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D 차 조지타운대 교수북한이 2002년 7월에 취한 경제개혁의 중요성을 부인할 수는 없다. 가격통제 완화, 화폐 평가절하, 정부보조 삭감, 경제 결정권의 지방생산단위별 분산 등은 북한 사상 첫 대규모 경제변화의 시도를 의미한다. 북한의 대외 선전은 여전히 반(反)자본주의 수사(修辭)를 고수하고, 중국·베트남과는 달리 시장경제 원리를 경멸하고 있지만, 북한 정부도 이제는 사회주의식 경제의 결점을 인정하고 있다. 북한 방문객들도 제한적이긴 하지만 새로운 기업가 정신을 봤다고 말한다. 하지만 개혁이 중요하다는 사실과 그것이 성공적
“JSA(공동경비구역) 경비책임 이양 등은 정치적인 여건, 능력 등을 감안할 때 (가까운 시일 내 이양받는 것은) 빠르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합의했습니다.”(2003년 11월 17일 한미연례안보협의회 직후 조영길 국방장관 기자회견 답변)“(미군이 맡아온) JSA 경비의 주된 책임을 2004년 중 한국측에 이양키로 한·미 양국이 지난해 11월 합의했습니다.”(2004년 4월 1일 미 상원 군사위 리언 러포트 주한미군사령관 기조연설)지난해부터 JSA경비책임 이양문제를 협의해온 한·미 양국의 최고위 관계자가 서로 다른 말을 했다
중국에서 몽골로 탈출하려던 탈북자들이 지난 2일 중국군의 사격을 받아 한 명이 사망하고 17명이 체포됐으며 6명이 행방불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을 돕던 인권단체는 체포된 사람들의 석방을 위해 그동안 이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사정이 여의치 않아 13일 언론에 알렸다고 한다.탈북자가 중국 국경을 벗어나려다가 총격을 받고 사망한 것은 처음 알려진 일이다. 인간 이하의 온갖 처절한 고통을 받고 있는 중국 내 탈북자들의 운명이 이제 중국군 총구의 조준선 위에까지 올려진 형국이다. 중국군이 탈북자들에게 사격을 가한 정확한 이유는 알 수
파키스탄 핵 개발의 아버지로 불리는 압둘 카디르 칸 박사가 5년 전 북한을 방문했을 때 완전한 핵무기로 보이는 ‘핵 장??3개를 직접 목격했다고 밝힌 것으로 미국 뉴욕타임스지가 13일 보도했다. 칸 박사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북한 핵무기의 존재가 외부인에 의해 처음으로 확인된 것으로, 북핵 위기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차원으로 비화될 수밖에 없는 중대한 사태 변화이다.북한이 이미 핵무기를 개발·보유하고 있다는 관측은 여러 군데서 제기돼 왔다. 미 중앙정보부(CIA)는 북한이 최소한 1~2개의 핵무기를 갖고 있으며, 그 이상의 생산능
총선이 끝나면 후보자들의 공약과 구호는 입법화보다는 대부분 승리를 위한 선거운동의 수단이었다는 것이 드러날 것이다. 이제 각 정당들은 ‘대결의 추억’에서 벗어나 생산적인 국회를 구성하는 데 매진해야 한다. 정부도 그동안 선거에 밀려 먼지가 수북이 쌓인 주요 국가현안을 책상에서 끄집어내 해결에 주력해야 한다. 대표적인 국정현안 중의 하나가 북핵문제를 비롯한 남북관계다. 한반도의 명운을 좌우할 북핵문제는 우리의 생존과 직결되어 있음에도 지난 몇 달간 문제 해결의 구도를 잡지 못한 채 시간만 지나가고 있다. 3차 6자회담은 고사하고 당초
“유엔 인권위원회에서 한국 정부가 대북 결의안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지 정부 관계기관에서 검토하고 있다.”“한국 정부는 북한 인권 상황을 개선해야겠다는 희망, 대한민국이 처해 있는 남북관계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정부의 입장을 결정할 것이다.”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이 12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오찬회견에서 이같이 말했을 때, 기자는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제네바에서 개최 중인 유엔인권위원회에 상정된 대북인권결의안은 15일이나 16일 중 표결될 예정이다. 반 장관은 결의안 표결을 불과 3~4일
남북한이 엊그제 임진강의 수해 방지를 위한 실무협상에서 하천 특성에 관한 공동조사를 벌이기로 합의했다. 남북이 수해방지를 위한 관측 정보를 교환하고 홍수 예보시설도 설치키로 하는 등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뤘다.경기도 파주 연천 등 임진강 하류에선 1994년 이후 다섯 번이나 물난리가 났다. 1998년과 99년의 연이은 홍수 때에는 인명피해가 150명을 넘었다. 반복되는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댐 건설 등 하천의 유량조절 능력을 키워야 한다. 그러나 우리가 임진강 본류에 댐을 건설한다면 북한 지역까지 수몰되게 된다. 수자원공사가 임
케네스 퀴노네스/ 전 미 국무부 북한담당관이라크 소요사태의 충격이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약자인 이라크인들이 소총과 로켓포로 무장한 채 미국의 엄청난 군사력에 도전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미 군사력의 유효성에 대한 의문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는 또 동북아는 물론 세계에 걸쳐 미국의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부시 행정부의 능력을 손상시키고 있다.결과적으로 이라크 소요사태는 한·미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으며, 북핵 위기 해결 과정을 지연시킬 수 있다. 북한 정권은 어떻게 하면 이라크 상황으로부터 이익을 볼 수 있을까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8일 “한나라당의 대북정책은 다소 경직됐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보다 유연하고 미래지향적인 대북정책을 정립하겠다”고 밝히고 초당적인 대북정책기구 구성, 남북관계의 제도화, 북한의 대미(對美)·대일(對日) 수교 지원 등을 제시했다.박 대표가 한나라당의 기존 대북정책을 비판하면서 유연화를 강조하고 있는 대목은 앞으로 한나라당의 대북 인식과 정책의 변화 폭이 적지 않을 것임을 느끼게 한다. 그 폭의 크기에 따라서 우리 사회 내부의 남북문제 논의 방향과 남북관계의 양상이 적잖이 영향받게 될 것임은 자명하다. 이러한 한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 때 발생한 ‘천출’ 해프닝은 실소를 자아낸다. 금강산 바위에 크게 새겨놓은 ‘천출(天出) 명장 김정일 장군’을 보고, 남측 인솔자가 “천출은 한자로 賤出이란 뜻도 있다”고 말하자, 북측이 상봉을 취소하겠다고 통보했다고 한다. 이 문제는 통일부 장관이 정중한 사과로 해결됐다.김구 선생은 자신의 호를 백범이라고 지으셨는데 백범(白凡)이란 신분이 천민 중에서도 가장 천민인 백정이라고 해도 부끄러울 것이 없다는 의미라고 한다. 얼마나 대범하고 만민평등 의식이 투철하셨는지 존경스럽다. 김정일은 우상화된 절대 권력자의 후
金玄浩/논설위원한국의 인권 수준은 완전하지는 않지만 아시아를 대표할 정도는 될 것이다. 일본은 과거의 침략 역사를 깨끗이 청산하지 못하고 있는 탓에 다른 나라의 인권 문제를 거론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중국은 국내 인권 상황이 자유롭지 못하다. 두 나라에 비해 한국은 대외적인 인권 경쟁력에서 상대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인권은 한 나라의 도덕적 수준을 가늠하는 잣대이며, 정?ㅀ姸─ㅉ???경쟁력 못지않게 국가 이미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한국이 앞으로 인권을 국가 브랜드로 키워나가는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해
법원은 30일 송두율씨가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활동해 온 사실 등을 인정하고 그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이로써 송씨가 북한의 최고위급 대남 공작원이라는 사실이 법원 판결로 확인됐으며 그의 정체를 둘러싼 긴 논란도 일단락됐다. 재판부는 송씨가 그동안 “자신을 ‘경계인’으로 포장하면서 북한 체제를 거의 무비판적으로 옹호하는 주장을 간접적으로 드러내 (그의 주장이) 객관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어 많은 사람들이 북한 정권과 사회에 대해 잘못된 환상을 갖게 했다”고 밝혔다. 송씨의 이런 활동은 서로에 대한 올바르고 냉철
대법원은 28일 불법 대북송금 관련자 6명 전원에게 원심대로 유죄를 확정하면서 “고도의 정치성을 띤 국가행위에 대해 통치행위 개념을 인정하더라도 절차를 어기고 북한에 4억5000만달러를 송금한 행위 자체는 사법심사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대법원의 판결은 앞으로 정부와 민간이 대북 정책이나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아무리 좋은 취지와 목적이더라도 실정법을 준수해야 한다는 사실을 사법 차원에서 최종적으로 확인한 것이다. 대법원이 “다소 진통이 있고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국민적 합의 과정을 거친 후 실정법 범위 내에서 대북 송금을 하는
우리 육군이 당장 올해부터 1만3000여명을 감축하는 것을 시작으로 4년 안에 4만여명을 줄일 방침이라고 한다. 또 현재 한국과 일본에 주둔해 있는 미군 10만여명 가운데 행정 병력 위주로 1만5000명을 줄이리라는 보도가 있었고, 이에 따라 주한미군 수천명이 감축되리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한국군은 총병력 69만여명이 65만여명으로 줄어들고, 주한미군은 지금의 3만7000여명에서 3만명 내외로 축소된다.오늘날 군사력은 병력이나 무기의 숫자가 아니라 질적으로 우수한 첨단 무기와 기동성 등의 종합 전력으로 평가된다. 따
중국 경찰에 붙잡힌 탈북자들이 북한으로 강제 송환당하지 않기 위해 수용소 안에서 집단 저항하고 있으며, 이중 7명은 20일 이상 단식으로 생명이 위태로운 지경이라고 한다. 중국 당국의 조치가 가혹해질수록 탈북자들의 저항도 더욱 치열하고 처절해질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새로운 사태 전개다.북-중 국경도시인 투먼(圖們) 외곽에 있는 문제의 안산(安山)수용소는 북한으로 송환할 탈북자들을 가둬두는 곳으로 북한 보위부 요원들까지 상주하다시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용소 감방 벽에는 탈북자들이 피로 쓴 한맺힌 절규들이 유서처럼 빼곡
독일 분단 기간 동안 동독인들이 서독으로 탈출하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었다. 초기에는 목숨을 걸고 직접 베를린 장벽을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갈수록 이런 위험천만한 방법보다는 일단 비자 없이 여행할 수 있는 동구권의 이웃 사회주의 국가로 나간 뒤 그곳 서독대사관을 찾아 망명을 요청하는 비교적 안전한 루트가 개발됐다. 이외에 제3의 방법이라고 할 만한 것이 ‘탈출 브로커’를 통하는 것이었다.▶서독의 탈출 브로커들은 납으로 봉인된 트럭 안에 동독인들을 숨겨 빼내오기도 했다. 이런 행위는 물론 동서독 간 통행협정을 위반하는
/남성욱·고려대 북한학과 교수김대중 정부 시절, 한나라당은 시간이 지나면 다시 정권을 잡을 것을 당연시 하여 시대상황에 맞는 대북정책을 구상하지 않고 정부·여당의 대북정책을 ‘퍼주기’로 몰아 조목조목 비판하는 데만 주력하였다. 네거티브(Negative) 전략으로 일관하다 보니 21세기 한반도의 탈냉전화 조류에 무관심하였고 각론은 고사하고 총론조차 내놓기 어려워졌다. 대북 식량지원마저 전략적 상호주의를 주장했으나 역시 대안이 되지 못했고 결국은 대북정책에 관한 한 수구·보수로 주저앉게 되었다.일부에서 햇볕정책을 비판했으면 달빛이나 혹
황장엽씨는 요즘 주변사람들에게 “나는 이제 너무 늙었다. 오래 살 것 같지도 않다”는 말을 자주 한다고 한다. 팔순을 넘긴 나이이니 그런 심정이 드는 것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가 이런 약한 모습을 보이는 데는 육체적 연로함보다는 정신적 고통이 더욱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지난 97년 남한으로 온 뒤 7년간 그가 겪어야 했던 좌절감은 북한에서보다 오히려 더 컸을지도 모른다. ▶황장엽씨는 작년 11월 미국 방문때 “미국으로 망명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그건 나에 대한 모욕”이라면서 “어떻게 찾은 조국인데”라고
/알렉산드르 만수로프·아태안보연구소(APCSS) 상임연구원한국 사회의 세대 이동과 노무현 대통령의 ‘자주(自主)’ 외교정책은 한·미 정부간 현격한 인식차와 정책적 이견을 낳았다. 특히 북한 문제가 그렇다. 미국과는 대조적으로 386세대가 주도하는 한국 정부는 북한의 재래식 군사위협이 감소하고 있다고 보고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등 비대칭(非對稱) 무기 위협의 중요성을 낮춰본다. 또 북한 정부를 ‘악(惡)’이 아닌 ‘동반자’로 보며, 평양의 정권 교체가 아닌 한국 내의 화해와 통일이야말로 북의 안보 위협과 핵위기에 대한 유일한
宋殷一·소설가 지난 삼일절 즈음 금강산을 약간, 북한을 아주 조금 보고 왔다. 처음 제의하던 이가 대뜸 ‘우리 북한 가자’고 했기 때문인지 준비하는 동안 일정표까지 받아 읽었음에도 나는 북한 가는 걸로 여겼다. ‘소설로 본 고구려 역사와 한민족의 정체성’에 대한 세미나를 북한 가서 한다니 어쩌면 그쪽 작가들을 만날 수도 있겠다 싶어 설레기도 했다. 어린 날 귀가 닳게 들었던 아오지탄광은 못 가봐도 북한 사람들을 만날 수는 있겠구나…. DMZ를 거쳐 북한으로 들어섰을 때, 사막 입구에 서면 이럴까 싶을 정도로 등이 서늘했다. 산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