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언 러포트 주한미군 사령관이 한총련 시위대의 미군훈련장 난입 사태와 관련해 강력한 유감과 항의의 뜻을 한국정부에 전달해 왔다. 한국 정부 고위 관계자가 “이렇게 강한 유감표시는 처음”이라고 할 만큼 심상치 않은 분위기였다고 한다.입장을 바꿔 생각하면 주한미군측의 분노는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만약 한국 군대가 똑같은 일을 당했다면 우리의 마음이 어떠했겠는가. 반세기 넘는 동맹의 역사를 가진 한국에서, 자신들의 훈련장에 시위대가 난입해 장갑차에 올라타고, 성조기를 태우는 장면을 보면서 미군 병사들은 분노의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을
조엘 위트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북한이 중국·한국·일본·러시아를 포함하여 6자회담을 갖기로 한 최근의 합의는 절망적일 뻔했던 외교 현장에 한가닥 희망을 주었다. 미국은 체면치레로 ‘다자 회담’이라는 형식을 관철시키는 대신, 북한의 핵심적 요구 사항 즉 미·북이 양자대화를 갖자는 것을 수용했다.북한은 부시 행정부 내의 온건세력의 입지를 더욱 강화시키려 할지 모른다. 부시 대통령이 최근 의도적이었든 아니든 공개적으로 ‘미스터 김정일’이라며 존칭을 쓴 것은 국무부의 존 볼튼 차관이 서울 연설에서 북한 지도자를 나쁘게 비난한 것
한총련 소속 대학생들이 7일 전국 곳곳의 주한미군 부대 주변에서 과격한 반미(反美) 시위를 벌인 것은 이들의 주장과 투쟁방식에 그 어떤 변화도 없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이다. 이들은 미군 사격훈련장 안으로 뛰어들어가 장갑차 위까지 올라가는가 하면 미군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성조기를 불태우고 붉은 페인트를 던지며 반전구호를 외쳤다. 많은 국민들 입에서 “한총련이 이 지경까지 이르렀나” 하는 개탄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이 시위 중 태극기를 사용한 데 대해서도 “저것이 어찌 대한민국을 위한 행동이냐. 제발 태극기를 모독하지 말아달
-정부지원 하되 北주민 돕는 식량으로현대아산 정몽헌 회장의 비극적인 죽음을 계기로 금강산 관광사업을 비롯한 남북경협 전반에 관한 자성론(自省論)과 개선방안에 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지금과 같은 방식의 남북경협은 이제 한계상황에 부닥쳤다는 사실이 정 회장의 죽음으로 분명해졌기 때문이다.먼저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일로 인해 남북경협 전반이 위축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금강산 관광사업 역시 중단돼선 안 된다. 그동안의 남북경협은 그 일방적 시혜 성격과, 그 시혜에 대해 핵무기 개발로 응수한 북한의 무모한 도발로 인
宋虎根 /서울대 교수·사회학 죽음 앞에 비정한 자는 없다. 재벌 총수의 자살이 던진 파문이 국민들의 마음을 헤집고 있는 것이다. 돈도 되지 않는 ‘민족 사업’에 자본금을 탕진한 것도 그러려니와, 최선의 돌파구로 투신(投身)을 택하지 않을 수 없었던 숨겨진 정황의 드라마가 냉정한 판단을 자주 흩트리기 때문이다. 정몽헌 회장의 죽음은 정치와 법, 명분과 원칙, 꿈과 현실, 그리고 배려와 합리 사의의 경계에서 아찔한 춤을 추는 한국사회의 모습을 절망적으로 비춰주었다. 막대한 공적 자금으로 연명해온 현대아산호(?)가 화려했던 국책사업의 비
현대그룹 비자금 사건이 당초의 150억원 규모에서 추가로 거액이 발견된 것으로 확인돼 계속 번져가는 양상이다. 검찰은 추가 비자금의 존재 사실만 시인할 뿐이지만 일부 언론은 100억원대의 돈이 2000년 총선 때 여권 정치인들에게로 흘러들어갔다고 보도하고 있다. 그 규모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도 나온다.100억원대의 추가 비자금의 존재는 대북송금 특검이 발견해 관련 사항을 검찰로 넘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비자금의 출처는 아직 불명확하지만 투신 사망한 정몽헌 회장의 현대상선일 것이란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한다.정 회
金昌基/국제부장북한이 그들의 핵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6자 회담에 응하기로 했다. 어쨌든 핵 문제가 대화로 풀릴 기회를 잡았다는 뜻에서 일단 반가운 일이다.하지만 이것이 결코 최선의 길은 아니라는 점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6자 회담에서 한반도 평화문제를 다루겠다는 것은 결국 ‘한반도 문제의 국제화’를 뜻한다. 다른 여러 나라들을 관여시키면 시킬수록 그만큼 민족의 문제를 남의 손에 내맡기는 꼴이 된다. 스스로 우리 운명의 방향을 주도해 나갈 기회를 잃거나 포기하는 셈이 되는 것이다.중국은 북한에 대한 커다란 영향력을 바탕으로 4월
북한이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의 죽음을 추모한다는 명분으로 금강산 관광사업을 일시 중단키로 한 것은 적절치 못할 뿐 아니라 고인(故人)의 뜻을 왜곡하는 처사다. 당장 현대아산측은 ‘금강산관광을 중단없이 지속하는 것이 고인의 뜻’이라는 입장을 북한에 전달했다고 한다. “나의 유분을 금강산에 뿌려달라”고 유언한 고인이 잠시나마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기를 바랄 리가 있겠는가. 북한 아태평화위원회 성명은 정 회장의 죽음을 “특검의 칼에 의한 타살”이라고 주장해 대북 지원 방식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남한 내부의 목소리를 차제에 잠재워 보려는
이달순/수원대 대우 교수6·25 정전 50주년을 보내면서 정전체제의 변화문제가 3가지로 분출되고 있는 듯하다. 첫째,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여 ‘평화체제 구축’의 공감대를 확산하자는 논리다. 평화협정을 미국과 체결하겠다는 것은 북한의 오랜 주장이기도 하지만 진보파의 입장이기도 하다.둘째, 북한이 적화야욕을 버리지 않고 있으니 정전협정을 충실히 준수하면서 북한의 개방·민주화를 통한 신뢰부터 쌓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온건파의 논리라고 하겠다. 셋째는 보수파의 주장으로, 미국의 대북정책과 보조를 같이 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미국은
우리나라 대표적 기업인 중 한 사람인 정몽헌 현대아산이사회 회장이 투신 자살로 생을 마감한 것은 가슴 아픈 일이다.고 정 회장은 근래 많은 좌절을 경험했을 것이다. 막대한 대북 투자는 이익으로 연결되기 쉽지 않았고 그 결과로 기업은 갈수록 어려워졌으며 남북정상회담 관련 대북 송금에 대한 특검수사와 계속되는 재판 그리고 150억원 비자금에 대한 검찰 수사까지 많은 사건들이 그를 압박해온 것이 사실이다. 상황이 힘들었다 해도 정 회장이 이런 방법으로밖에는 벗어날 수 없었는지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정 회장을 투신으로까지 몰고
金昌基 /국제부장changkim@chosun.com북한이 그들의 핵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6자 회담에 응하기로 했다. 어쨌든 핵 문제가 대화로 풀릴 기회를 잡았다는 뜻에서 일단 반가운 일이다.하지만 이것이 결코 최선의 길은 아니라는 점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남북한과 한반도 주변 4강국들이 참여하는 6자 회담에서 한반도 평화 문제를 다루겠다는 것은, 결국 ‘한반도 문제의 국제화’를 뜻한다. 다른 여러나라들을 관여시키면 시킬수록, 그만큼 민족의 문제를 남의 손에 내맡기는 꼴이 된다. 스스로 우리 운명의 방향을 주도해 나갈 기회를 잃거나
安光瓚/인하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객원교수·전 한미연합사령부 부참모장미국의 최신 신속배치부대인 미 워싱턴주 소재 제2보병사단 3여단 소속 1개 스트라이커 소대가 7월 31일 오산에 도착해 첫 한반도 배치훈련에 돌입했다. 스트라이커 부대는 기존 부대들의 제한사항들을 개선 발전시킴으로써 신속한 분쟁지역 전개 능력과 훨씬 향상된 전투능력을 갖추게 된 부대다. 기존 미 육군 부대들은 경(輕)사단 아니면 중(重)사단으로 편성되어 있는 반면, 경사단은 부대전개는 빨리 할 수 있으나 전투 및 전투근무지원 능력이 제한되고 공격력이 부족하다. 중사단은
알렉산드르 만수로프/아시아태평양안보연구센터(하와이) 부교수우리는 한·미 동맹이 정치적 문화적 곤경에 빠지는 시기에 살고 있다. 반미 감정이 한국을 휩쓸고 있다. 한·미 양국에 공통되는 경제적 이익이라는 것도 이제 사라지고 있는지 모른다. 양국간 상호 동맹 공약의 전통적 토대였던 북한의 위협에 대한 공통 인식도 사라지는 듯하다.미국과 한국은 동맹의 공통 기반을 재정의해야 한다는 점증하는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양국은 어느 날 없어질 수도 있는 어떤 외부의 위협에 함께 맞서야 할 뿐 아니라, 양국민과 문화에 소중한 그 무엇―민주주의의
최근 탈북자 아파트 영아 사망사건·탈북자 마약 밀매사건 등을 접하면서 탈북자의 무조건적인 수용에 앞서 체계적인 심사와 교육이 선행되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물론 이 같은 불행한 일들이 탈북자의 남한 사회 부적응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개인의 탈북 목적 결여와 부적격이 원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지난 냉전시기에는 진정으로 자유를 찾는 탈북 동포라는 말이 옳았다. 하지만 탈북자들이 증가하면서 부적격자(범죄자) 등이 포함되고 있음을 보게 된다. 자유를 위한 탈북은 도피와는 다른 것이다. 남한이나 북한이나 다 같은 대한민국
金暎浩정전(停戰)협정 체결 50주년을 맞이해 한반도 평화체제 모색을 위한 행사와 논의들이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한국전쟁과 분단의 아픔을 체험한 우리 민족에게 평화만큼 정서적으로 호소력을 갖는 보편적인 가치는 없을 것이다. 불안정한 정전체제를 항구적인 평화체제로 전환시켜야 한다는 데 모두 공감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적인 조건과 방법론에 대한 냉철한 인식 없이 제시된 주장들은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다.한국전쟁 이후 한반도 평화 유지의 안전판 역할을 해온 정전협정은 그동안 북한의 정전체제 무
金昇煥/명지대 교수·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수석연구위원주한미군의 재조정에 관한 윤곽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한강 이북에 전진배치된 모든 미군 병력을 북한의 장사포 사정거리 밖의 먼 후방으로 옮기고, 그간 미군이 수행해온 중요한 특수 임무를 한국군이 맡으며, 미국은 신무기를 한국에 새로 배치시킴으로써 방어력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가능한 한 2006년까지 대부분의 주요 계획을 완료하겠다는 방침 아래 서두르고 있다.미국 국방부의 전문가들은 앞으로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북한은 미사일 또는 장거리포에 의존하며 특수부대
내일(27일)로 6·25전쟁 정전(停戰)협정 체결 50주년을 맞는다. 민족상잔의 비극적 포성이 멎은 지 50년이 되는 오늘의 한반도는 핵 모험에 생존을 건 북한정권의 도박과 이를 결단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대응이 맞부딪치면서 다시 전쟁의 먹구름이 몰려드는 형국이다. 국민을 안타깝고 조마조마하게 만드는 것은 이 생존의 벼랑에서 중심을 잡아야 할 한국 정부가 보여주는 무책(無策)과 무전략(無戰略)이다. 이 위기의 한가운데서 지금 50년간 정전체제를 유지하는 데 가장 강력한 버팀목이 돼 온 주한미군의 배치와 임무에 대한 변화가 본격
한·미 양국이 주한미군이 맡아온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경비를 비롯한 특정 임무를 한국군에 넘기기로 하고 그 구체적 범위와 일정에 관해 합의를 이룬 것은 우리의 안보환경 변화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현실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우리의 우려는 이 변화의 속도가 한국의 적응 능력을 추월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점이다. 우리 국방당국은 당초 특정임무의 인수 시기는 2010년 전후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이번 한미동맹회의에서 미국측이 강경하게 2004~06년을 고집해 이를 수용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주한미군의 재배
“당신은 내 친구인 트루먼 대통령이 나와 한국민을 위해 보낸 사람이니 통일될 때까지 내 곁에서 힘껏 도와줘야 할 것이오.” 1948년 이승만 대통령이 초대 주한 미국대사 무초에게서 신임장을 받고서 한 말이다. 자유당 정권 내내 미국대사는 경무대와 직거래를 했다. 하지만 3대 레이시는 필리핀에서 근무할 때 막사이사이를 지지해 정권교체를 이룬 주역이어서 이승만이 매우 경계했다. 레이시는 이승만에게 접견을 거절당하자 5개월 만에 사표를 냈다. ▶미국대사들의 영향력은 시국의 결정적 국면에서나 파티장의 얼굴 모습에서 확인되곤 했다. 5대 매
董龍昇 삼성경제연구소 북한연구팀장지난 6월 30일 남북한은 그다지 큰 관심을 끌지는 못했지만 중요한 행사를 치렀다. 3년여 동안 미뤄져 왔던 개성공단 착공식이 거행됐던 것이다. 경의선 연결 공사에 이어 남북한 경제교류의 새로운 장으로 개성공단을 활용할 수 있는 첫 단추가 끼워졌다. 생산비 상승으로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하려던 많은 국내 기업들은 기왕이면 개성공단에 투자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개성공단에서는 의사소통이 자유롭고 여타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노동의 질이 우수하다고 평가받는 북한의 노동력을 월 65달러의 인건비로 활용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