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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빈 필생의 사업 '네덜란드 마을'
 닉네임 : nkchosun  2002-09-27 17:51:00   조회: 4303   

◇ 북한에 의해 신의주특구 행정장관으로 임명된 중국인 기업가 양빈(楊斌)이 선양(瀋陽)시에 네덜란드 도시와 건축물을 본떠 건설 중인 허란춘(荷蘭村) 전경. /瀋陽=崔淳湖기자 choish@chosun.com

북한의 신의주 특별행정구 장관에 임명된 양빈(楊斌·39) 어우야(歐亞)그룹 회장이 필생의 사업으로 추진해온 중국 선양(瀋陽)의 대형 화훼·채소 재배 단지 ‘허란춘(荷蘭村·Holland Village)’은 방대한 규모를 자랑하고 있었다.

선양시 중심부에서 차로 약 15분 거리인 위훙(于洪)구 샤오한툰(小韓屯)촌의 허란춘은 네덜란드의 첨단농법을 중국에 이식하기 위해 지난 1999년 야심차게 공사가 시작됐다. 총면적 66만평에 지난 3월까지 18억위안(약 2520억원)이 투입돼, 일부 건물은 일단 거대한 외형을 갖추었다.

하지만 완공 예정 연도인 2002년 현재 계획상의 화훼·야채 단지는 물론이고 디즈니 공원과 영화단지·해양관·백사장 등 아직 완공된 것이 별로 없으며, 본격 개장까지는 앞으로도 상당한 기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였다.

27일 오전 11시, 허란춘 단지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약 1㎞ 길이의 널따란 중심도로 옆으로 관광객 20여명이 서성이고 있었고, 단지 안 곳곳에는 인부 200여명이 흩어져 움직이고 있었다.

선양 시민 천샤오광(陳曉光)씨는 “건물 외양은 그럴 듯하지만 속은 비어 있다”며, “현실을 모르고 너무 크게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단지내 대형 아파트들은 진작부터 분양을 시작했지만 매수자가 끊겨 분양은 거의 중단된 상태라고 한 관광객은 말했다.

건물들은 유럽 풍으로 꾸미기 위해 붉은 벽돌로 외벽을 쌓고 흰 페인트 선을 둘렀으며 네덜란드를 상징하는 대형 풍차들도 번듯하게 서 있었지만 마무리 공사는 중단된 듯했다. 단지 곳곳에는 모래와 벽돌 등 건축 자재들이 쌓여 있고, 도로에서 잘 보이지 않는 안쪽에는 철골골조가 드러난, 공사 중인 건물들이 많았다.

중심도로를 따라 안쪽으로 들어가면 중간쯤 본관 건물이 나타난다. 건물 외벽 곳곳에는 유럽식 석제조각이 붙어있고, 내부 천장엔 그리스·로마 신화를 배경으로 한 대형 벽화가 화려하게 그려져 있었다. 내부 벽에는 양 회장이 장쩌민(江澤民) 주석, 리란칭(李嵐淸) 부총리, 조지 소로스 등 저명인사와 함께 촬영한 사진들이 손님을 맞는다.

양 회장 집무실은 이곳에서 ‘황궁(皇宮)’으로 불린다고 한 직원은 귀띔했다. “공사가 제대로 진행되고 있느냐”고 묻자 그는 “모든 것은 양 회장이 알아서 하기 때문에 잘 모른다”면서도 “최근 몇 달 동안 진척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화훼·야채 재배 단지라는 명목과 달리 온실은 단지 안쪽 구석 좁은 곳에 자리잡고 있었고, 작물 재배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온실 외부에서는 인부 한 명이 호스로 땅에 물을 뿌리고 있었고 인근 잔디밭에는 스프링클러가 돌아가고 있었다.
선양의 한 중국 기자는 허란춘이 아직 시로부터 토지 용도를 지정한 토지증(土地證)을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당초 다소 무리한 공사라는 여론 속에 공사가 강행된 허란춘은 양 회장이 자금조달에 실패하고 회사 주가 조작 의혹이 일면서 투자자들로부터 인기를 잃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건설자금을 댄 은행들은 대출금 회수압박에 골머리를 앓고, 공사를 맡은 회사들은 공사대금을 못 받아 진퇴양난에 처해 있다고 홍콩 언론들은 전한다. 이 때문에 올해 초부터 허란춘을 두고 ‘거대한 비누거품’이라는 말도 생겨났다.

양 회장은 일찍이 “나는 기업 도산에 책임지지 않는 중국 기업인들과는 다르다. 나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고 호언한 바 있다. 허란춘 건설에 대한 자신감을 표시한 말이지만, 그의 성공과 실패는 이제 허란춘의 운명에 그치지 않는다. 그의 성패는 신의주, 나아가 북한의 개방실험 성패와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 瀋陽= 여시동 특파원 sdyeo@chosun.com
2002-09-27 17: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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