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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가족같은 생각에 가슴 뭉클"
 닉네임 : nkchosun  2004-04-28 17:54:49   조회: 2971   
우리이웃네트워크 참여단체인 월드비전이 국내 시민단체로는 처음으로 북한 땅에 구호물품을 보내고 중국 단둥으로 돌아왔다.

월드비전은 1차 전달에서 북측에 담요 5000장(6000만원 상당)을 전달했고, 앞으로 빵·국수·식수·옷 등을 추가 전달할 계획이다. 신의주에 구호물품을 전달하고 온 월드비전 관계자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자기 이름은 공개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27일 오후 6시. 북한 용천 피해자에게 전달할 담요 5000장을 실은 화물 트럭에 몸을 실었다. 압록강 철교를 건너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5분 정도에 불과했지만, 빨리 구호물품을 전달해야겠다는 생각에 시간이 더디 가는 듯 느껴졌다.

전날 내린 비로 철교 위 바람이 거셌다. ‘날씨가 이렇게 추우면 밖에서 버티기가 힘들텐데….’ 갑자기 명치끝이 아파왔다.

북한 용천의 사정은 급박하다고 들었다.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한 시간이라도 빨리 북한에 담요를 전달해야 할텐데. 우리 트럭 두 대는 미처 북측의 사전 승인을 받지 못한 채 세관에 도착했다.

혹 하루 이틀 지체하는 것은 아닌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데 1시간30분 만에 절차가 끝났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동안 몇 번이나 북한을 왕래했지만, 이렇게 빠른 조치는 처음이었다. 북측 민경련 신의주 지사장도 직접 나와 ‘고맙다’며 반갑게 맞아줬다. 한민족이 돕는 마음을 북측도 알아주는구나 싶었다.

나는 북측이 제공한 차로 신의주 중앙창고로 이동했다. 현지에 도착해보니 창고에 불을 훤히 밝히고 구호품 하역을 준비 중이었다. 인부 15명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5000장의 담요를 1시간 만에 하역했다.

현지인들은 “먹을 게 급하다” “약이 더 필요하다”며 소근댔다. 우리가 가져간 물건을 받는 북한 사람들 눈에서는 따듯한 빛이 느껴졌다. 정말 고마워하고 있구나, 우리를 가족처럼 생각하고 있구나, 가슴이 뭉클했다.

우리 트럭 두 대는 모두 ‘월드비전 북한 용천 피해동포를 위한 담요 5000장 지원’이라는 플래카드를 붙인 채 신의주 시내를 통과했다. 보통 때 같았으면 세관 통과 후 떼냈을 텐데, 북측은 이를 허용하고 시내 통과에 걸리는 10분 정도의 시간도 눈감아줬다.

‘북한’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데도, 이를 허용한 것은 아주 이례적인 일이다. 비록 용천 현지를 보지는 못했지만 신의주에서나마 남쪽의 사랑을 북의 우리 이웃에게 전했다는 점에서 마음속에는 눈물이 잠시 흘렀다.

나는 물건이 모두 내려지는 것을 지켜본 후 저녁식사도 거른 채 밤 10시에 단둥으로 돌아왔다. 완전히 녹초가 됐지만 내가 가져간 담요로 추운 밤을 잘 보낼 아이들과 부상자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뿌듯했다.

잠깐 눈을 붙이고 내일 다시 북한에 보낼 물건을 구하는 데 하루를 보내야겠다고 다짐했다. 깜깜한 신의주를 떠나오며 우리들의 마음이 저 북한 땅에 한줄기 빛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단둥=이광회 특파원 santafe@chosun.com
2004-04-28 17:5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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