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準浩우파 시민단체들의 8·15 집회에서 있었던 북한 인공기 소각 등에 대해 북한이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를 볼모로 잡아 사과를 요구하고, 노무현 대통령이 사실상 이를 수용해 북한이 선수단을 보내게 되면서 입장이 난처해진 두 진영이 있다.우선은 당시 집회를 주도했던 사람들이다. 자신들은 전혀 원치 않는 사과를 대통령이 대신 했고 앞으로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재발 방지까지 지시하고 나섬에 따라, 이들은 마치 남북관계를 가로막는 걸림돌이라도 된 것처럼 몰리는 양상이 됐다. 북한은 노 대통령의 유감 표명이 나오자 곧바로 “남조선의
노무현 대통령이 민간 단체가 주최한 광복절 집회에서 인공기와 김정일 초상화가 불태워진 것과 관련해 유감을 표시한 것은 북한의 억지 주장에 한국의 대통령이 무릎을 꿇은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다.북한의 주장은 처음부터 말도 안 되는 엉뚱한 트집 잡기였다. 당시 집회는 정부와 무관했을 뿐 아니라 대학생들의 스포츠 축제인 유니버시아드대회와는 더욱더 아무 관계도 없었다. 그런데 북한이 이를 문제삼아 유니버시아드대회에 불참하겠다고 위협하고 한국 정부의 ‘사죄’를 요구한 것은 집회와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 우리 체제에 대한 부당한 간섭이자 한국 정
엊그제 있었던 이른바 세풍(稅風) 사건에 대한 법원의 1심 유죄 선고와 대북 송금 사건 관련자에 대한 특검의 중형 구형은 집권 세력의 음습한 행태에 종지부를 찍는 계기가 돼야 한다.1심 법원은 세풍 사건을 1997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지도부가 국세청 간부들과 공모해 저지른 불법 대선자금 모금 사건으로 규정했다. 당시 외환위기로 기업이 어렵던 상황에서 집권 여당이 국세청의 위세를 이용해 기업으로부터 대선자금 166억원을 모금했다면 비난받아야 할 일이다.설사 정권 교체 뒤 야당이 된 한나라당을 공격하려는 의도에서 수사가 시작됐다 하더
高 有 煥/동국대 교수·북한학우리는 올해로 해방 58돌을 맞았다. 해방의 기쁨은 잠시였고 분단에 따른 우리 민족의 고통과 갈등은 반세기가 넘도록 지속·반복되고 있다. 해방을 기념하는 8·15 행사가 남측에서는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으로 나뉘어 진행됐고, 북측에서는 ‘평화와 통일을 위한 8·15 민족대회’라는 이름으로 남북 공동행사로 진행됐다.보수단체 일부에서 주시했던 평양행사는 돌출사건 없이 무사히 잘 끝났다. 필자가 참관한 평양행사는 남남갈등의 소지를 없애기 위한 북측의 세심한 주의를 느꼈다. 북측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지역을 피해 행
제성호(중앙대 법대 교수)노무현 대통령은 19일 국내 보수단체가 지난 8·15 집회에서 북한의 인공기와 김정일 국방위원장 초상화를 불태운 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그러한 유감표명이 과연 적절한 조치였는지는 의문이다. 우선 노 대통령이 나선 것은 격이 맞지 않는 행동이었다. 북한은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이른바 자신의 체제모독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이 같은 북측 반관반민기구의 요구에 대해 우리의 최고통치권자가 유감표명으로 화답했다. 앞으로 남북관계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할
金玄浩 /논설위원북한이 체제의 운명을 걸고 감행하고 있는 핵(核) 모험에서 궁극적으로 얻으려고 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에 대한 정확한 인식 없이는 그 어떤 대북 협상전략도 효력을 발휘할 수 없을 것이다.오는 27일부터 열리는 6자회담을 앞두고 한·미·일 3국은 북한의 완전한 핵 포기를 전제로 어떤 형식으로든 북한 체제를 보장해주고 경제지원을 해준다는 방향에서 협상 전략을 가다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북한이 과연 이런 교환조건에 만족할 것인가이다.북한이 ‘조선반도 핵문제’ 해결의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은 미국의 ‘대(對)
아마추어 노래 자랑의 참 맛은 어떻게든 튀어보려는 참가자들의 엉뚱한 재기(才氣)와 피치 못할 실수에 있다. 음정ㆍ박자는 제멋대로지만 흥만은 누구에게도 빠지지 않는 더벅머리 총각, 팔다리가 따로 노는 막춤으로 정신을 쏙 빼놓는 얌전내기 뒷집 처녀의 진면목이 드러나는 게 시골 장터 노래 자랑의 즐거움이다. KBS ‘전국 노래 자랑’의 장수(長壽) 비결은 그런 꾸밈없는 인간미를 안방으로 고스란히 옮겨 놓은 데 있을 것이다.▶해외동포들에게도 KBS 노래자랑의 인기는 대단하다. 특히 현지녹화라도 하게되면 그때마다 동포애와 눈물로 뜨거운 감동
올해 광복절은 1945년 광복 후 우리가 경험한 어느 광복절보다 국민들을 착잡하게 만들었다. 서울 시청 앞과 종로에서는 앞으로 우리나라가 지향해야 할 방향에 대해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집 단들이 각각 동시에 집회를 열었고, 국정을 맡은 노 대통령은 10년 내에 자주국방을 이룩하기 위 해 예산증액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역설하고 나왔다. 이 같은 정황은 기본적으로 앞으로 우리나라 의 대외관계가 어떤 것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국론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았음을 반영하는 것이 다. 5천년 역사를 되돌아 볼 때, 우리나라가 대외관계를 설정함에
박두식/논설위원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6자회담의 성패(成敗)는 ‘6’이라는 숫자가 어떻게 구성되느냐에 달려있다. 6을 만드는 경우의 수는 여러가지가 있다. 미국과 북한이 주연이고 나머지 4개국이 조연이 되는 ‘2+4’도 있고, 북한을 뺀 5자가 한 목소리를 내는 ‘5대1’이 될 수도 있다. 가능성은 낮지만 과거 냉전시대처럼 한·미·일이 한편이 되고, 북한·중국·러시아가 다른 한편에 서는 ‘3대3’의 경우도 상정할 수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뒤로 빠지고 한·미·일과 북한이 맞서는 ‘(1대3)+2’나, 6자가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이 2000년 총선 직전 현대 정몽헌씨로부터 받은 비자금은 200억원이라고 검찰이 구속영장에서 적시했다. 그런데 권씨는 “현대와 상관없이 110억원을 조성해 총선에 사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이것은 어느 한 부분뿐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지난 총선때 민주당은 도대체 얼마의 돈을 썼다는 것인가.이제야말로 이런 후진형 정치 사건에 종지부를 찍어야 할 때가 됐다. 그 방법은 모든 것을 낱낱이 공개하는 것밖에는 없다. 검은 돈이 오가는 현장에 드리워진 장막을 걷어내버리는 것이다. 총선 비자금
한총련 소속 학생들이 미군 사격훈련장 내 불법 진입, 미군 장갑차 점거, 성조기 방화 등 일련의 조직적 시위를 벌였다. 이는 이적단체라는 대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한총련을 합법화로 이끌려는 노무현 정부의 방침을 그 시기에 있어서나 또는 그 방법에 있어서 도와주지 못한 무책임한 행동이었다. 또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의 국익을 위하여서도 합리적인 선택은 아니었다.그렇다고 아직은 성숙한 사고를 지니기에는 나이가 어린 학생들을 여론몰이식으로 질타하여 악동(惡童)으로 만들어 놓는 것도 현명한 해결책은 아니다. 그들 역시 공동체의 소중한 일원
민주당 고문이었던 권노갑씨가 2000년 4월 총선 직전 현대 정몽헌 전 회장측으로부터 100억원대의 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검찰 수사가 당시 민주당 선거자금 문제로 확대될 수밖에 없게 되었다. 민주당은 2000년 총선 때 수입 566억원, 지출 499억원이라고 선관위에 신고했지만 이제 그 신고내용이 허위였을 가능성이 높아졌다.이미 민주당 내부에서부터 문제가 불거졌었다. 작년 대선 후보 경선 때는 노무현 후보가 “2000년 총선 때 돈을 원도 한도 없이 써봤다”고 말했다는 공방이 벌어졌고, 그 이후 김근태 의원의 정치자금 고백 파문
한총련 사태를 다루는 과정에서 보여준 현 정부의 인내심은 놀랍기만 하다. 대통령이 참석하는 공식 행사가 한총련 시위로 난장판이 되고, 미군 사격훈련장 난입 사건으로 한·미 동맹관계까지 위협받게 됐다고 하는 데도 청와대측은 ‘한총련의 변화를 전제로 한 합법화가 필요하다는 데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결론부터 말한다면, 이 정권은 한총련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헛된 꿈에서 하루빨리 깨어나라는 것이다. 그것이 나라를 위하고 국민을 안심시키는 지름길이다. 대법원이 한총련을 이적단체로 판결한 97년부터 지금까지, 수배
리언 러포트 주한미군 사령관이 한총련 시위대의 미군훈련장 난입 사태와 관련해 강력한 유감과 항의의 뜻을 한국정부에 전달해 왔다. 한국 정부 고위 관계자가 “이렇게 강한 유감표시는 처음”이라고 할 만큼 심상치 않은 분위기였다고 한다.입장을 바꿔 생각하면 주한미군측의 분노는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만약 한국 군대가 똑같은 일을 당했다면 우리의 마음이 어떠했겠는가. 반세기 넘는 동맹의 역사를 가진 한국에서, 자신들의 훈련장에 시위대가 난입해 장갑차에 올라타고, 성조기를 태우는 장면을 보면서 미군 병사들은 분노의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을
조엘 위트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북한이 중국·한국·일본·러시아를 포함하여 6자회담을 갖기로 한 최근의 합의는 절망적일 뻔했던 외교 현장에 한가닥 희망을 주었다. 미국은 체면치레로 ‘다자 회담’이라는 형식을 관철시키는 대신, 북한의 핵심적 요구 사항 즉 미·북이 양자대화를 갖자는 것을 수용했다.북한은 부시 행정부 내의 온건세력의 입지를 더욱 강화시키려 할지 모른다. 부시 대통령이 최근 의도적이었든 아니든 공개적으로 ‘미스터 김정일’이라며 존칭을 쓴 것은 국무부의 존 볼튼 차관이 서울 연설에서 북한 지도자를 나쁘게 비난한 것
한총련 소속 대학생들이 7일 전국 곳곳의 주한미군 부대 주변에서 과격한 반미(反美) 시위를 벌인 것은 이들의 주장과 투쟁방식에 그 어떤 변화도 없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이다. 이들은 미군 사격훈련장 안으로 뛰어들어가 장갑차 위까지 올라가는가 하면 미군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성조기를 불태우고 붉은 페인트를 던지며 반전구호를 외쳤다. 많은 국민들 입에서 “한총련이 이 지경까지 이르렀나” 하는 개탄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이 시위 중 태극기를 사용한 데 대해서도 “저것이 어찌 대한민국을 위한 행동이냐. 제발 태극기를 모독하지 말아달
-정부지원 하되 北주민 돕는 식량으로현대아산 정몽헌 회장의 비극적인 죽음을 계기로 금강산 관광사업을 비롯한 남북경협 전반에 관한 자성론(自省論)과 개선방안에 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지금과 같은 방식의 남북경협은 이제 한계상황에 부닥쳤다는 사실이 정 회장의 죽음으로 분명해졌기 때문이다.먼저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일로 인해 남북경협 전반이 위축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금강산 관광사업 역시 중단돼선 안 된다. 그동안의 남북경협은 그 일방적 시혜 성격과, 그 시혜에 대해 핵무기 개발로 응수한 북한의 무모한 도발로 인
宋虎根 /서울대 교수·사회학 죽음 앞에 비정한 자는 없다. 재벌 총수의 자살이 던진 파문이 국민들의 마음을 헤집고 있는 것이다. 돈도 되지 않는 ‘민족 사업’에 자본금을 탕진한 것도 그러려니와, 최선의 돌파구로 투신(投身)을 택하지 않을 수 없었던 숨겨진 정황의 드라마가 냉정한 판단을 자주 흩트리기 때문이다. 정몽헌 회장의 죽음은 정치와 법, 명분과 원칙, 꿈과 현실, 그리고 배려와 합리 사의의 경계에서 아찔한 춤을 추는 한국사회의 모습을 절망적으로 비춰주었다. 막대한 공적 자금으로 연명해온 현대아산호(?)가 화려했던 국책사업의 비
현대그룹 비자금 사건이 당초의 150억원 규모에서 추가로 거액이 발견된 것으로 확인돼 계속 번져가는 양상이다. 검찰은 추가 비자금의 존재 사실만 시인할 뿐이지만 일부 언론은 100억원대의 돈이 2000년 총선 때 여권 정치인들에게로 흘러들어갔다고 보도하고 있다. 그 규모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도 나온다.100억원대의 추가 비자금의 존재는 대북송금 특검이 발견해 관련 사항을 검찰로 넘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비자금의 출처는 아직 불명확하지만 투신 사망한 정몽헌 회장의 현대상선일 것이란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한다.정 회
金昌基/국제부장북한이 그들의 핵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6자 회담에 응하기로 했다. 어쨌든 핵 문제가 대화로 풀릴 기회를 잡았다는 뜻에서 일단 반가운 일이다.하지만 이것이 결코 최선의 길은 아니라는 점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6자 회담에서 한반도 평화문제를 다루겠다는 것은 결국 ‘한반도 문제의 국제화’를 뜻한다. 다른 여러 나라들을 관여시키면 시킬수록 그만큼 민족의 문제를 남의 손에 내맡기는 꼴이 된다. 스스로 우리 운명의 방향을 주도해 나갈 기회를 잃거나 포기하는 셈이 되는 것이다.중국은 북한에 대한 커다란 영향력을 바탕으로 4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