼠)다. 화산인 백두산에는 불구덩이 속에 사는 쥐처럼 생긴 괴물이 있었으며 그 모피로 옷을 지어 입으면 불 속에서도 타지도 데지도 않는다 했다. 다른 한 괴물은 온몸에 털이 난 사람으로 짐승처럼 네발로 나무를 타고 토굴에서 사는 모인(毛人)이다. 흉년에 함경도에서 산에 들었다가 눈에 갇혀 야생화한 모녀(毛女)에 관한 기록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야생인간이 백두산 괴물의 하나였다. 그 세 번째 괴물이 천지에 이따금 출몰하는
楊相勳/논설위원 jhyang@chosun.com지금부터 50년 전인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으로 6·25전쟁의 포성이 멎었다. 이 전쟁의 진실은 1994년 러시아 정부가 6·25전쟁 관련 문서를 공개함으로써 만천하에 드러난 바 있다. 김일성은 남침을 위해 소련을 집요하게 설득하면서 중국과도 긴밀한 전쟁 협의를 계속했다. 문서에 따르면 1950년 5월 14일 중국의 모택동은 김일성이 파견한 김일과 만난다. 모택동은 김일성에게 기습전과 지구전 모두에 대비해야 하며, 만약 지구전이 되고 최악의 경우엔 중국군을 파견할 수 있다고 약
북한이 폐 핵연료봉 8000여개에 대한 재처리 작업을 마쳤으며, 2기의 원자로 건설 작업을 재개했다고 미국측에 통보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북한은 4~6개의 핵폭탄을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확보한 것이다. 그동안 한·미·일 정부가 재처리야말로 북한이 절대 넘어서는 안될 선(線)이라고 경고해 왔다. 그러나 북한은 이번 통보를 통해 이런 경고를 무시하고 비웃었다.만약 ‘재처리 완료’라는 북한 주장이 사실이라면 앞으로 닥칠 상황은 두가지다. 하나는 북한이 전격적으로 핵실험을 실시한 뒤 핵보유를 선언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핵물질을 몰
“국민은 앉아서 죽으란 말인가? 북한이 핵을 갖고 있다는 것보다 이 (사실을 알린) 문제가 더 기밀사항이란 말인가? 기가 막힌다”“이게 무슨 이야긴가? 국민의 안위에 직접적으로 유관한 사실을 국민은 알면 안 된다는 이야긴가?”“대북송금도 극비사항 아니었나? 그럼 대북송금을 밝힌 사람도 국보법으로 넣어야 하나?”“지난번엔 국정원 간부를 대문짝만하게 사진으로 공개하더니….”국가정보원이 북한의 핵개발 고폭(高爆)실험 사실을 언론에 전한 국회 정보위 의원들과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에 대해 조사할 것이란 방침이 14일 알려지자 조선일보 인터넷
李東夏/서울시립대 교수·국문학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얼마 전 중국 방문 중 존경하는 중국 정치인이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등소평(鄧小平)과 더불어 모택동을 들었다. 이 보도를 접하면서 연전에 작고한 재중(在中) 조선족 작가 김학철(金學鐵)이 한국에서 출판한 장편소설 ‘20세기의 신화’가 떠올랐다. 이 작품은 모택동(毛澤東)이 대약진 운동이니 인민공사니 하는 것들을 밀어붙이면서 중국 전체를 뒤흔들어 놓고 있던 1950년대 후반기에 얼마나 혹독하게 진실이 억압당하였으며 얼마나 철저하게 인권이 유린되었던가를 폭로·고발하면서,
지난 12일 끝난 제11차 남북 장관급 회담의 결과는, 과연 한국정부가 북핵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에 대처하고 있는가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남북이 발표한 공동보도문 1항은 “최근 한반도에 조성된 정세에 우려를 표시했다”며 “핵문제를 적절한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도대체 남북이 우려하는 한반도 정세가 무엇이며, 또 핵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으로 내놓은 ‘적절한 대화’는 무슨 뜻이고, 이 급박한 상황에서 ‘평화적 해결’이란 주문(呪文)은 무슨 효과가 있겠는가.최근 북핵 문제는 위기 증폭(增幅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중국 방문을 마치고 상하이(上海)를 거쳐 귀국한 지난 10일 저녁 평양주재 중국대사관에서는 파티가 열렸다. 주최자는 북한 주재 중국 대사 우둥허(武東和). 파티의 제목은 ‘중조(中朝)우호협력조약 체결 42주년 기념 연회’. 파티에는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 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양형섭(楊亨燮), 조중우호협회위원장 김학수(金學秀) 등이 초대됐다. “중조우호협력조약은 국제적인 풍운(風雲)의 변화라는 엄준한 시험을 거쳐 양국의 우호관계가 공고히 발전하고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는 데 중요한
김대중 정부 5년 동안 북한이 핵무기 개발용 고폭(高爆) 실험을 70여 차례나 실시했으며, 이를 한국정부도 알고 있었다는 고영구 국정원장의 국회 보고에 국민들은 배신감을 억누르지 못하고 있다. 북한이 제네바 합의를 휴지조각처럼 취급했다는 것은 부차적인 문제다. 지금 국민들이 참을 수 없는 건 북한의 핵도발을 포착하고도 5년 동안이나 이를 덮어둔 채 ‘햇볕정책’이라는 이름 아래 몰래 북한에 현금을 갖다바친 한국정부의 태도다. 솔직히 국민에 대한 윤리적 책임을 완전히 저버린 이런 정부에 어떻게 나라의 안보를 맡길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
/柳浩烈(고려대 북한학과)북한이 97년부터 작년 9월까지 70여차례에 걸쳐 고폭실험을 실시해왔음이 고영구 국정원장의 국회 보고를 통해 처음 공개적으로 밝혀졌다. 또한 북한의 고폭실험 재개 사실에 대해 김대중 정부는 출범 직후인 98년 4월부터 파악하고 있었다고 함으로써 충격을 주고 있다. 이로써 북한이 한반도의 비핵화공동선언과 제네바 합의에도 불구하고 지난 5년 동안 핵무기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음이 다시 한번 확인되었다. 동시에 햇볕정책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생존전략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으며, 오히려 햇볕정책이 북한의 핵무기
최흡/도쿄특파원70·80년대에 걸쳐 북한에 납치됐던 일본인 납치(拉致) 피해자 가족들이 한국을 방문하고 있던 지난 6월 하순, 일본 언론에는 연일 이들의 활동이 클로즈업되고 있었다. 일본 언론만을 접하고 있던 사람이라면 한국의 실제 상황과는 관계없이 한국에서도 역시 납치문제에 대해 여론이 끓어오르고 있다고 느꼈을 것이다. 실제로 한 일본 신문에는 ‘한국에서도 납치문제에 대한 언론 보도가 고조되고 있다’는 취지의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 납치 피해자의 인권문제에 대한 한국의 무관심이 과연 옳은지의 문제를 떠나 같은 문제를 바라보는 한국
지난 7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韓·中) 정상회담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주석이 북핵 문제를 놓고 적잖은 입장 차이를 드러낸 것은, 북핵 해결을 위해서는 반드시 ‘중국 변수’라는 산을 넘어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 실감케 한 대목이다.두 정상이 비록 ‘북핵의 평화적 해결 원칙’에는 의견을 같이했다고 하지만, 그 방법에서 노 대통령이 북핵 관련 다자(多者)회담을 주장한 반면, 후진타오 주석은 ‘당자사간 대화’를 강조하면서 “북한의 안보에 대한 우려를 진지하게 고려해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마치 중국이 ‘북한의 후견인
洪準浩/정치부장 jhhong@chosun.com 지난 김대중 정부 시절의 한·중 정상회담은 대북(對北)정책에 관한 한 큰 뉴스가 되지 못했다. 회담 내용이 중요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노선상의 유의미한 차이를 발견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김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 미국과 북한의 상호 관심사를 한꺼번에 주고받자는 이른바 일괄타결안은, 중국 쪽에서 볼 때 토를 달고 말고 할 게 없는 내용이었다. 김 전 대통령이나 중국은 오히려 내막적으로는 미국과 일본의 정책을 자신들 쪽으로 끌어당기기 위해 피차 서로를 지렛대로 활용했다는 느낌마저 다분했
文興鎬(한양대 교수, 중국정치)노무현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베이징 정상회담은 북핵문제로 인한 한반도 주변 정세의 불안과 그 해법 마련을 위한 당사국 간의 미묘한 신경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지도자 간 첫 대면이라는 점 때문에 국제사회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다.더욱이 한국은 북핵문제의 실질적 당사자이며 중국은 북·미 간의 대립을 조정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국가다. 그렇다면 베이징 정상회담은 무엇을 남겼는가? 한·중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의 의미와 주요 의제를 대체로 신지도부 간의 신뢰 증진, 북핵문제 등 한반도 안보
鄭昺善/모스크바 특파원 bschung@chosun.com 러시아가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다자(多者) 회담에 거는 기대는 크다. 북핵 문제 발생 이후 러시아처럼 적극적으로 한반도 문제에 개입하려는 나라도 없었다.푸틴 대통령은 북핵 문제가 긴장으로 치닫던 지난 1월 로슈코프 외무차관을 대북(對北) 특사로 파견, 핵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한 간, 북·미 간 조율을 시도했다. 이례적으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은 로슈코프 특사를 만나 북미 대화를 강조하면서도 다자 회담에도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북핵 문제가 국제적 관심사가 된
朴斗植 논설위원이제 북핵 문제는 미지(未知)의 영역으로 접어들고 있다. 외교와 압박, 어느 쪽 방향이든 우리가 한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곳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앞으로 얼마나 많은 위기와 반전이 도사리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마치 북핵 문제는 잊어버린 듯한 조용한 상태가 한동안 계속될 수도 있고, 어느 순간 갑자기 군사적 충돌이 벌어질 듯한 위기가 올 수도 있다. 지루한, 그러나 섬뜩하기 짝이 없는 거친 말(言)의 공방이 오갈 것이다. 남북한은 물론 미국·일본·중국·러시아 등 주변 4강들의 복잡한 수읽기와 셈법이 뒤엉켜
북한 김일성종합대학 경제학부 학생이던 장성택은 잘생긴 데다 공부도 잘하고 성격도 서글서글해 동료 학생들에게 인기가 좋았다. 음악 소조(小組) 활동을 하던 그의 아코디언 연주와 노래 실력도 수준급이었다. 그를 따르는 여학생이 한둘이 아니었지만 그중에서도 같은 반에 다니던 김일성의 딸 김경희가 가장 적극적이었다. 두 사람은 사랑에 빠졌다. ▶그러나 왕조시대 공주 못지않은 신분인 ‘수령의 딸’과의 사랑이 순탄할 수만은 없었다. 장성택은 강원도 천내군의 평범한 집안 출신이었다. 출신 성분의 차이 때문에 장성택은 주춤주춤했지만 ‘공주’는 막
오늘 중국을 방문하는 노무현 대통령 앞에 놓인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현안은 역시 북핵 문제다. 그간 우리 정부가 강조해 온 북핵 위기의 평화적 해결이 실현되려면 무엇보다 중요한 게 중국의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협력이다. 노 대통령은 오늘 정상회담을 갖는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부에 북한의 핵개발이 한국은 물론 중국의 국익까지 위협한다는 사실을 설명하고, 중국이 적극적으로 북핵 포기 노력에 나서 줄 것을 요청해야 할 것이다.이번 기회에 중국 지도자들과 신뢰 관계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지금의 북핵 위기는 물론 탈북자
7일부터 시작되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방중(訪中)에는 국제사회의 관심이 적지 않게 쏠려 있다. 무엇보다 북핵 문제 때문이다. 노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북핵에 관해 무슨 얘기를 주고 받는지는 부시 행정부의 주목 대상이다. 미국에서 중국의 노 대통령을 주시하고 있는 또 다른 사람들은 워싱턴의 인권 단체들이다. “노 대통령은 탈북자 문제에 대해 과연 어떻게 대응할까?” 부시가 작년 2월 중국을 방문했을 때도 탈북자 문제를 거론하라고 촉구했던 한 단체의 간부가 던진 질문이다. 기자는 선뜻 대답을 하지 못했다. 노 대통령의
탈북자들을 취재하다 중국 당국에 체포돼 복역 중인 사진기자 석재현씨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어제 서울의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있었다. 석씨의 부인과 동료 외국 사진기자 등이 석씨의 석방을 호소하는 탄원서와 이에 동참하는 시민과 언론인 1만3000여명의 서명서를 전달하려고 중국 대사관을 찾았지만 문전박대를 당하자 시위를 벌인 것이다.중국대사관이 탄원서를 접수하는 것조차 거부해 이들은 서명서를 하늘에 뿌리며 분을 달랬다. 곧이어 우리 외교통상부를 찾아갔지만 책임있는 사람을 만나지도 못하고 안내창구에 탄원서만 접수시킨 채 발길을 돌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지난 6월 6일 현충일 일본으로 갔다. 이번엔 7월 7일 중국으로 간다. 7월 7일은 노구교(蘆溝橋)사건 기념일이다. 중국인들 모두가 치를 떠는 국치일(國恥日)이다. 소학교(小學校·초등학교) 학생들도 7월 7일이 중국인 모두가 기억해야 할 날이라는 걸 잘 안다. 1937년 7월 7일 베이징(北京) 남서쪽 펑타이취(豊臺 )에 있는, 별로 크지 않은 교량 노구교 부근에 주둔하고 있던 일본군 부대 부근에서 한밤중에 몇 발의 총소리가 났다. 놀란 일본군들이 자기네 군대의 머리수를 세어보니 한 명이 모자랐다. 그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