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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알기 키워드] 고난의 행군
 닉네임 : nkchosun  2001-10-23 17:51:00   조회: 2427   
김일성 사망 후 체제 붕괴까지 거론되는 총체적인 위기 속에서 주민들이 초근목피로 연명하며 체제유지를 위해 벌였던 몸부림을 통칭하는 말이다. 시기적으로는 식량난이 악화되기 시작된 95년부터 2000년 말까지 6년의 기간을 망라한다.

흔히 북한에서 "고난의 행군"이라고 하면 1930년대 김일성 항일무장경력의 한 대목부터 연상한다. 북한 주장에 따르면 김일성이 인솔하는 항일유격대는 1938년 12월부터 이듬해 봄까지 일제의 토벌에 쫓기며 남만주 몽강(현 정우)현 남패자에서부터 장백(長白)현 북대정자까지 행군했다.

남패자에서 북대정자까지는 걸어서 6∼7일 정도 걸리는 거리. 유격대는 이 구간에서 영하 40도 안팎의 혹한과 굶주림에 시달리며 100여 일에 걸쳐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 행군을 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고 한다. 밤과 낮이 따로 없고 시시각각 목숨을 위협하는 긴박한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하루 20여 차례의 전투를 치르기도 했다는데 이 행군을 일러 북한은 "고난의 행군"이라 불러왔던 것이다. 김일성의 항일전적을 반추할 때면 어김없이 등장하고, 북한에서는 삼척동자도 아는 얘기가 되면서 이제는 하나의 신화로 굳어버린 그 행군이다.

그런데 고난의 행군은 북한 정권수립 이후 두 번 재현된다. 한 번은 50년대 중반 이른바 "8월 종파사건"으로 불리는 권력투쟁의 와중에서, 다른 한 번은 김일성 사후 다.

8월 종파사건은 당시 북한 지도부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던 연안파가 소련파와 제휴해 김일성 주류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사건이다. 김일성 반세기 집권사에서 최대 위기로 기록되는 이 사건은 58년 3월 제1차 당대표자회를 계기로 일단락 되는데 사건수습에 1년 7개월이 소요됐다는 것은 그 파장의 크기를 가늠케 해준다.

오늘날 북한 신문·방송 등 매체를 통해 부단히 거론되면서 일상적으로 접하는 고난의 행군은 90년대의 간난신고(艱難辛苦)를 말한다. 세 번째 고난의 행군인 셈이다. 첫 번째 고난의 행군이 100여 일, 두 번째 고난의 행군이 1년 7개월만에 종료됐다면 세 번째 고난의 행군은 무려 6년 간이나 지속됐으니 그 가혹함을 짐작할 수 있다.

북한은 2000년 10월 노동당 창건 55주년을 맞으면서 "고난의 행군"의 종언을 공식 선언했다. 노동신문(10.3)은 두 면에 걸친 장문의 정론(政論)을 통해 "한 나라, 한 민족의 역사에서나 인류사에 있어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최악의 시련이었다"는 말로 지난 6년을 회고했다. 김정일도 이듬해 5월 말∼6월 초 중국을 비공식 방문한 자리에서 "조선은 이제 고난의 행군을 마치고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고 말했다.
/김광인기자 kki@chosun.com
2001-10-23 17: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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