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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 신의주 50년간 개방…어떤 방식인가
 닉네임 : nkchosun  2002-09-22 15:00:34   조회: 3419   

◇중국 단둥에서 바라본 지난 98년 추석 직전의 북한 신의주. 중국 신혼부부가 탄 채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중국 유람선 뒤 신의주 쪽에, 육지 위에서 녹슬고 있는 철선 등의 모습이 보인다. /崔淳湖기자 choish@chosun.com

북한이 발표한 ‘신의주특별행정구법’에 따르면, 신의주는 기존의 북한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도시국가로 탈바꿈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의 개방방식과는 180도 달라, 신의주의 미래모습이 어떻게 변할지가 관심이다.

◆국가 속의 국가

신의주특구가 자체적인 입법·사법·행정권을 갖는 것과 관련, 동국대 고유환(高有煥) 교수는 “획기적인 조치”라고 말했다. 특히 중앙정부가 특구 사업에 관여하지 않고, 특구는 국가 위임 범위 내에서 자기 명의로 대외사업을 하고, ‘행정구여권’을 따로 발급할 수도 있다. 게다가 북한의 국장(國章)과 국기(國旗) 외에 특구 자체의 구장(區章)과 구기(區旗)를 사용할 수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동용승(董龍昇) 수석연구원은 “현재 중국 단둥(丹東)지역 사람들이 ‘도강증’만 있으면 신의주에 갈 수 있는데, 앞으로는 외국인들도 별도의 비자 없이 신의주를 마음대로 방문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입법권은 특구의 자체적인 입법기관인 입법회의가 갖게 된다. 입법회의 의원으로는 특구의 공화국 공민이 될 수 있고, 특구주민권을 가진 외국인도 가능하다.

특구를 관리하는 기관인 행정부의 책임자는 장관이다. ‘기본법’에 따르면 “장관은 특구 주민으로서 사업 능력이 있고, 주민들의 신망이 높은 자가 될 수 있다”고 돼 있다. 장관은 중앙에서 임명할 가능성이 크다. 장관은 입법회의 결정과 행정부의 지시를 공포하고 명령을 내리고, 구검찰소 소장을 임명한다. 검찰권과 재판권 역시 중앙의 간섭을 받지 않고 구검찰과 구재판소에서 행사하도록 돼 있다.
기본법만 보면 사상적 통제를 일부 완화하는 것처럼 보인다. 특구 주민의 의무와 권리 조항에서 ‘정견, 신앙에 따라 주민은 차별당하지 않으며…’라고 되어 있기 때문이다.

◆홍콩식인가 선전(深 )식인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조명철(趙明哲) 연구위원은 “제도적 측면에서 보면 신의주특구는 홍콩식”이라고 말했다. 별도의 의회, 별개의 영사업무, 별도의 깃발 등 ‘일국(一國)양제(兩制)’하의 홍콩과 유사한 모델이라는 것. 특히 오락·관광 등을 개방대상에 포함시킨 것을 보면 선전과는 전혀 다른 유연한 개방이라는 것이다. 동용승 수석연구원도 “신의주에 한해서는 완전한 시장경제를 허용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했다.

그러나 박정동(朴貞東) KDI 연구위원은 “홍콩식은 중국 본토와 완전히 떨어진 독자생존을 의미하는데, 신의주는 그렇지 못하다”며 “나진·선봉식 개방에서 자치권을 강하게 부여한 방식으로 오히려 선전식에 가깝다”고 말했다. 중국경제의 실험장으로도 불리는 선전의 경우, 외지인들의 공단지역 이주가 엄격히 제한되지만, 공단 내에서는 기업활동과 인적교류를 자유롭게 보장하고 있다.

고유환 교수는 “자본주의체제를 흡수하는 과정에서 기존 체제를 유지시켜주기 위한 것이 홍콩이라면, 신의주는 사회주의체제 내에서 특구형식으로 개방하는 것이라 홍콩과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고 교수는 “신의주가 중국 접경이란 점에서 중국식 개혁개방을 원용하겠다는 뜻을 보인 셈”이라며 ‘북한판 상하이’라고도 했다.
한편 북한은 ‘기본법’에서 “국가는 특구에서 투자가들의 투자를 장려하며 기업에 유리한 투자환경과 경제활동조건을 보장하도록 한다”고 규정했고, 토지 임대기간은 2052년 12월 31일까지로 50년간을 설정했다.

◆개방의 충격은

전문가들은 신의주특구가 북한 사회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키겠지만, 체제 붕괴로까지 이어질 것으로는 보지 않았다. 동용승 수석연구원은 “2~3년 전부터 준비해온 개방”이라며 “어느 정도 충격은 있겠지만, 버틸 자신이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유환 교수는 “경제 개발을 위해 개방을 택했는데 한꺼번에 편입되면 부작용과 쇼크가 오니까 신의주부터 걸러서 ‘수혈’을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주민들의 신의주 출입은 철저히 통제해 파장을 최소화하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일부 주민들을 소개(疏開)했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아직까지 그런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의주의 개발 방향은

신의주가 외국 기업들의 집중적인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시급한 것이 인프라 구축이다. 동용승 수석연구원은 “신의주 자체는 항만, 전력, 도로 등 인프라를 갖추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중국과 연계될 수밖에 없다”며 “개성공단은 남한, 신의주는 중국과 연계하는 특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북한의 이번 조치가 신의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화교 자본을 감안한 것이라는 주장도 하고 있다. 조명철 연구위원은 “단둥은 북한의 개방 없이 특구 지정이 불가능하고, 신의주는 단둥의 인프라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두 도시간의 이해관계가 일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 尹楨淏기자 jhyo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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