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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유찾은 신의주 시민들 공원 나들이
 닉네임 : nkchosun  2004-04-30 18:09:12   조회: 2778   


◇용천역 폭발사고가 일어난 지 9일째인 30일 오후 봄기운이 완연한 압록강 북측 강변의 ‘노동공원’에 북한 주민들이 소풍을 나와 즐겁게 놀고 있다. /단둥=최순호기자 choish@chosun.com

용천 대폭발 사고 9일째를 맞은 30일 북한 신의주 시민들은 사고의 충격에서 벗어나 확연히 여유를 되찾은 모습이었다. 압록강 건너편 북한 노동(勞動)공원은 철교 남쪽 300~400m 지점에 있다. 노동공원은 단둥시에서 바라보면 압록강각(閣) 등 대형 식

당 건물 두 개 사이 500m 구간의 시민 안식처.

이날 노동공원 내 10여 그루의 버드나무 아래에서 신의주 시민 500여명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있었다.

이들이 자발적으로 모여든 것인지, 아니면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나온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아침까지 내린 보슬비가 걷히고 봄 햇살이 따스한 정오쯤부터 시민들은 분홍색·푸른색·베이지색 등의 밝은 옷차림으로 공원에 나타났다. 오후 1시쯤 압록강 물이 줄자 수십명의 아이들은 강바닥으로 내려와 뛰어다니는 모습도 보였다.

10세 안팎의 어린이 4명은 강둑을 뛰어내려 얕은 물길 뛰어넘기 놀이에 즐거운 모습이었다. 시민들은 버드나무 아래에서 손짓 등 몸동작을 해가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고, 자전거를 타고 공원을 누비는 장면도 포착됐다.

단둥시 조선족 윤만호씨는 “용천 사고 이후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강가로 나온 것은 처음 본다”면서 “구호물자 때문인지 용천, 신의주 상황이 많이 풀린 모양”이라고 했다.

그동안 경제 사정 악화로 수백명의 시민들이 한꺼번에 나오는 장면은 거의 볼 수 없었다는 것. 오후 1시30분 공원 뒷면 도로에는 대형 트럭 수십대가 구호물자를 신의주에 풀어 놓고 단둥(丹東) 쪽으로 되돌아 나오는 장면이 육안으로도 확인됐다.

공원 뒤편으로는 ‘김일성·김정일 동지 만세!’라는 입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공원의 풍차 등 놀이시설은 작동하지 않았다. 30일 오전 신의주로 들어온 북한 무역상들의 얼굴도 다소 여유를 찾은 모습이었다.
/ 단둥(중국)=이광회특파원 santafe@chosun.com
2004-04-30 18: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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