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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생들 ‘용천 친구’들에게 편지
 닉네임 : nkchosun  2004-04-26 17:46:31   조회: 3333   

◇26일 서울 언주초등학교 6학년 9반 학생들이 용천역 폭발참사로 큰 상처를 입은 북한 용천소학교 학생들에게 쓴 편지를 한곳에 모으고 있다. /황정은기자 fortis@chosun.com

“건물들이 모두 붕괴되어 버린 것을 신문에서 보았어… 나도 너희를 돕기 위해 이렇게 편지를 쓰며 너희들의 슬픔을 나누려고 하고 있어. 많이 돕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것이 안타깝구나.” (민원준)

“참 무서웠겠다. 정작 집도 없어지고 갈 데도 없으니까 앞이 캄캄하겠지. 하지만 세계 여러 나라에서 도와주려고 노력하고 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는 마.”(강건우)

26일 서울 강남구 도곡1동 언주초등학교 6학년 9반. 학생 40여명은 지난 22일 용천역 폭발사고로 건물 일부가 붕괴돼 엄청난 상처를 입은 용천소학교 어린이들에게 편지를 띄웠다. 이번 사고로 사망한 161명(26일 현재) 가운데 76명이 용천소학교 어린이를 포함한 학생이었다.

“아플 때 그 고통을 참아내는 법 알려줄까? 눈을 감고 날고 있다고 생각을 해봐… 내가 여기서 너에게 기도도 하고 그럴게. 나도 편지지에다 편지를 쓰는 건 처음인데, 힘내! 만약 통일이 된다면 한번 만났으면 좋겠다. 그치?” (김경민)

자기가 쓰던 볼펜·지우개를 함께 동봉하는 어린이, ‘다친 데 붙이라’며 반창고를 편지봉투 안에 넣은 어린이도 있었다.

“힘들 때 산 같은 곳에 가서 크게 소리쳐 봐. 그러면 우울했던 마음이 괜찮아질 거야. 이건 내가 우울할 때 푸는 방법인데 너에게만 특별히 말해주는 거야… 이건 우리나라에 있는 지우개야. 이걸로 네 마음에 남은 상처 지워지길 바래.” (김소연)

“나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어. 그때 나는 슬펐었어. 할아버지께서는 꼭 잠잘 때 좋은 얘기를 해주셨거든… 동포야, 꼭 희망을 잃어선 안 돼. 친구야, 너도 부상을 당했지만 우리 할아버지처럼 죽지 말아줘. 그게 내가 원하는 거야 알겠니. 꼭 희망을 잃지 마.” (조한진)

어린이들의 마음은 보다 깊은 곳까지 미쳤다.

“비록 몸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너희들의 아픔을 느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 우리가 원래는 한민족이고 형제였으니까 그럴 거야. 이번 사고로 여러 가지 상처가 컸을 텐데 우리들이 이렇게 위로의 편지도 쓰고 하니까 너무 슬퍼하지 마렴.” (김형근)

이날 1시간 동안 편지를 작성한 학생들은 편지를 다 쓴 뒤에도 “선생님, 편지 안에 먹을 거 넣어도 되나요?” “북한 우편번호는 뭐라고 써요?” 등 다양한 질문을 했다.

이의균 서울 언주초등학교장은 “보도를 통해 용천의 어린이들이 많이 다쳤다는 소식을 접하고 같은 또래의 학생들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하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정성스럽게 작성한 편지는 36통. 각각 ‘우리들의 친구, 용천 어린이’라고 적은 편지봉투에 담긴 편지는 ‘우리이웃을 생각하는 나눔네트워크’(약칭 우리이웃 네트워크)에 참여한 민간구호단체를 통해 용천 소학교 어린이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어린이들 스스로 용천 어린이들을 돕자는 움직임은 이어지고 있다.

서울 숭의초등학교는 오는 29일 전교 어린이회에서 ‘북한 대참사 돕기’ 모금을 결정하고, 서울 구의초등학교의 경우 27일 어린이회의에서 각종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서울 가락초등학교의 경우, 지난 23일 이 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알뜰 바자회를 통해 거둔 수익금 일부를 북한 어린이 돕기 성금으로 보내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 김봉기기자 knight@chosun.com
/신은진기자 momof@chosun.com
2004-04-26 17:4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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